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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아빠가 주는 숙제, 방학 동안 마스터 티어 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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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이슬(토망) 2016-06-16 11:18:24

"아들이 프로게이머를 하고 싶어합니다. 허락을 해도 되는지, 비전은 있는지 궁금합니다." 오직 이 질문 하나만 가지고 경기장까지 찾아온 한 아버지에게, 게임 해설가가 건넨 조언은 무엇일까요? / 디스이즈게임 장이슬 기자

 


 

 

지지난주였나요. 한 아버님께서 궁금한 것이 있다고 경기장에 찾아오셨습니다. "아들이 프로게이머를 하고 싶어합니다. 허락을 해도 되는지, 비전은 있는지 궁금합니다." 

 

수억 대의 연봉과 높은 인기. 매력적인 직업 프로게이머. 수명이 짧다고 걱정하는 분도 있지만 의미 있는 경력을 쌓아두면 아주 유리한 위치에서 제2의 직업, 인생을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경쟁에서 살아남는 승자가 되고 수만 명이 환호하는 위치에 선다는 자신감. 돈으로는 살 수 없는 값진 경험을 한다는 것은 +a 정도로 놓더라도요.

 

하지만 프로게이머, e스포츠 역시 아주 치열한 경쟁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어설픈 재능, 어설픈 노력, 어설픈 근성은 결국 조연으로 마무리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런 위험을 설명해줘도 자녀 대부분은 수긍하지 않을 겁니다. 왜냐하면 이런 대화는 "하지 마"인 거지 "왜 할 수 없는가?" 에 대한 답은 아니니까요. 

 

반대하는 부모, 반대하는 부모에게 반대하는 자녀. 생각의 차이를 좁히지 않으면 최악의 상황이 됩니다. 이런 자녀에게 게임은 도피처이자 반항의 도구. 부모가 게임을 억제한다고 해서 자녀가 결코 공부에 집중하거나 진지하게 진로를 탐색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먼저 공감이 필요합니다. 자녀가 좋아하고, 하고 싶어하는 프로게이머는 어떤 직업이고 게임 시장은 어떤 가치가 있는지. 다음 단계는 확인. 자녀의 재능과 열망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고 진단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 두 과정을 거쳐서 대화를 하면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사실 프로게이머를 하겠다는 대다수의 자녀들은 이 직업 또는 자신의 재능에 대한 판단이 결여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런 말로 자신을 포장하는 이유는 게임이라는 세계 안에서 재미를 느끼고 가치를 찾아냈기 때문입니다. 

 

공부는 의무, 게임은 여가. 게임이 재미있는 건 당연.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 수 있는 다양한 문화들. 잘한다, 재능 있다, 멋지다... 자존감을 높여주는 칭찬을 해주는 곳. 여기까지 이해하셨다면 표현해주셔야 합니다.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이 멋지고, 또 굉장히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으며 게임이 단순한 놀이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구나. 네 덕분에 그걸 알았다." 

 

그리고 이제, 함께 확인하는 작업을 합시다. 먼저 아드님의 게임 실력에 대한 현 주소 확인이 필요합니다. 대부분의 게임은 실력을 나타내는 '등급'이 있습니다. 게임마다 형태는 조금씩 다르지만, 등급을 통해 객관적으로 그 사람의 게임 실력이 어디까지인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말, 최소 상위 1%가 되야만 가능성이 있습니다. 만약 아직 그 등급을 달성하지 못했다면 아들에게 제안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하루, 혹은 어느 기간 동안 얼마의 시간을 할애하면 1%를 달성할 수 있을지. 

 

찾아오셨던 아버님께는 여름방학을 제안했습니다. 곧 다가올 여름방학 종료 시점까지 <리그 오브 레전드> 마스터 티어를 달성할 것. 단, 그동안 게임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줄 것. 더 나아가 게임만 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 것. 

 

학업도 중요하겠지만 아드님의 전체 인생을 볼 때, 이 여름방학을 통해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것은 그 이상의 가치로 돌아올 것이라 전 확신했고 아버님도 동의하셨습니다. 굉장히 열린 분이셨어요. 

 

아들이 정말 마스터 티어를 달성한다면 진지하게 프로게이머가 될지 아버님과 함께 진로 설계를 해보면 되는 것이고, 게임을 어설프게 하거나 등급을 달성하지 못한다면 게임이 단순히 도피처였다는 것, 혹은 스스로의 재능에 대해 냉정하게 판단하지 못했음을 수긍하게 되겠죠. 

 

설사 그 결과가 실패에 대한 수긍이라 할지라도, 부모님과 함께 그런 경험을 한다는 것은 평생 그 자녀에게 보물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 이런 부모님이 있다는 것 자체가 그 자녀에게는 어디든 자랑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입니다. 

 

서울 상암과 강남에서, 더 크고 멋진 경기장에서 주 6일 동안 경기가 열립니다. 아드님과 함께 오시면 큰 선물이 될 거고, 아버님은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의 위상을 조금 더 크게 느끼실 만한 계기가 될 겁니다. 또 아드님의 게임 ID를 알려주시면 보다 자세하게 실력에 대한 조언을 해드릴 수 있다, 더 궁금한 것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 주시라고 명함을 드렸습니다. 

 

정말 진심을 다해 열심히 답변해드린 가장 큰 이유는 아버님의 질문의 방향이 "우리 애 어떻게 말려요?" 가 아니라 "이제 어떻게 하면 될까요?" 였기 때문입니다. 그 아이가 진짜 프로게이머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아버님의 영향을 받는 아이라면 훌륭한 사람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무조건 "안 돼!" 라고 하지 마세요. 그 아이가 이제동이 될 수도 있잖아요. 

 

비슷한 경험, 고민을 하는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출처 : 나이스게임TV 하광석 실장 페이스북

카드뉴스에 인용된 문장은 문맥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편집하였습니다. 카드뉴스 제작을 허락해주신 하광석 실장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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