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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그때 그시절 콘텐츠를 즐겨보세요! 리니지의 '특화 서버' 도전기

안정빈(한낮) 2016-10-24 11:20:23

"딱 그 시절이 제일 좋았지" 

 

'40명씩 레이드에 들어가서 전략을 세우던 시절이 좋았다', 'PVP가 활발해서 긴장을 늦추지 못하던 시절이 그립다', '마음만 먹으면 죽을 일조차 없는 레벨업은 지루하다' 온라인게임 좀 했다는 사람들이라면 평소 몇 번쯤은 들어봤을, 혹은 생각해봤을 이야기다. 

 

온라인게임 서비스가 길게는 10년 이상 이어지면서 '같은 게임이지만 다른 경험을 원하는 유저들'이 늘어나고 있다. 게임이 너무 달라져 적응하기 어려워서, 그 시절의 향수를 느끼고 싶어서, 업데이트로 달라진 방향성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등 이유도 제각각이다.

 

하나 같이 쉽게 들어주기 어려운 문제지만 개발사로는 유저들의 이유있는 요구를 마냥 무시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나온 방법이 '특화 서버'다. 게임은 같지만 특정한 업데이트가 없다거나, 콘텐츠를 제한해서 다른 경험을 주는 방식이다.

 

<리니지>는 이 특화 서버를 가장 빠르게, 가장 적극적으로 도입한 게임이다. <리니지>의 대규모 업데이트를 맞아 진행하는 기획 그 마지막은 <리니지>의 특화서버에 대한 이야기다.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 테스트서버 고정유저의 출현. 특화 서버의 가능성을 보다

 

해외의 특화서버는 주로 RPG의 R. 그러니까 롤플레잉에 집중한 서버가 많았다. 반면 국내 온라인게임의 특화서버는 순수하게 게임 내 콘텐츠에 집중한 경우가 많다. <리니지>도 마찬가지다.

 

<리니지>의 첫 공식 특화 서버는 2009년 '오크 서버'다. 다만 오크 서버 이전에도 특정한 콘텐츠에 집중된 서버가 있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자면 2001년에 이미 아인하사드라는 Non-PVP 서버가 열렸고, 그 이전부터 테스트서버가 있었다.

 

테스트서버가 어째서 특화서버냐고 의문을 가질 유저가 많겠지만 <리니지>의 테스트서버는 조금 다르다. 테스트서버의 도입 자체는 새로운 콘텐츠를 점검하려던 의도가 맞지만 아이템 드롭률과 경험치를 몇 배로 올려 놓은 테스트서버는 빠른 성장을 앞세우며 유저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이후 주기적인 서버 초기화까지 이어지며 '새로운 판'을 만들어주다 보니, 아예 테스트서버만을 고정으로 플레이하는 유저도 생겼다. <디아블로>시리즈의 시즌을 즐기는 것과 비슷한 이유다. <리니지>를 설치할 때 테스트서버를 기본적으로 같이 설치해주는 이유도 이를 하나의 게임으로 보기 때문이다.

 

현재 테스트서버의 접속 화면.  

 

# PK가 싫어요. Non-PVP에서 시작된 본격적인 특화 서버

 

테스트서버를 제외하고 본격적인 <리니지>의 특화 서버가 시작된 건 Non-PVP서버부터다. PVP는 <리니지>의 상징이다. 하지만 유저 중에는 PVP 콘텐츠에 심한 반발을 느끼는 유저들도 있었는데, 이를 위한 시도가 Non-PVP서버다.

 

Non-PVP서버에서는 말 그대로 유저끼리 싸울 수 없다. 다만 일반적인 PK가 아닌 정당한 콘텐츠로서의 PVP는 가능하다. 예를 들어 던전이나 마을의 길을 막는 걸 방지하기 위해 각종 입구에서는 싸울 수 있고, 결투를 통한 PVP나 공성전도 가능하다.

 

유저 간의 분쟁의 여지조차 없애기 위해 몬스터도 아이템을 떨구는 대신 자동으로 유저의 인벤토리에 넣어준다. 일반적인 <리니지>의 모습과 달리 평화로움을 강조한 서버다. <리니지>에서 PVP를 빼면 무슨 재미가 남겠느냐는 세간의 예상과 다르게 Non-PVP 서버는 꾸준한 수요가 있었고, 결국 첫 Non-PVP서버인 아인하사드에 이어 로엔그린과 하이네까지 3개의 서버가 생긴다.

 

 

Non-PVP 서버라도 공성전만큼은 치열하다. 

 

 

PVP 여부나 아이템 드롭 정도에 차이를 주던 <리니지>는 2009년 오크 서버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특화 서버를 만들기 시작한다. 유저 간의 전투에 집중하거나, 플레이시간을 제한하고, 업데이트 이전의 시스템을 선보이는 등 다양한 유저의 요구에 맞춰 도전하던 시기다.

 

2009년 추가된 오크 서버는 테스트서버나 Non-PVP 서버와 다르게 콘텐츠와 운영방식까지 바꾸는 적극적인 변화를 보여줬다. 오크 서버가 생긴 가장 큰 이유는 '공정성'이었다. 

 

당시 <리니지>는 각종 업데이트가 이어지면서 이를 따라오지 못하는 유저들이 생겨났고, 이런 유저들을 위해 최고 레벨을 52로 제한한 서버를 만든 것. 최고 레벨이 낮다 보니 레벨을 올리는 부담도 그만큼 적고, PVP나 공성전 등 다른 콘텐츠에도 눈을 돌릴 수 있을 거라는 발상이다.

 

 

 레벨이 52로 제한된 이유는 유저의 목적 중 하나인 '데쓰나이트' 변신을 최고레벨로 잡은 탓이다.

 

 

# '그때가 좋았지' 추억을 위한 특화 서버의 등장

 

오크 서버에서 특화 서버의 가능성을 본 <리니지>는 특화 서버의 최대 목표였던 '과거의 모습'을 살리기 위한 시도를 한다. 

 

바포메트 서버부터는 <리니지>의 기본으로 돌아가 유저 간의 전투를 강조한다. PVP에 각종 제약들이 생기면서 PVP와 PK가 일부 유저만의 콘텐츠로 남는 것을 아쉬워하는 유저들을 위한 서버다.

 

바포메트 서버에서는 경비병이 눈앞의 PVP에도 반응하지 않으며, 공성전은 전투가 가장 빈번한 켄트, 윈다우드, 오크성으로 한정된다. PK 100회를 채우면 끌려가던 지옥을 없앴고, 유저가 사망했을 때 아이템 드롭률을 높였다. PK를 위한 동기를 만들어준 셈이다.

 

이어서 추가된 커츠 서버에서는 '과거의 추억'을 되살리기 위한 시도가 이어졌다. 복잡한 신규 직업을 없애고 직업을 기사와 군주, 요정, 마법사의 4개로 제한했고, 사냥만 해도 6시간 동안 지속 가능한 +9 임시무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

 

적극적인 전투를 위해 유저의 최고 레벨을 55로, 플레이시간을 일주일에 30시간으로 제한하며 자동 프로그램의 개입도 최대한 막았다. 생성 가능한 캐릭터도 단 2개 뿐이다.

 

 

이때부터 새로운 특화 서버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이벤트도 시작한다.
   

 

# 절반의 성공과 실패. 계속되는 특화 서버의 도전

 

특화 서버가 무조건 성공을 거둔 건 아니다. 바포메트 서버나 커츠 서버처럼 지나치게 실험적이고, 중요한 콘텐츠가 빠진 서버들은 일반 서버와 달리 '끝까지 플레이하는 서버'라는 인식이 약했다. 결국 특징이 비슷한 바포메트 서버와 커츠 서버는 1개로 통합되고 만다.

 

그래서 <리니지>는 두 서버의 통합을 계기로 콘텐츠를 제한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다시 새로운 특화 서버에 도전한다. 가장 최근에 오픈한 해골 서버와 서큐버스 서버다. 

 

해골 서버는 앞선 <리니지>의 과거 모습을 살린 PVP의 재미에 지금까지 추가된 PVE 콘텐츠를 덧붙인 서버다. 

 

캐릭터의 이름 변경을 막고, 캐릭터 슬롯을 3개로 제한하는 등 캐릭터가 유저의 분신이 되던 옛날 모습을 되살렸지만, 최고 레벨은 84로 넉넉하게 유지하며 PVE 콘텐츠에도 중점을 뒀다. 옛날 느낌으로 현재 <리니지>의 콘텐츠를 플레이하도록 유도한 셈이다.

 

 

 추억 속으로의 귀환을 외쳤던 해골 서버. 추억은 유지하되 콘텐츠는 현재에 맞추자는 계획이다.

 

 

마지막 서버인 서큐버스 서버는 지금까지의 어떤 서버보다도 PVP를 강조했다. 캐릭터 아이디 변경이 불가능하고, 캐릭터 슬롯이 3개로 제한되는 등 기본적인 부분은 해골 서버를 따르되 경험치나 성향치를 복구하는 편의성 시스템을 빼버렸다.

 

대신 서큐버스의 계약이라는 아이템을 통해 경험치 하락을 막을 수 있고, 서큐버스의 계약을 사용 중인 다른 유저를 처치하면 각종 보상을 획득할 수 있다. 공성전 이외에도 유저 간의 PVP가 일종의 '보상을 노린 전쟁'이 되도록 유도한 셈이다.

 

실명인증이 필요한 각종 보안서비스에 가입하지 않으면 접속 자체를 막음으로써 최대한 '자동 유저'를 줄인 점도 서큐버스 서버의 특징이다.

 

 

서큐버스 서버만을 위해 추가된 아이템.  

 

 

# 새로운 유저를 위한 다양성이 필요한 시기. 특화는 계속된다

 

<리니지>의 특화 서버 도전이 굳이 성공이냐 실패냐를 따지지 않아도 이미 게임 자체에서 특화 서버가 차지하는 비중은 더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리니지>는 2014년 데몬 서버를 마지막으로 이후 열린 2개의 서버를 연달아 특화 서버로 열었다. 

 

현재 <리니지>를 플레이하지 않는 신규 유저나 복귀 유저를 유입하려면 특징이 확실한 특화 서버가 더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리니지>의 특화 서버가 게임의 다양한 방향성을 보여주는 데는 성공했다는 뜻이다.

 

일반 서버의 개수가 이미 44개에 달하는 데다가 온라인게임 유저도 예전보다 계속 줄어드는 만큼 같은 게임에서 다양한 것을 원하는 유저들을 만족하게 하기 위한 특화 서버 도전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리니지의 서버 목록. 50개를 넘긴 이후로는 단순히 서버만 늘리는 건 지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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