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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카드뉴스] 공안의 차례가 오기 전에

진지한 분위기의 탈북자 소재 게임, '탈주자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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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현(하노) 2017-03-29 11:47:20

게임은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현실 상황을 보여주는 경우가 있다. 대개는 재미를 위해 소재를 가져오고 상당한 변형을 가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소재 자체의 진실과 고증에 충실하려는 게임들도 적잖이 개발되고 있다. 이 게임도 그 중 하나일 것이다. /디스이즈게임 김규현 기자


 

 

이 오면 그들이 움직인다.

그들에게 붙잡히는 순간, 나는 원래 있던 곳으로 돌려보내질 것이다.

자칭 세계 두 번째로 국민이 행복하다는 '공화국'에서 기다리는 건

공개 처형, 아니면 강제수용소에서의 지독한 노역과 고문 뿐이다.

나는 탈북자다.


그러나 국경을 넘은 것보다 더 힘든 일이 눈앞에 기다리고 있다.

탈북자들을 추적하는 중국 공안

중국 정부는 자유의 땅으로 가려는 우리를 난민이 아니라 불법 체류자로만 여긴다.

예전이라면 대사관으로 탈출할 수 있었겠지만

이제 공안들은 대사관 주변을 막고 있다.


이제 남한으로 갈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은

남한행을 돕는 브로커를 만나는 것이다.

브로커와 거래에는 막대한 돈이 든다.

그러나 간혹 그들의 농간에 넘어가거나, 알려준 길이 엉터리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지옥으로 돌아가느니 이 위험한 길이 낫다.


브로커를 만나는 일은

이 손에 들린 주사위의 숫자에 달렸다.

내 계획이 성공하려면 가장 큰 숫자가 나와야 한다.

아침, 점심, 저녁 동안 내 모든 걸 동원해

브로커를 찾는 건 물론, 생존에 필요한 행동을 해야 한다.

밤이 되어 공안이 오기 전에

 

탈북자들의 자유를 찾는 여정을 다룬 보드 게임형 PC게임

탈주자의 길” (개발 중)

 

보다 한국적인 소재를 찾던 인디 개발팀 데브 아크(Dev Arc)는

 

악의 축과 코미디로 가려진 북한 주민의 고통에 깊은 관심을 가졌고,

진정한 북한의 실상을 알리면서 탈북자들의 삶을 체험할 수 있는,

재미와 의미 모두 담은 게임 개발에 나선다.

 

이를 위해 탈북자들의 수기와 북한학 교수의 자문을 바탕으로 하고

특히, 북한 탈출보다 중국에서 한국으로 오는 과정이 더 험난하다는

사실에 주목해 시나리오 및 고증 작업을 했다.

 

2017년 2월, 데브 아크는 탈주자의 길의 원활한 제작을 위한 모금을 했고,

상당한 관심을 받으며 목표액을 초과 달성한다.

(후원자 331명, 241%인 2,419,000원)

 

탈주자의 길은 모금 참여자를 대상으로 베타버전을 시연, 피드백을 반영한 뒤

2017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중국에는 수십만 명의 탈북자들이 공안의 감시를 피해 숨어 살고 있다. 

불법 체류자로 분류된 탈북자들은 경제 활동이 어려워 범죄에 취약하다.

특히 여성의 경우, 인신매매의 표적이 되고 있다.

 

탈북자의 길이 모금을 진행하는 동안,

2월 18일 중국 공안은 탈북자를 돕던 한국인 목사 2명을 체포했다. (*로이터 2017 3. 17)

 

이어 3월 초 열흘 간 탈북자 14명이 체포된 것으로 추정된다.** (**연합뉴스 2017. 3. 15)

 

체약국은 난민을 어떠한 방법으로도

인종, 종교, 국적, 특정 사회집단의 구성원 신분 또는 정치적 의견을 이유로

그 생명 또는 자유가 위협받을 우려가 있는 영역의 국경으로 추방하거나 송환하여서는 아니 된다.

-1951년 유엔 난민협약 중 33조 추방 및 송환의 금지 제1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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