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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시식리뷰] 톡 쏘는 총알 맛 퓨전요리, 저승사자

출시 50일을 맞이한 '저승사자 for Kakao'의 맛은 업그레이드 됐을까?

김진수(달식) 2014-08-07 16:46:55
이번에 소개할 <저승사자 for Kakao>(이하 저승사자)는 모바일게임에서는 드물게 TPS 방식을 내세워 인기를 얻고 있는 작품입니다. TPS에 런 게임을 조합하면서 ‘쏘는 맛’은 살리고, 쉽게 소화할 수 있는 조작을 선보이고 있는데요. 어떤 맛인지, 직접 시식해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김진수 기자



<저승사자 for Kakao>

☞ 원산지: 국산 (사장, 종업원도 국산)
☞ 제조사: 눈보라
☞ 식품분류: 모바일 TPS 런 게임
☞ 판매처: 구글 플레이 스토어, 애플 앱스토어
☞ 가격: 무료 시식(추가 결제 있음)

☞ 제품 설명: <저승사자 for Kakao>는 모바일게임에서는 조작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크게 흥행하지 못했던 TPS에 런 게임을 결합시킨 게임입니다. 두 장르의 장점을 합친 퓨전 요리라고나 할까요? 런 게임을 결합하면서 다른 TPS에 비해 조작이 한결 간편해졌고, 달리는 속도감이나 피하는 쫄깃함도 살려냈습니다.

☞ 조리 시 주의사항

- 아무리 쉬운 조작을 강조했다고 하지만, 어디까지나 모바일게임치고 쉬운 편일 뿐입니다. 노화 때문에 반사신경이 둔해진 게이머에게는 혈압을 올리는 효과가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 여타 RPG처럼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있지만, 실제 게임에 미치는 영향은 미비합니다. 무기의 성장이 게임의 난이도를 거의 좌우하므로 가능하면 무기 성장에 주력해야 합니다.

- 직접 조작해야 하는 게임인지라 조작 피로도가 상당합니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자동전투 RPG’에 길들여진 사용자라면 손가락과 눈이 피로할 수 있습니다.

☞ 원재료

쏘는 맛(60% 이상 함유)
갈아 만든 좀비 분말(최소 10,000마리 이상)
복용자의 혈압을 올리는 ‘무기 뽑기’ 첨가
인내심을 기를 수 있는 무기 성장
애프터서비스 정신 함유
더러운 남성 캐릭터 2마리
등만 보여주는 여성 캐릭터 1명

TPS에 런 게임을 결합한 퓨전 요리


앞서 계속 설명했듯, <저승사자>는 TPS에 런 게임을 결합한 게임성을 띄고 있습니다. 모바일게임에서 ‘퓨전 요리’가 유행한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저승사자>에서 주목할 건 서로 다른 요리 맛이 시너지를 낸다는 점이죠.

먼저 가장 큰 장점은 모바일 TPS가 인기를 얻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인 어려운 조작이 쉬워졌다는 점입니다. 앞뒤 이동을 없앴기에 왼손만으로 이동과 조준이 모두 됩니다. 런 게임을 결합하지 않았다면 시도하기 힘들었을 조작이고, 여타 TPS보다 편리하죠.

(필자 주: 개발사는 FPS라고 칭하고 있지만, 여기서 <저승사자>를 TPS라고 하는 이유는 캐릭터의 등을 보여주는 '숄더 뷰'시점인 점, 그리고 3인칭 시점에서 이루어지는 액션이 있기에 TPS로 분류했습니다.)

그리고 TPS 본연의 맛이라고 할 수 있는 타격감도 좋습니다. 총을 쏠 때의 느낌, 그리고 시원하게 좀비를 쏴서 쓰러뜨리는 느낌 모두가 살아있습니다. 그뿐 아니라 헤드샷 역시 꽤나 쉽게 맞출 수 있게 조절해서 시원한 타격감을 느낄 수 있죠.

더불어 모여 있는 좀비를 모두 쓰러뜨리면 나오는 “싹쓸이!”같은 멘트가 타격감을 한층 맛깔나게 살려줍니다. 타격감이 좋으니 쏘는 재미가 살아난다는 점은 다시 설명할 필요가 없겠죠.


모여 있는 좀비를 모두 쓰러뜨리면 “싹쓸이!” 멘트와 함께 추가 점수를 얻습니다.

TPS에 런 게임을 결합해 생긴 게임성은 바로 ‘체력’입니다. 스테이지에 입장하면 체력이 계속 줄어들고, 망자를 사냥하거나 아이템을 습득해 체력을 채워야 계속 진행할 수 있습니다. 좀비나 장애물에 부딪히면 체력이 줄어드는 건 당연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체력이 줄어들기 때문에 좀비를 효과적으로 처치해야 할 이유가 됩니다. 더불어 좀비의 체력에 비해 총기 공격력이 낮으면 스테이지 진행이 어려워지는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이 체력 요소 덕분에 한 스테이지에서도 주어진 탄약 제한 속에서 어떻게 해야 효율적으로 좀비를 쓰러뜨릴 수 있을지 연구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하나 더 덧붙인다면, 런 게임을 결합한 덕에 점프해서 머신건을 난사한다든가, 분노 상태에서 좀비를 야구방망이로 후려치는 등의 자잘한 재미도 추가해서 다양성을 살리고 있습니다. 머신건 같은 경우에는 아예 보스전을 앞둔 상황 등에서 체력을 채워주기 위한 요소로 활용하고 있어 재미를 더욱 살려주고 있습니다.




나의 불빠따맛을 봐라!


맛이 이상하면 바꿔드립니다, 친절한 애프터 서비스


<저승사자>는 출시 당시에는 평이 좋지 못했습니다. 바로 너무나도 어려운 난이도 때문이었죠. 초기 스테이지라고 할 수 있는 1장에서조차 한 번만 실수하면 게임오버가 되고, 총으로 처리할 수 없는 럭비선수 좀비가 피하기 힘든 간격으로 뛰쳐나와 유저를 농락했죠. 말 그대로 ‘하드코어’ 한 난이도를 보여준 셈입니다.

당시  TIG의 ‘천생연분’ 코너에서는 아쉽다는 평가와 함께 비교적 짠 점수를 받았습니다. 타격감은 훌륭하고, 재미있는 게임인데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어려운 난도 때문에 요리의 맛을 망쳤다는 이유였죠. 쉽게 플레이할 수 있어서 대중성을 얻어야 하는 모바일게임에 어울리지 않는 특징이었기 때문입니다.


출시 초기 지겹게 볼 수 있었던 화면입니다.

<저승사자>는 바로 다음날 난이도를 조절하는 패치를 감행했습니다. 그러면서 푸쉬 알림을 통해 난도를 대폭 낮췄으니 다시 플레이해달라고 열심히 알리더군요.

이후에도 <저승사자>는 꾸준히 난이도를 쉽게 만드는 업데이트를 적용했습니다. 출시 이후부터 ‘어렵다’는 의견을 들은 만큼, 지속해서 난이도를 개선하며 TPS 특유의 쾌감을 살리는 데 집중한 것이죠.

최근 모바일게임들이 우르르 쏟아지면서 유저 입장에서는 쉽게 설치하고, 쉽게 지워버리는 게 모바일게임입니다. 이런 특성상 모바일게임은 초기 반응이 좋지 않으면 쉽게 순위에서 내려가고 잊혀지기 마련이죠. <저승사자>는 이런 흐름을 오히려 역행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지금 <저승사자>가 iOS 버전을 출시하면서 다시금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도 이런 애프터 서비스 덕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초기 버전은 대중성을 얻기 어려운 난도를 보여줬으니까요. 상한 음식을 내놓고 버리는 게 아니라, 꾸준히 소비자의 피드백에 맞춰서 애프터 서비스를 해 줬으니 이런 인기를 얻을 수 있었죠.

<저승사자>는 여러 번 애프터 서비스를 거친 결과, TPS 본연의 쾌감이 상당히 살아났습니다. 간단한 좀비들은 총알 몇 발에 ‘싹쓸이’ 당해주고, 럭비 좀비는 이제 피할 수 있을 정도의 간격으로 등장합니다. 스테이지를 하나하나 공략하면서 ‘쏘는 맛’을 즐길 수 있게 바뀌었습니다.


급격히 요동친 <저승사자>의 다운로드 순위. (출처: 앱애니 닷컴)


잘못 사용한 MSG, 아쉬운 성장의 맛


최근 모바일게임에서 성장과 수집요소는 당연히 들어가는 ‘MSG’같은 존재입니다. 결제를 유도하기도 좋고, 유저를 오래 붙잡아 둘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저승사자>는 성장이라는 MSG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습니다. 맛을 내려고 넣긴 넣었는데, 넣지 말아야 할 음식에 MSG를 부어 넣은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저승사자>의 성장 요소는 크게 캐릭터와 무기의 성장으로 나뉩니다. 캐릭터는 사용할수록 경험치를 얻고, 체력과 권총의 공격력이 늘어나는 방식이지만, 워낙 미비해서 큰 동기부여 요소가 되기 힘듭니다.

그래서 <저승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기의 성장요소입니다. 무기는 등급이 올라가면서 공격력과 탄약 소지량이 큰 폭으로 늘어납니다. 다른 총기를 합성시켜 레벨을 올려도 대미지와 탄약 양이 늘어나죠. 최고 레벨인 15레벨이 된 같은 등급 총기 두 정을 합치면 다음 등급 총기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은 요즘 쉽게 볼 수 있는 방식입니다. 요즘 유행하는 모바일 RPG에서 캐릭터나 카드의 성장을 총기 버전으로 바꾼 것이죠.

하지만 문제는 바로 골드와 경험치를 짜게 준다는 점입니다.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 얻을 수 있는 골드는 500 내외인데, 총기 합성 한 번에 3,000이 넘는 골드를 요구합니다. 3성 1레벨 총기에서도 이런 강화를 3번 정도 해야 2레벨이 될 정도입니다.


여타 카드배틀 게임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총기 성장.

그래도 열심히 플레이하면 꾸준히 무기를 성장시킬 수 있지만, 문제는 이 게임이 여타 ‘자동 진행’을 지원하는 RPG와 달리 TPS라는 점입니다. 모든 스테이지를 직접 플레이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쉽게 피로해집니다. 한 번의 플레이도 긴장하면서 해야 하는 게임인데, 많은 반복을 요구하기 때문에 지치게 되는 거죠.

골드와 재료를 넣어 무기(혹은 카드)를 성장시키는 방식은 카드배틀이나 자동사냥을 지원하는 RPG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저승사자>에서는 이 비즈니스 모델을 TPS에 집어넣어서 피로감을 유발했습니다. 자동사냥을 지원하는 RPG라면 여러 번 플레이하기 쉽지만, TPS는 그렇지 않습니다.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아니면 골드를 줄이거나 같은 총기를 재료로 사용했을 때 경험치를 늘려서 쉽게 강화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면 좋지 않았을까요? 싸고 맛 내기 쉬운 MSG지만, 맞지 않는 요리에 넣은 느낌이라 매우 아쉽습니다.

<저승사자>는 TPS에 런 게임을 결합한 시도가 매우 성공적인 ‘퓨전 요리’지만, 천연 재료로 맛을 내야 할 음식에 MSG를 잘못 첨가하는 바람에 맛이 떨어진 음식이라고 비유할 수 있겠습니다. 이런 이유에서 리뷰 점수는 7점 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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