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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우주선 레이스의 재현! 중국의 드라마틱한 막판 역전극

아키타이프 2016-01-08 13:57:25

안녕하세요. <문명 온라인>에서 2달째 살고 있는 아키타이프입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최근 <문명 온라인>에 업데이트된 승리 방법인 '과학 승리'에 대해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배경은 지구7일 8번째 세션에서 있었던 중국의 드라마틱한 막판 역전 우주선 승리입니다. 덤으로 저는 아즈텍에서 우주선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 문명의 과학승리와 역사 속 우주선 레이스

 

▲ 문명 4의 과학승리 방식. 우주선 부품을 조립하여 지구에서 탈출합니다.

 

과학 승리란 <시드 마이어의 문명> 시리즈에서 전통적으로 존재하는, 제작자 공인 최상의 승리방법입니다. 태양계 밖까지 항해할 수 있는 우주선을 제작, 먼저 발사한 나라가 이기는거죠. 공돌이에게 희망을 줌과 동시에, 군사적 약소국에게도 막판 역전의 여지를 남겨두는 승리방법이라 하겠습니다. 이 우주선이 도착한 곳에서 어떻게 됐을까 하는게 <Sid Meier's Civilization : Beyound Earth>였지만 시원하게 망했습니다.

 

▲ 1957년 10월 4일 소련에서 발사된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

 

1957년의 스푸트니크 쇼크는 굉장했습니다. 냉전중이던 소련과 미국 사이의 일종의 갈등과 위기감을 고조시킨 극적인 사건이었지요. 군사적으로도 그랬으며 정치적으로도 그랬습니다.

 

미국인은 소련의 스푸트니크 발사를 보고 소련이 인공위성 대신 핵탄두를 장착한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미국 본토에 얼마든지 쏠 수 있다는 사실을 곧바로 알게 되었으며, 그와 함께 자신이 좀 더 과학적으로 문명화된 세계에 살고 있다는 믿음이 깨졌다는 사실 또한 알게 되었지요. 지구상 어디에서나 들을 수 있었던 스푸트니크의 송신음 “Beep.... Beep...." 은 시대의 명언으로 남았습니다.

 

그 즉시 미국 역시 인공위성 발사를 추진했고 같은 해 12월 뱅가드 TV3를 발사했으나, 로켓은 1m 상공에서 폭발했고 이 추태는 TV로 생중계되었습니다. 소련은 이에 대해 조문(?)을 보냈으며 뱅가드는 'Stayputnik'(주저앉은 스푸트니크) 등의 별명이 붙었고, 미국은 전세계의 웃음거리가 되었습니다.

 

▲ 아폴로 11호로 달에 인간을 보내는데에 성공한 미국.

 

이후 미국은 냉전구도에서 군사적, 정치적, 그리고 과학적으로 우위를 점하기 위해 2015년 대한민국 예산의 절반을 쏟아붓습니다. 국방부가 아닌 NASA에 말이죠. 그로부터 12년이 경과한 1969년, 미국은 결국 아폴로 11호로 달에 인간을 보내는 데에 성공합니다. 현재 NASA에 배당된 예산이 1969년 당시의 10%인 것을 보면, 미소간 냉전구도에서 이들의 우주선 레이스가 얼마나 치열했는지를 엿볼 수 있죠.

 

 

■ 문명에서도 우주선 레이스는 시간 싸움!

 

이러한 우주선 레이스가 <문명 온라인>에서는 어떻게 구현되었을까요? 일단 게임의 룰은 다음과 같습니다.

 

 

요약하자면, '아폴로 계획' 기술이 개발된 이후 '공방전 도중', 즉 1시간 내로 우주선 발사대를 건설하고 우주선 추진기 공장, 엔진 공장, 동면장치 공장, 조종부 공장을 각각 건설하여 우주선 발사대에 차례대로 넣고 조립하면 승리하는 방식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우주선 발사대를 포함한 모든 우주선 관련건물은 파괴불가
2) 우주선 관련건물은 1개 도시당 1개만 건설가능
3) 도시가 함락되면 우주선 관련건물 역시 적에게 넘어감
4) 우주선 추진기, 엔진, 동면장치, 조종부 공장이 완공되면 부품이 나오며, 해당 부품탈것을 발사대가 있는 도시까지 이동시켜야 하며 이 부품은 파괴가능
5) 1시간 내로 완공시켜 발사하지 못하면 모든 우주선 관련불괴는 자동파괴

 

즉, 이동중인 부품을 파괴시켜서 적국의 우주선 승리를 저지할 수 있으며, 우주선 발사를 시도하는 문명에서는 도시를 사수하는 전투팀과 우주선을 제작하는 건설팀을 따로 꾸려야 합니다. 1시간의 시간 제한도 있고요. 그러면 실전 상황을 볼까요?

 

 

■ 초반 기싸움, 이집트의 견제를 버텨라!

 

▲ 공방전 4분 전, 우주선 부품공장을 제작하기 위한 건축자재를 미리 모으고 있는 모습.

 

필자는 아즈텍에서 우주선 승리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지구 7세션이며, 현대시대 이튿날 밤 10시에 '아폴로 계획' 기술이 해금되며 전 문명이 우주선 승리 도전이 가능해지는 시점입니다. 현재 시각은 9시 56분, 1982년입니다.

 

▲ 남미의 5도시에서 우주선 승리를 준비 중인 모습.

 

우주선 승리의 정석은 5개 도시에서 건설을 진행하는 방법입니다. 1개 도시에서 발사대, 나머지 4개 도시에서 우주선 부품공장을 건설해 한 번에 부품을 옮겨서 조립하는 방식이죠. 적국의 견제가 없다면 10분 내로 우주선을 쏘고 승리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5개 도시는 가까울 수록 좋습니다. 그래야 우주선 부품을 운반하는 거리가 짧아지고 동선을 절약할 수 있으며 적의 공격에 덜 노출되겠지요. 때문에 아즈텍 수뇌부는 비교적 적국에서 멀면서 도시가 밀집되어 분포한 이곳 남미를 택했습니다.

 

현재 시각 10시 00분, 아즈텍 5도시 모두 건설을 시작했습니다. 최대한 빠른 속도로 건설해야 합니다.

 

▲ 아폴로계획이 해금되자마자 우주선 부품공장 건설 시작!

 

▲ 적국 로마에서도 우주선 발사대 건설을 시작했습니다.

 

▲ 준비해둔 자재를 넣고 나면 최대한 빠르게 건설합니다. 거장의 건설복 풀세트는 기본!

 

▲ 이집트에서 견제를 온 모습. 헬기에게 공격받고 건축인원이 모두 사망했습니다.

 

그러나 이집트에서 아즈텍의 과학승리를 저지하기 위해 남미에 총공격을 감행해 왔습니다. 필자도 우주선 공장 건설중 사망. 심지어 우주선 부품공장을 건설하던 도시 '카스트로'에는 핵미사일 공격을 가해왔군요.

 

우주선 관련 건물은 파괴 불가라서 안심이지만, 건설이 지연되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더불어 공격을 막아내지 못하면 도시가 함락당해서 우주선 승리는 물건너가겠죠. 현재 시각 10시 02분.

 

▲ 전투팀은 헬기를 뽑아서 이집트 공격군을 요격합니다.

 

▲ 부품공장이 1차 완공되면 우주선 부품 손짐이 등장합니다.

 

우주선 부품공장 1차 완공 후 우주선 부품 손짐이 등장합니다. 30초에 2개씩 리젠되며 16개가 필요하죠. 즉 아무리 건축인원이 많더라도 1개 공장 건설에 5분은 걸리게끔 되어있습니다.

 

▲ 카스트로는 결국 핵공격을 받고 함락됐습니다.

 

▲ 남미의 북쪽 도시 다렌에서 결전병기 '랜드크루저 탱크'를 소환한 이집트.

 

이집트는 급기야 남미에서 결전병기 '랜드크루저 탱크'를 소환했습니다. 크고 아름다운 탱크입니다. 다렌에서 남하하면 아즈텍의 우주선 승리계획은 파국을 맞을 것이 자명합니다.

 

 

■ "이집트와 아즈텍이 싸우는데 어쩌지?" / "뭘 어째. 팝콘이나 준비해."

 

▲ 남극에서 차분히 우주선 승리를 준비하는 로마. 가장 앞서있습니다.

 

로마는 별다른 견제 없이 차근차근 우주선 승리를 향해 다가가고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로마의 승리가 될텐데요. 그렇다면 중국은 뭘 하고 있을까요?

 

여기서 중국 수뇌부는 기발한 작전을 내놓습니다. 바로 2개 도시로 우주선 승리에 도전하는 것이죠.

 

▲ 북극 좌측의 자그마한 섬에서 우주선 승리를 준비 중인 중국

 

사실 우주선 승리에 반드시 5개 도시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최소한도는 2개 도시입니다. 1개 도시에서 발사대를 건설하고, 나머지 1개 도시에서 부품공장을 차례대로 건설해서 옮기면 되죠. 당연히 5개 도시보다 승리에 더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만, 대신 섬이 작으므로 좁은 해안선을 구축함으로 철통방어하면서 방해받지 않고 안전하게 건설이 가능합니다.

 

즉 중국은 10분 내로 승리할 수 있는, 빠르지만 위험한 길보다는 비록 30분이 소요되지만 어떻든 우주선을 쏠 수 있는 안전하면서도 주목을 덜 받는 새로운 전략을 짠 것이죠.

 

더구나 아즈텍은 남미, 로마는 남극, 그리고 이집트는 남미에 견제를 온 상황입니다. 여기서 북극을 견제할 수 있는 세력이 있을까요? 중국을 제외한 3개 국가는 모두 남반구에 쏠려 있는 상황. 쉽지 않은 문제죠.

 

▲ 난닝에서 랜드크루저로 맞불작전을 시작한 아즈텍.

 

이렇게 된 이상 시간싸움입니다. 아즈텍 수뇌부는 남미의 도시 '난닝'에서 랜드크루저 탱크 건설을 시작, 이집트의 랜드크루저 탱크에 맞불을 놓기로 합니다.

 

 

■ 남은 부품은 하나! 그런데...

 

▲ 아즈텍이 우주선 조종부를 완성시킨 모습.

 

▲ 아군 전투팀의 호위하에 발사대가 있는 곳으로 우주선 부품을 이동시킵니다.

 

▲ 아즈텍 쪽으로 남하하는 이집트 랜드크루저 탱크. 목적이 명확합니다.

 

▲ 이동 중인 부품이 공격당하고 있습니다. 전투팀 호위가 필요한 이유죠.

 

▲ 무사히 발사대까지 도착한 2개 부품.

 

하지만 공교롭게도 가장 먼저 조립해야 하는 우주선 추진기가 도착하지 않았습니다. 우주선 부품은 반드시 추진기 -> 엔진 -> 동면장치 -> 조종부 순으로 조립해야 합니다. 먼저 건설하던 추진기는 이집트의 핵미사일 공격에 건설이 중단된 상황. 현재시각 10시 20분, 1983년. 우주선 건설 시작으로부터 20분이 경과했습니다.

 

▲ 우주선 엔진도 도착. 이제 1개 부품만 남았는데...

 

▲ 우주선 조종부만 옮기면 과학승리에 도달하는 로마.

 

그동안 견제받지 않은 로마는 1개 부품만 남은 상황. 결국 아즈텍 수뇌부는 전투팀 중 주력을 돌려서 로마를 공격하기로 합니다. 다행히 남극 우측위 '엘 라흔'이 아즈텍의 영토였죠.

 

▲ 로마의 별동대에 의해 공격당하는 아즈텍의 우주선 부품.

 

그러나 주력군을 로마의 남극에 보낸 결과, 로마의 별동대가 아즈텍의 발사대 도시를 기습공격, 아즈텍의 우주선 부품 중 2개가 파괴당하는 결과를 낳습니다. 현재시각 10시 26분.

 

▲ 로마의 우주선 조종부 역시 아즈텍에 의해 파괴됩니다.

 

그러나 로마의 우주선 조종부 역시 아즈텍의 주력군에 의해 파괴됩니다. 이로써 로마와 아즈텍 양국 다 우주선 부품공장을 새로 건설해야 하는 상황.

 

 

■ 쟤들은 그냥 싸우게 냅둬. 우리끼리 우주선 쏘자!

 

▲ 1개씩 차근차근 만든 끝에 마지막 부품까지 완성한 중국.

 

반면 중국은 하나씩 차근차근 건설한 끝에 마지막 부품을 완성하였습니다. 이제 마지막 부품인 우주선 조종부를 우주선 발사대가 있는 '아를'에 운반, 조립하면 중국의 과학승리가 결정나는 순간입니다.

 

아즈텍, 이집트, 로마 모두 주력군이 남반구에 있는 상황. 이젠 어찌할 도리가 없습니다.

 

▲ 아를까지 얼마 남지 않은 중국의 우주선 조종부.

 

▲ 과학승리 최종단계에 돌입한 중국.

 

▲ 결국 10시 34분 (1983년) 중국이 과학승리에 도달했습니다.

 

치열한 경쟁 끝에, <문명 온라인> 역사상 두번째로 중국이 과학승리에 도달하였습니다.

 

다른 세션에서 첫번째 과학승리에 도달했던 이집트는 5개 도시에서 최대한 빠른 시간내로 부품을 조달하며 압도적인 전투력으로 북극에서 불과 10분만에 승리에 도달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세션의 중국은 작은 섬에서 2개 도시를 이용한 전략을 구상, 나머지 3국이 싸우는 틈에 천천히, 차근차근 건설하여 34분만에 우주선 승리에 도달했습니다.

 

다음 세션은 어떨까요? 이제 지구세션에서 작은 섬의 가치는 더욱 상승하였다는 것을 각국 수뇌부가 알아차렸겠지요. 전투와 건설, 외교, 그리고 전략이 살아숨쉬는 <문명 온라인> 세션 종료의 마지막 순간, 그 긴장감은 어떤가요?

 

사족이지만, 중국은 산업시대 이후 연달아 로마/아즈텍/이집트의 3국동맹에 연달아 군사적 패배를 겪어왔습니다. 하지만 막판 기발한 전략으로 승리를 거머쥔 중국, 그리고 우주선 건설에 참여한 중국의 시민들은 결국 승리의 단맛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전투력만으로는 로마와 이집트, 아즈텍 또한 절대 뒤지지 않았지만, 숫적 열세를 뒤집은 중국의 전략적 승리였다고 하겠지요.

 

<문명 온라인>에서 중국은 전통적인 약소국이었습니다. 지구7일 2번째 세션에서 우승한 이후, 수뇌부간의 갈등과 중국유저들의 이탈로 인해 중국은 좀처럼 승리를 거머쥐기 힘들었습니다. 로마와 이집트 등 강대국에게 짓눌리며, ‘킹메이커’ 라는 조롱을 감내해가며 꾸준히 중국 문명으로 플레이해오신 분들도 많았겠지요. 오죽했으면 이번 세션 중국에 ‘중국화이팅’ 길드가 있었을까요.

 

고군분투해온 중국 시민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전략의 승리를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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