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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차이나조이 기획] 스네일이 자랑한 ‘리니지2: 혈맹’ 숫자의 의미는?

동시접속자수 11,996명, LTV 32.06위안

송예원(꼼신) 2016-07-30 01:54:15

7일간 동시접속자수 11,996명, LTV 32.06위안. 스네일게임즈가 '자랑한' <리니지2: 혈맹> 중국 CBT 성적이다. 숫자만 봐서는 그리 대단해 보이지 않는 이 기록(?)들. 스네일게임즈는 왜 그렇게 내세우고 있을까? 이야기는 여기서 시작됐다. 

 

# <리니지2: 혈맹>, 스네일게임즈의 '자랑'

 

28일 <리니지2: 혈맹>가 애플 앱스토어에 론칭됐다. 스네일게임즈는 수만 명이 방문하는 차이나조이 2016 부스에서 별도의 시간을 마련해 게임 론칭을 축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무대에 오른 장위 제작 총괄 PD는 이날 행사에서 게임을 소개하며 중국 CBT 결과를 공개했다

 

안드로이드 유저를 대상을 단 7일 간 최대 동시접속자 11,996명 기록. 일종의 '자랑'이다.

 

이에 앞서 스네일게임즈는 한중 미디어를 대상으로 지난달 CBT 성적표를 공개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중 기자들과 수많은 관객이 한데 모인 행사에서 다시 한번 '자랑'했다. 이 가운데 동시접속자 보다 더욱 눈길이 가는 숫자가 있다. 

 

LTV 32.06위안(약 5,500원).

 

해당 테스트는 데이터가 모두 초기화되는 일반적인 클로즈 베타 테스트 방식이다. 그러나 LTV 즉, 유저들의 라이프 타임 밸류(Life Time Value)가 집계됐다는 사실은 테스트 과정에서 결제가 가능했다는 이야기다.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한 과정이다. 

 

대한민국의 평범한 게이머로서 두 가지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어떻게 데이터가 삭제되는 CBT에서 결제가 가능하죠?', '대체 LTV가 뭐길래 스네일게임즈가 자랑을 하는 건가요?' 

 


 

 

# LTV가 대체 뭔데?

 

우선 짚고 넘어가야 할 용어 'LTV'. 라이프 타임 밸류는 유저의 누적 결제액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A라는 유저가 <세븐나이츠>에 가입 후 총 100만 원을 결제했다면 A 유저의 LTV는 100만 원이다. 어제 시작한 B가 하루 동안 1,000만 원을 결제했다면 B 유저의 LTV는 1,000만 원이 되는 셈이다. 

 

과거 마케터들이 주목했던 숫자는 ARPU(전체 유저들의 결액제 평균)/ARPPU(결제한 유저들의 결제액 평균)였다. 이 지표들은 CPI 마케팅 등으로 발생하는 허수와 이탈 유저들까지 포함된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마케터들은 좀더 현재 상황을 즉각적으로 볼 수 있는 지표가 필요했고 그 결과 등장한 것이 바로 LTV다.

 

LTV는 누적 숫자라는 점에서 특정 유저의 패턴을 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론칭 초반부터 시작해 업데이트 후 반응, 패치 후 변화, 이탈 시점 등 다양한 분석이 가능해진다. 그래서 더욱 대외 공개되지 않는 자료이기도 하다. 이른바 '고래'들의 어마어마한 LTV를 알게 되면 일반 유저는 박탈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리니지2: 혈맹>의 LTV는 얼마나 잘 나온 걸까? 중국 게임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2015년 상반기 기준으로 15일 동안 LTV 20위안을 달성한 게임은 S급으로 평가를 받았다. 단 7일 동안, 정식 서비스가 아닌 CBT에서 32.06위안을 기록한 <리니지2: 혈맹>는 제법 괜찮은 성적표를 받은 셈이다. 굳이 보도자료를 만들어서, 또 론칭 행사에서까지 대대적으로 자랑할만한 숫자다. 

 


 

 

# 중국 게임은 CBT에서 결제도 한다고?

 

일단 답부터 내리면, 그렇다. 스네일게임즈 관계자는 “이미 중국 게임업계에서는 보편화된 테스트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결제 테스트를 통해 게임사가 얻는 정보는 많지만, 그 중 가장 알고 싶어 하는 내용은 크게 두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게임 내 결제 시스템의 안정성과 유저들의 '리텐션'이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론칭 직전까지 밸런스를 조율하거나, 론칭 시점에서 마케팅 예산도 책정할 수 있다. 

 

물론 모든 게임이 모든 마켓에서 오픈과 같이 결제 시스템을 적용하는 건 아니다. 일반적으로 결제가 가능한 CBT는 제한된 테스터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많게는 만 단위 수의 테스터를 모집할 때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1,000명~2,000명 수준이다. 

 

이 때 결제된 돈은? 다시 유저에게 돌려준다. 단순한 환불은 않는다. 대신 테스트에 참여한 계정에 결제했던 금액에 맞춰 캐시로 돌려주는 방식이다. 게임사 입장에서는 데이터확보뿐만 아니라 충성고객까지 확보할 수 있는 1석 2조다. 따라서 결제가 가능한 테스트는 마켓의 도움이 필요했고, 그렇게 진행됐다. 

 


 

 

# 마켓 지원 없이 승부한 <리니지2: 혈맹> CBT, 결과는?

 

하지만 <리니지2: 혈맹> CBT는 조금 달랐다. 특정 마켓과 손잡지 않았다. 홈페이지를 통해 APK 파일을 배포했고, 직접 결제 시스템을 붙였다. 

 

중국 현지 관계자는 스네일게임즈가 이처럼 자체적으로 결제 서비스를 붙일 수 있었던 데는 중국 내 빌링 업체의 낮은 수수료가 한몫 했다는 분석이다. 중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알리페이나 위챗페이의 수수료는 1%. 마켓 수수료와는 비교가 안될 만큼 낮다. 

 

스스로 마케팅할 능력이 되고, 충성고객을 비교적 쉽게 모을 수 있는 IP를 가지고 있으며, 마켓의 눈치도 덜 보는 회사로서 한번쯤 해볼만한 시도였다는 게 그의 의견이다. 

 

특정 마켓이 없는 <리니지2: 혈맹> CBT는 안드로이드 유저라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었다. 반대로 말하면 특정 마켓의 홍보를 거의 받을 수 없다는 뜻도 된다. 출시되는 게임의 숫자가 세기도 어려울 정도로 많은 중국에서 마켓의 도움은 크다. 결국 특정 마켓의 도움 없이 자력으로 모은 11,996명이라는 동시접속자수도 LTV처럼 스네일게임즈의 자랑거리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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