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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의 불량일기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난 '리퍼블릭' 개발자들

임상훈(시몬) 2014-03-31 10:23:02

샌프란시스코에 다녀왔습니다. GDC(게임개발자컨퍼런스) 참석 때문이었죠. 시차와 싸우며 미팅들을 많이 했습니다. 몇몇 에피소드들을 불량일기에 올릴까 합니다. 현장감 재현을 핑계로, 구어체 실험을 한 번 해볼래요. 양해 부탁드립니다. /시몬


 

호텔에서 나왔어. 2달러가 필요했지. 뮤니(Muni, 샌프란시스코 시내버스)는 돈을 안 거슬러 주니까. 면도기와 사과 하나 정도 사고, 1달러짜리 잔돈 얻으러 호텔 옆 가게를 향했어. 샌프란에 많은 그로서리 스토어(Grocery Store, 식료품 잡화점)이길 기대하며. 

 

건너편에서 뚱뚱한 노란색 택시가 유턴했어. 호텔 엘리베이터를 같이 탔던 외국인 둘이 나를 부르네. GDC 가지 않느냐고? 응. 아이 고우. 같이 가재. 타래. 땡큐. 두 덩치 큰 백인 사이에 껴 모스코니로 향했어. 그런데, 왜 앞 자리에 안 타는 거야! 속으로만 말했지. 둘은 이제 등록하러 가는 길.

 

라이언이래. 나는 사이먼. 반대편은 그렉. 시애틀에서 왔대. 나는 서울. 작년에 서울 한 번 왔었대. 자기들은 게임회사 다닌대. 캐머플라쥐(Camouflage)라고. 어, 분장하는 거야? 생활영어는 아닌데, 나는 군대에서 많이 들어서 익숙했지. 같은 거래, 스펠링(Camouflaj)은 다르고. 나는 한국에 있는 게임미디어. 프레스냐고? 그래 IGN 같은 곳이고, 가마수트라랑 제휴도 돼있어. 들어봤대. 언젠지 기억은 안 나지만. 가끔 특종 쓴다고 이야기해줬어.

 



모바일게임도 다루냐고? 응, 원래 온라인게임에 포커스 뒀었는데, 1~2년 사이 한국에서도 모바일게임이 떠서 우리도 비중 넓혔다 했지. 잘 됐대. 쿠~울. 미국도 그래서, 자기들도 모바일게임으로 옮겨왔대. 앱스토어용 게임 만든대. 명함을 줘. 신기하게 생겼어. 군대 신분증 같이. 국적이 ‘리퍼블릭’(République)이라고 써져있어. 그게 게임 이름이래. <메달오브아너> 스타일게임이라고. 

 

작년 12월에 나왔고, 잘 나간대. 클릭만으로 플레이하는 게임이고. 에피소드를 5개인가 업데이트했고, 곧 또 업데이트할 예정이래. 업데이트 단위로 돈을 받냐고 물었지. 그렇대. 게임 내에서 따로 돈 내는 것은 없대. 자랑스럽게 이야기해. 미국에서 잘 나가고, 러시아에서도 잘 된대. (한국 와서 찾아봤어. 평가가 무척 대단하네. 몰라봐서 미안. 5점 만점에 5점 받기도 했고. New Benchmark, Must-have, Must-play 같은 평가라니!)

 


 

한국에서 <피파>가 가장 잘 나가냐고? 잘 나가는 게임 맞아, 근데 <리그오브레전드>가 가장 잘 나가. 그렉은 <피파>를 잘 몰라. 축구 게임이냐고? 응, EA <피파>야. 라이언이 거들어. 그거 넥슨이 하지? 응, 그래. 카카오톡 잘 되냐고 물어? 응, 아직은 시장지배적이지. 라인이 요즘 좀 올라오고 있지만. 라이언은 라인도 아네. <애니팡> 들어봤냐고 물었지. 모른대. <애니팡>이 카카오 타고 국민게임 된 이야기 해줬어. 꽤 신기해해. 한국은 미국이랑 다르다고 이야기해줬지. 지금도 잘 되냐고? 그럭저럭. 얼마 전에 <크러시오브사가> 닮은 <애니팡2> 나왔는데, 비판은 많았는데, 무척 잘 돼.

 

앱스토어 쪽 잘 하는 퍼블리셔 소개시켜달래. 넥슨 만날 건데 괜찮냐고. 응, 나쁘지 않아. 한국은 안드로이드가 강한 시장이냐고? 응. 삼성이 있으니까. 그래도 나도 아이폰 쓰고, 게임 쪽 사람들은 아이폰 많이 쓴다고 이야기해줬어. 객단가도 높다고. 앱스토어 쪽 스뜨롱 퍼블리셔는 누구냐고? 나도 앱스토어 쪽은 잘 몰라. 넥슨이나 NHN엔터, 엔씨, 게임빌이 있고. 카카오 노린다면 CJ도 괜찮고. C 뭐냐고. 응, 줴~이. 아, 씨이줴~이. 자기들은 카카오보다 그냥 앱스토어 쪽으로 간대. 그래도 한번 만나보고 싶긴 하대. 그 회사 사람들 GDC 왔냐고. 응 왔겠지. 나랑 약속은 없어. 그래도 원하면 메일로 소개해줄게. 고맙대. 

 

25명 있고, 외주도 많이 쓴대. 한 타이틀에만 올인하고 있는 중이고. 자기 게임 대작이래. 그래 맞아, 시애틀 옆 벨뷰(Bellevue)에 있지. 좋은 동네. 밸브(Valve)도 있고, 번지(Bungie)도 있고, 아레나(Arena)도 있고. 나도 밸브랑 아레나 갔던 이야기해줬지. 다음에 오면 연락하래. 나도 서울 오면 연락하라고 했지. 시애틀은 여름이 가장 좋대.

 

샌프란시스코와 시애틀이 살기 좋다고 잡담을 좀더 하고 있는데. 모스코니 북문으로 도착. 미국 택시 신용카드로 계산하는 것 처음 봐. 택시요금 클릭하고 나니 팁이 뜨네. 어, 20%부터 시작해. 비싸다.

 


 

택시에서 내렸어. 사진(왼쪽이 라이언)을 찍어줬지. 잠바를 벗어. 안에 자기 회사 이미지가 있어서. 디스이즈게임 로고 하라고 해서 찍었지. 이런 콘텐츠 만들면 넣으려고. 좋아하네. 그렇게 헤어졌어. 해브 어 굿쇼!

 

이 내용을 수첩에 적고 있었어. 거의 다 적었을 때 아까 탔던 택시 기사가 왔어. 아까 탔던 3명 중 한 명 아니냐고. 그래, 왜? 그 두 명 어디있냐고? 안에 있겠지. 가방을 놓고 내렸대. 2 블럭 갔다가 확인하고 다시 왔대. 아까 받은 명함을 꺼냈어. 거기 군번 같이 있는 게 전화번호 같아 보였어. 맞지? 그렇대. 전화를 걸었어. 바로 온대. 그래, 내리면서도 나랑 이야기하느라고 좀 정신이 없었지. 

 


 

둘이 다시 왔고, 가방을 찾아가. 땡큐래. 응. 나도 참 좋은 경험한 것 같아. 이 친구들도 훈남 스타일이고. 택시기사도 훈남이 분명해. 나는 훈이니까, 오늘 아침 훈·훈·훈했어. 시유 인 시애틀. 근데 여기 날씨 5월 LA 같다. 햇살 참 눈부시네. simon :)

 

어, 라이언, 이 친구 <리퍼블릭> 소개 영상에도 나왔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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