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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모으고, 만들고! 목적지는 정해졌다 ‘아르피엘’ 1차 CBT 체험기

생활형 콘텐츠는 OK, 전투는 글쎄…

송예원(꼼신) 2015-07-01 20:21:40

‘수인 학원’이라는 콘셉트로 주목을 받았던 <아르피엘>이 지난 25일부터 나흘간 첫 번째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살짝 간만 보여 주었던 3월의 미니테스트와는 달리, 이번 테스트에서는 <아르피엘>이 가고자 하는 방향성을 확실히 드러냈죠.

 

게임의 핵심은 ‘생활’에 있었습니다. 학원을 배경으로 둔 만큼 이를 활용해 유저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아르피엘 월드를 꿈꾸고 있죠. 디스이즈게임에서 <아르피엘>의 1차 CBT를 체험했습니다. /디스이즈게임 송예원 기자



 

■ 모으고 만들고, 핵심은 생활형 콘텐츠! 하지만 강요는 않는다.

 

<아르피엘>의 개발사 엔진스튜디오는 디스이즈게임과의 최초 공개 인터뷰에서 ‘슬로우푸드 같은 게임’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전투에서는 신나는 액션을 보여주는 대신, 전투 외에서는 느긋한 판타지의 낭만을 살려 보겠다는 의도였죠. 그래서일까요, 이번 1차 CBT에서 선보인 제작 시스템은 빠른 템포를 추구하는 요즘 게임과 달리 유저들의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합니다.

 

<아르피엘>에서 ‘취미활동’은 채집과 제작을 중심으로 한 생활형 콘텐츠 입니다. 버프 음식을 만드는 ‘요리’와 아이템을 저장할 수 있는 창고 등을 만드는 ‘가구 제작’ 등이 있죠. 재료를 모아 제작으로 이어지는 시스템은 낯설지 않은 방식인데요, 

 

처음에는 던전에서 드롭된 재료와 상점에서 구매한 재료를 합성하는 수준으로 단순해 보이지만, 점차 과정은 복잡해집니다. 예를 들어 고기 재료를 모아 다진 고기를 만들고, 여기에 다른 재료를 더 섞어 볶음 고기를 만들어야 하죠. 팜류 모바일SNG를 떠올리면 될 것 같네요. 

 

끝내 구경도 못한 스테이크 정식

 

젤리 하나 만들기도 쉽지 않아요.

  

특히 채집을 위해 MMO 방식의 별도의 필드까지 마련돼 있습니다. <아르피엘> 기본 구성은 스토리를 따라 인스턴스 던전을 클리어해나가는 전형적인 MORPG 구조를 띄고 있지만, 오직 채집을 위해 MMO 필드를 따로 준비한 거죠. 

 

해당 필드는 던전 입구가 모여 있는 중앙광장과 레이드 보스가 등장하는 ‘비명의 광장’ 길목에 위치해 있는데요, 개구리, 악어, 스컹크 등 다양한 몬스터가 등장하지만 이들은 플레이어를 공격하지 않고 사냥했을 때 재료를 드롭하는 역할만 합니다. 곳곳에는 단풍나무, 참나무, 버섯, 감자 등 식물들도 흩어져 있고요. 채집에 얼마나 신경을 쓰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죠.

 

 

같은 몬스터를 잡아도 드롭되는 재료가 다양합니다. 
 

이처럼 생활형 콘텐츠는 개발사가 내세우는 게임의 핵심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플레이어에게 강요를 하지는 않습니다. ‘취미’라는 이름처럼 말이죠. 만약 빠른 성장과 진행에 익숙한 필자에게 퀘스트 같은 시스템으로 제작을 강제했다면 재미보다는 짜증을 느꼈을 거에요. 하지만 게임 진행에 꼭 필요한 무기나 장비는 전투 보상으로 드롭되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음식이나 창고 등이 필요할 때만 채집을 하고 제작도 하면 되는 거죠. 

 

게임을 즐기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양하기 마련입니다. 개인적으로 필자는 생활형 콘텐츠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편입니다. 레이드 한 번 더 뛸 시간에 무언가를 찾아 헤매는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되거든요. 반면, 반복되는 전투보다는 모으고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유저도 있을테고요. 

 

<아르피엘>은 “결국 넌 OO을 해야해!”라며 한 쪽으로 쏠린 방향성을 제시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원하는 맛을 고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드넓은 채집용 MMO필드 로윈드강 하류
 
감자 캘 시간에 레이드 한 번 더 돌겠어!

 

 

■ 취미는 같이해야 제맛이지! 함께하는 ‘학원 생활’을 꿈꾼다

 

덕분에 1차 테스트임에도 불구하고 자연스럽게 거래가 활성화되고 다른 유저와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모습이 등장해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지막 날에는 오직 채집에만 집중하며 일종의 상인 역할을 하는 유저도 볼 수 있었습니다. 직접 채집도 하고, 다른 유저로부터 저렴하게 구입한 재료를 모아 제작해 이를 원하는 유저들에게 다시 되파는 거죠.

 

예를 들어 공격력/방어력+30%, 크리티컬 확률+50%, 크리티컬 대미지+100% 버프를 주는 ‘스테이크 정식’의 경우, 하위 재료 제작 시간을 포함해 제작에만 약 40분이 소요됩니다. 재료 수집까지 포함한다면 적지 않은 시간입니다. 구매자 입장에서는 원하지 않는 콘텐츠에 시간을 뺏기지 않아서 편하고, 판매자는 이 게임에서 즐길 수 있는 또 하나의 재미가 추가된 셈이죠. 

 

결국 ‘취미 생활’은 단순한 보조 콘텐츠가 아닌, 게임의 순환을 돕는 핵심적인 요소로 보였습니다.  직접 참여하지 않는 유저도 전투와 같이 자신이 즐기고 싶은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서는 대화를 나누고 거래를 시도하는 상호작용을 유도함으로써, 함께 어우러지는 ‘학원 생활’을 참여하는 거에요. ‘수신학원 아르피엘’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말이죠. 

 

이번 테스트에서는 공개되지 않은 ‘동아리’ 콘텐츠가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개발사는 지난 지스타 2014에서 ‘동아리’에 대해 단순한 길드 시스템이 아닌, ‘같은 취미를 가진 플레이어가 모인 협동단체’라고 소개한 바 있습니다. 취미생활이 개인 생활 콘텐츠라면, 동아리는 일종의 집단 생활 콘텐츠라고 할 수 있을텐데요, 현재 공개된 모습을 보면 ‘어떻게 하려고’라는 우려보다는 ‘어떤 모습일까?’라는 기대감이 자아냈습니다. 

 

흔한 제작 마니아. 광장에 자리를 깔고 앉에 하루종일 제작에만 집중하죠. 

 

 

■ 보는 맛도, 시원스러움도 없는 심심한 액션

 

만족감과 기대감을 낳았던 생활형 콘텐츠와 달리, 전투는 미니테스트와 마찬가지로 물음표를 지우지 못한 모습입니다. 여전히 <클로저스>나 <최강의 군단> 등 최근 PC 온라인 MORPG와 비교하면 심심한 느낌이었거든요. 

 

던전 구성이 열댓 마리의 몬스터가 떼가 일정 간격으로 반복해서 등장하는 방식인데요, 스킬 하나씩 쭉 돌려쓰면 한 무리를 잡을 수 있어서 결국 5분~10분 동안 계속 반복적인 패턴으로 공격할 수 밖에 없는 거죠. 보스를 만나기 전까지는 박진감도 떨어지고 시원스럽게 몰아잡는 쾌감도 부족합니다. 그저 눈앞에서 깔짝대는 장애물을 툭툭 쳐내는 기분이랄까요. 

 

액션이 매끄럽지 못한 부분도 보입니다. 캐릭터 움직임이 딱딱한 것은 둘째치고, 이동과 조준 공격이 어우러지지 않죠. 아이린의 경우 후진 공격을 위해서는 좌클릭으로 뒤를 찍어 주고 다시 앞으로 조준해 공격해야 하니 답답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일반 공격 스킬 중 하나는 조준한 방향으로 전진하기도 하죠. 원거리 공격 캐릭터인데 말이에요. 

 


 

 

■ 더딘 성장에 반복되는 공격 패턴

 

무엇보다 더딘 성장방식은 게임 본연의 재미를 느끼기도 전에 지루함을 느끼게 합니다. <아르피엘>의 스킬은 카드 형식으로 구성돼 있고, 이를 전략적으로 운용해 다양한 액션을 즐길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재미를 맛보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입니다. 스킬을 성장에 따라 한두 개씩 개방하는 일반적인 방식이 아닌, TCG에서 부스터팩을 뜯는 듯 묶음으로 제공하기 때문이죠.

 

일단 1레벨~10레벨까지는 기본 공격 1개와 4개의 액티브 스킬, 1개의 각성기 스킬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10레벨 이후 승급전을 마치면 1개의 기본 공격 4개의 액티브 스킬이 추가되는데, 그 까지 총 10개의 던전과 1개의 승급전에서는 반복적인 패턴으로 이어나가야 하는 구조입니다.

 

심지어 다음 25레벨 이후 승급전은 해당 레벨을 달해도 장비 레벨을 맞추지 못하면 입장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파밍까지 되죠. 원하는 아이템을 갖추기 위한 파밍과 단순히 숫자를 맞추기 위한 파밍은 목적부터 다르기 때문에, 후자인 <아르피엘>은 재미보다는 지루함으로 다가왔죠. 

 

첫 번째 '원혼의 요새' 마지막 던전 요새사령부. 긴박함이라고는

 

 

■ 초반 지루함 뒤에 감춰진 ‘전략의 재미’

 

승급 후 추가되는 스킬은 기본적으로 높은 마나를 소모하는 고성능 스킬이 추가되지만 일종의 테마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검사 유아의 경우 첫 승급 후 오픈되는 스킬들은 빠르게 이동해 베는 ‘고속검/귀참’이나 적의 움직임을 느리게 하는 ‘매혹’과 같이 다수의 적을 대응하기 좋은 스킬들이, 두 번째 오픈에서는 독화살, 맹독폭발, 독뱀 등 독을 사용하는 스킬들이 추가됩니다. 법사 아이린의 경우 두 번째 오픈되는 스킬에서 힐을 넣어 주는 스킬이 대폭 추가되고요. 

 

결국 다양한 스킬을 활용해 전략의 재미는 40레벨 이후나 되야 느낄 수 이야기입니다. 여기까지 가는 여정은 반복의 연속이고요. 물론 일정 수준 스킬을 보유하고 나면, 이것 저것 바꿔 가며 여러 방식으로 싸우는 재미는 확실합니다. 화끈한 액션이 없어도 말이죠. 

 

제일 나중에 제공되는 패시브 스킬. 그러니까 전투레벨 40, 무기 레벨 1,200 이상을 달성해야 페시브 스킬이 생긴다는 얘기다. 

  

유아 40레벨 스킬 최종 스펙.

 

유아만 해도 일반 몬스터는 다수를 공격하는 독화살이나 한꺼번에 쓸어버리는 고속검과 비검 초살 등의 스킬을 사용해 빠르게 진행하는 한편, 보스에서는 ‘매혹’ 스킬로 적의 속도를 낮추고 대미지가 높은 스킬들을 쏟아 붓는 방식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40레벨 승급전 이후 제공되는 패시브를 활용하면 ‘정기추출’ 스킬로 정기획득 확률을 늘리고 ‘생기흡수’ 스킬로 정기를 얻을 때마다 체력을 회복해 탱커같은 전투도 가능하고요. 

 

게임 본연의 재미가 나쁜 첫인상 뒤에 숨어 있다는 점은 아쉽습니다. 맛집이라고 찾은 식당에서 스테이크 코스를 시켰더니, 입맛을 돋우겠다고 나온 에피타이저가 별로다? 필자라면 메인디쉬는 맛보기도 전에 식당을 박차고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싶거든요. 허들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죠.

 

 

매혹으로 잡아두고 한번 쓱 베어버린다! 정기를 주워 먹으면 체력까지 회복!

 

 

 

■ 다채로운 던전 구성, 단조로움 극복할 수 있을까?

 

액션의 단조로움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던전을 다양한 형태로 구성함으로써 반복되는 액션을 보고 있더라도 다른 경험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게끔 만들었죠. 

 

스토리모드와 전술수업은 맵을 따라 보스에게 나아가는 MORPG의 기본방식이고요, 일종의 승급제인 ‘탐사능력 종합평가’는 한정된 공간에서 해당 테마 던전의 몬스터가 웨이브 방식으로 몰려 나와서 쉴새 없이 몰아치는 맛이 있습니다.

 

특히 던전 보상으로 획득한 차원의 조각들을 활용해 입장할 수 있는 ‘시공 던전’은 다양한 공격 기믹들이 등장해 일반 던전에서는 체험할 수 없는 긴장감도 느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전투와 제작 콘텐츠를 적절하게 믹스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게이트를 열 수 있는 타일은 다른 유저와 합칠 수도 있어서 자연스럽게 파티 플레이를 유도하는 것도 인상적이고요. 

 

재료를 모아 제작해 입장할 수 있는 시공 던전

  

이러한 전개 방식은 요즘 모바일 액션 RPG.를 떠올리게 합니다. 적은 수의 스킬을 가지고 제한된 환경에서 풍성함을 보여 주어야 한다는 목표라든지, 이를 스토리모드-같은 구성의 높은 난이도 던전-레이드 보스 및 파밍용 무한던전으로 이어지는 구성은 이제는 너무나 익숙한데요, 물론 이런 순환 구조도 마의 구간인 첫 번째 테마 10레벨 구간만은 넘겨줘야 하지만요. 

 

지난 3월 미니테스트에서 <아르피엘>은 갈피를 잡지 못한 모습이었습니다. 전투는 스킬구성 방식 외에는 너무도 뻔한 MORPG였고, 제작 시스템은 요리나 아이템 재감정 정도로 제한돼 있어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감이 오지 않았죠. 게임의 방향성을 잡기 위한 테스트인 만큼 굳이 ‘미니’라는 이름을 붙였고요. 

 

일종의 승급전인 탐사능력 종합평가. 
 
첫 번째 레이드 보스 부포펫.

 

 

■ 목적지는 확실한 <아르피엘>, 이제 ‘진짜 모습’ 공개만 남았다 

 

이번 CBT는 적어도 <아르피엘>이 나가고자 하는 방향은 명확히 보여 주었다고 봅니다. ‘학원’이라는 콘셉트에 맞춰 느긋하게 즐길 수 있는 생활형 콘텐츠에 더 힘을 싣고 있습니다. 많지 않은 분량임에도 촘촘하게 짜여진 채집과 제작 시스템에서 정성이 드러났죠. 그 안에서 이루어진 유저간 상호작용은 개발사가 추구하는 집단 생활형 콘텐츠로서의 가능성도 보여주었습니다. 

 

단순한 채집 중심의 MMO 필드의 활용도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함께 모여 공연을 하는 등 새로운 취미 공간을 활용될 수도 있고요, 히든 던전이나 미니게임과 같이 기존 게임에서 볼 수 있는 뻔한 콘텐츠 외에도, 확장된 제작 시스템으로 공동 주거지를 구축하고 운영할 수도 있겠죠. 

 

개인 방에 친구를 초대해 룸메이트를 만들어도 재미있을 것 같네요.

‘빠르고 신나는 경험’을 제공하고 싶다던 전투는 액션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해답으로 모바일게임의 전개 방식을 택했습니다. 낯설지 않은 패턴이므로 부담없이 즐길 수는 있죠. 또 액션 자체로 승부하기 보다는, 카드 형식의 다양한 스킬 조합을 통한 전략의 재미를 택했고요.

 

다만 게임 초반 지루함에서 오는 허들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스킬을 묶음으로 제공함으로써 초반의 밋밋한 액션은 가릴 수 있었지만, 오히려 똑같은 액션을 반복해야 하는 문제가 있었었죠. 전략이라는 본연의 재미를 느끼기까지 거리도 꽤 멀었고요. 

 

<아르피엘>에게는 중요한 건 다음 테스트가 아닐까 싶습니다. 1차 CBT에서 ‘방향성’을 보여 줬다면, 2차 CBT에서는 게임의 진가가 드러날테니까요. 그 때는 좀 더 다듬어진 ‘진짜’ 아르피엘의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마지막 소개할 영상은 GM과 함께하는 보스 레이드입니다. 두 마리 중 하나는 GM이라는 사실! 유저뿐만 아니라 개발자와 운영진까지 한데 어울릴 수 있는 게임. 엔진스튜디오의 꿈은 이루어 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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