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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고금의 모에 요소를 다 모았다! M.O.E. 인터뷰

론칭 앞둔 마스터 오브 이터니티(M.O.E.) 개발팀 인터뷰

김승현(다미롱) 2016-09-19 12:31:02

“캐릭터가 몇 개냐고요? 저희 게임에 캐릭터 몇 개는 없습니다. 몇 명이 있죠.”

 

인터뷰 중 무심코 나온 말 실수가 바로 지적 받았다. 실수로라도 캐릭터를 사람 취급 하지 않으면 바로 혼(?)났다. 모바일 SRPG <M.O.E.>(Master of Eternity, 이하 모에) 인터뷰 중 있었던 이야기다.

 

<모에>가 20일 론칭 한다. 미소녀와 메카닉, SRPG라는 흔치 않은 소재를 한 데 버무린 게임이다. 셋 모두 한국에선 대중적이지 않은 소재다. 그나마 대중적이라고 할 수 있는 ‘미소녀’도 메인으로 부각되면 오타쿠 게임(?)이라고 백안시된다. 온라인•모바일 통틀어 흥행작 없었던 메카닉, 모바일에선 찾아보기 힘들어진 SRPG까지 가면 말할 것도 없다.

 

이런 마이너 소재들이 어떻게 넥슨같은 대형 게임사에서 나왔나 했더니 이런 이들이 게임을 만들고 있었다. 기획부터 “미소녀가 버려지고 소비되는 것이 싫어서” 시작된 게임이었다. 과연 이들은 <모에>를 통해, 소녀들의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걸까? 넥슨 IS팀의 구현우 디렉터, 김종완 기획자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왼쪽부터 넥슨 구현우 디렉터, 김종완 기획자

 

 

미소녀, 메카닉, SRPG. 하나같이 대중적이라고 하기엔 힘든 소재다. 대체 어떤 계기로 <모에>를 구상하게 되었나?

 

구현우: 시작은 미소녀였다. 개인적으로 미소녀 소재 게임을 정말 좋아한다. 모바일 게임 초창기부터 카드배틀이나 RPG 대부분을 섭렵했다. 그런데 매번 한 가지 아쉬움이 있었다. 대부분의 캐릭터가 소비되고 버려진다는 것이었다.

 

아무리 일러스트가 예쁘고 성격이 매력적이어도 성능이 나쁘면 버려졌다. 심하면 다른 캐릭터 성장을 위한 '먹이'가 되기도 했다. 그렇게 ‘최애캐’ 몇 명을 보내고 나니 너무도 안타까웠다.

 

미소녀가 소비되고 버려지지 않는 게임을 하고 싶었다. 조금 더 나아가 사람들이 소녀들의 이야기를 보고 들으며 힐링 받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모에>는 그렇게 시작됐다. 그래서 우리 게임은 캐릭터도 소수정예다. 캐릭터를 성장시키는데 다른 캐릭터를 ‘먹일’ 필요도 없고.

 

 

의외다. 메카닉이나 SRPG 얘기가 나올 줄 알았는데…. 보통 캐릭터 중심 게임은 일러스트나 이야기뿐만 아니라, 전투 연출로도 캐릭터 개성을 표시하지 않는가? 그에 반해 <모에>는 전투에서 메카닉만 보이고.


구현우: 메카닉은 ‘미소녀 → 우주(배경)’라는 흐름에서 자연스럽게 나온 소재다. 그리고 무엇보다 딱딱한 경질의 기계 병기와 아름다운 소녀의 조합이라는 것이 매력적이지 않은가. (웃음)

 

김종완: 사실 초기에는 메카닉도 미소녀 못지 않게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그 때는 메카닉 장비(파츠) 개념도 없이, 메카닉을 직접 분해하고 그 부품으로 새로운 메카닉을 만드는 개념이었으니까.

 

그런데 솔직히 유저들에게 받아들여 질 것 같지 않더라. 가뜩이나 마니악한 게임 만드는데, 거기서 한 단계 더 깊이 들어가는 것이니까. 그래서 눈물을 머금고 메카닉 비중을 가볍게 줄였다.

 


 

 

# 츤데레부터 뱅뱅이 안경까지, 동서고금 모에 요소를 다 모았다


제목부터 <모에>다. 이 모에(萌え)라는 게 사람마다 선호하는 코드, 전달 방법이 다 다르다. 누군가는 이야기를 통해 캐릭터의 매력이 전달되는 것을 원할 것이고, 누군가는 츤데레 같은 한 눈에도 알아보기 쉬운 ‘모에 요소’를 원할 것이다. 게임은 어떤 '모에'를 추구하는가?

 

구현우: 적어도 캐릭터에 한해서는 '다양성'이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질문한 것처럼 시대에 따라 선호되는 캐릭터성이 달라졌고, 어떤 때는 새로운 캐릭터성이 탄생하거나 외면 받았던 캐릭터성이 재조명되기도 한다. 그렇게 십수 년이 흘렀다. 이제는 특정 코드만을 밀어서는 안 된다.

 

<모에>에는 서브컬쳐에서 볼 수 있는 대부분의 캐릭터성을 담기 위해 노력했다. 예를 들어 메인 캐릭터격인 '레아스'는 덜렁이•요리치•짝사랑 같이 시대를 타지 않는 캐릭터성을 가졌고, 에밀리는 트윈테일•츤데레라는 얼마 전까지 서브컬쳐에서 가장 메이저했던 캐릭터성을 가졌다.

 

이런 인기 있는 캐릭터성 외에도, 뱅뱅이 안경 낀 소극적인 소녀 ‘라시스’ 같은 고전적인 캐릭터도, 메드 사이언티스트 누님 ‘라비’ 같은 조연으로만 각광 받는 캐릭터 등 주류에서 벗어난 코드도 등장한다. 이들도 저마다 메인 스토리 속에서 독자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고유의 이야기도 가지고 있다. 캐릭터는 16명이지만, ‘캐릭터성’의 다양성만큼은 자신 있다.

 

 

 

매력적인 캐릭터와는 별개로, CBT에선 이 캐릭터성의 전달이 너무 급해서 아쉬웠다. 아마 전통적인 이야기 전개에 익숙한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느꼈을 것 같은데….

 

구현우: 솔직히 말하면, 타협했다. 모바일은 1회 평균 플레이 타임이 20분을 넘기 힘들다. 이런 플랫폼에서 옛날 PC, 콘솔 게임처럼 치밀하고 잘 짜인, 그렇기에 호흡이 느린 이야기를 보여주기에는 부담이 컸다. 

 

그래서 최근 라이트 노벨처럼 처음부터 캐릭터들의 성격을 '코드화'해서 부여주기로 결정했다. 맘에 드는 픽시(미소녀 캐릭터)가 있다면, 메인 스토리와 상관 없이 바로 픽시 개인 스토리를 진행할 수 있게 해 접근성과 전달력을 모두 높였다. 개인적으로는 많이 아쉽지만, 모바일에서는 이게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결국 캐릭터에게 매력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캐릭터의 매력을 '주입'당하는 것이 아닐까? 이렇게 생긴 호감이 오래 갈 것 같진 않은데….


구현우: 메인 스토리나 픽시 개인 스토리의 시작이 급작스러운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그 이후 전개는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 픽시 개인 스토리의 경우, 초반 전개는 픽시의 외형에 매력을 느낀 이들에게 그 캐릭터의 성격과 개성을 빨리 알려주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여기에 픽시 성장의 필수인 ‘각성’ 또한 이 단계에 넣어, 이야기에 관심 없는 유저도 픽시의 성격 만은 확실히 익히도록 신경 썼다. 일종의 고육책인 셈이다. 

 

그리고 이 뒤부터는 외형이 아니라, 픽시 자체에 매력 느낀 이들을 위한 이야기다. 이야기가 픽시의 시점에서 진행돼, 그가 왜 그런 성격, 감정을 가지게 됐는지를 알려준다. 또 이 때부터 ‘호감도’에 따라 픽시 반응도 본격적으로 달라진다. 보통 모바일 게임은 전개가 급하다는 인식이 강한데, 픽시 관련 이야기만은 음미해주길 바란다.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기동은 까다롭게, 화력은 화끈하게! SRPG 전투

 

이야기만 들어보면 이게 SRPG인지 비주얼 노벨인지 모르겠다.

 

구현우: 물론 SRPG라는 틀 안에서 그렇다는 이야기다. 게임을 캐리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SRPG다. 물론 메인 스토리(전투)와 캐릭터 스토리를 분리한 만큼, 미소녀든 SRPG든 마음에 드는 것을 먼저 즐겨도 상관 없다.

 

 

모바일은 기기나 플랫폼 성격 때문에 SRPG와 같은 오래된 장르를 온전히 구현하기 힘든 플랫폼이다. 게임을 만들며 ‘이것만큼은 온전히 만들어야겠다’라는 요소가 있었다면?

 

구현우: 기본기가 아닐까? SRPG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유닛이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고, 이 친구들을 어떻게 움직여 적을 무찌르냐가 아닐까 한다. 그래서 일단 이것만 남기고 상성이나 지형 같은 번거로운 요소는 다 덜어냈다. 모바일은 보여줄 수 있는 정보가 굉장히 적으니까.

 

김종완: 대신 유닛의 특징에 굉장히 많이 신경썼다. <모에>의 메카닉은 강습•저격•포격•지원 등으로 구분된다. 각 클래스는 특정 영역에 굉장히 특화된 성능을 가진다. 예를 들어 근접 전투를 주로 하는 강습형 슈트는 사거리가 짧은 대신 적에게 몇 대를 두들겨 맞아도 거뜬히 버틸 수 있다.

 

반면 저격형 슈트는 대부분의 공격이 ‘원거리 관통형’이라 직선상의 적들에게 강력한 피해를 줄 수 있지만, 적에게 1~2대만 맞아도 사경을 헤맨다. 같은 원거리 기체인 포격형 슈트는 명중률이 낮은 대신, 폭발 효과가 있는 곡사포 덕에 지형에 구애 받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유저는 이런 극단적인 성능의 기체들을 움직여 최적의 진형을 갖추고 적을 무찔러야 한다.

 


 

 

진형이라고 해봐야 결국 체력 좋은 친구 앞에 놓고, 그 뒤에 딜러나 힐러 놓는 것이 전부 아닌가? 맵도 단순화한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점점 지루해지지 않을까 염려된다.

 

구현우: 지형 속성과 같은 복잡한 요소만 없을 뿐이지, 지형지물을 이용한 전략 요소는 얼마든지 있다. <모에>의 유닛은 아군을 통과할 수 없는 등 까다로운 이동 조건을 가진다. 여기에 게임은 모바일 특성 상 전장이 빽빽하게 구성되어 있다. 일단 기동 자체가 쉽지는 않은 셈이다.

 

여기에 맵 구성 딴에서 다양한 구성을 보여준다. 어떤 지형은 '파괴'할 수 있어 새로운 길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지뢰나 포탑 같은 오브젝트도 엄연히 존재한다. 여기에 아군처럼 제대로 편제를 갖춘 적군, 스테이지에 따라서는 언제 어디서 등장할 지 모르는 '증원군'도 있다.

 

고려해야 할 것의 ‘종류’만 적을 뿐, 전술이 단조롭거나 전술의 중요성이 낮다는 의미는 아니다.

 

 

SRPG라고 해도 <창세기전> 시리즈처럼 광역기로 적을 쓸어버리는 게임도 있고 <파이어엠블렘> 시리즈처럼 매 턴 머리를 쥐어 짜야 하는 게임도 있다. <모에>는 어떤 전투를 추구하는가?

 

김종완: 그 중간이라고 할까? 사실 <모에>는 좁은 전장과 아군을 통과할 수 없는 사실적인 기동 조건 덕에 최적의 상황을 연출하기 조금 까다로운 게임이다. 하지만 어떻게든 최적의 진형을 만들고, 적을 아군의 십자포화 한 가운데로 유인할 수만 있다면 정말 호쾌하게 전투를 끝내 버리는 것도 가능하다.

 

최적의 상황을 만드는 것은 까다롭게, 하지만 어떻게든 상황만 만들어내면 그간의 노고를 보답 받을 수 있는 호쾌함이 <모에>의 모토다.

 

 

 

# 20일 론칭! VR 모드도 기대해 달라.

 

확실히 지난 CBT에서 전투 자체는 좋은 평을 받았다. 스테이지 난이도가 너무 들쑥날쑥해서 문제였지….


구현우: 면목이 없다. 그래서 약 반 년 간 론칭을 준비하며 난이도 커브를 다 뜯어 고쳤다. 론칭 버전은 이전에 비해 훨씬 완만하고 안정된 난이도 상승을 보여줄 것이다.

 

이외에도 구형 메카닉을 상위 등급 메카닉으로 개조할 때도 파츠가 파괴되지 않는다던지, 재료가 되는 메카닉 종류와 상관 없이 원하는 상급 메카닉으로 개조할 수 있는 등 성장 편의성도 크게 좋았졌다. 론칭 버전은 CBT 버전보다 훨씬 더 쾌적한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모에>의 전투는 픽시의 능력치보다, 메카닉의 성능이 더 중요한 편이다. 그런 반면, 지난 CBT에서는 전투에서 픽시만 경험치를 얻을 수 있어 성장이 복잡한 편이었다. 혹시 이것도 바뀌었나?

 

김종완: 메카닉이 전투를 많이 해 '경험치'를 얻는 것도 이상하지 않을까? (웃음) 성장은 여전히 픽시 / 메카닉이 분리된 방식이다.

 

대신 성장 난이도나 체감을 조정했다. 먼저 일일 던전을 개편해 메카닉 업그레이드에 필요한 재화를 훨씬 더 쉽게 얻을 수 있게 됐다. 또한 픽시의 스킬 구성을 바꾸고 스킬 성장 개념을 넣어, 픽시가 성장했을 때 이전보다 더 확실하게 '강해진 것'을 체감할 수 있게 되었다. 자세한 것은 론칭 버전을 기대해달라.

 


 


구체적인 론칭 일정과 볼륨이 궁금하다.

 

구현우: 20일 출시된다. 론칭 버전은 5 쳅터 분량의 콘텐츠가 포함된다. 대략 시즌 1 스토리의 절반 정도 분량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나머지 절반은 론칭 후 3개월 내에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이외에도 CBT에 없던 쇼룸(픽시와 교감을 나누는 공간)에 VR 대응 모드가 추가된다. 이제는 픽시를 더 가까이에서, 자세히 지켜볼 수 있다. (웃음) 게임 외적으로는 론칭과 함께 <모에> IP를 이용한 라이트노벨이 발매될 예정이다. 게임에서 못 다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전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많은 기대 부탁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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