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인재단 남궁훈 이사장은 캐릭터가 분명한 사람이다. 부리부리한 눈, 환한 웃음, 독특한 안경 그리고 이제는 트레이드 마크가 되어 버린 ‘민머리’.
그는 한게임 창업 멤버 시절에도, CJ 인터넷 대표를 맡았을 때도,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대표를 거쳐 게임인재단을 꾸린 지금도 여전히 깔끔한 민머리다. 훤칠한 외모를 가진 남궁훈 이사장은 어쩌다 게임 업계 대표(?) 민머리가 됐을까? 그 사연이 8일 남궁훈 이사장 페이스북에 공개됐다.
남궁훈 이사장의 머리가 빠지기 시작한 것은 대학 시절. 복학 후 2학년 때부터 탈모의 조짐이 보이더니 졸업할 때쯤엔 사람들이 그를 알아보지 못했다. 그는 자신을 보고 한참을 쳐다보다 “헉!”하고 육성으로 감탄사를 던졌던 여학우를 잊지 못한다고 고백했다.
이후 첫 직장에서도 탈모는 그의 콤플렉스였다. 파릇파릇한 신입 연수원 시절 남궁훈의 별명은 ‘부장님’. 오로지 듬성듬성 빠진 머리로 인해 노안으로 보이던 외모 때문이었다. 시간이 흘러 별명은 ‘부장님’에서 ‘이사님’으로 승격되기까지 했다. 심지어 선배들의 인사를 받으며 회사를 다녔다고.
하지만 노안이 회사 생활에 꼭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당시 그는 타 회사와 제휴 마케팅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는데, 상대 회사에 방문할 때마다 그의 얼굴을 보고는 부서장급들이 몰려나와 그를 맞이했다. 실무자가 아닌 고위급 관계자와 대화를 하니 비교적 일이 잘 풀릴 수밖에 없었다.
점차 탈모의 장점을 알아 가던 남궁훈. 한게임을 준비하면서는 과감히 머리를 밀기로 결심했다. 앉은 자리에서는 휑한 속머리를 보이기 싫어 사람을 만날 때마다 먼저 자리를 떴던 그였지만, 머리를 밀고 나서는 조급함이 없어졌다. 위에서 내려 보든 밑에서 올려 보든 한결같은 모습을 보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오히려 시원하게 머리를 밀어 버리자 상처였던 콤플렉스가 치유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제 남궁훈 이사장의 머리를 보며 ‘헉’하는 사람은 없지만, 그의 화려한 이력을 보면 ‘헉’소리가 절로 나온다. 한게임 창업 멤버로 업계에 발을 들여 CJ 인터넷 대표이사, CJ E&M 등기이사,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 대표 이사까지. 그야말로 승승장구였다.
그렇게 외모에 관심을 끊고 일에 집중하다 보니 당시의 노안이 고정 상태로 유지돼 요즘은 오히려 또래보다 젊어 보인다는 소리를 듣는다는 그다.
그는 “시간이
지나 스킨헤드도
하나의 문화가
되고 이
또한 하나의
멋으로 자리
잡혀가는
사회적 인식과
함께 나의
콤플렉스는 완전
잊혀졌다”고
말했다. 또
탈모가 당사자에게는
하나의 장애로
다가오며 절대
놀림의 대상이거나
웃음의 소재가
될 수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지난해 위메이드를 떠났던 남궁훈은 게임인재단으로 돌아왔다. 16년 전 한게임 시절 정부로부터 받은 500만 원이 지금의 남궁훈을 있게 만들었다고 고백했던 그는 어려운 환경에서 게임을 만들고 있는 개발자들에게 똑같은 기쁨을 안겨 주고 싶다고 했다. 힘내라 민머리!, 힘내라 게임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