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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3 2012 뉴스

[E3결산] 혁신? ‘사골냄새 진동했던’ E3 2012

디스이즈게임 미국 출장팀의 E3 2012 결산토크

현남일(깨쓰통) 2012-06-12 16:45:17

미국시간으로 지난 5 LA 컨벤션 센터에서 개막한 E3 2012 7막을 내렸습니다. 세계적인 게임쇼 답게 올해 E3에서는 다양한 기대작의 정보가 공개됐고, 또 직접 즐겨볼 수 있는 체험버전도 전시됐죠. 하지만 한쪽에서는 볼 것 없는 게임쇼’, ‘요 근래 최악의 E3’ 같은 혹평도 쏟아져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쇼장을 3일 동안 취재한 디스이즈게임 출장팀은 올해 E3를 어떻게 봤을까요? 올해로 3년 연속 E3 게임쇼 출장을 간 깨쓰통(현남일)과 한낮(안정빈)이 미국 현지에서 나눴던 대화를 정리해 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현남일 기자, 안정빈 기자


 

 

■ 어쩜 이리도 기대작이 없을 수 있는지…

 

한낮: , 끝나지 않을 것 같던 E3가 드디어 끝났습니다. 저희도 이제 내일이면 귀국인데요, 선배는 올해 E3쇼를 어떻게 보셨나요? 행사 내내 툴툴거리신 거 보면 어째 많이 실망한 것 같은데.

 

깨쓰통: 결론부터 말하자면 직접 출장온 최근 3년 동안의 E3 중 단연 최악이었다고 할까?

 

난 편집국 일원이지만, 동시에 게이머란 말이야. 그래서 E3에 오면 매년 이야~ 기사 작성과 관계 없이 이 게임은 반드시 해보고 말겠어라면서 기대하는 신작이 못해도 한두 개씩 꼬박꼬박 있었어. 그런데 올해처럼 해보고 싶은 게임이 없는’ E3는 처음이야.

 

한낮: 실히 올해는만사 제쳐 놓고 꼭 해보고 싶은, 엄청나게 기대되는 신이 거의 없었네요. 지난해를 예로 들면 행사장이 열리면 일단 닌텐도 Wii U 부스나 <배틀필드 3> 체험존 같은 곳으로 달려갔는데, 올해는….

 

꺠쓰통: 난 진짜 개막 순간까지도 난 누군가, 지금부터 어느 부스로 뛰어야 할까같은 고민을 해야만 했어. 아니, 사실 따지고 보면 <갓 오브 워: 어센션>이나 <어쌔신 크리드 3> <데드 스페이스 3> 같이 기대작’이 없었던 건 아니거든? 하지만 그들은 대부분 ‘멀티플레이 체험버전’ 정도만 나왔을 뿐이야.

 

솔직히 이게 처음에는 그냥 내 취향 문제인 걸로 알았거든? 그런데 올해 E3를 찬찬히 살펴보면 관람객들 반응 또한 비슷했던 것 같아. 생각해 봐. 올해 E3에서 몇 시간 이상 기다려야 겨우 플레이할 수 있는’, 엄청나게 관람객들이 몰렸던 체험존이나 부스가 있었어?

 

한낮: 없었죠. 확실히 지난해에는 PS Vita나 Wii U를 체험하려면 최소 반나절은 기다려야 했고, <배틀필드 3>와 <스타워즈: 구공화국> 같은 경우에는 입장시작 2시간도 안돼 오늘의 체험은 마감되었습니다팻말이 걸렸었죠. 그런데 올해는 그런 광경이 전혀 펼쳐지지 않았네요.

 

지난해 한 번 즐기려면 반나절은 기다려야 했던 PS Vita와 Wii U. 하지만 올해는 대부분의 체험존에서 1~2명 순서만 기다리면 바로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그나마 체면을 살린 <헤일로 4>의 체험 대기열. 하지만 지난해 <배틀필드 3> 체험존에 몰렸던 관람객 수와 비교하면 확실히 그정도까지는 아니다.

 

 

■ 개막 전부터 조짐이 보였던…

 

한낮: 돌이켜 보면 올해 E3는 개막 전에 진행된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 소니, 닌텐도 플랫폼 홀더 3사의 프레스 컨퍼런스부터 아쉬웠어요. 사실 Xbox720이니 PS4니 하는 신기종은 기대도 하지 않았다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까지 기대되는 정보가 안 나올 줄이야….

 

MS와 소니, 닌텐도의 컨퍼런스를 순서대로 모두 현장에서 봤는데, 맨 처음 MS 컨퍼런스를 보고나서는 , 설마 소니와 닌텐도가 이것보다 못하지는 않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왠걸? 소니 컨퍼런스를 보고 나니 이야, 설마 닌텐도는…”. 닌텐도 컨퍼런스를 보고 나니 잠깐, 이건 아니잖아?” 기분이… 뭐랄까. 브레이크 없이 폭락하는 주식처럼 밑바닥으로 추락했다고 할까요….

 

깨쓰통: 아니, 플랫폼 홀더 3사는 그렇다고 쳐도, EA도 정말 안 좋은 쪽으로 충격이었어. 처음부터 끝까지 후속작 정보만 공개된 EA 컨퍼런스는 근래 3년 동안 본 적이 없었거든. 그나마 E3 개막전에 나돌았던 정보가 99% 이상 적중했고, 새로운 IP(지적재산권)를 이용한 신작은 전혀 없었고.

 

개막 전, ‘혁신이 베일을 벗는다’며 잔뜩 기대하게 만들었던 E3 2012.

 

한낮: 하지만 그래도 유비소프트 컨퍼런스는 정말 괜찮았아요. 공개한 게임들도 모두 좋았고, 데모버전을 일일이 시연해주면서 실제 게임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설명도 확실히 해줬고, 오리지널 IP도 공개됐고, 깜짝 놀랄 만한 신작 발표도 있었죠. 아마 올해 컨퍼런스 도중 기립박수가 제어가 안 될 정도로 터져 나온 건 유비소프트의 <와치독> 때가 유일하지 않았나 싶네요.

 

그에 반해 닌텐도는… 아니, 정말 지금도 이해가 안 되는 게, Wii U를 본격적으로 공개한다고 하면서 컨퍼런스 현장에서 아무도 게임을 시연하지 않았는지 이해가 안 돼요. 사실 Wii U는 말이나 준비된 영상으로 보는 것보다 실제로 게임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두 눈으로 확인하는 게 훨씬 임팩트가 큰 게임기잖아요?

 

그런데 올해 컨퍼런스를 보면 무대 위로 올라온 사람들이 Wii U 게임패드를 들고 실제로 플레이하는 장면을 거의 못봤어요. <좀비U> 정도만 게임패드를 만졌나요? 그나마 그 게임도 실제 플레이와는 큰 관계가 없는 기능만을 시연했죠. 정말 최근 몇 년 동안, 플랫폼 홀더 3사의 컨퍼런스가 이렇게까지 재미없었던 적은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뭐 좋게 생각하자면, 내년의 엄청난 발표를 위한 ‘폭풍 전의 고요’ 같은 것이었다고 이해하고 싶어요.

 

☞ 신선도 제로의 속편 잔치, EA 컨퍼런스 {more}

 

☞ 예상을 뒤엎은 발표, 닌텐도 컨퍼런스 {more}

 

☞ 최고반응! 유비소프트 컨퍼런스 {more}

 

Wii U를 제대로 발표한다고 했으면서 정작 발매일과 가격정보, 게임의 시연 같은 것이 전혀 없었던 닌텐도 컨퍼런스.

 

 

■ E3 2012 트렌드: 잔혹함과 사골냄새

 

깨쓰통: 그렇다면 올해 E3 게임쇼를 보면서 느낀 세계 게임의 흐름이라면 어떤 것이 있을까? 난 일단 올해 E3 대표 코드는 ‘잔혹함’이 아닐까 싶어. <갓 오브 워>부터 <메탈 기어 라이징>까지, 사람들이 환호한 작품을 보면 정말 예전보다도 더 잔혹한 연출이 많더라고.

 

가뜩이나 우리나라에서는 내가 여성가족부라고 말은 안 하겠는데, 아무튼 모 정부부처에서 게임의 유해성을 갖고 시비를 많이 거는데, 과장을 조금 보태서 거기에 ‘꼬투리가 하나 더 추가되지 않을까’ 염려될 정도로 말이야.

 

칼을 이용해 적을 원하는 형태로 자를 수 있는 <메탈 기어 라이징: 리벤전스>. 사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정말 무섭고 잔인한 콘셉트다.

 

한낮: 저도 그 부분은 동의합니다. 체험영상 기사 만드는 데도 계속 ‘이대로 올려도 되는 거야?’ 망설여질 정도로 잔혹한 게임이 꽤 많았어요.

 

그리고 저는 그 부분을 제외하고 느낀 흐름이라면…, 사실 이것도 본의 아니게 또 실망의 영역에 속하는 건데… 바로 후속작 범람’입니다. 생각해 보세요. 올해 사람들의 기대를 모았던 신작 중 후속작이 아닌 게 얼마나 되나요? <갓 오브 워: 어센션> <헤일로 4> <데드 스페이스 3> <메탈 기어 라이징: 리벤전스> <크라이시스 3> 그리고 숫자만 리부트한 <심시티>와 <툼레이더> 등등….

 

아, 물론 이들 신작이 나빴다는 이야기는 결코 아니지만, 이렇게까지 속편들만 주목받는다는 점은 여러 가지 면에서 걱정되네요. 예전에는 ‘사골’은 캡콤이나 코에이테크모만 끓이는 줄 알았는데 이제는 전방위적으로 모든 게임사들이 다 열심이 꼬리곰탕을 끓이고 있으니….

 

깨쓰통: , . 그 ‘드립’ 좀 재미있음. 내가 꼭 기사에 넣어줄께. (-_-;)

 

한낮: 감사요. (-_-;) 그러고 보면 올해 E3는 유독 ‘3이 많았네요. <데드 스페이스 3> <파 크라이 3> <어쌔신 크리드 3> <댄스 센트럴 3> <로스트 플래닛 3>…. 그리고 4편은 <헤일로 4> <저스트 댄스 4>.

 

올해 E3에서는 유독 ‘3편’이 많이 보였다.

 

 

■ 희망을 보여준 신규 오리지널 신작들

 

깨쓰통: , 그래도 희망을 찾아보면 이런 속편들 천국 속에 가물에 콩나듯 공개된 신규 IP 게임들 중, 아주아주 똘똘한게임이 많았다는 것을 난 꼽고 싶은데? 왜 소니 컨퍼런스를 그나마살린 <라스트 오브 어스>나 기립박수를 받은 유비소프트의 <와치독>, 베데스다의 <디스아너드> 등은 정말 괜찮았잖아.

 

한낮: . 특히 <디스아너드>는 사실 큰 기대도 안 했는데, 실물을 보고 나서 제대로 좋은 쪽으로 충격 받았죠. 베데스다 부스를 갔다가 <엘더 스크롤 온라인> 실물을 보고 실망해서 멘탈이 붕괴됐었는데, 그 게임을 보고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숨겨진 진주였던 베데스다의 <디스아너드>.

 

깨쓰통: 그리고 또 하나는 이러니저러니 말이 많아도 Wii U 발매가 이제 정말 눈앞에 다가왔다는 걸 실감했고, Wii U용 게임도 재미있는 게 많았다는 사실이야.

 

특히 <배트맨 아캄 시티: 아머드 에디션>은 원작이 되는 <아캄 시티>의 콘텐츠를 거의 그대로 갖고 왔음에도 불구하고 Wii U 게임패드의 다양한 특징을 제대로 활용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정말 다른 게임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멋진 모습을 보여줬어. 앞으로 Wii U의 다양한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게임들이 나오면 오랜만에 새로운 하드웨어의 갈증을 제대로 풀어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들었어.

 

한낮: , 하지만 <아머드 에디션> 처럼 좋은 게임이 있었는가 하면, 제가 <닌자 가이덴 3>라고는 말 안 하겠는데, 하여간 게임패드의 센서를 전혀 활용하지 못하는 게임들도 있었다는 점에서, Wii U용 게임들 사이에 격차가 크게 벌어지지 않을까 조금 염려되기는 해요.

 

사실 이건 PS Vita가 처음 발매됐을 때도 느낀 건데, 게임사들이 Wii U를 얼마나 잘 이해하고 게임을 만드는가에 따라 앞으로 게임들의 재미격차가 좀 커질 것 같다는 느낌입니다.

 

Wii U 게임패드 활용의 모범 사례를 보여준 <배트맨 아캄 시티: 아머드 에디션>.

 

깨쓰통: 기대가 컸던만큼 실망도 많이 했던 E3였지만, 최신 게임을 미리 접할 수 있다는 점이나, 좋은 방향이든 나쁜 방향이든 게임업계의 흐름을 짚어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고 할 수 있었겠지. 이번 행사 기간에 정말 수고했어.

 

한낮: 네, 수고하셨어요. 그런데 한국에서는 지금 넥슨의 엔씨소프트 지분 확보나, <스타크래프트 2: 군단의 심장> 소식 때문에 E3가 왠지 관심에서 비껴간 듯한 분위기인 것 같아 걱정입니다.

 

깨쓰통: 아냐. 그럴 리가 없어. 우리가 E3 기간에 평균 수면시간 2시간을 유지하며 그렇게 기사를 썼는데… 관심에서 벗어나다니….

 

TIG 독자 여러분들, 디스이즈게임의 E3 2012 기사는 아래 뉴스센터에서 확인할 수 있으니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깨쓰통의 고품격 기사들도 많으니 꼭 보시고 댓글 다세요. 두 번 다세요.

 

한낮: 독자 여러분들 죄송합니다. 지금 이 분이 잠이 부족해서 상태가 안 좋아요. 한국 가기 전에 제가 원래대로 돌려놓을 테니 하해와 같은 이해 부탁드립니다,(=_=) 그러면 서울에서 앞으로 다른 기사로 다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__)

 

깨쓰통과 한낮은 4일 만에 이걸 다 마셨다고 합니다. 맛있었다고 합니다(…).

 

 

디스이즈게임 E3 2012 뉴스센터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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