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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국 총리와 한국 피자집 알바

임상훈(시몬) 2011-04-23 15:25:08

2006년 오늘(4월 23일) 중국 총리의 한 마디.

 

"나에게 꿈이 하나 있다. 모든 중국인, 특히 어린이들이 매일 우유 500g을 마실 수 있는 것이다."

 

'서민 총리'로 인기가 높은 원자바오 총리가 충칭의 한 과학기술원 목축연구소에서 한 말이죠.

 

 

그 뒤, 세상이 바뀌었습니다.

 

중국 전역에 우유 마시기 캠페인이 벌어졌죠. 거리에는 110m 허들 세계챔피언 류샹의 얼굴과 함께 "우유를 많이 마셔 훌륭한 운동선수가 돼라"고 적힌 대형 광고판이 걸렸습니다. 11월에 시작된, 중국 10개 성을 돌며, 초등학생에게 우유를 나눠주는 '우유 장정' 운동은 연일 신문, 방송으로 중계됐고요. 

 

 

 

 

2005년 10kg 이하였던 중국인 1인당 유제품 소비량이 2008년에는 20kg 이상으로 늘었습니다.

 

 

중국에서 엎질러진 우유가 전 세계를 적시는 건 삽시간이었습니다.

 

2007년 우유 가격은 전년에 비해 2배 가까이 튀어올랐고, 2006년 초 1톤당 3,000달러 하던 모차렐라 치즈 가격은 그해 말 5,000달러까지 솟았습니다. 독일에서는 치즈사재기 문제가 발생했죠.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일을 볼까요. 2007년 초 편의점 카페라테 가격이 1,000원에서 1,200원이 됐고, 2008년 롯데제과의 가나초콜릿 가격은 12년 만에 300원에서 500원으로 올랐습니다.

 

비슷한 시기, TV의 피자헛 CF는 갑자기 피자 대신 스파게티를 광고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피자가게에서 일하던 알바 중 일부는 일자리를 잃게 됐죠. 

 

 

중국 총리의 한 마디와 우리의 삶은 이렇게 연결돼 있습니다.

 

 

서태지와 이지아의 사생활에 쏟는 관심의 1할 만큼이라도, 같은 시기에 벌어진 중요한 사회적 사건들에도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연예인의 사생활에 몰두해 있는 사이, 우리 자신의 사생활에 훨씬 많이 연결된 일들이 일어나거나, 밝혀지거나, 덮어지고 있으니까요.

 

sim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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