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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점 하나 찍었을 뿐인데?” 프렌즈팝은 어떻게 애니팡2를 눌렀나?

송예원(꼼신) 2015-10-09 09:27:23

점하나 찍었을 뿐인데그야말로 대박이다. 2015년 하반기 모바일게임 시장은 카카오프렌즈를 등에 업은 <프렌즈팝 for Kakao>(이하 프렌즈팝)으로 들썩이고 있다오랜만에 카카오톡 대화창은 하트로 터진다지하철카페회사학교 어느 곳 할 것 없이 스마트폰을 들고 있노라면 카카오프렌즈를 터뜨리는 데 여념이 없다.

 

사전 예약자 90만 명다운로드 수 600만 건, 매출 순위 구글 8위 애플 3. 한동안 인기 순위는 양대 스토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런데 여느 미드코어 RPG 부럽지 않은 성적의 게임이 <라인팝2>라는 이름으로 이미 1년 전부터 서비스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가 얼마나 될는지.

 

<라인팝2> <프렌즈팝>의 차이는 무엇이었을까? <프렌즈팝>이 캐주얼 돌풍을 일으킬 수 있는 저력은 무엇이었을까? 디스이즈게임은 두 게임을 비교해 보고 <프렌즈팝>의 성공 요인을 분석하고자 한다.  /디스이즈게임 송예원 기자

 

 






 


 

1. 이게 바로 IP의 힘

 

IP(지적재산권). 최근 모바일게임 시장을 뜨겁게 달군 화두는 단연 IP였다. 인기 애니메이션, 영화, 온라인게임의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이 연달아 안타, 홈런을 쳐냈다. 

 

PC 온라인게임 <뮤>를 기반으로 한 <뮤 오리진>은 중국에서만 월 매출 350억 원을 기록했으며, 국내에서도 구글 매출 5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출시됐던 <포켓 메이플스토리>도 국내 선전에 힘입어 중국에서 론칭 2일 만에 애플 앱스토어 인기1위를 차지했다. 원작 영화 개봉과 맞물려 출시된 넷마블의 <마블 퓨처파이트>는 글로벌 시장에서 2,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해 주목을 받았다. 

꼭 플랫폼을 넘나들 필요도 없었다. 선데이토즈의 <애니팡2>는 <캔디크러시사가>와 ‘거의 똑같다’는 비판을 받을 만큼 유사성 논란이 일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작의 흥행을 이어 한동안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을 꽉 쥐고 있었다. <캔디크러시사가>를 모르는 <애니팡2>의 타깃 유저층이었던 4060세대에게 ‘애니팡’은 그저 ‘애니팡’일 뿐이었다.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 90%이상 점유율을 차지하는 ‘카카오’의 파워는 ‘애니팡’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막강하다. 카카오의 대표 캐릭터를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프렌즈팝> 접근성은 웬만한 캐주얼 게임보다 높을 수 밖에 없다. 

 

장동건, 이정재, 정우성, 이병헌 등 내로라 하는 연예인을 내세워 대규모 광고를 뿌리지도 않았다. <프렌즈팝>의 초기 홍보수단은 한정판 카카오프렌즈 스티콘이 전부. 16레벨을 달성해야지만 준다는 스티콘을 위해 많은 이들이 귀찮음을 무릅쓰고 게임을 깔고, 실행해, 레벨을 달성했다. 

  

참고로 카카오가 게임 설치 및 실행 보상으로 카카오프렌즈 스티콘을 제공한 건 <프렌즈팝>이 최초다. 카카오프렌즈가 등장하는 게임이 아니었다면, 절대 나올 수 없는 보상이었다. 카카오는 이날을 위해 수많은 위기설 속에서도 카카오IP를 아끼고 또 아꼈나 보다. 

 


 

2. 고구마 같은 <애니팡2>, 사이다 같은 <프렌즈팝>

 

‘인생은 타이밍’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프렌즈팝>은 론칭 타이밍도 좋았다. 국내 캐주얼시장을 독식하다시피 했던 <애니팡2>와 글로벌 히트작 <캔디크러쉬소다>가 론칭된지도 어느덧 1년이 넘어섰다. <캔디크러쉬사가>는 3년차 게임이다. 꾸준히 플레이하며 따라온 유저들은 1,000 스테이지를 넘나들고 있는 상황.

 

최근 업데이트된 세 게임을 보고 있노라면 “깨라고 만든 거 맞아?”라는 생각이 절로 들만큼 극악의 난이도를 보여준다. 스테이지 방식으로 진행되는 만큼 후반으로 갈 수록 난이도가 높아지는 건 당연하며, 유저들 역시 더 강한 자극을 줄 때서야 도전 욕구가 생긴다. 결국 한 스테이지에 정체되는 시간이 하루 이틀에서 최대 일주일, 한 달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시쳇말로 속 터지는 ‘고구마’같은 게임이 돼버렸다. 

 

이 가운데 혜성 같이(그것도 카카오프렌즈라는 ‘금수저’를 들고) 등장한 <프렌즈팝>은 기존 퍼즐게임 유저들에게 가슴을 뻥 뚫어주는 ‘사이다’같은 존재다. <프렌즈팝>은 적어도 퍼즐게임을 한 번이라도 해본 사람이라면 스티콘이 제공되는 16레벨까지는 쉼 없이 달리기 무리가 없을 난이도를 보여줬다. 퍼즐게임을 좋아하는 기자 개인적으로 30~40레벨까지는 스트레스 없이 즐길 수 있을 정도였다. 

 

실제 지난 3개월 동안 <캔디크러쉬>시리즈와 <애니팡2>의 일일 이용자 수 변화 추이를 살펴보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프렌즈팝>의 이용자수는 급속도로 증가한 모습을 볼 수 있다(6일 앱랭커 기준). <프렌즈팝>이 기존 퍼즐게임의 대체제로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추축하는 데 무리가 없어 보인다. 

 

NHN엔터테인먼트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의 첫 날 잔존율은 77%까지 기록했다. 지난 7월 영국 모바일게임 데이터분석 업체 델타디엔에이의 조사 결과 모바일 퍼즐 장르의 첫 날 잔존률은 27%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 

  


  

3. 안정적 장르, 입증된 게임성 “어쨌든 재밌잖아”

 

다만, 이 모든 조건에는 중요한 전제가 깔린다. 일단 재미있어야 한다. 게임이 재미없었더라면 <프렌즈팝>은 프로모션으로 모은 이용자들을 100, 200 레벨까지 붙잡고, 구글 플레이 스토어 매출 10위권에 안착하기는 어려웠을 테다. 

 

선택한 장르부터 안정적이었다. <비쥬얼드>, <다이아몬드 대쉬> 등으로 시작해 <캔디크러쉬> 시리즈와 <애니팡> 시리즈로 이어졌던 3매치 퍼즐은 이제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수히 많은 3매치 퍼즐이 쏟아졌고, 여러 게임들이 성공을 거두며 대중화까지 이어졌다.

 

3매치 퍼즐이라는 장르 안에서 액션을 더하거나 수집과 성장을 더하는 등 차별점을 두기 위한 노력도 있었다. <프렌즈팝>은 4방향 이동에서 벗어나 6각형 블록으로 구성된 맵에서 6방향 이동을 도입해 차별화를 시도했다. 이것이 과거 콘솔과 PC로 출시된 <퍼즐 퀘스트: 갤럭트릭스>와 같은 게임에서 보여준 방식으로 독창성을 보여주지 못한 점은 비판을 피할 수 없다. 

 

한판한판에서 플레이어를 감질나게 하는 밸런스도 나쁘지 않다. 미션으로 주어진 한 블록을 깨지 못한다든지, 이동횟수가 1~2회가 모자란다든지 성공과 실패의 미묘한 경계에서 줄다리기는 퍼즐게임의 중요한 밸런스 요소다. NHN픽셀큐브가 앞서 7,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라인팝2>를 서비스하며 쌓은 노하우도 무시하지 못할 부분이다. 권현미 <프렌즈팝> 기획자는 한 인터뷰에서 “맵만 봐도 몇 턴을 넣어야 하는지 감이 온다”고 말하기도 했다. 

 

개발과 퍼블리싱을 맡은 NHN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IP의 힘도 컸지만, 퍼즐게임의 재미요소를 잘 갖추었다는 점도 성장요인으로 분석된다. 전작에서 쌓은 퍼즐게임의 노하우를 살린 밸런스가 인기와 매출을 상승에 많은 도움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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