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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카드뉴스] 인디는 스팀에서 어떻게 생존해야 하나요?

김승현(다미롱) 2016-07-27 10:24:14

'스팀'이 인디의 희망이란 것도 이젠 옛말입니다. 인디의 희망이었던 '그린라이트'는 희미해졌고, 인디는 이제 별 주목도 받지 못한 채 마케팅 폭격을 퍼붓는 대형 게임사와 싸워 살아남아야 합니다.


이런 곳에선 어떻게 생존해야 될까요? 스팀서 1년 넘게 살아 남은 개발사들의 노하우를 정리했습니다.



# 우리 게임은 스팀에 적합한가?

스팀에서 살아 남으려면 먼저 스팀에 어울리는 게임이어야 합니다. 스팀을 생각 중이라면 2가지를 체크해보세요. ▲ 우리가 내세울 수 있는 특징은 무엇인가,  (온라인이면) 남보다 불리해도 괜찮은가.

스팀은 수많은 대작과 인디가 한데 싸우는 무제한 투기장입니다. 이곳에서 눈에 띄려면 특징이라도 확실해야죠. <다키스트 던전>처럼 자기 색이 확실하거나, <언더테일>처럼 작가 정신이 가득한 식으로 자신만의 게임성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것은 마케팅에서도 큰 역할을 합니다. 폐쇄적인 구조 때문에 입소문 타기 힘든 스팀, 허나 특징이 확실하면 초반에 때를 놓쳐도 SNS 등으로 다른 기회를 노릴 수 있으니까요.

단, 온라인 게임이라면 이것을 갖췄어도 다시 한 번 생각해보세요. 스팀은 온라인이 살기 힘든 곳이거든요. 스팀 노출은 시간 당 '게임 판매량' 기준. 인앱 수익이 있는 게임은 손해보는 구조죠. 확장팩 마케팅이 힘든 온라인은 더더욱요.


# 입점은 그린라이트? 퍼블리셔?

결론부터 말하자면, 여력만 된다면 퍼블리셔가 좋습니다. 노출 노하우를 가장 잘 아는 이들일 뿐더러, 인지도 덕에 유저 거부감도 줄일 수 있거든요. (듣도 보도 못한 무명 개발사보단 디볼버 같은 대형 퍼블리셔가 더 믿음직하니까요) 스팀의 가장 큰 무기 '세일'을 할 때도 타이틀 1~2개 가진 작은 회사와  수십 개 가진 퍼블리셔는 주목도부터 다르죠.

물론 입점만 목표라면 그린라이트도 좋습니다. 문턱이 낮아져 입점이 5배는 뛰었으니까요. 다만, 이 경우 마케팅에는 어려움이 많을 것입니다. 그린라이트를 마케팅까지 이용할 생각이라면 초반 모객 계획을 단단히 세우세요.

신작이 그란라이트에 노출되는 시간은 1~3일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점점 그린라이트 자체의 노출이 줄어들고 있죠. 문턱이 낮아진 것과 별개로, 그린라이트로 예전과 같은 성적을 내기도, 그 성적을 자랑해 홍보를 하기도 힘들어졌습니다.

때문에 그린라이트로 마케팅까지 생각하고 있다면, 초반 계획을 단단히 세우세요. 초반에 노출될 때 최대한 성적을 내야합니다. 그린라이트 몇 달 전부터 팀과 게임의 인지도를 높여두고, 투표가 시작되면 SNS·영상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하세요.


# 섬네일이 중요하다! 출시 전후 주의할 점

스팀은 초반 판매량이 '평생'을 좌우합니다. 초반 성적이 페이지 노출 위치를 좌우하고, 이것이 다시 판매량으로 이어지거든요.

좋은 시작을 원한다면 '섬네일'부터 신경쓰세요. 론칭 시 100만 뷰가 보장되는 스팀이지만, 대부분의 게임은 스팀 최하단 작은 버튼을 눌러야만 보이는 빽빽한 신작 목록 속에 배치됩니다. 100만 명이 볼 때까지 게임이 걸려 있어도 클릭 한 번 유도하기 힘듭니다. 여기서 눈에 띄려면 섬네일이라도 예뻐야죠.

노출이 힘드니 SNS 등 외부 홍보도 중요합니다. 역설적인 얘기지만, 성적이 좋아야 자리도 좋습니다. 때문에 초기 홍보 계획이 무엇보다 중요하죠.

참고로 좋은 성적이란 많은 '판매량'입니다. 판매량 하나가 소중한 초기엔 리팀코드 하나도 신중히 뿌리세요.


어설픈 지원은 독이다

번역이나 비주류 OS 지원은 유저를 늘리는 좋은 선택지입니다. 단, 제대로 할 수 있다는 가정 하에요.

스팀은 중소 개발사가 돈 벌기 힘든 곳이고, 번역이나 OS 지원은 돈도 품도 많이 듭니다. 어설픈 역량으론 구멍이 숭숭 나기 쉽죠. 그리고 그렇게 어설픈 결과가 나오면 비추천 쏘나기가 떨어집니다. 실제로 <룸즈 2> 개발사는 리눅스 지원했다가 Xbox 컨트롤러가 안된다며 비추천 받기도 했죠.

비추 하나가 판매량을 얼마나 깎는지 생각하면 엄청난 부담이죠.  유저가 적어 평 하나가 소중한 소규모 팀은 더더욱요.

새로운 언어나 OS 지원은 신중하게 결정하세요. 비추천이 주는 역풍보다 더 많은 추천과 판매를 얻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진 후에요. 의도치 않은 구멍 하나가 무시무시한 후폭풍을 만들어 낼 수도 있습니다.


# 업데이트는 크고 느리게

스팀에서 게임을 서비스할 땐 업데이트를 자주 하지 마세요. 한국과 달리, 많은 나라에선 여전히 다운로드를 '각 잡고' 기다리거든요. 일 단위 패치는 제 살 깎기라 생각하세요. 

오히려 해외에선 업데이트가 늦더라도 한번에 많은 것이 추가되길 원합니다. 어차피 패치마다 각 잡고 기다릴 것, 크게 기다리고 크게 즐기는 것이 좋다는 얘기죠.

개발사에게도 이득입니다. 여유가 생겨 콘텐츠의 질을 높일 수 있고, 볼륨이 커져 업데이트 주목도도 높아지니까요.


# 세일을 함부로 하지 말아라

스팀 세일이 결코 만능은 아닙니다. 오히려 장기적인 계획 없이 세일했다간 손해만 보기 십상이죠.

처음부터 할인률을 높게 잡지 마세요. 유저들은 게임의 최고 할인률을 기억합니다. 세일이 잦은 스팀 유저들은 더더욱요! 때문에 처음에 할인률을 너무 높게 잡았다간, 그와 비슷한 할인 있을 때까지 판매는 물건너갑니다.

이건 스팀이 아닌, 다른 번들 사이트에도 적용됩니다. '홍보해 줄게 싸게 코드 넘겨'라고 들어도 쉽게 응하지 마세요. 한번 낮아진 가격은 두고두고 기억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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