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 ID/PW 찾기

프리뷰/리뷰

모든 것은 유저의 '선택'으로 만들어 간다, 언틸 던

PS4 독점 호러 타이틀 '언틸 던' 체험기

정혁진(홀리스79) 2015-08-28 13:25:21


 

영화나 게임에서 보여주는 공포, 두려움은 유저(시청자)가 저항할 수 없는 매우 긴박한 상황에서 주로 강하게 경험한다. 특히 그러한 사물이나 상황이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 상황과 흡사하거나 동일하면 그 강도는 더욱 높다.

 

게다가, 그러한 상황에서는 상황에 처한 캐릭터의 이성이 아닌 본능에 따른 선택이 나온다. 때로그 것은 매우 극단적이기도 하다. 영화 ‘쏘우(Saw)’에서는 어느 날 영문도 모른 채 붙잡힌 희생자가 생명 혹은 생존을 위해 타인을 살해하거나 혹은 자해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다소 과장됐을지 모르지만 선택에 따른 적나라한 결과가 나타난다. 사람이 귀신보다 무섭다는 말이 적절한 표현이겠다.

 

슈퍼매시브 게임즈의 PS4 독점작 <언틸 던>은 그런 점에서 위 사례들과 비슷한 모습을 보여준다. 최근 타 게임들이 보여주는 액션 위주의 공포 게임과는 다른 행보다. 잡다한 인터페이스나 무기, 육성은 없다. 우리가 누군가와 대화할 때 하고자 하는 대답, 무엇을 먹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등 의식하거나 혹은 의식하지 못한 채 내리는 ‘선택’에 주목했다.

 

시작할 때부터 엔딩을 봤을 때까지, 게임은 유저에게 한 치의 여유도 주지 않는다. 조작 보다는 연출, 상황에 강조해 게임의 상황에 보다 몰입할 수 있었다. 한 편의 드라마, 영화를 보는 기분. 전원 생존에 성공한 <언틸 던>의 짧은 소감이다. 체험기를 읽기 전, 아래 게임의 초반 부분을 담은 짧은 플레이 영상도 확인하자. / 디스이즈게임 정혁진 기자

 


 


 

 

■ 전형적인 듯 하지만 예상을 뒤엎는 8명의 캐릭터


<언틸 던>에서 등장하는 8명의 10대들은 서로 연애 관계에 있거나 적대시하는 등 복잡한 관계로 얽혀 있다. 1년 전 충격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산장에 모여 친구를 기리고 모든 것을 잊고자 하지만 쉽지 않다. 아직 정체성을 찾아 가는 나이다 보니 어떻게 보면 쉽지 않은 것도 당연하다.

 




 

샘부터 조쉬까지, 8명의 캐릭터는 진중하거나 혹은 장난기 많은, 자존심이 세거나 속을 알 수 없는 등 저마다 성격을 갖고 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흔히 등장했던 전형적인 캐릭터다. 캐릭터들이 복잡한 관계나 성격을 갖고 있지 않아서 우리가 흔히 공포영화에서 봤던 치기 어린 10대들의 모습이 그대로 비춰진다.

 

하지만 <언틸 던>은 각종 수사 기법이나 연출, 그리고 선택 등을 통해 유저가 생각했던 게임의 흐름, 캐릭터의 성격의 예상을 뒤엎는 방식으로 게임을 보여준다. 초반에는 8명의 10대들과 이들을 위협하는 존재가 너무도 명확히 그려졌지만, 게임의 중반부로 넘어갈수록 예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흐름으로 게임이 전개된다. 자세한 설명은 스포일러일 수 있으므로 이러한 반전의 묘미는 직접 <언틸 던>을 플레이하면서 즐겨보는 것을 권한다.

 


 

게임 진행에 따라 캐릭터의 특성, 타 캐릭터와의 관계 수치도 증감한다

 

 

■ 사소한 선택에 의해 미래는 극적으로 바뀔 수 있다


비록 원하지 않는 상황이지만 유저는 선택을 내려야 하고 그에 따른 결과에 순응해야 한다. <언틸 던>에서는 사소한 감정 표현부터 친구의 생사를 결정짓는 중요한 순간까지 많은 선택을 하게 된다. 눈싸움 장난에서 새를 맞출 것인가, 경계하는 순록을 물리칠 것인가 까지 말이다.

 

게다가, ‘나비 효과’라 불리는 시스템을 통해 유저가 내린 선택은 수 많은 분기를 거쳐 수백 개의 엔딩에 다다르게 된다. 이는 게임에서 매우 중요하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사소한 선택, 대화가 유저가 게임을 하면서 바라는 결과와는 완전 다른 상황을 낳기도 한다.

 

유저는 때로 둘 중 누구를 살해해야 하는지 잔인한 선택을 '강제로' 내려야 한다

 


 

물론 분기가 다양하게 나뉘어 있기 때문에 같은 엔딩에 반복 헤서 이르게 되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 같다. 한 번 엔딩을 본 후 2회차 플레이를 했을 때도 약간씩 다른 선택을 할 때마다 구성, 진행이 달라지기 때문에 긴장감은 크게 감소되지 않는 느낌이다. 유저가 경험한 루트보다 그렇지 않은 루트도 매우 많기 때문이다.

 

게임 안에서는 선택에 따른 결과를 암시하는 ‘나비효과’와 그 결과를 미리 보여주는 ‘토템’이 적절하게 등장한다. ‘나비효과’는 유저의 결정에 따라 즉각 반영되는 느낌이지만 ‘토템’은 유저에게 반드시 벌어지는 일은 아니지만, 현재 진행 상황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살짝 암시하는 역할로 보면 되겠다. 토템은 죽음부터 인도, 상실, 위험, 행운 등 5개로 나뉘며 각각 5개의 조각으로 나뉜다.



 

‘선택’은 유저의 진행에 따른 것 이외에 분석가를 통해서 하게 되는 것도 있다. 분석가는 게임 진행과는 동떨어진, 마치 유저의 의식 속에서 활동하는 것처럼 등장해 마치 심리테스트를 하는 것 처럼 간접적이거나 혹은 캐릭터 중 누가 싫냐는 등 직접적인 질문을 기습적으로 묻는다. 물론 여기서 내리게 되는 선택도 게임의 진행에 영향을 미친다. ‘분석가’ 역할은 피터 스토메어가 맡았다.

 

분석가는 캐릭터들의 두려운 상황을 즐기거나 실험을 하는 것처럼 매우 여유로운 표정과 말투로 유저의 선택을 분석한다. 한 상황이 끝난 뒤에 등장하는 분석가의 선택은 하나의 긴장감이 해소됨과 동시에 새로운 긴장감을 조성하는 연결점 같은 역할을 한다. 마치 미드에서 다음 회를 보기 위해 준비하는 것처럼.

 




 

 

■ 드라마 못지 않은 뛰어난 전달력, 이유는 연기파 할리우드 배우

 

<언틸 던>을 플레이 하는 내내 마치 미드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구성부터 연출까지 조합이 딱 맞아떨어졌다. 행동이나 대사 등도 분위기에 맞게 잘 구성이 됐지만, 무엇보다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것은 캐릭터들의 감정 표현이다.

 



할리우드의 실력 있는 배우들이 대거 참여, 게임 내 캐릭터를 맡았다

 

실제 배우들의 연기를 평가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겠다. 하지만 <언틸 던>을 플레이 해보면 어느정도 그런 평가에 수긍이 갈 것이다. 슈퍼매시브 게임즈는 캐릭터들의 표정에 많은 공을 들였다. 피터 스토메어부터 헤이든 패네타, 래미 말렉 등 할리우드 연기파 배우들도 대거 섭외해 배우들의 표정, 목소리 등을 게임에 그대로 반영했다.

 

공포 영화에서 배우들이 표정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많은 몰입감을 받듯이 캐릭터들은 매 상황에서 다른 친구들이 당하는 상황에 불안함과 두려움, 공포감을 잘 드러낸다. 

 


 




 

 

■ 때로는 가만히 있는 것이 현명할 때도 있다

 

<언틸 던>에서는 매 순간마다 ‘선택’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굳이 선택을 하지 않아도 그것 자체가 또 하나의 선택이 되기도 한다. 모든 선택은 유저의 주관적인 감정과 본능에 의해 결정되며, 어떤 것을 결정 내려야 할 지 모를 때는 결정하지 않으면 된다. 모든 것이 ‘좋다’, ‘나쁘다’는 이분법적인 선택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듯이 때로는 가만히 있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기도 하다.

 

글로벌 통계를 통해 타 유저들이 결정한 선택도 확인할 수 있다

살리고 싶다면 절대 움직이면 안된다. 컨트롤러의 움직임 인식은 생각 이상으로 민감하더라

 

물론 이러한 것은 일부분이기 때문에 결정은 내려야 한다. 대화 이외에도 게임 도중 빈번하게 나타나는 퀵 타임 이벤트(QTE)도 엔딩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다만, 퀵 타임 이벤트는 캐릭터가 움직이거나 어떤 사물을 조종하는 것으로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조금 더 더양한 요소로 삽입됐으면 어땠을까 한다. 초반에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벌어지기 때문에 알면서도 버튼을 못 누르는 경우가 발생했지만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학습효과 덕분에 이벤트 진행시점이 예상되기도 한다. 

 

어쩌면, 이 게임은 유저에 따라 큰 충격을 받을 수도 있겠다. 권선징악 개념에 맞춘 게임이라기 보다는 유저의 선택이 곧 정답인 게임이기 때문이다. 어떤 것이 정답이라는 뚜렷한 기준은 없다. 앞으로 일어날 상황도 예측 불가하기 때문에, 어떠한 결과를 예상하고 내린 결정, 행동이 잔인한 결과를 낳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시대를 소재로 하고 있고, 사실적인 분위기를 풍기기 때문에 그 느낌은 더욱 크게 다가온다.

 

8명의 친구들이 산장에서 벌어지는 비극, 그로 인해 2명의 친구가 사망한 뒤 벌어지는 1년 뒤의 반복되는 비극. 유저의 선택은 8명 모두를 살아남게 할 수도, 아니면 모두가 사망할 수도 있다. 모두 사망하는 것이 배드 엔딩은 아니며, 전원 생존이 곧 해피 엔딩은 아니다. 본인의 선택에 대해 확신과 감정에 충실했다면, 그 결과가 곧 해피 엔딩이다. <언틸 던>은 그러한 엔딩이 수백 개가 준비되어 있다.

 

수 많은 선택에 따른 나비효과, 그 결말은 수 백 가지에 이른다

 

 

최신목록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