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8월 중순이 되면 상장기업들의 보고서가 쏟아져 나옵니다. 1월부터 6월까지 회사의 반년간 실적을 공시하는 ‘반기 보고서’를 제출하기 때문인데요, 100여 장에 달하는 무시무시한 양의 보고서를 꼼꼼히 살펴보기란 쉽지 않습니다.
디스이즈게임은 반기 보고서에 숨어있는 이야기를 살펴보는 기획을 준비했습니다. 무심코 지나쳤던 숫자와 문구는 어떤 재미있는 정보를 담고 있을까요?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의 보고서에는 비상장사인 네시삼십삼분의 매출부터 당기순이익까지 담겨 있습니다. 어떻게 된일인지 살펴보도록 하죠. /디스이즈게임 송예원 기자
■ 위메이드를 보면 네시삼십삼분 실적이 보인다
2013년 3분기 이후 연일 적자 행진을 달리던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이하 위메이드)가 지난해 4분기 깜짝 놀랄만한 실적을 발표합니다. 2,236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한 거죠. 영업손실 105억 원을 내고도 말입니다.
‘서프라이즈’ 흑자전환의 비밀은 바로 다음카카오의 상장에 있었습니다. 2011년 50억 원을 주고 산 5.43%의 카카오 지분이 2014년 5월 상장과 함께 그 가치가 3,647억 원으로 훌쩍 뛰어올랐거든요. 덕분에 금융수익만전년 동기 대비 39,246% 상승을 기록했습니다. 말 그대로 “서프라이즈!”
전례가 있어서 일까요? 네시삼십삼분의 상장여부를 두고 업계에서는 위메이드의 실적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네시삼십삼분의 지분은 무려 21.56%나 되거든요. 업계에서는 4:33의 기업가치가 최소 5,000억 원에서 최대 1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 네시삼십삼분 640억 원의 비밀? “2분기 매출은 반토막 났다”
덕분에 위메이드 사업보고서에는 다른 곳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비밀이 숨겨져 있습니다. 바로 네시삼십삼분의 실적이죠. 상장사인 위메이드는 관계기업 투자주식의 정보를 공개해야 합니다. 즉, 보유한 네시삼십삼분 지분의 장부금액 추산을 위해 반기 보고서에는 자산, 부채, 실적 정보까지 모두 담겨있죠.
네시삼십삼분은 비상장사임에도 불구하고 매출 규모 때문에 1년에 1회 연간 보고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지난 14일 보고에 따르면 상반기 매출은 640억 원, 영업이익은 22억 원을 달성했습니다. 네시삼십삼분 관계자는 2년 연속 1,000억 원을 기록할 수 있다며 기뻐했는데요, 당장 위메이드 상반기 매출 279억 원과 비교해도 어마어마한 금액입니다.
상반기 총액만 보면 호조 같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네시삼십삼분도 웃을 수 만은 없습니다. 일단 공개되지 않은 반기순이익을 살펴보면 1억 2,000만 원에 그쳤습니다. 즉 640억 원을 벌었지만, 인건비며 광고비 등 비용에 마지막으로 세금까지 다 떼고 회사에 남는 순이익은 1억 원이 조금 넘는다는 이야기입니다.
무엇보다 1분기와 2분기 매출에 큰 차이가 납니다. 위메이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네시삼십삼분의 매출은 430억 원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2분기 매출은 210억 원(640-430). 반토막 수준으로 크게 떨어졌다는 의미입니다.
2014년 상반기 히트작이었던 <블레이드 for Kaokao>가 3월 구글 플레이 스토어 매출 순위 10위 권 밖으로 밀려난 데 이어 6월부터는 20위권까지 밀려났습니다. 하반기 히트작 <영웅 for Kakao>는 하락 속도가 더 빠릅니다. 론칭 반년 만인 5월 10위 권 밖에서 밀려나더니 1년도 못 채우고 20위 권으로 밀려났으니 말이죠.
올해 출시된 게임들은 영 힘을 못쓰고 있습니다. 1분기에만 <돌격전차 for Kakao>, <카오스드라이브 for Kakao>, <외계침공 주식회사 for Kakao>, <플랜츠워2 for Kakao>까지 5개의 게임을 론칭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죠.
네시삼십삼분은 과연 하반기에는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까요? 론칭을 앞두고 있는 <로스트킹덤 for Kakao>의 귀추가 주목됩니다.
디스이즈게임 댓글 ()
디스이즈게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