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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DC

[NDC 19] '던파'에 복귀하는 유저가 '거너'를 선택하는 이유

넥슨코리아 UX 분석팀이 사용성 테스트로 분석한 신규·복귀 유저의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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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하이쌤) 2019-04-25 16:30:44

게임을 개발하고 운영할 때, 유저의 마음을 아는 것은 중요하다. 실제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가 어떻게 느끼는지를 알아야 운영, 개발의 방향을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임을 현재 플레이하는 유저 외에도, 잠재적인 고객이나 다름없는 신규 유저와 복귀 유저를 신경 쓰는 일 또한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이들의 마음을 알아내는 것은 막막하고 쉽지 않은 일이다. 신규·복귀 유저의 마음을 알고 싶어 하는 실무자와 학생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하기 위해 김슬기 넥슨코리아 인텔리전스랩스 UX 분석팀 2파트장이 강단에 섰다. / 디스이즈게임 오시영 기자

 

김슬기 넥슨코리아 인텔리전스랩스 UX분석팀 2파트장

 

# 신규·복귀 유저의 마음을 알기 위한 사용성 테스트

 

유저의 마음 중 외부에 드러난 부분은 '빙산의 일각'과 같다. 게임을 플레이하고 느낀 점을 잠재적으로 숨기고 있는 부분이 더 많다는 것이다. UX 분석팀​은 바로 이 숨겨진 유저의 마음을 탐구하는 일을 한다.

 

이를 위해서 특정 유저 집단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하는 FGT(Focus Group Test), 유저 간담회와 같은 FGI(Focus Group Interview) 등 다양한 기법이 사용된다. 넥슨 UX 분석팀(유저 경험 분석팀)은 많은 기법 중에서 신규 유저와 복귀 유저의 마음을 알아내기 위해 UT(Usability Test, 사용성 테스트)를 선택했다.

 

UX 분석팀이 사용하는 기법들

 

UT는 유저의 행동, 태도, 인지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사용되는 기법으로, 분석자가 대상자의 게임 플레이를 1:1로 관찰하면서 유저가 어떤 점에서 불편함을 느끼는지를 파악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넥슨 UX분석팀은 PC게임 <던전 앤 파이터>와 모바일 게임 <히트 : 리부트>의 신규 유저와 복귀 유저를 대상으로 게임의 초반 진입 구간에서 일어나는 ▲캐릭터 선택 ​시스템 학습 ​난이도 체감의 과정을 관찰했다.

 

UT는 유저의 게임 플레이 모습을 분석자가 1:1로 관찰하는 기법이다

 

 

​# 캐릭터 선택 : '화려하고 멋진 캐릭터가 최고지!' VS '과거 경험에 비춰 판단해보자'

 

우선, <던전 앤 파이터>의 경우, 신규 유저와 복귀 유저 간의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신규 유저는 보통 캐릭터 선택창의 시연 화면과 일러스트를 보고 가장 화려거나 강해보이는 캐릭터를 선택하는 경향을 보였다. 시각 정보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반면 복귀유저의 경우, 모두 과거 자신이 플레이해서 익숙한 직업인 '거너'를 다시 선택했다. 오랜 시간 고민을 하던 한 유저도 결국 손에 익은 '거너'를 선택했다.

 

신규 유저는 시각 효과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복귀 유저는 이전에 해봤던 직업인 '거너'를 선택했다

 

<히트>의 복귀유저도 과거의 플레이 경험에 비춰서 생각한다는 점은<던전 앤 파이터>의 경우와 같았다. 하지만 과거에 키웠던 캐릭터를 다시 선택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캐릭터를 고른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였다.

 

다만 복귀유저의 경향 차이는 <던전 앤 파이터>의 직업 선택지가 <히트>에 비해 훨씬 다양하다는 점, 모바일 게이머와 PC 게이머는 게임을 대하는 태도가 다를 수도 있다는 점 등에 영향을 받았을 수도 있다. 김슬기 파트장은 보통 PC게이머는 모바일 게이머보다 게임을 더 '본격적으로'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모바일 게임 <히트> 복귀 유저는 이전에 해보지 않은 직업을 선택했다

 

 

​# 게임 시스템 학습 : '얼른 배워야지!' VS '번거롭게 느껴지네'

 

<던전 앤 파이터>의 경우, 과거와 스킬 시스템이 많이 변했다. 우선, '스킬 가이드'의 경우 예전에는 없었던 시스템으로, 유저가 새로운 스킬을 습득하면 그 사용 방법을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신규 유저는 스킬을 학습할 때 해당 시스템을 참고하며 '깨달음'을 얻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복귀 유저는 이를 귀찮게 생각하거나, 도움이 안된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 아니면 가이드 시스템이 있었는지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신규 유저는 '가이드'를 참고해 스킬을 배운다
복귀 유저는 귀찮아하거나 아예 인지하지 못하기도 한다

 

'자동 스킬 찍기' 시스템의 경우 신규 유저는 잘 모를 때 적극적으로 이용했지만, 복귀유저는 그렇지 않았다. 지난 2012년부터 무료화된 '스킬 초기화'를 인지하지 못하고 심혈을 기울여 스킬 포인트를 투자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동 찍기'는 당연히 이용하지 않았다. 심지어 한 유저는 인터넷에서 '추천 스킬트리'를 검색해 따라하다가 스킬 포인트가 남아 던전에 입장하지 못하는 현상을 겪기도 했다.  

 

이런 경향은 <히트>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났다. 복귀 유저는 '리부트' 이후 새로 추가된 ​스킬과 '은총'이라는 자원에 대해 이해하기 힘들어했다. 심지어 테스트가 끝날 때까지 이해하지 못한 유저들도 있었다.

 

심리학에는 '과거의 경험 때문에 생긴 지식과 반응 체계'를 뜻하는 '스키마'라는 용어가 있다. 복귀 유저는 그들만의 '스키마'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미 플레이한 경험이 있는 게임의 경우, 정보를 취사 선택하게 되고, 제작자가 의도한 대로 학습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설명할 수 있다.

 

 

 

 ​# 난이도 체감 : '이 게임은 쉬운·어려운 게임이네요' VS '나 때는 말이야'

 

 <던전 앤 파이터>의 초반 플레이 난이도는 신규 유저와 복귀 유저 모두 대체로 쉽다고 느꼈다. 신규 유저의 경우 '이 게임은 쉬운 게임이구나' 정도로 인지하고 넘어갔던 반면, 복귀 유저는 '너무 쉬워서 지루하다, 예전에 비해 재미 없다'처럼 난이도 변화에 민감한 모습을 보였다.

 

<히트>의 경우 '리부트' 이후 전체적인 난이도가 높아진 상태다. 복귀 유저는 초반 플레이가 많이 어려워졌다고 느꼈다. 심지어는 이로 인해 '내 캐릭터가 너무 약하다'고 느껴 부정적인 경험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 신규 유저와는 너무 다른 복귀 유저, 어떻게 이들을 챙길 수 있을까?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정리하면, ​신규 유저는 게임에서 만난 새로운 요소를 '모르는 것, 배워야 할 것'으로 인지하고, 복귀 유저는 과거의 경험이 새로운 요소를 받아들일 지 거르는 필터처럼 작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신규 유저와는 확연히 다른 특징을 보이는 복귀 유저를 어떻게 챙겨주면 좋을까?

 

일상 생활에서 아주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할 경우, '안 본 사이에 내가 살이 좀 쪘고, 이제는 안경 대신 렌즈 끼고 다녀!'라는 말로 가장 크게 변한 점을 알려준다면, 친구가 쉽게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게임에서도 마찬가지다. 복귀 유저가 게임의 핵심 변경점을 쉽게 알아챌 수 있도록, 적응할 수 있는 과정을 별도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 이 과정은 텍스트뿐만 아니라 유저가 직접 경험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의 차이점을 설명하면 다른 사람이 나를 쉽게 알아볼 수 있다

 

또한 의도하지 않은 난이도 차이는 되도록이면 경험하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 보통, 게임의 라이브 서비스가 길어지는 경우, 초반 난이도에는 신경쓰지 못하는 경우 많아지게 된다. 따라서 항상 '유저가 느끼는 난이도가 내가 의도한 것이 맞나'라는 의문을 항상 가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김슬기 파트장은 발표를 마치며 "각 게임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오늘 발표가 신규 유저와 복귀 유저에 대한 완벽한 정의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대신 강연을 들으신 분들이 이런 문제에 대한 힌트를 얻어가서 일할 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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