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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디아블로3에 ‘획득 시 귀속’이 추가된다면?

외신칼럼: ‘The psychology of Diablo III loot’

디스이즈게임(디스이즈게임) 2012-07-01 09:45:00

이 칼럼은 미국 게임미디어 가마수트라(//www.gamasutra.com)와 디스이즈게임의 기사 제휴에 의해 제공되는 것이며, 디스이즈게임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디아블로 3>는 무기로 몬스터를 잡아 더 좋은 무기가 떨어지길 바라는 게임이다. 그래서 유저들은 캐릭터의 기술과 장비의 조합을 최적화해 최대의 효과를 보길 원한다. 특히 60 레벨 이후 불지옥 난이도에 입성하면 새로운 장비가 필요한데, 루팅에만 의존했던 전작과 달리 <디아블로 3>에는 경매장을 통한 아이템 습득 방법이 추가됐다.

 

블리자드는 <디아블로 3> 경매장에 여러 가지 목적이 있겠지만, 두 가지가 대표적이다. ▲ 게임 내 경제를 움직이게 하려고 게임 내 화폐인 골드를 소비시키는 목적(또는 현금경매장에서 실제 돈을 소비)과 ▲ 예전처럼 좋은 아이템을 반복해서 찾도록 만들어 계속 플레이하게 하려는 목적이다.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블리자드에게 세 가지 제안을 하고 싶다.

 

 

① 경매장 검색 기본값은 즉시 구입가를 기준으로 내림차순 정렬이 유리

 

패스트푸드 전문점들은 메뉴 최상단에 제일 크고 비싼 음료를 나열한다. 이는 심리학자들이 말하는 ‘닻(Anchoring) 이론’을 적용한 예다. 사람들은 처음에 터무니없는 가격을 보고 기겁하지만, 아래를 살펴보면서 더 값싼 음료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타협하며 구매한다는 것이다.

 

블리자드가 유저들이 골드경매장 또는 현금경매장에서 더 큰 돈을 지출하게 하려면, 경매장 검색 결과를 즉시 구입가 기준으로 내림차순(높은 가격 먼저)으로 보여주면 된다. 제일 처음 보이는 상품의 가격이 숫자 ‘9’를 30초 동안 누르고 있었던 것 같은 터무니없는 것이어도 괜찮다. 이런 비싼 가격을 노출하면, 유저가 생각했던 해당 아이템의 가치가 부풀려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최근 7일 동안 가장 비싸게 팔린 아이템들을 노출하는 방법도 좋다.

 

경매장에서 이런 속임수에 걸려들지 않는 한 가지 방법은, 필터링 도구로 가격 한도를 설정하고 오름차순(낮은 가격 먼저)으로 정렬시키는 것이다.

 

아이템을 어떤 순서로 보여주는가에 따라 바가지를 쓸 수도 있다.

 

 

② 알림 메시지로 유저 스스로 빠져들게 하라


<디아블로 3>에는 등록된 친구가 업적을 달성하면 알림 메시지가 뜬다. 이 기능은 간단한 소셜 시스템으로, 이를 이용하면 유저들이 스스로 멋진 희귀·전설 아이템을 구하려고 막노동을 자청하게 만들 수 있다.

 

아모스 티버스키(Amos Tversky)와 대니얼 캐니먼(Daniel Kahneman)은 1973년 39명의 이름을 녹음한 테이프를 실험에 썼다. 39명 중 19명은 유명인, 20명은 비유명인의 이름이었다. 이 테이프를 실험대상자들에게 들려주었을 때, 66%가 유명인의 이름을 비유명인의 이름보다 많이 기억했다. 또한, 80%에 이르는 대다수 사람들이 테이프에 비유명인보다 유명인의 이름이 더 많았다고 틀린 주장을 했다.

 

이런 결과에 대해 심리학자들은 “우리 마음의 일부가 어려운 문제를 더 쉬운 문제로 얼마나 빠르고 교활하게 대체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고 이야기한다. 예를 들어, 대부분 사람들이 할리우드 커플의 이혼율을 실제보다 높게 예상하거나, Xbox360의 레드링이 본인에게 발생하고 난 후 전체적으로 더 자주 발생하는 것 같다고 느낀다.

 

<디아블로 3>의 업적 알림 메시지 기능은 꽤 괜찮은 시도다. 해당 업적은 여러분 지인들이 최근에 달성했기 때문에, 많은 사람으로 하여금 그 업적이 더 대단한 것처럼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다.

 

같은 방법으로 지인들이 전설 아이템을 획득할 때마다 알림 메시지가 뜨면, 전설 아이템 드랍률이 높은 것처럼 보이게 할 수 있으며, 유저로 하여금 부푼 꿈을 안고 계속 플레이하게 만드는 효과를 준다.

 

고품질의 보석이나 제작 아이템을 만들었을 때, 해당 캐릭터로 처음 10,000 DPS를 넘었을 때 등에 이런 알림 메시지를 보여주면, 그런 일은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언젠가 본인도 경험할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줄 수 있다.

 

전설 아이템을 주웠을 때 등록한 친구들에게 모두 알려진다면?

 

 

③ ‘획득 시 귀속’ 아이템을 만들자


잠깐 이야기의 무대를 트리스트럼 대신 스웨덴으로 옮겨보자.

 

스웨덴의 행동 심리학자 볼프람 슐츠(Wolfram Schultz)는 연구실 원숭이들을 이용해 파킨스씨병을 연구하고 있었다. 그의 연구는 도파민(Dopamine)과 뇌 속의 도파민 수용체와 관련이 있었다.

 

도파민은 ‘야만전사가 강력한 전설 무기를 발견했을 때’ 같이 기쁜 일이 생겼을 때 분비되는 화학물질이다. 이 물질이 분비될 때 우리 뇌는 우리를 미치도록 기분 좋게 만들고 희열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에, 어떤 임무를 지속하게 하는 동기부여와 학습행위에서 이 물질은 아주 중요하다.


슐츠와 그의 동료는 실험실 원숭이에게 과일을 주면 도파민이 활성화되는 것을 발견했다. 그들은 또 이 행동을 반복할 때 빛이나 음악을 함께 이용하면 원숭이가 해당 음악이나 빛을 작동시켰을 때 신경계가 작동하기 시작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시스템에서 그들이 발견한 가장 중요한 것은 실험체가 희망을 갖게 된다는 점과 주변 환경에서 발생한 것에 기반하여 보상을 기대하려고 시도한다는 점이다.

 

<디아블로 3>에 획득 시 귀속 아이템이 추가된다면 루팅의 재미가 되살아날까.

 

아이템 드랍은 따질 것도 없이 <디아블로>와 <디아블로 2>의 핵심이다. ‘팅~’ 소리와 함께 이름에 색상이 있는 전설 아이템이 떨어졌다는 것을 인지하는 순간, 우리 몸속에는 도파민이 솟구치게 되며, 모든 유저들이 그런 순간을 기다린다.

 

단, <디아블로 3>에서는 이 효과가 좀 덜하다. 그 이유는 몬스터를 잡거나 상자를 열어 좋은 아이템이 떨어지는 것에 희망을 거는 것보다 경매장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더 예측가능하고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디아블로 3>의 아이템 드랍에는 과거 도파민 분비를 촉진했던 마법의 소리 ‘팅’의 느낌이 없다. <디아블로 3>에서 드랍된 아이템은 조금 불편한 형태의 골드 보상에 지나지 않으며, 운이 좋으면 NPC에게 파는 것보다 조금 더 비싼 값에 경매장에 파는 정도다. 마법의 소리 ‘팅’을 대체한 경매장 시스템은 도파민 분비를 촉진시키기에는 부적합하다. 물건을 검색하고, 팔거나 사고, 돈(현금경매장)을 이체하는 과정이 복잡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디아블로> 시리즈의 특징인 마법의 소리 ‘팅’ 효과를 살리기 위해서 클래스별로 해당 클래스가 사용할 수 있는 ‘획득 시 귀속’ 슈퍼 아이템 세트가 랜덤드랍되면 어떨까? ‘착용 시 귀속’은 경매장을 통해 팔 수 있지만, ‘획득 시 귀속’은 판매, 교환, 양도가 안 되는 아이템을 말한다.


이름에 색상이 있는 이런 ‘획득 시 귀속’ 아이템을 게임 내에서 발견하게 된다면, 다시 한 번 마법의 소리 ‘팅’ 효과를 되살릴 수 있을 것이다. ‘획득 시 귀속’ 장비는 경매장에서도 구할 수 없는 물건이기 때문에 도파민 분비를 촉진시키는 데 충분한 효과를 발휘할 것이며, 몬스터를 죽이고 떨어진 아이템을 줍는 재미를 유저들에게 다시 돌려줄 수 있을 것이다.

 

/글: 가마수트라(Gamasutra) Jamie Madig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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