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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재미는 더하고 불편은 줄였다" 아키에이지, 오키드나의 증오 업데이트

성장 난이도와 하우징 진입 장벽 완화 등 신규/복귀 유저 눈높이에 맞춘 업데이트

이승운(리스키) 2016-07-29 17:33:05

지난 7월 13일, <아키에이지>가 대규모 업데이트 '오키드나의 증오'를 선보였습니다. 서대륙과 동대륙 세력에 각각 신규 종족 '드워프'와 '워본'이 추가됐고, 대규모 주거 지역도 추가됐죠. 그동안 유저들 사이에서 말이 많았던 노동력 관련 시스템 또한 개편됐습니다.

 

<아키에이지>가 업데이트를 통해 어필하려 하는 건 "미워도 다시 한 번"입니다. 신규 유저와 복귀 유저의 지원에 초점을 맞췄고, 동일 선상에서 게임을 시작할 수 있는 신규 서버도 오픈했죠. PC방 접속 시간에 따라 전설 무기를 지급하는 다소 과감한 PC방 이벤트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필자는 <아키에이지>를 초창기 때 즐겼던 장기 휴면 유저에 속합니다. 3년 이상 게임을 떠나 있었던 만큼 거의 초심자에 가까운 복귀 유저의 입장에서 업데이트된 <아키에이지>를 체험해 봤습니다. 과연 오키드나의 증오 업데이트는 복귀 유저가 게임을 즐기기에 어땠을까요? /디스이즈게임 이승운 기자

 

 

# 신규 종족과 쾌적한 성장 과정

 

우선 신규 종족에 대해 먼저 이야기를 해보죠. 서대륙에는 기계공학에 능한 '드워프'가, 동대륙에는 강인한 육체를 지닌 '워본'이 각각 추가됐습니다.

 

두 신규 종족은 초반 성장 과정이 쾌적한 편입니다. 시작 지역 내에 튜토리얼 요소가 밀도 있게 배치돼 있고, 경험치 보상도 나쁘지 않습니다. 워본 종족의 경우는 시작 지역인 '불볕 황야'에서 퀘스트만 따라다녀도 겨우 6시간 만에 30레벨을 달성했을 정도죠.

 

장비 아이템도 퀘스트 보상으로 꾸준히 지급되기 때문에 불필요한 파밍 등 시간을 잡아먹는 요소가 적습니다. 레벨업 지원 이벤트 아이템 덕분에 물약 등의 소모품도 부족함은 느껴지지 않았고요. 1레벨부터 30레벨까지의 이동 경로와 퀘스트/몬스터 배치 등 레벨 디자인 부분은 확실히 좋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5레벨마다 개봉할 수 있는 상자. 성장에 필요한 소모품 등이 나옵니다.

 

퀘스트 보상 경험치가 높고 해당 레벨대에 쓸만한 장비 아이템도 계속 나옵니다.

 

그리고 신규 종족의 가장 큰 특징이 바로 '변신'인데요. 두 종족은 30레벨 달성 및 초반 지역 퀘스트 완료 후 변신 스킬을 얻습니다. 드워프는 기갑병으로, 워본은 육식자로 각각 변신할 수 있죠. 변신하면 2분 30초간 강력한 변신 전용 스킬을 사용합니다.

 

업데이트 전 개발진은 변신 스킬에 대해 "비교적 장비가 부족한 신규 유저도 잠시나마 변신을 통해 기존 유저를 상대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30대 중후반부터 플레이하는 지역에서는 상대 진영 유저와 조우하기 쉬운데요. 체감상 2~3레벨 차이 정도는 어느 정도 커버할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물론 변신 지속 시간이 짧고 쿨타임이 30분이나 되기 때문에 변신 상태로 계속해서 적을 학살하는 건 무리지만요.

 

워본의 경우 튜토리얼 단계인 '이즈나 대학살' 미션을 육식자 변신 상태로 진행하기 때문에 한발 앞서 변신을 체험해볼 수 있습니다. 수없이 몰려나오는 적을 쓸어내다 보니, '이게 내가 알고 있던 <아키에이지> 맞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드워프의 변신 형태인 '기갑병'. 근/원거리 공격과 탱킹 모두 가능합니다.

 

워본의 변신 형태인 '육식자'. 주변 범위 공격에 특화돼 있습니다.

 

육식자 변신 상태로 진행되는 초반 미션. 머릿속에 "적장, 물리쳤다!"라는 외침이 자동 재생되더군요.

 

30레벨 이후 초반 지역을 졸업하면 다른 종족들과 같은 지역에서 퀘스트를 진행하며 일반적인 성장 궤도에 오릅니다. 이때부터는 성장 속도도 비교적 더딘 편이지만, 퀘스트 외에도 하우징이나 무역, 제작 등 다양한 콘텐츠에 손댈 수 있기 때문에 지루하다는 느낌은 그다지 받지 않았습니다. <아키에이지> 본편에 진입하기 위한 초반 과정을 빠르게 지나갔다는 느낌이었죠.

 

참고로 워본과 드워프는 초반 구성에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드워프는 2개 지역에서 퀘스트를 진행하는 대신 퀘스트당 달성 목표가 적은 편이었고, 워본은 1개 지역에서 진행하는 대신 퀘스트당 달성 목표가 많습니다. 체감상 초반 진행 속도는 워본쪽이 좀 더 빨랐던 것 같았네요. 기존의 일러스트 위주로 진행되던 이벤트 영상과 달리, 본인의 캐릭터가 등장하는 컷씬이 많아 초반 진행이 즐거웠습니다.

 

드워프/워본 퀘스트에는 자신의 캐릭터가 등장하는 이벤트 컷씬이 대량으로 추가됐습니다.

 

 

# 부동산 문제의 해결책? 대규모 하우징 지역

 

오래전에 <아키에이지>를 떠났다가 복귀한 유저라면 자신의 집이 사라져 있을 겁니다. 그동안 서버 통합도 몇 차례 있었고, 집세 납부가 밀리기도 했을 테니까요. 사라진 집이나 가구 등은 게임 내 우편으로 돌아오지만, 우편 보관 기간이 짧기 때문에 게임을 오래전에 이탈했던 유저의 경우 대부분 수령하지 못한 상태일 겁니다.

 

복귀 유저 입장에서만 본다면 이는 살짝 아쉬웠던 부분이기도 한데요. 집을 구매하는 화폐 단위인 '델피나드의 별'이 없더라도 집 도면 자체는 경매장에서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재기가 가능합니다. 예전 집은 잊고 새로 시작한다는 느낌으로요. 만약 새 캐릭터를 육성한다면 퀘스트 보상으로 델피나드의 별을 계속 얻기 때문에 비교적 쉽게 집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새 캐릭터도 키우고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새로운 집을 구합니다.

노력대비로 계산하면 경매장이 더 싸다는 건 비밀.

 

마음에 드는 집이나 가구를 구매한 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걱정은 바로 '땅'일 겁니다. <아키에이지>에선 한정된 땅에 사람들이 각자 집이나 농장을 짓는 방식이라서 예전부터 땅 부족 문제가 심했거든요.

 

그래서 이번 업데이트에서 추가된 요소 중 하나가 바로 '대규모 하우징 지역'입니다. 서대륙에는 지옥늪지대 서쪽에 '하늬마루' 지역이, 동대륙에는 로카의 장기말들 동쪽에 '로칼로카 산맥'이 각각 추가됐습니다. 드넓은 필드 전체가 오로지 하우징만을 위해 마련된 곳입니다.

 

땅도 넓고, 집을 지을 수 있는 구역도 많고, 경치도 좋고. 구석진 지역이다 보니 교통편이 다소 불편하긴 하지만, 소소하게 집을 짓고 농사를 짓기엔 나쁘지 않은 환경입니다.

 

'하늬마루'와 '로칼로카 산맥'은 드넓은 필드 전체가 하우징을 위한 공간입니다.

 

교통편이 조금 불편하지만, 주변 경관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이 하우징 지역은 서버에 따라 평가가 나뉠 겁니다. 인구가 적은 서버에서는 원래의 목적에 맞게 누구나 집을 지을 공간을 확보할 수 있겠지만, 비교적 인구가 많거나 오래된 서버에선 대규모 하우징 지역도 해결책이 되지 않거든요. 가장 사람이 많은 서버인 누이 서버의 경우 업데이트 몇 분 만에 하우징 지역이 가득 차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오랜 기간 서비스된 게임이다 보니 부를 축적한 유저가 많다는 점과, 하우징과 농장이 돈벌이로도 연결되어 그만큼 필요도가 높다는 점이 큰 이유였죠. 결과적으로 하우징 필드는 앞서 나갔던 부유한 유저가 계속해서 차지하고, 신규/복귀 등 후발 유저는 집은커녕 텃밭 하나조차 짓지 못한다는 악순환은 단순한 필드 추가만으로는 끊어내기 어려울 것 같았습니다.

 

"땅은 아주 넓은데 내 집을 지을 땅은 없더라." 인구가 많은 서버의 비애입니다.

 

물론 인구가 적은 서버에선 집을 지을 공간이 넉넉합니다. 유저의 선택이 필요한 부분이죠.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인구가 많은 서버로 한정되는 얘기입니다. 인구가 적은 서버는 업데이트 후 2주가 지난 현재도 집터에 여유가 있는 상황이죠. 때문에 <아키에이지> 복귀를 생각하는 유저라면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에 따라 어떤 서버를 정할지 미리 생각해두는 걸 권합니다. 레이드나 전쟁 등을 주로 즐긴다면 사람이 많은 서버를, 하우징이나 농사 등을 즐기고 싶다면 사람이 적은 서버를 추천하거든요.

 

아, 물론 자본금이 풍부한 유저라면 인구가 많은 서버라도 크게 문제 되지 않습니다. 게임 내에서 집터를 거래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유저에게서 땅을 사서 하우징을 즐긴다는 방법도 있긴 합니다. 물론 골드가 조금 많이 들겠지만요.

 

 

# 노동력 시스템 개편, 수익 구조는 큰 변화 없어

 

오키드나의 증오 업데이트를 통해 노동력 부분에 몇 가지 변화가 생겼습니다. 우선 그동안 많이 논란이 되었던 '황홀한 여명(쿨타임 없는 노동력 회복 아이템)'이 단종되고, 새롭게 쿨타임 3시간짜리 노동력 회복 아이템이 등장했죠.

 

이전에는 황홀한 여명 때문에 핵과금 유저는 무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앞서 나가고, 이에 맞춰 콘텐츠에 소모되는 노동력을 높였더니 소과금 유저는 게임을 따라가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상위 유저를 따라잡으려면 매달 엄청난 액수의 과금을 해야 했거든요.

 

새롭게 바뀐 노동력 회복 아이템. 계정 단위 쿨타임을 통해 노동력 인플레이션을 어느 정도 줄였다는 점에서 유저들에게 호평받는 부분입니다.

 

개발진은 사전에 노동력 개편과 관련해서 "캐시 아이템 러시로 노동력이 무한정 회복되던 것을 막고, 노동력의 가치를 올리겠다"고 밝혔습니다. 과연 실제 게임 내 반응은 어땠을까요? 필자가 게임 내에서 유저들의 의견을 모아본 결과, "사냥에서의 노동력 소모는 줄었지만, 일반적인 수익 구조 자체에는 큰 변화가 없다"는 목소리가 많았습니다.

 

우선 노동력이 가장 많이 소모되는 곳이 제작, 사냥, 무역인데, 이 중 제작 기술은 예전부터 돈이 안 되기로 유명했죠. 자신의 게임 목표를 제작으로 삼은 유저가 아닌 이상, 돈벌이를 목적으로 제작에 뛰어드는 경우는 적었습니다. (물론 취미로 파고들기 시작하면 돈먹는 괴물이 따로 없...)

 

전투 시 얻는 전리품은 예전에는 노동력을 써서 전리품 주머니를 열어야만 금화 등을 얻을 수 있었는데, 업데이트 이후로는 노동력 소모 없이도 기본적으로 금화를 입수할 수 있게 됐죠. 장비 아이템 확인이나 주머니 개봉 등에는 여전히 노동력이 들지만, 아이템 획득 빈도가 비교적 낮은 편이기 때문에 크게 부담되는 정도는 아닙니다.

 

몬스터 사냥 전리품 중 금화는 노동력 소모 없이 바로 획득할 수 있도록 변경됐습니다.

 

물론 재료 아이템 꾸러미나 장비 아이템 확인에는 노동력이 들지만, 획득 빈도가 낮아 크게 부담되는 수준은 아닙니다.

 

내륙 무역의 경우는 예전부터 리스크 대비 수익성이나 지속성 등으로 인해 인기 있는 수입원으로 손꼽혔습니다. 나름대로 노동력을 쓰긴 하지만, 거대규모 농장을 경영하지 않는 이상 개인이 소소하게 즐기는 수준에선 그렇게 많은 양의 노동력을 필요로 하지 않죠.

 

때문에 제작 기술의 최고 숙련도를 노리거나 대규모 무역을 즐기는 경우가 아니라면 보통은 3시간 쿨타임의 노동력 회복 아이템으로도 충분히 커버된다는 평이 대부분입니다. 소소하게 농사나 무역을 즐긴다면 여기에 '아키라이프' 등 노동력 추가 회복 서비스를 구매하는 게 일반적인 형태죠.

 

물론 재력이 있고 대규모 플레이를 원하는 경우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쿨타임 없는 노동력 회복 아이템이 단종됐다곤 하나 아직 서버 내에 풀린 물량이 제법 있고 유저간 거래도 가능하기 때문에, 상위권 유저나 제작 장인 유저들은 여전히 기존처럼 노동력을 들이붓는 플레이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이 부분은 서버 내에서 기존 노동력 회복 아이템이 전부 소진된 뒤에야 변화가 생길 것 같더군요.

 

소소하게 무역을 즐기는 정도라면 노동력이 부족할 일은 별로 없습니다.

 

물론 노는 물이 커진다면 노동력 회복 아이템은 필수죠. 투자한 만큼 버는 식입니다.

 

 

# 총평 : 불편은 줄이고, 예전 재미는 그대로

 

그 옛날,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에아나드 업데이트 이후 많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아키에이지>를 떠났던 유저도 있는 반면, 그동안 <아키에이지>에 생긴 변화도 많았습니다. 해외 성적에 비해 다소 저조한 편이었던 국내 성적을 뒤집기 위한 노력이 있었고, 그 결과물이 오키드나의 증오 업데이트입니다.

 

예전에도 지금도 '게임 내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즐긴다'는 <아키에이지> 본연의 재미는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단지 과거에 플레이의 기반이 되는 노동력을 캐시 아이템에 의존해야 하는 업데이트가 있었고, 이를 계기로 유저 이탈이 있었고, 그게 상당히 예전 일이어서 서비스 초반의 기세가 크게 꺾였던 게 아쉬운 부분이었죠.

 

지난 소문을 불식시키고 변화를 어필하는 것. 이번 업데이트는 그렇게 유저가 게임에 복귀하기 위한 '계기'를 만들어주는 데 충실했다고 봅니다. 강력한 신규 종족으로 성장 난도를 낮추고, 땅이 부족하니까 하우징 지역을 추가하고, 캐시 회복약 러시를 막고. 여기에 PC방 이벤트로 인게임 최상위 장비까지 주고 있죠. 기존 유저와의 격차를 줄일 수 있는 신규 서버도 열렸습니다. 

 

즉, <아키에이지>에 추억이 남아 있는데 그동안 소식도 별로 못 들었고 마땅히 복귀할만한 계기가 없었다면 한창 업데이트 초반인 지금이 딱 복귀할 시기인 셈입니다. 게임 특성상 후발 유저일수록 기회가 줄어들고(텃밭이나 농장을 지을 공간 때문에), 화려한 프로모션 아이템들도 받을 수 있는 시기는 한정적이니까요. 실제로 업데이트 직후 PC방 점유율이 상승한 것도 그런 결과물 중 하나로 볼 수 있을 겁니다.

 

게임 내 최상위 아이템으로 분류되는 전설 무기를 주는 PC방 이벤트.

장비가 부족한 신규 유저의 필수품이죠.

 

게임을 처음 시작하는, 혹은 게임을 떠났던 유저를 게임으로 되돌리는 데에는 성공했습니다. <아키에이지>에 남은 과제는 이들을 어떻게 장기적으로 남아있게 하는가입니다. 여기에 신규/복귀 유저를 꾸준히 모으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외부 유저에게 어필할 요소도 필요하겠죠. 집터나 PC방 이벤트 무기 등 현재의 유저층이 앞서나가는 부분에 대해 후발 주자가 어떻게 따라올 수 있게 하는가도 중요할 겁니다.

 

복귀 유저 입장에서 플레이한 필자는 일단 만족스럽게 게임을 즐겼습니다. 직업상 리뷰 목적으로 잠깐 플레이하는 게 아니라, 취미 영역으로 계속 즐기고 싶다고 느꼈을 정도니까요. 무역 콘텐츠에 특화된 샌드박스형 MMORPG가 많지 않다는 점도 한몫했을 겁니다. 사람들이 농담삼아 "<아키에이지>는 접는 게 아니라 쉬는 거다"라고 하는 것도 그런 이유죠.

 

냉정하게 표현해서 레벨업과 던전 플레이 및 장비 파밍이 메인인 일반적인 테마파크형 MMORPG를 선호하는 유저에게 샌드박스형 게임인 <아키에이지>를 추천하긴 어려울 겁니다. 하지만 틀에서 벗어나 자신이 세운 목표를 즐기고, 칼 대신 삽과 곡괭이를 쥐어보고 싶은 유저라면 <아키에이지>는 지금도 매력적인 게임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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