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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기대가 컸기에 더 아쉽다, 디 이블 위딘 해봤더니

새 둥지에서 선보인 미카미 신지의 신작

정혁진(홀리스79) 2014-10-24 13:08:48

일명 미카미 신지 게임이라 불리며 영상 공개부터 숱한 화제를 낳았던 디 이블 위딘(The Evil Within)’이 지난 14일 발매되면서, 많은 유저들은 드디어 미카미 신지표 호러 게임을 다시 즐길 수 있을 것이라며 환호했다. 캡콤에서 <바이오 하자드4>까지 개발하며 인기를 한 몸에 받은 그이기에 더욱 그랬다.

 

하지만 출발 비디오 여행을 본 뒤에 영화를 본 느낌이랄까, <디 이블 위딘>은 발매 전 공개됐던 티저 영상 그 이상의 공포감은 주지 못했다. 기대가 컸기 때문일까, 아니면 미카미 신지가 부담을 느껴서일까. 디스이즈게임에서 <디 이블 위딘>을 플레이 해봤다. 아주 덤덤하게... / 디스이즈게임 정혁진 기자

 

 

 

 

챕터1, 시작은 좋았다. 그러나...


<디 이블 위딘>은 어느 날 시가지에 위치한 정신병원에서 모든 직원과 환자가 사망하는 대량 학살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형사 세바스찬 카스테야노스와 파트너 죠셉, 여형사 줄리 등 세 명이 투입되며 일어나는 일을 그리고 있다

 

피 냄새가 나는 군이라는 불길함을 암시하는 대사와 함께 병원에 들어가는 셋. CCTV를 통해 두건을 쓴 인물 루빅이 눈깜짝할 새 경찰들을 살해하고 카메라로 주인공을 보는 모습은 플레이 하면서도 오싹한 느낌이 들었다.

 

[새 창에서 영상보기]

 

이후 루빅에 의해 정신을 잃게 되면서 시작된 챕터1은 게임의 공포감을 훌륭하게 표현한 구간이다. 거꾸로 매달려서 죽임을 당할 차례에 놓인 주인공, 시체를 도살하는 주변을 몰래 빠져나가거나 다리를 다친 와중에 텍사스 살인사건처럼 전기톱을 들고 달려오는 괴한으로부터 탈출하는 순간 등아무것도 할 수 없이 생존을 위해 도망쳐야 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유저들에게 극도의 공포감을 느끼게 하기 충분했다. 책장에 숨어서 틈으로 괴한을 지켜보는 부분도 훌륭한 연출이다.

 

루빅은 엄청난 능력을 보여주며 주인공을 자꾸 이상한 곳으로 옮겨준다

 

과거 <바이오 하자드>에서 이러한 추격요소는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특히 많은 유저들이 기억하는 <바이오 하자드3>에서 추격자(네메시스)가 수시로 주인공을 쫓아오는 요소는 가히 최고가 아니었을까 할 정도.

 

하지만 <디 이블 위딘>에서는 가끔 나오는 이러한 추격 씬 외에는 공포감을 크게 경험하기 힘들었다. 물론 후반부에 등장하는 루빅의 누나이자 흉측하게 변해버린 리 본 로라와 벌이는 대결, 추격 씬 이라던지, 연구로 인해 생겨난 거대 괴물로부터 도망치는 부분도 뛰어났지만, 그 이외에는 크게 공포스럽지가 않았다.

 

 

공포감을 저해했던 주인공의 성장(?)


게임에서 공포감을 느끼게 되는 요소는 다양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어떤 제한적인 조건(무기, 상황 등)에서 특히 강하게 온다고 생각이 든다

 

게임을 점점 진행하면서 유저가 패턴을 인지하고 진행해 나가는 과정에서 이 점을 유지하는 것은 힘들면서 중요하다. 또한, 게임의 과정 중 하나인 성장을 어긋나게 도입한 경우, 게임 종반부에는 공포감이 아니라 적들을 학살하는 쾌감을 주는 것으로 변질되기도 한다.

 

<디 이블 위딘>은 아쉽지만 이러한 부분을 잘 살려내지 못했다. 도입부에서 무기도 없이 다리에 부상을 입은 채 도망쳐야 하는 부분 이라던지, 권총과 등불에 의존하며 진행해 나가는 초반부 챕터들에서는 유저가 적절히 공포감을 느끼며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상황까지 오면 총을 겨누기도 어렵다

 

하지만, 게임의 중반부터 종반부 까지는 거의 학살 수준에 가깝다. 권총에서 샷건, 저격총, 석궁까지 얻게 되면 영화 익스펜더블에서 악당들에게 무차별 난사하는 수준까지 다다르게 된다. 매그넘은 위력도 세고 적을 날려버리기까지 한다

 

거대한 보스를 만나더라도 쇼크 볼트를 날려서 마비시킨 뒤 공략하면 끝이다. 차라리 무기에 제한을 두고 주변 요소를 활용해 챕터를 진행해 나가는 점을 강조하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쯤되면 거의 총기수집에 가까워진다

적들도 장갑차를 타고 나온다...

 

<디 이블 위딘>에서 공포감을 저해하는 요소 중 또 하나의 예를 들자면, 바로 화면 상단 가운데에 뜨는 눈동자. 이것은 적이 주인공을 발견하지 못했거나 찾고 있을 때 눈을 가늘게 뜨고 있는 모양으로 나타나다가, 주인공을 발견하면 눈이 커진다.

 

게임 초반에는 눈동자를 보면서 긴장하고 언제 눈동자가 없어질지 기다리곤 했지만, 중반쯤 가면 상황이 달라진다. 눈동자가 없을 때에는 적이나 기타 방해요소가 등장하지 않기 때문에 공포스럽지도 않다. 눈동자가 나타나면 아 적이 나타났구나정도로 생각이 든다

 

나름 학습효과일 수도 있겠지만, 차라리 눈동자를 없앴다면 그래도 공포감이 유지되지 않았을까 한다. 그 밖에 주인공이 숨을 수 있었던 캐비닛, 침대 밑 등도 후반에는 크게 활용도가 적다는 점도 아쉬웠다.

 

이 때부터 긴장해 주면 된다

 

 

미카미 신지의 향수가 곳곳에


게임 곳곳에서는 퍼즐 맞추기, 문을 열기 위해 여러 곳을 다니며 재료를 모으는 부분 등 <바이오 하자드> 또는 캡콤 게임에서 나타났던 요소들이 일부 나타나고 있다. 또한 적에게 들키지 않고 진행하기 위해 트랩을 해체한다던 지, 부비트랩을 해체하기 위해 빠르게 돌아가는 눈금을 맞추는 등 재미있는 요소들이 등장하기도 한다.

 

또한 곳곳에 사망할 위험요소가 있는 만큼 세이브 포인트가 간절한 경우가 많은데, <디 이블 위딘>의 세이브 포인트는 거울인데, 빛나는 거울을 계속 바라보고 있으면 정체불명의 병원에 가게 되고, 이 곳에서 친절한 간호사의 음성과 함께 세이브와 무기 강화를 할 수 있다

 

물론 다시 원래 지점으로 돌아기기 위해서는 거울을 계속 보고 있으면 된다. 게임을 하면서 어디선가 들려오는 클래식 음이 그렇게 반가울 수 없다.

 

유저는 영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처럼 이 장면을 자주 보게 될 것이다

 

 

기대가 컸던 만큼 더 많이 아쉬운 <디 이블 위딘>

 

최근까지 상영했던 공포 영화들을 돌이켜 보면 대부분 무섭다보다 잔인하다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어느 순간부터 공포 영화는 피가 낭자하는 고어(Gore)’물로 변질되고 있는 느낌이다. 엄습해오는 스산함,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이 서서히 죄여오는 공포감보다는 보는 내내 찝찝함만 들곤 했다.

 

<디 이블 위딘>을 처음 접했을 때는 최근 공포 게임들이 고어 요소를 대부분 담고 있음에도 공포감을 극대화한 게임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미카미 신지의 부담감이 컸던지, 아니면 게임 볼륨을 늘리다 보니 공포 요소가 너무 뜸했던 건지 그러한 기대감을 충족시키기에 부족했다.

 

전체적인 플레이 패턴도 <바이오 하자드> 시리즈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루빅과 로라가 억울하게 죽임을 당해 그 보복으로 도시 전체를 종말 분위기가 날 정도로 쑥대밭이 되어 후속작이 등장할지는 의문이지만, 그래도 차기작 또는 미카미 신지의 신작이 나온다면 보다 멋진 공포게임이 나오길 바란다

 

여담으로, 추후 발매될 DLC에서는 박스맨이 되어 주인공을 쫓는 엽기 콘텐츠도 제공된다고 한다.

 

루빅으로 DLC 콘텐츠가 나와도 재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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