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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Chapter 6-1] Dr.빙유카/원죄, 금단의 이브

코스프레 재활학과 여섯 번째, '데스티니 차일드' 이브

닥터즈 2017-01-20 18:06:44

 

"아... 안녕하세요, A 양.

말씀 많이 들었어요.

닥터 빙유카에요."

 

 

상냥한, 어딘가 차분한 목소리와 함께. 

고개를 들어보니

긴 생머리의 우아한 아가씨가

나를 보며 말을 하고 있다.

 

아, 이 분이 닥터 모모렌을 통해 들은

닥터 빙유카인가.

직접 보니 훨씬 더 차분한 느낌이다.

어떻게 보면 차가운 느낌도 있다.

 

그렇다. 

이곳은 닥터 빙유카의 진료실. 

 

어느새 나를 찾기 위한 여행 아닌 여행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정신없이 병원 안을 돌아다니다 보니

이렇게 시간이 지났는지도 몰랐다. 

 

 

 


<빙유카>

 

무척 바빴겠어요. 소울 조각은 지금까지 어떤 걸 모았나요?

 

 


<모모렌>

 

후훗, 이제 끝에 다 와가요. 닥터 빙유카.

당신이 마지막이에요.

 

 


<빙유카>

 

그렇군요. 들었겠지만...

저는 이번에 닥터들의 꼬임에 넘어가... 가 아니라,

우후훗. 두 명의 캐릭터를 준비했답니다.

 

먼저 모모렌이 소개했던 헤라,

그리고 이번에 소개할 캐릭터... 저의 메인 코스프레였죠.

 

바로 <이브>입니다.

 


[Photo by 아마란스 / Model 빙유카 / Artwork 아슈토레스]​​

 

===============================================

 

악마 이브 Profile

  


* 세례명 : 원죄/금단의 이브

* 말버릇 :  ~니? (중간중간 말을 흐림)

 * 취미 : 숙면

* 좋아하는 것 : 닻 (한 자리에 가만히 있어서)

* 싫어하는 것 : 부평초 (놀림을 많이 당했다)


 

영원히 방랑하는 신비로운 악마

멈추지 않아. 돌아오지도 않지

영원히 방랑하는 지상의 이브

 

항상 한 박자 느리게 대답하는 멍한 소녀

반응은 느리지만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다

 

===============================================​

 




[ Photo by MARC / Model 빙유카]​

​​ 

 


<빙유카>

 

이브는 다른 캐릭터와 좀 다르답니다.

다른 캐릭터는 계약자와 계약을 맺은 차일드인 반면,

이브는 악마 캐릭터에요.

 

주인공과 같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거에요.

고급 악마입니다.

딱 보자마자 마음에 들기도 했지만...

적극 추천을 받아 선택한 캐릭터에요.

 

보자마자 닥터 하루가 난리도 아니어서...

 

 


<모모렌>

 

빙유카 자체라던가, 빙유카가 아니면 누가 하냐며 울며불며 시끄러웠...

언니, 그런데 왜 이리 매번 하루 언니에게...

하긴, 듣다 보면 언니도 모르게 넘어가 있더라.

 

 


<빙유카>

 

.... 그러게.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정말 마음에 들기도 했어요.

뭔지 알 수 없는 속이라든지, 미스테리한 모습도 그렇고.

주인공을 꼬꼬마 보듯이 하는 것도, 우후후후후후.

까맣고 우아한 미니 드레스도 취향인데다가... 아름다운 그라데이션 머리도...

 

 


<모모렌>

 

... 닥터 하루는 남을 휘두른다기보다

사실 취향을 기가 막히게 알아내는 걸까.

 

 


<빙유카>

 

끄.. 끄덕...

만들면서도 정말 정말 재밌었고...

예상보다 난관도 있었고... 후훗.

 

 


[Photo by 가람과달 / Model 빙유카]​

 

 

그러고보니 이브의 캐릭터가

정말 닥터 빙유카를 많이 닮은 것처럼 보였다.

 

눈매도, 이런저런 분위기도,

의사 가운 안쪽에 숨겨진

언뜻 보이는 까만 드레스도. 

 

과연.​

 

그리고 닥터 빙유카가

이 팀의 의상과 소품을 맡았다는

모모렌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Photo by 가람과달 / Model 빙유카]​​

 

 


<모모렌>

 

응, A 양. 전에 이야기했죠?

닥터 빙유카가 바로 이번 프로젝트의

소품과 의상 담당이에요.

정말 고생 많이 했어요.

 

 


<빙유카>

 

생각보다... 만들어야 하는 옷이나 소품이 정말 많더라구요.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어요.

제 옷도 그렇지만, 다른 사람들의 옷이나 소품도

정말 만만치 않았어요.

 

그래요.

조금씩 조금씩 풀어왔지만.

 

제가 준비한 레슨은

가장 기본이면서

코스프레의 필수 조건이라고 할 수 있죠.

 

모든 것을 창조해내라!

의상과 소품 제작, 그리고 배경이에요.

 




[Photo by 가람과달 / Model 빙유카]​

​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아무리 정신적인 면을 충족시킨다고 해도

이것이 없으면 할 수 없는 것.

소품과 의상.

 

하지만 제작이라는 걸 한동안 하지 않았고,

사실 잊어버리다시피 있었는데...

언젠가는 마주칠 것을 마주친 느낌이었다.

 

나에게 가장 큰 난관이 아닐 수 없다.

 

 


 



[Photo by FAZZ / Model 빙유카]​​​

 

 


<빙유카>

 

그런데 A 양.

본격적인 레슨에 들어가기 전에.

병원은... 돌아다니는데 어렵지 않았나요?

 이곳저곳 진료실도 많아 힘들었을 텐데...

배는 고프지 않아요?

 

 


<모모렌>

 

A양 힘들 거야.

아침부터 쭉 나랑 돌아다녔는걸요.

 

 


<빙유카>

 

그렇구나. 그럼 잠깐만 기다려...

간식 가져올 테니.

 

 




[Photo by FAZZ / Model 빙유카]​​​​

 

 

과연 닥터 빙유카. 소문대로구나...

말릴 새도 없이 사라지더니,

금방 따끈한 밀크티와 달콤한 향기의 비스킷이 담긴 예쁜 접시를 가져왔다.

 

처음엔 그렇게 배가 고프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는데,

달콤한 향기에 이끌려 비스킷을 입에 물었다.

비스킷은 바스락 소리와 함께 입 안에 넣었다 싶었는데

금방 꿀처럼 녹아 사라졌다.

 

연거푸 몇 개를 더 입에 집어넣는 나를

닥터 빙유카는 빙그레 웃으며 바라보았다.

 

  



[Photo by FAZZ / Model 빙유카]​​

 

 


<빙유카>

 

자... 그럼 한 번, 가볍게 소품과 의상을 이야기해볼까요?

사실 마음은 하고 싶다고 해도

대부분 걸리게 되는 장애물이 바로

이 기본적인 소품과 의상 부분입니다.

 

만드는 사람, 메이커로써 필요한 부분은 무엇일까요?

 

A 양, 혹시 아시나요?

​ 

 

[복잡하고 새로운 것이 많으니까, 창작성? 을 선택했습니다]

 

 


[Photo by 가람과달 / Model 빙유카]​​​

 

 


<빙유카>

 

맞아요 A 양. 창작성입​니다.

정말 이만큼 중요한 것이 없어요.

뭐든지 다 끌어모아서 새로운 것을 창조해야 해요.

  ​

아시다시피 일러스트를 기반으로 하면

옷이나 소품이 현실과는 맞지 않는 부분도 많고

정말 엉뚱한 소품이, 기상천외한 것들이 달려 있는 것도 많습니다.

 

그리고 이 분야에서 김형태 님은

네... 선구자적인 입장이죠.

 

머리에 등을 단다든지.

어떻게 걸어다니나 싶을 정도로 정말 신기한 부츠를 신긴다든지.

 

네.. 그런 점이

보고 즐기는 데는 좋지만

메이커에게는 아이디어를 짜내야 하는

고통의 순간이 온답니다.

 

그래서 창작성!

창작의 세계만큼 중요한 게 없어요.

메이커가 되면 정말 주변의 모든 사물이

소품을 만드는 재료로 보일 정도에요 ㅎㅎ

 

 


[Photo by 가람과달 / Model 빙유카]​​​

 

 

머리에 등을 단 아이라.

갑자기 옛 기억이 몰려와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그렇지. 그 분은 이 분야에서는 독보적이었고

과거의 나는 도전하다시피

그가 창조해내는 캐릭터들을 좋아하고

그래, 코스프레를 했었다.

 

정말 창의적인 소품들이 많아서,

늘 애를 먹었고

생각해내고

창조해내던

그 때가 떠올랐다. 

 

  

[Photo by 가람과달 / Model 빙유카]​​​​​​​

 

 


<빙유카>

 

그리고 코스프레 팁이라고나 할까요.

코스프레 환경은 이전과 많이 달라졌는데요.

가장 크게 변한 점이라면

<현실화>의 정도를 손꼽을 수 있죠.

 

예전에는 사실

캐릭터를 비슷하게 흉내만 내는 정도도 많았는데

기술이 발전하고 코스프레도 전문화되면서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이라든지

작품의 구현도를 높이는 방법에 모두 정성을 기울이게 되었어요.

 

그래서 중요한 요소로 부각된 것이

바로 <배경>입니다.

 


[Photo by MARC / Model 빙유카]​​

 

 


<모모렌>

 

맞아요.

캐릭터 구현도도 그렇지만

배경이나 효과가 상당히 중요해요.

 

저도 그렇지만 이 멤버 모두가,

구현도에 상당히 신경 쓰는 코스튬 플레이어이기도 합니다.

 

요즈음은 기술도 많이 발달해서

컴퓨터로 배경 자체를 만들어 넣기도 하고... 직접 그리기도 해요.

 


[Photo by 아마란스 / Model 빙유카]​​​​​​

 

 


<빙유카>

 

네. 저 같은 경우에도 필요에 따라 배경을 그리는 일도 있지만

좀 더 현실에서 배경과 포즈에 집중하는 쪽이에요.

 

그래서 스튜디오 같은 경우에도 상당히 공을 들여

배경을 탐색하고 선정하기도 하구요.

 

하지만 단체 촬영의 경우에는 조금 다르죠.

 

각종 캐릭터들이 무난하게 어울릴 수 있도록

무난한 배경이나 아무것도 없는

스크린 스튜디오를 선택하곤 하는데요.

그런 경우에는 최대한 캐릭터에 맞출 수 있는 소품을 준비하고

배경을 사용하여

그 캐릭터에 생명력을 부여한답니다.

 

이번에 저는

이브라는 캐릭터가 만들어내는 공간의 분위기도

함께 만들고 싶었어요.

 




[Photo by 가람과달 / Model 빙유카]​​​​​​

 

그래서 준비한 것은 다름아닌!!!

말 조형물과 촛불, 꽃잎, 보석들... 휴...

상당히 많이, 캐릭터들의 분위기에 맞게 가져왔어요.

 

그 소품을 가져다 놓으면서 만들어낼 수 있는 포즈나 구도가 얼마나 많은지.

그리고 그 소품을 배치함으로 주는 공기가 얼마나 다른지.

 

다같이 찍던 같은 공간이,

상당히 달라진답니다.

 

작은 소품 하나가 만들어내는 영향이

의외로 제법 대단해요. ㅎㅎ

 





 

​[Photo by FAZZ / Model 빙유카]​​​​​​​

 

 

 

나를 바라보며 나긋나긋 이야기를 하던 닥터 빙유카는

조용히 미소를 짓더니,

찻잔 옆에 슬며시 보석 조각을 올려다 놓았다.

 

소울 조각! 

 

 

 


<빙유카>

 

그러니까... A 양.

어떻게 보면 마왕 후보생 님.

 

마지막 코스프레의 소울 조각입니다.

창조성이에요.

 

 
[Photo by MARC / Model 빙유카/ Artwork 빙유카]​​​

 

 

[ A는 마지막 코스프레 소울의 조각을 얻었다!!! ]

 

 


 

 

 

마왕 후보생이라. 그래, 그렇지.

이 게임과 나는 뭔가 큰 그림을 함께 그린 것과 같이 닿아있었다.

 

핑크 빛을 띤 보라색의 소울 조각

우주를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의 소울 조각을 받자마자

갑자기 나도 모를듯한 눈물이 나왔다.

주책맞게, 갑자기 왜지.

 

그런 나를 닥터 빙유카와 모모렌은 가만히 안아주었고

우린 그렇게 셋이서 한참을 꼭 안고 있었다.

 

 

 


<모모렌>

 

아쉽지만 이제

작별의 시간이에요.

 

우리가 준 코스프레의 소울 조각은

사실 당신이 가지고 있었던 것이에요

 

어떻게 보면 정말 당연한 이야기를 해준 것과 같아요.

하지만 잊기 쉬운 이야기들.

 

당신에게 행운이 찾아오길 빕니다.

그리고 기대할게요.

 

 당신은 해낼 수 있을 거에요.

 

.

.

.

 

"꾸엠"

 

 
평생 기억하게 해줄게♥ (슬라이드 스킬 보이스)

[Photo by 아마란스 / Model 빙유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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