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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강렬한 스토리, 그리고 액션' 크라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노렸다

아이덴티티모바일 액션 RPG '크라이' 체험기

정혁진(홀리스79) 2016-08-12 11:54:59

최근 많은 인기를 얻은 <블러드 본>이나 <다크소울> 시리즈와 같이 어두운 분위기, 초월적 요소를 가진 인물들이 등장하는, 이른바 ‘다크 판타지’로 불리는 장르는 일반 게임과는 색다른 매력을 제공한다.

 

아이덴티티모바일이 7월 말 출시한 <크라이>는 위 콘셉트와 같이, 저마다 다른 사연으로 신에게 증오와 저주를 가지게 된 3명의 캐릭터가 악마와 계약을 통해 신에게 복수를 퍼붓는다는 내용을 다룬다. 완전한 악은 아니지만 ‘악에 물든’ 이들이 등장하며 몰입도 높은 스토리를 전개한다.

 

강력하면서도 거친 악의 힘을 표현하기 위해서 게임은 다채로운 액션도 강조했다. 원하는 순서, 조합에 따라 스킬을 적절하게 사용함으로써 전략적인 면도 더했다. 이를 자신하듯, 개발사 로팝게임즈의 홍상의 대표는 서비스 초기 디스이즈게임과 가진 인터뷰를 통해 “최근 출시 된 게임들 중 가장 뛰어난 액션을 갖고 있다”고 자신하기도 했다.

 

서비스 초기 단계이기에 아직 보여줄 내용이 많다. 새로운 캐릭터, 다양한 복수와 반전이 펼쳐질 추가 시나리오도 조금씩 공개될 예정이다. 게임의 모든 부분을 파악할 수는 없겠지만 현재까지 모습으로 봤을 때는 나름 잘 뽑힌 모양새다. 아이덴티티모바일의 <크라이>를 체험해봤다. / 디스이즈게임 정혁진 기자



나름 사연을 가진 타락한 주인공들, 몰입감 높은 스토리 구성

 

서두에서 말했듯이, <크라이>는 권선징악을 다루는 일반 게임들과 다르게 ‘다크판타지’를 소재로 타락한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저마다 다른 스토리 설정을 통해 타락한 신들에게 배신을 당하게 되면서 복수심에 악마 ‘멤피토’와 계약을 하고 막강한 힘을 얻게 되며, 신들에게 대항하게 된다. 초입에 진행되는 튜토리얼에서는 고 신해철 씨의 마지막 유작이 된 OST가 나오며 상황에 대한 몰입감을 한 층 높였다.

 

기본적으로 진행 루트는 루시아, 데이모스, 에바 등 3인이 동일하지만 각 캐릭터와 게임 내 인물들과의 대화는 저마다 다르다. 장르가 장르인 만큼 대화 분위기도 어둡고 다소 과격한 언어를 사용할 때도 있지만… 뭐 다크판타지 장르니까. 분위기 살리는 데에는 나름 적절한 표현(?)이다. 모든 스토리는 주인공들과 악마, 신들과의 이벤트 컷신, 내레이션 등으로 진행된다(내레이션은 음성 지원). 

 

 

게임 내 캐릭터. 왼쪽부터 루시아, 데이모스, 에바.


 

악마 ‘멤피토’의 하수인 ‘헤르티아’와 함께하면서 그녀에게 임무를 받으며 계약을 통해 얻은 힘을 발휘, 신들에게 대항하게 되지만, 그녀가 명령한 임무들, 그리고 만나는 신들과의 대화를 겪으며 점차 ‘멤피토’에게 의구심을 품게 된다(악마들이 다 그렇지). 게다가, 초반에는 제우스부터 아수라 등 동, 서양의 다양한 신이 타락한 모습으로 등장하지만 중반이 넘어갈수록 신 이외에 각종 악마들도 상대하게 되는 이상한 상황이 벌어진다.

 

표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유추를 해보면 ‘멤피토’는 자신의 힘을 더욱 키우고자 복수심에 불탄 주인공들을 이용하는 것이고, 그를 위해 신과 더불어 같은 악마 중에도 견제하는 이들도 함께 제거하도록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헤르티아(위)와 악마 멤피토(아래). 이 두 녀석이 문제다.

 

인터뷰를 통해 일부 내용을 공개했듯이, 최근 진행된 1차 업데이트까지 공개된 시나리오는 주인공들이 악마의 힘을 얻은 과정을 다룬다. 심연의 성서를 가진 악마 ‘노스페라투’와 천계의 수장 ‘미카엘’을 쓰러뜨린 이후, ‘창조의 망치’, ‘미스테일’, ‘염화의 보옥’을 모아 진리의 열쇠 ‘카발로츠’를 완성하는 부분까지 공개됐다.

 

향후 업데이트를 통해 추가 시나리오가 제공되겠지만, 이후에는 ‘멤피토’의 계략에 대한 의심이 더욱 커지고 결국 모든 것이 주인공들을 이용하기 위한 계략이었음을 알게 되면서 ‘멤피토’를 처치하기 위한 내용이 전개될 예정이다.

 

꽤 흡입력 있는 스토리인 만큼 흐름을 알아가며 진행해보면 꽤 재미를 경험할 수 있으므로 한 번쯤은 꼭 스토리를 확인 해보기를 권한다, 미처 못보고 지나쳤더라도 다시보기를 통해 감상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컷신 대화를 다시 보기 위해서는 다른 캐릭터를 생성해서 보는 수밖에 없다. 그나저나, 게임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고 신해철 씨의 OST는 참 잘 어울린다.

 

 

과연, 향후 업데이트를 통해 제공될 시나리오는 어떻게 전개될까?

 

 

분위기를 잘 반영한 액션, 그리고 스킬 조합을 위한 고민

 

어두운 분위기의 액션 게임들은 대부분 강렬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한 전투를 보여준다. 스토리가 인상적이었다면 그를 표현해줄 또 하나의 도구인 액션에 대한 부분도 파악해 볼 필요가 있다. 다행스럽게도, <크라이>의 액션은 어두운 과거, 사연을 가진 주인공들의 거침없는 액션을 나름 잘 표현했다. 한 타씩 공격을 가할 때마다 효과음이나 피격 모션, 카메라 워크 등이 ‘잘 박힌다’는 느낌을 받는다.

 

일반적인 데미지를 주는 방식 외에도 QTE(퀵 타임 이벤트)를 통해 타이밍에 맞게 보스의 가드를 일시적으로 없애는 요소도 있다. 평균적으로 한 번의 전투 당 2회 정도 등장하며 이 때 보스가 무방비 상태가 되므로 ‘폭딜’을 하기 딱 좋은 기회다.

 

보이지 않는 보스의 무한 체력 칸보다 단일 게이지, 그리고 가드를 넣어 가드를 없애야 보스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도록 설계했다. 가드 게이지는 해제 된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회복되므로 그 사이에 공격을 노려야 한다.

 

타격 판정이나 모션 등이 꽤 괜찮다.

 

보스의 가드 게이지를 없앨 수 있는 기회. 조금 더 다양한 QTE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더불어 게임은 유저들에게 이러한 재미를 조금 더 다양하게 제공하기 위해 ‘스킬 조합’을 도입했다. <크라이>는 기본적으로 같은 장르의 게임들과 같이 콤보 위주의 플레이를 펼친다. 일반 공격과 스킬을 조합해 적을 공격한다는 방식에서 같지만, 스킬의 조합을 통해 같은 캐릭터라도 저마다 다른 스킬을 구성해 나만의 공격 방법을 고민해볼 수 있다.

 

스킬은 일정 레벨에 도달할 때마다 개방되는 스킬 슬롯에 습득한 스킬을 원하는 순서에 배치할 수 있다. 총 9개 스킬을 장착 가능하며 9개의 스킬은 최대 3개씩 묶을 수 있다. 1개 단일 스킬로 사용할 때는 쿨타임이 짧지만 3개가 조합되면 쿨타임이 소폭 증가하는 방식이다. 

 

스킬을 배우든 배우지 않든 내 맘이다. 게다가 조합하는 것도 내 맘.

 

어떻게 보면 위에서 말한 특징은 보다 적절하게, 그리고 상대방을 제압하는 강한 공격을 위한 고민으로 이어진다. 즉, 효율적인 조합을 위해서는 스킬이 연계되는 순서와 쿨타임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적을 넘어뜨린 뒤 스킬을 시전하고, 다시 적이 빠져나오기 전에 추가 스킬로 넘어뜨리는 등 옴짝달싹 못하는 그런 것으로 말이다.

 

포털 사이트, 카페 등에 캐릭터와 스킬 트리를 검색하더라도 많은 이들의 조합을 확인할 수 있다. 아직까지는 일정 인기 스킬 트리가 있는 모양새지만 그렇다고 절대적은 아니다. 개성 있는 트리도 나름 확인되고 있다. 어느 정도 스킬이 추가되면 밸런스 조정 등을 통해 보다 많은 조합을 유도하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겠다. 현재 개방된 최고 스킬은 30레벨 전용 스킬로, 궁극기 수준은 아니지만 단일 사용으로도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다. 

 

공식 카페뿐 아니라 포털 검색에서도 스킬에 대한 문의를 흔히 볼 수 있다. 물론, 진리는 없다.

 

스킬의 사용이 보다 큰 데미지로 이어지지만 캐릭터가 얼마나 살아남을 수 있는 지에 대한 점도 중요하다. 일부 모바일 액션 게임은 이를 위해 ‘방어’나 ‘회피’를 넣고는 있지만 쿨타임이 꽤 긴 편이다. 때문에 중요한 순간에 타이밍을 맞추는 ‘카운터’의 역할을 한다. <크라이>는 ‘회피’가 적용돼 있으며 쿨타임도 2초로 꽤 짧은 편이다. 수시로 적 또는 PvP 시 상대방의 공격을 피하면서 보다 적극적인 공격이 가능하다.

 

스킬 조합 외에도 전투를 보조해주는 역할이자 파밍 요소로 활용되는 ‘사역마’도 주의깊게 볼 필요가 있다. 사역마는 강력한 공격과 더불어 기절, 속도 저하 등 디버프부터 공격력, 방어력 증가 등 버프를 부여해 수월한 전투 진행을 할 수 있다. 다수의 사역마가 있더라도 무조건 팔거나 합성을 하기 보다는 일정 시간 탐험을 보내 아이템을 획득하는 방식으로 돌려도 좋다. 얻는 재료, 아이템도 꽤 쏠쏠하다. 물론 아이템 획득이 확률인 만큼 실패할 경우도 있지만, 보낸 시간만큼 경험치를 얻어 강화되기 때문에 계속 강화시키면서 돌리면 된다.

 

룬 역시 마찬가지. 스테이지 별 적들이 취약한 속성이 있기 때문에 높은 난이도 스테이지로 진입할 수록 반대 저항을 가진 룬을 착용하는 것이 필수다.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물론 좋은 등급의 룬을 착용하면 추가 피해나 피해 감소 등의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좋은 룬을 위해서는 요일던전을 통해 입수 후 등급에 맞는 연성을 통해 상위 룬을 습득할 수 있다.

 

아이템도 얻고(확률적으로), 강화도 시켜주니 일석이조다. 시간이 될 때마다 꼭 챙겨주자.


룬은 '연성'을 통해 한 등급을 높일 수 있다. 2개부터 40%, 60%, 80% 등

20%씩 성공 확률이 증가하며 최대 5개를 배치하면 100%이 된다.

 

 

크라이, 모바일 액션 RPG 장르 속에서 경쟁력 갖기 위해서는?

 

<크라이>에서 주인공을 육성하기 위한 루트, 마련된 콘텐츠는 다른 모바일 액션 RPG와 대동소이한 분위기다. 캐릭터 강화를 위해서는 스킬 이외 무기, 방어구, 장신구(룬, 사역마, 제작도 포함) 등을 강화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콘텐츠 반복이 필수다.

 

더불어 각 아이템마다 접두어에 따른 아이템 효과와 등급에 따라서도 무작위 능력치를 얻을 수 있다. 더 좋은 아이템을 얻기 위한 나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셈이다. 레이드, PvP도 마찬가지. 전용 획득 아이템이나 반지, 장신구를 뽑을 수 있어서 잘 활용하면 강한 아이템 외에도 재화 벌이에 유용하다.

 

특히 업데이트를 통한 마왕과 영웅의 세트 제작 아이템 성능은 강하다. 제작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는 부분. ‘누구나’ 쉽게 제작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노력을 (조금 많이) 기울이면 SS 등급의 아이템 획득을 노려볼 수도 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꾸준한 반복 레이드와 탐험 지역에 사역마를 파견해야 한다. <디아블로2>의 카우방을 연상케 하는 ‘이벤트 던전’도 재료 수급을 위한 좋은 수단이다.

 



우유에 취한... 듯한 소가 등장한다. 이건 <디아블로>를 오마주한 것이 틀림없다.

 

지난 11일 구글플레이 인기 애플리케이션 순위 1위에 오르는 등 <크라이>의 분위기는 고무적이지만, 발전하기 위해서는 아직 많은 시도와 고민들이 필요하다. 적어도 같은 장르들 사이에서 경쟁력을 이어가려면. 

 

먼저 스토리와 이외 콘텐츠 간의 연결고리 형성. 시나리오가 추가되면서 주인공들과 악마의 관계가 풀리겠지만, 이 과정을 오롯이 스토리로만 풀어내기 보다는 시련의 던전이나 레이드 등에서도 유저들에게 다른 시각, 관점에서 스토리를 부여했더라면 시나리오에 대해 한 층 강한 인상을 받지 않았을까 싶다.

 

타 게임과 마찬가지로 <크라이>에서도 여전히 일부 기타 콘텐츠들은 성장, 경쟁을 위한 부가적인 요소로 인식된다. 개발사 로팝게임즈는 인터뷰를 통해 멀티레이드는 수성, 공성 미션 등의 형태로도 제공되며 다수의 스킬, 요일던전 및 심연의 던전 확장도 계획하고 있다. 다양한 콘텐츠의 제공도 좋지만 즐기는 과정 자체에 대한 의미부여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단순 업적 보상, 제작을 위한 아이템 획득 경로로만 여겨지면 조금 슬프지 않겠는가.

 


 

그밖에 게임 내 분위기와 보스와 몬스터의 유형이 흡사한 점, 일부 맵에서는 특정 구간에서 이동이 무작위로 막히는 버그도 발견됐다. PvP도 레벨과 장비 수준이 너무 차이가 나는 유저와 매칭이 되는 경우가 발생하는 등 일부 수정할 점들도 보였다.

 

온라인, 모바일 게임에서 잘 다루지 않던 ‘다크판타지’를 시도한 <크라이>의 초반 분위기는 일단 나쁘지 않다. 스토리와 적절한 게임성이 잘 융합된 결과다. 하지만 플랫폼 특성상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향후 제공될 콘텐츠와 서비스 방향 등 앞으로 풀어갈 것들이 중요하다. 게임 콘셉트, OST 등을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듯 앞으로도 이 점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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