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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이집트, 독립 투쟁에 나서다? 문명 온라인 2세션 후기 (下)

11월 22~23일 지구 1서버 2차 세션 종군 후기

아퀼 2015-11-30 15:00:20

2차 세션 후기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지난 기사에서 보여드렸다시피, 이집트는 로마에게 패배를 당해 꼴등으로 내려앉았습니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집트는 이제 끝났어’라며 좌절했는데요.

 

하지만 그건 섣부른 판단이었습니다. 이집트는 독립군(!)을 조직하고 최후의 순간까지 로마에게 맞서 싸웠어요. 꼴등을 탈출하지 못했지만 나름 분풀이도 해냈고요. 그 독립 투쟁사를 기행기로 다뤄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필진 아퀼



■ 지난 이야기 요약

 

[지난 기사 보러 가기]

 

 


로마에게 탈탈 털려 대위기를 겪게 된 이집트.jpg

 

이 상황에서도 이집트인들은 정신 승리를 시전하는데…. 과연 그 결과는?

 

 

■ 이집트, 독립군을 조직하다

 

11월 22일, 이집트는 당장 망해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에 놓였습니다. 워낙 많은 영토를 빼앗겨서 무기, 방어구 생산에 필요한 자원을 충분히 확보할 수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이집트 수도에서 가장 가까운 돈벌이용 사냥터 ‘바위산’ 근처에는 로마 도시까지 세워졌죠.

 

바위산은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사냥터입니다. 시간 당 수십만 골드는 너끈히 벌 수 있는 곳이거든요. 이 사냥터를 많이 확보한 문명일수록 돈을 쉽게 벌고 그만큼 강력한 탱크, 비행선을 많이 살 수 있게 되죠.

 

<스타크래프트>로 따지자면 앞마당 멀티에 적 벙커가 박힌 꼴.

 

헌데 이집트가 이용할 수 있는 바위산 근처에 로마 도시가 들어섰단 말이죠. 이래서야 바위산에서 사냥하다 언제 로마 유저의 훼방을 받을지 모르게 됐습니다. 실제로 이집트인을 잡으려고 바위산으로 몰려온 로마 유저도 있어요.

 

상황이 이런데도 이집트인들은 어떻게든 바위산 사냥을 해보기로 결심합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방법이….

 


 

“열기구로 사람을 옮기면 되지 않을까?”

 

좋은 방법이었습니다. 덕분에 바위산 입구를 지키는 로마 유저를 따돌리고 바위산에 도착할 수 있었어요.

 


 

“도착했으니 로마군부터 몰아내고 돈을 법시다!”

 

작전은 성공이었습니다. 이집트 유저들은 로마가 대규모 토벌대를 보내기 전까지 열심히 돈을 벌고 빠져나갔죠. 이로써 독립 운동 자금(!)이 마련됐습니다.

 


 

겸사겸사 바위산 두목에게서 얻을 수 있는 최고급 무기를 많이 긁어 모으기까지 했습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쓸 무기만 남기고, 나머지는 다른 사람에게 저렴하게 팔거나 우편으로 기부했어요.

 

하지만 여전히 산업시대 무기, 방어구가 부족했습니다. 되도록 많은 이집트인을 좋은 장비로 무장시켜야 할텐데, 그 장비를 만들려면 엄청나게 많은 양의 석유를 캐야 했어요.

 

문제는 이집트 영토 안에 남아있는 석유 산지가 적었다는 것인데 누군가가 아이디어를 냅니다.

 


 

“로마 영토에 가서 몰래 석유 먹고 튀면 되잖아!”

 

“그 방법은 너무 위험하지 않아요?”

 

“에이, 뭐 어때? 남의 땅에서 자원 먹으면 더 재미있잖아?”

 

…과연 이집트 유저들. 재미를 위해서라면 위험한 짓도 서슴지 않죠. 결국 이집트인들은 필요한 만큼의 석유를 확보하는 데에 성공합니다.

 


 

“자, 이제 전함을 뽑아서 해적질을 합시다!”

 

충분한 돈과 장비를 확보한 덕분에 이집트 문명의 전투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했습니다. 가장 비싼 탈것인 전함을 타고 해상전을 벌이는 유저가 나올 정도로요. 그리고….

 


 


 

“어라? 여기 상륙할만한데? 당장 점령해버립시다!”

 

빼앗겼던 항구 도시를 점령하는 데에 성공합니다. 내친 김에 내륙 도시도 되찾았고요. 그 결과….

 


 

“여러분, 우리의 고향을 되찾았어요! 그리고 로마를 또 다시 꼴찌로 만들었습니다!”

 

비록 로마가 중국과 1등 자리를 다투느라 바빴던 탓이 컸지만 아주 의미 있는 일이었어요. 전날 밤만 해도 ‘이집트는 이제 끝이야’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런데 단 1시간 만에 원래 영토를 거의 다 되찾고 로마를 꼴찌로 밀어내다니, 상상도 못할 일이었어요.

 

그것도 바위산 사냥터도, 수많은 석유 광맥을 잃은 절망적인 상황에서 군사강국 로마에게서 따낸 승리입니다. 이때의 기쁨이 너무 각별해서인지….

 


 

이 같은 생각이 들 정도더군요.

 

하지만 기쁜 순간은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system> 로마가 게임 난이도를 올렸습니다. 헬게이트가 열렸습니다. 

 

22일 22시 공방전, 중국과 다투던 로마 본대가 귀환했습니다. 하트셉수트 여왕님이 보우하는 수도 테베르 제외한 거의 모든 내륙 도시가 박살 나더군요. 

 

거기다 로마 유저들은 공방전이 끝난 뒤에도 테베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탱크와 자주포를 가져와 테베 외곽에 지어진 건물을 공격하며 이집트인을 위협했죠. 

 

……

 

이 당시 필자의 심정.jpg

 

 

■ 꼴찌 해도 괜찮아, 우린 로마만 괴롭힌다!

 


 

“일단 수도를 지킵시다! 탱크는 아껴야 하니 지뢰로 맞서 싸워요!”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하죠. 새벽 유저들이 열심히 지뢰와 다이너마이트를 던진 결과, 로마군 탱크 수가 조금씩 줄어들더군요. 덕분에 이집트 유저는 테베 포위망을 풀고 공격 준비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2차 세션 마지막 날인 23일 18시, 이집트 유저들에게 희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로마가 중국하고 1등을 다투느라 정신이 없다는 소식이었죠.

 


 

“로마가 한눈 팔 때 영토를 되찾자!”

 

영토를 찾을 기회가 오자 이집트인들이 발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탱크를 최대한 긁어 모아 테베 서쪽으로 진군하여….

 


 

단숨에 테베 후방 도시를 되찾았습니다. 이제는 뒤통수를 맞을 걱정을 안 해도 되겠네요. 

 

여기서 이집트는 두 가지 선택 중 하나를 골라야 했습니다. ‘현재 1등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을 끌어내릴 것이냐’, 아니면 ‘숙적 로마가 1등으로 올라가지 못하게 방해할 것이냐’였죠. 

 

물론 둘 다 공격하면 좋겠지만 1등인 중국과 2등인 로마를 동시 공격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했습니다. 결국….

 


 

“주사위는 던져졌다! 우린 로마를 친다!”

 

23일 20시, 이집트는 산업시대 결전병기 ‘랜드크루저 탱크’를 꺼냅니다. 그리고 동쪽으로 진군해서 로마의 도시를 쓸어버립니다. 

 

 


 


급기야 이집트군이 로마 수도를 공격하는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고요. 비록 점령에는 실패했지만 이집트인들은 이번 일로 설움을 그럭저럭 풀어냈답니다. 

 

다만 로마 수도를 공격한 것이 꼭 좋은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그동안 로마는 중국을 공격하는 데에만 집중했는데, 수도를 공격받고 나서는 이집트를 집중 공격하기 시작했거든요. 

 

이로 인해 이집트 유저는 또 다시 로마의 침공에 시달리게 되는데... 

 


 

“상관없어! 우린 끝까지 로마를 친다!”

 

이집트는 로마와 싸우면 꼴등을 면치 못할 걸 알면서도 결사항전을 주장했습니다. 그래서인지 본토 수비를 포기하고 북극의 로마 도시를 공격하는 부대가 등장하기까지 했습니다.

 

이 때문에 23일 20시에는 여기저기서 난타전이 일어났습니다. 이집트도 로마도 수많은 도시를 잃었고, 서로가 서로를 많이 죽였죠. 그 결과…. 

 


 

이집트는 북극 절반을 얻었고, 로마는 이집트 내륙 도시를 묵사발 냈으며, 승리는 중국이 가져가는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꼴찌는 이집트가 차지했고요. 

 

그러나 꼴찌를 했다며 실망하는 유저는 예상보다 적었습니다. 도리어….

 


“이것 봐, 로마 수도 터졌다! 우린 그래도 수도를 잃은 적은 없는데 캬캬캬~”

 

줄어든 이집트 영토를 보고 슬퍼하기보다 로마의 수도가 사라진 걸 보고 기뻐하는 사람이 더 많이 보이더군요. 그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다들 수고했어요! 꼴찌는 했지만 재미있었잖아요?”

 

길드 채팅이든 문명 채팅이든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어요. 돈도 자원도 벌기 힘든 상황 속에서 로마에게 한 방 먹이는 데에 성공했다며 만족하는 사람도 많았고, 화끈하게 싸우는 재미가 있었다며 만족하는 사람도 많았어요. 

 

그럼요. 게임인데 이기고 지는 게 대수인가요? 재미있으면 됐지. 

 


 

개인적으로도 만족스러운 세션이었고요. 아무런 위기 없이 1등 하는 문명에서 플레이할 때보다 독립 운동을 벌였던 이집트에서 플레이할 때가 재미있었거든요. 

 

또한 꼴등에서 두 번째 우승 후보로 떠오른 로마, 독립 운동을 전개한 이집트를 보며 멸망의 위기에 빠진 나라를 되살리는 방법을 알게 됐고요. 우승보다 더 귀중한 경험을 해서 뿌듯했습니다.

 

그럼 2차 세션 기행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세션에 참여하신 유저 분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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