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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릴레이 연재] 내 인생의 게임 : 현남일 기자

디스이즈게임 현남일(깨쓰통) 기자 편 : 커맨드&컨커

현남일(깨쓰통) 2008-06-16 20:52:41

자고로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내 인생 최고의 게임, 내 인생에 많은 영향을 준 게임, 혹은 내 인생을 망친(?) 게임 같은 내 인생의 게임을 하나쯤 갖고 있을 것입니다.

 

디스이즈게임이 새롭게 준비한 내 인생의 게임은 게임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내 인생의 게임과 관련된 이야기를 들어보는 릴레이 연재기획입니다. 시작은 디스이즈게임 내부에서 먼저하고, 이후 게임업계의 다양한 인물들로 영역을 넓혀나갈 예정입니다.

 

내 인생의 게임, 영광의 첫 번째 타자는 바로 디스이즈게임 취재팀 깨쓰통입니다. /자폭: 디스이즈게임 현남일 기자


 

 

 

 

<커맨드&컨커>(Command&Conquer)에 대해

 

<커맨드&컨커>(이하 C&C) 시리즈는 블리자드의 <워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와 더불어 전 세계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은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RTS) 게임으로 손꼽힌다.

 

<C&C>는 <2>RTS라는 장르를 개척한 웨스트우드(Westwood)에서 지난 1995 1편을 내놓은 이래로 지금까지 본편, 번외편, 확장팩 도합 15개에 가까운 타이틀이 발매되었다. 가장 최근에 발매된 것은 <C&C3>의 확장팩 <케인의 분노>(Kanes Wrath).

 

참고로 시리즈를 탄생시킨 웨스트우드는 <레드얼럿2>를 만든 이후 EA에 합병되어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고, 지금은 EALA스튜디오에서 시리즈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오는 겨울에는 <레드얼럿3>가 발매될 예정이며, <C&C>를 소재로 한 FPS 게임 <C&C 타이베리움>도 개발 중에 있다.

 

 

게임업계와 인연을 맺게 해준 게임

 

TIG> 대체 어떤 인연이 있었기에 내인생의 게임으로 <C&C>를 꼽았는가?

 

깨쓰통: 정확하게 말하자면 내 인생을 망친 게임’ 이라고 할 수 있다. 정말이지 이 게임과 관련된 수많은 에피소드를 나열하자면 자서전도 쓸 수 있는 수준이다. 

 

어쨌든 여기서 핵심은 <C&C>라는 게임이  내 인생 최고의 게임 중 하나’이면서 동시에 게임업계와 인연을 맺게 해준 장본인이자 주범’이라는 사실이다.

 

그러니까 시리즈 1편이 나온 1995년이었을 것이다. 당시 주변의 아는 사람이 “이거 재미있으니까 한번 해보렴하고 CD 한장을 던져준 것이 첫 만남이었는데(정품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RPG나 액션 게임만 즐기던 나에게 이 게임은 하나의 거대한 문화적 충격으로 다가왔다.

 

결국 그 날 이후 완전히 푹 빠져버려서 열렬한 골수 팬이 되어버렸고, 덩달아 RTS라는 장르의 마니아가 되어버렸다. 참고로 지금까지도 다른 사람들 앞에서 공공연하게 저는 찌질한 골수 성골 웨빠(웨스트우드 광팬)입니다라고 하고 다닌다. 그만큼 애정이 깊다는 뜻이다.

 

깨쓰통이 지금 보유하고 있는 <C&C> 시리즈 패키지의 일부.

 

TIG> 뭐 게임을 좋아하는 건 그렇다 치고, 게임업계와 인연을 맺게 해준 장본인 이라는 건 대체 무슨 뜻인가?

 

차마 꺼내기 부끄러운 추억(?)이라 이야기 하기 싫은데… (-_-;;)

 

 

TIG> 좋은 말로 할때 얌전히 말해라.

 

, 그러니까… 시리즈 2 <타이베리안 선>(Tiberian Sun)이 나왔던 1999년이었을 것이다. 당시에 국내의 한 유명 게임전문 월간지에서 이 게임의 리뷰가 실렸는데, 그 때 리뷰의 제목이 무려 2000만불을 들인 B급 게임’이었다. 당연히 내용은 신랄한 단점의 나열이었다.

 

그래서 당시 서울시 종로구에 살고 있던 본인이 분을 못 참고 들고 일어난 것이다. 게임에 대해 X도 모르는 잡지는 당장 독자들 앞에 사과하고 정정기사를 내라. 안 하면 불매운동 벌이겠다라고 말이다.

 

이 불매운동(?)은 당시 PC통신 하이텔 게임 토론게시판에서 진행했는데, 하이텔 운영자가 별도의 게시판을 따로 만들어줄 정도로 꽤나 크게 진행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무슨 언론중재위원회 비슷한 한 것에 진정도 넣고, 거의 3달 가까이 처절한 투쟁(?)을 펼쳤다.

 

아무튼 이 때의 일이 인연이 되어서 EA코리아의 베타 테스터가 되었고, 이것을 시작으로 게임업계와 여러 가지 인연을 맺게 되었다.

 

팬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는 <C&C>의 2편 <타이베리안선>.

 

TIG> 지금으로 치면 게임 리뷰 점수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TIG 안티운동 벌인 것과 같다?

 

음... 그 때는 아직 학생이고 워낙 철이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말도 안 되는 객기를 부린 것 같다.

 

만약 그 때 그 일로 상처를 받은 잡지 관계자 분이 있다면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고 싶다. 하지만 <타이베리안선>은 적어도 B급 게임은 아닙니다. 세월이 흘러도 솔직히 이건 절대로 양보 못한다.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PC통신 하이텔….

 

 

 전문매체 필자 시절에도 계속 이어지는 인연 

 

TIG> 그렇게 EA코리아의 베타 테스터가 된 후 어떤 일들이 있었는가?

 

사실 베타 테스터로는 <타이베리안 선>의 멀티 플레이 패치 사전 테스터로 활동한 것이 전부이기 때문에, 베타 테스터로서의 에피소드는 별다른 것이 없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 일이 계기가 되어서 당시 게임 전문 매체에서 활동하던 몇몇 기자들과 알게 되었고, 후에 게임전문 매체 필자로 활동할 때 많은 도움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소싯적엔 이런 기사도 썼다. (-_-)

 

TIG> 2002년부터는 게임 전문 월간지인 PC 파워진을 통해 필자로 활동을 시작했다. 필자 시절에도 이 게임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일단 기본적으로 깨쓰통을 발굴했던(?) 담당기자에게 <C&C> 시리즈 열렬한 마니아에요. 그러니까 공략이든 리뷰든 뭐든 일거리 있으면 무조건 저 주세요라고 어필했기 때문에 이후 이 게임 관련된 리뷰나 공략이 있으면 거의 전담해서 쓰게 되었다. (이는 디스이즈게임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지금도 마찬가지.)

 

그러고 보니 필자로 활동하던 당시에 재미없는(?) 에피소드가 한 가지 있다.

 

그러니까 2003년 초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하루는 PC파워진 기자들의 저녁 회식자리에 불려나간 적이 있었다. 이 때 한 선배 기자가 <C&C> 시리즈 열혈 마니아라고 말한 깨쓰통에게 대뜸 야 임마, 너 그러면 <레드얼럿> 타냐 배우(캐리 워러, 오른쪽 사진)가 가슴 수술한 거 알아? 라고 호통을 치는 것이었다.

 

당연하게도 호통을 당한 그 소년은 순수했기에(?)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고, 어쩔 수 없이 꿀 먹은 벙어리가 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것이 계기가 되어서 회식자리 내내 한 1년간 먹을 '갈굼'이란 갈굼을 다 당하는 불쌍한 신세에 몰리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ex: 이 사이비 마니아 자식아 등등)

 

결국 소년은 이후 <레드얼럿> 시리즈에서 타냐가 등장하는 장면만 나오면 일단 가슴부터 쳐다볼 정도로, 회복 불가능한 치명적인 트라우마를 입고 말았다나 어쨌다나.

 

 

TIG> (-_-) 아… 그랬군요. 그 선배분 참 못됐네.

 

아니, 그래도 그게 다 잘되라고 해준 말이기 때문에(라고 믿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지금은 감사하게 생각한다. 실제로 그 때의 일을 계기로 소년은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고 더욱 더 정진해서 한 단계 더욱 성장. 이후 객원기자를 거쳐 취재기자에까지 이르렀다고 하니까 말이다.  

 

참고로 그 선배는 현재 기자를 그만두고 모 게임회사에서 온라인게임 사업을 맡고 있다. 조만간 그 선배가 담당하는 신작 게임도 나오는데, 5년 전의 일을 떠올리니 기사를 쓰는데 있어 더욱 더 잘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솔솔 일어난다.

 

<레드얼럿2>의 스크린샷.

 

 

 방송전파까지 타다 

 

TIG> 그러고 보니 게임업계 일각에서는 깨쓰통 = <C&C> 프로게이머 출신 이라는 루머가 퍼져있다. 사실인가?

 

프로게이머 출신은 아니다. 진짜 국내 <C&C>의 고수들 앞에서 그런 소리 했다간 “대체 저 듣도 보도 못한 사람은 누군가요?”라는 소리가 바로 날아들 것이다.

 

하지만 <C&C> 관련 대회에서는 지금까지 자주 출전했으며, 실제로 몇몇 대회에서는 꽤 좋은 성적을 거둔 적이 있다. 일례로 예전에 <레드얼럿2>가 출시되었을 때는 네버엔딩 대회라고 하는 매주 개최되던 대회가 있었는데, 그 대회에서 4강 이상 든 적도 있고(준결승 탈락), 실제로 상금을 탄 경력도 있다.

 

그러고 보니 4강에 들었던 그 대회에서, 준결승전에서 나를 처절하게 밟아서 승리를 거둔 그 친구는 몇년 후 내가 다니고 있던 대학교의 후배로 들어왔다. 참 그러고 보면 이 <C&C>라는 게임은 나와 여러 가지로 정말 많은 인연을 만들어준 것 같다.

 

 

 

 

TIG> 방송 대회 본선에 나간 적도 있는 것으로 안다.

 

지금은 사라진 경인방송(Itv)에서 <레드얼럿2> 확장팩 <유리의 복수> 대회 본선에 진출한 적이 한 번 있다. 하지만 솔직히 그 때를 생각하면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다. (-_-;;;;;;)

 

  

TIG> 왜? 게임에서 졌는가?

 

아니, 진 것도 그냥 진 것이 아니라 처절하게 상대방에게 농락당해서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3대0으로 관광버스를 타고 말았다. 말 그대로 전국적으로 을 팔았다고 할까? 정말이지 내 인생에 있어 두번 다시 떠올리기 싫은 아픈 추억이다. 엉엉. ㅜ_ㅜ

 

 

TIG> 아니? 저 깜찍하고 동글동글한 소년은!

 

그러니까 그 방송대회에 나갔던 2001년 당시의 내 모습이다. 하하하... ;;;;; 

 

시리즈의 최신작인 <C&C3> 확장팩 <케인의 분노>.

 

 

 그리고 지금 

 

TIG> <C&C>와의 인연은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나?

 

물론이다. 가장 최근에 발매된 <C&C 3>와 확장팩인 <케인의 분노> 관련 소식이 나왔을 때도 적극적으로 취재하려고 노력했고, 여러 가지 일들도 많이 겪었다. EA<C&C> 프랜차이즈 자체를 없애버리지 않는 한, 그리고 게임 전문매체의 기자로 활동하는 한, <C&C>와의 인연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지 않을까 싶다.

 

최근에 겪은 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라면 역시나 <C&C3> 기자대회가 아닐까? 이 때 수 많은 다른 기자들을 제치고 1등을 차지해서 상품으로 Xbox360을 받았다.

 

 

TIG> 아~~ 기자들 대상 대회는 너무 쉬웠다. 그래서 크게 감흥은 없지만 어쨌든 상품을 받게 되어 기쁘다"라고 기사에 써버리는 바람에 기자들 사이의 공분을 산 바로 그 대회?

 

물론 아마추어에도 못 끼는 다른 기자들을 상대로 손목에 너무 힘을 준 것은 아닌가 하고 반성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고 보니 벌써부터 <C&C> 다음 차기작 기자 대회에서는 나를 제거하려는 움직임이 보이던데, 이 자리를 빌어 한 마디 하자면 죄송합니다. 다음부터는 10분간 러시 안 할 테니 제발 껴주세요. 굽신굽신

 

참고 기사 보러 가기: {more}

 

2007년 기자 대회 우승 당시의 깨쓰통 (오른쪽).

 

TIG> 참 게임 하나 가지고 별의별 일이 다 있었던 것 같다.

 

괜히 내 인생의 게임이겠는가? 하지만 나 말고도 이 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와 같은 게임이 하나쯤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애당초 이 기획을 시작한 의도도 바로 그런 것이고 말이다.

 

그런 만큼 바통을 이어 받아서 연재를 이끌어 나갈 다른 디스이즈게임 기자들도 분명 나 못지 않은 많은 일들이 있었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TIG> 그것은 다음으로 바통을 이어 받을 기자에게 압박을 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당연하다. 나 혼자 자폭할 순 없다. 기왕 큰 맘 먹고 자폭했으니, 우리는 모두 한 가족이라는 마음으로 제발 다 같이 자폭하시죠 선배님들?

 

 

TIG> (-_-) 지금까지 스스로 질문하고 대답 하느라 수고했다. 그럼 마지막으로 다음 연재 바통을 누구에게 넘길지 말해달라.

 

내가 아직 이 연재 글 다 쓰기도 전에 벌써부터 초고 작업에 들어간 환세르(이성진) 기자에게 다음 바통을 넘긴다.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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