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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NDC 16] 대도서관, “사람들은 e스포츠도 아닌데 왜 남이 게임하는 걸 볼까?​”​

1인 미디어 입장에서 느낀 ‘보는 게임의 즐거움’과 ‘방송에서 특히 반응이 좋았던 게임’

반세이(세이야) 2016-04-28 00:07:25

이번 NDC 2016에 연사로 나선 인물 중 가장 ‘핫’한 사람은 누구일까? 유명한 1인 개발자 지국환? 넥슨의 간판 아티스트 김범? <마비노기영웅전>과 <야생의 땅: 듀랑고>의 이은석? 

 

쟁쟁한 개발자와 아티스트들을 제치고 NDC 16, 2일차에서 가장 이슈가 된 사람이라면 한국 1인 미디어계의 지평을 연 인물, 바로 대도서관(본명 나동현)이다. 대도서관은 이번 NDC 2016에서 ‘1인 미디어로 온 보는 게임의 시대,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라는 강연으로 참관객들을 만났다. 

 

그 어느 때 보다도 뜨거웠던 참관객들의 박수 갈채를 받으며 등장한 대도서관은 강연에 앞서 간단히 본인을 소개했다. 그리고는 1인 미디어 입장에서 보고, 듣고, 느낀 ‘보는 게임의 즐거움’ ‘방송에서 특히 반응이 좋았던 게임’을 소개하는 내용의 강연을 시작했다. /디스이즈게임 반세이 기자


NDC 2016 연사로 나선 1인 미디어 스타 ‘대도서관’ 

 

 

보는 게임 시대, e스포츠도 아닌데 왜 남이 게임하는 걸 봐?

 

대도서관은 강연을 시작하며 “오늘 언급하는 게임들은 ‘잘 만든 게임’이 아닌 ‘방송에서 반응이 좋았던 게임’에 대한 이야기다.”라고 못 박았다. 물론 양쪽 모두에 해당하는 게임이 있겠지만 1인 미디어를 운영하는 그에게는 다른 개념이라는 뜻이다.  

 

1인 미디어 시대가 시작되면서 보는 게임 시대도 함께 열렸다. 게임을 하지 않을 때도 자기가 좋아하는 게임을 ‘보고 싶어’하는 것이다. 유튜브나 아프리카 등의 플랫폼이 활성화되며 이러한 현상은 가속화 됐다. 

 

 



 

보는 게임의 시대라고는 하지만, 사실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보는 게임의 재미’에 익숙하다. 어렸을 때 옆에서 형, 동생이 게임하는 것을 지켜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직접 하는 것이 아닌데도 굉장히 재미있었다. 보다 보면 본의 아니게 재밌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고, 그것 역시 또 하나의 재미가 됐다.

 

1인 미디어를 운영하면서 수많은 게임을 플레이하지만, 어떤 게임은 잘 만들어졌음에도 방송을 했을 때 시청자들의 반응이 좋지 않고, 어떤 게임들은 버그 투성이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이 좋다. 그렇다면 보는 재미가 있는, 반응이 좋은 게임들은 어떤 특징이 있을까?

 

 

반응이 오는 게임들, 답은 ‘소통을 만들어 낼 수 있느냐’에 있다. 

 

알다시피 나는 게임에 예능성을 가미해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주고 있다. 가끔은 내 플레이가 제작자가 의도한 바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 조심스럽지만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부분을 찾다보니 결국은 예능이더라. 

 

게임에 예능성이 가미되면 함께 떠들고 노는 소통의 재미가 생긴다. 시청자들은 본인이 가라고 한 방향으로 BJ가 갔을 때 그 방향이 맞았다거나, 본인이 사용하라고 한 전략을 BJ가 사용해 장애물을 돌파했을 때 굉장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이런 현상은 <다크소울3> 같은 게임을 플레이할 때 더욱 두드러지는데, 게임이 워낙 어렵기 때문에 모두가 한 마음이 돼 ‘이 사람이 깼으면 좋겠다‘라고 응원하고, 그 과정에서 얻는 몰입감과 쾌감은 상당히 크다. 이런 것들이 게임을 ‘보는 재미’다. 

 

 


 

 

방송에서 인기가 있었던 게임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었다. (<GTA5> 등 타이틀 자체의 인기가 높은 것들은 제외했다.)

 

1. 잘 보인다.

화면 구성이 깔끔하고 직관적이라서 보는 사람이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2. 이해하기 쉽다.

스토리라인이나 게임의 구조가 단순해 별다른 설명 없이도 시청자들이 이해하기 쉽다.

 

3. 텍스트보단 이미지 위주로 구성돼 있다.

잘 보이는 화면과 단순한 구조를 갖기 위해서는 당연히 이미지 위주로 구성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4. 여백의 미

잠시 쉬어갈 수 있도록 콘텐츠 사이사이에 남는 공간이 있어 BJ가 게임에 대해 시청자들과 소통하거나 긴장을 풀 수 있도록 되어 있다. 

 

5. 병맛 코드

코믹 요소, 즉 예능성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병맛 코드가 곳곳에 숨어 있다.

 

6. 파고들 거리가 있다.

겉으로 보기엔 단순해 보이지만 파고 들면 의외로 전략적인 요소가 숨어있다. 전략성은 시청자의 몰입도를 높일 수 있는 장치다.

 

7. 노가다 요소가 없거나 적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방송을 통해 계속해서 반복 작업하는 것을 보고 싶어하는 시청자는 없다. 반응이 좋았던 게임들은 반복 플레이 요소가 없거나 적었다.

 

 


 

 

개발자가 창의력 발산할 수 있는 환경에서 넥스트 제너레이션 만들어 질 것

 

게임업계는 넥스트 제너레이션을 준비하는 것이 당연하고, 평생을 게임과 함께 해 온 나도 다음 스텝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조금 조심스럽지만 ‘인디게임 TF’를 통해 작게나마 넥스트 제너레이션에 대한 시도를 해 보는 것은 어떨까 한다.

 

지금도 매일같이 야근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개발자 여러분들은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인가” 할 지도 모르겠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회사가 창의적인 테스트 필드를 만들어 줬으면 한다는 것이다.

 

 


 

 

회사에서 분기별로 ‘인디게임 TF’를 조직해 매출과 관계없이 개발자들이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마음껏 만들게 하는 것이다. 매출이라는 현실을 버릴 수 없기에 진정 하고 싶던 일을 하지 못했던 개발자들에게는 매우 신선한 경험이 될 것이다. 

 

가능성은 낮겠지만 <염소 시뮬레이터>처럼 뜻밖의 성공을 거둘 수도 있다. 설사 게임이 많이 팔리지 않아도 게임성으로 평론가들에게 인정받는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또한, 이 모든 과정들이 개발자들에게는 성취감으로 돌아올 것이며 여기서 얻어진 성취감이 이후 프로젝트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나 역시 꼭 돈을 벌 때가 아니라도 유저들의 댓글이나 반응을 통해 얻는 성취감과 보람이 매우 크다. 성취감은 1인 미디어가 재미있고, 사람들이 많이들 했으면 하는 이유 중 하나다.

 

"나는 게임을 사랑한다. 플랫폼을 불문하고 게임과 함께 살아온 인생이다. 항상 게임 속 세상으로 들어가는 것을, 또 그 세상을 창조하는 것을 꿈꿔왔다. 개발자 여러분들은 누군가의 꿈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개발자 여러분께 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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