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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리듬? 카드? 아니, ‘러브 라이버’를 위한 게임! 러브라이브

러브 라이브! 스쿨 아이돌 페스티벌 체험기

깨쓰통 2014-07-14 12:24:38

러브 라이브란?


많은 사람들이 애니메이션 원작이라고 잘못 알고 있는 <러브 라이브>(ラブライブ! School idol project)는 사실 일본의 유명 미소녀 전문잡지, 음반회사, 애니메이션 제작사 등이 뭉쳐서 시작한 일종의 ‘2D 가상 아이돌 육성 프로젝트’를 말한다. 

각양각색의 2D 미소녀 캐릭터들을 내세워서 음반을 발매하고, 정기적으로 팬들로부터 인기 투표도 받아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한 캐릭터를 다음 음반 재킷의 센터에 배치한다는 등. 실제 ‘아이돌 그룹’의 콘셉트를 2D의 세계에서 충실히 재현한. 어떻게 보면 참으로 일본다운 발상으로 시작한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와 같은 가상 아이돌 프로젝트는 일본은 물론이고 우리나라에서도 시도된 적이 제법 있다. 이제는 전설로 남은 ‘사이버 가수 아담’ 이라던가….


<러브 라이브>는 사실 프로젝트 초기에는 이렇다 할 인기를 얻지 못했지만, 2013년 동명의 애니메이션 방영을 계기로 폭발적으로 팬덤이 불어났다. 이는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이기에, 그 영향으로 <러브 라이브>를 ‘애니메이션 원작’ 이라고 잘못 아는 사람들이 많다.


러브 라이브! 스쿨 아이돌 페스티벌


지난 6월 26일, NHN엔터테인먼트 ‘토스트’(TOAST) 브랜드를 통해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러브 라이브! 스쿨 아이돌 페스티벌>(이하 스쿠페스)은 바로 이 <러브 라이브>를 원작으로 하는 모바일 게임이다. 일본에서는 지난 2013년 4월 서비스를 시작한 작품이 근 1년 만에 ‘자막 한글화’를 거쳐 마침내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이 게임은 <러브 라이브> 프로젝트의 주역이라고 할 수 있는 9명의 ‘뮤즈’(μ’s) 멤버들이 총출동하는 카드 게임+리듬 액션 게임이다. <확산성 밀리언 아서> 같은 카드 게임의 틀에 ‘리듬 액션 게임’ 요소들을 결합한 작품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유저들은 각종 미소녀 카드를 모아서 자신의 덱을 꾸려나가야 하며, 수시로 리듬 액션 게임 형태로 진행되는 ‘라이브’를 플레이해서 경험치를 올리고, 레벨을 높여야만 한다. 


<러브 라이브> 프로젝트의 주역이라고 할 수 있는 9인 아이돌 그룹 ‘뮤즈’(μ’s, 영국의 모 락밴드와는 관계 없음). 뮤즈의 멤버들은 모두 고등학생이라는 설정이기에 ‘스쿨 아이돌’이다.
 

아무리 리듬 게임 잘해도 카드가 나쁘면 점수는 C입니다. ♡


<스쿠페스>의 핵심 콘텐츠라고 할 수 있는 ‘라이브’는 리듬 액션 게임 형태로 진행된다. 그렇기에 슬쩍 겉모습만 보면 ‘리듬 액션 게임 마니아들을 위한 게임’이라고 오해할 수도 있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 오히려 리듬 게이머들 입장에서는 플레이 도중 “이딴 것도 리듬 게임이냐?!”라는 절규가 절로 나올 수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이 ‘카드의 강함>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실력’일 정도로 실력보다는 카드의 강함을 중심으로 밸런스가 잡혀 있다는 점이다. 무슨 뜻이냐 하면 ‘아무리 실력이 출중해서 올콤보(All Combo)를 달성한다고 해도 카드가 좋지 않으면 점수는 C를 받는다. 

반대로 실력은 별로 좋지 못해도 카드가 좋으면 손쉽게 점수 S를 달성할 수 있다’는 뜻. 어떻게 보면 이 게임에서 리듬 게이머들이 가장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라고 할 수 있으며, 실제로 이 부분에서 게임 할 의욕이 순식간에 꺾이는 유저들이 정말 많다. 


화면에 보이는 노트를 타이밍에 맞춰 누르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라이브 파트.


사실 다른 정통 리듬 게임들에 비하면 난이도가 다소 낮은 축에 속한다. …그런데 카드가 좋지 못하면 S를 기록할 수 없다니! 이게 무슨 소리요 개발자 양반!


L… LP가 부족하당…


이 밖에도 <스쿠페스>는 리듬 게이머 입장에서는 납득하기 힘든 요소들이 다수 존재한다. 게임 플레이에 많은 방해를 주는 ‘컷씬’의 존재부터(다행히 옵션에서 끌 수는 있다), 전화나 문자, 알람 등으로 인한 일시정지-게임 재개시 여유시간을 주지 않는다는 점. 일부 기기에서는 최적화가 문제가 심각하게 야기된다는 점. 여기에 LP 밸런스에 이르기까지…

참고로 <스쿠페스>는 하나의 곡을 플레이하려면 각각의 곡 별로 설정되어있는 양 만큼 ‘LP’를 소비해야만 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 LP가 1시간에 10씩 충전되는 데 반해(6분에 1포인트), 소비 포인트 대비 경험치량이 제일 좋은 곡들은 모두 LP를 15씩 소비한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유저들은 (캐시를 써서 부족한 LP를 유료 충전하지 않는 한) 3시간에 잘해야 곡을 2개밖에 즐길 수 없다. 이런 부분은 ‘자기가 원하는 때, 원하는 만큼’ 마음껏 즐기는 것에 익숙한 리듬 게이머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답답해서 복장 터지기 딱 좋은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게임 도중 일정 조건을 만족하면 위와 같은 강렬한(?) 컷씬이 뜨면서 스킬이 발동한다. 리듬 게이머라면 게임 플레이에 방해된다고 싫어할 수 밖에 없다.


그러니까 이 게임은 리듬 게임이 아니라, 카드 게임이라고 생각하세요


이렇듯 <스쿠페스>는 ‘리듬 액션 게임’을 기대하고 플레이한다면 크게 실망할 수도 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만약 이 게임을 리듬 게임이 아닌 ‘미소녀 카드 게임’으로 기대하고 플레이한다면, 오히려 ‘카드 게임 특유의 단순함과 지루함을 잘 해소한’ 재미있고 부담 없이 즐길만한 작품이라고 느낄 수 있다는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무엇보다 이 게임은 <확산성 밀리언아서> 이래 이런 방식의 카드 게임이라면 피해갈 수 없었던 ‘지루한 전투’를 ‘리듬 게임’의 형식으로 상당 부분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최소한 플레이 하는 동안에는 “나는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 같은 허무함은 받지 않아도 되며, 확실히 ‘게임을 즐기고 있다’는 느낌은 받는다는 뜻. 

여기에 전체적으로 쉬운 난이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초보자들이 적응하기도 쉬운 편이고, 여러 유저들이 동시에 하나의 목표를 클리어하는 이른바 ‘보스 레이드’ 형태의 콘텐츠도 없기에 카드 게임 특유의 부담감과 압박도 덜한 편이다. 다른 카드 게임이었다면 1시간이 멀다 하고 삑삑 날라오는 푸쉬 알람도 <스쿠페스>에서는 없다. 


 ‘연습’ 이라는 미명하에 능력이 떨어지는 노멀 등급의 부원(카드)을 희생시켜서 주력이 되는 멤버들의 레벨과 능력치를 올려야 한다. 피의 생존경쟁이 펼쳐지는 아이돌의 세계를 잘 그려내고 있다. 


다 필요 없고 <러브 라이브>! 


그리고 사실 <스쿠페스>는 리듬 게임이건, 카드 게임이건, 최적화가 덜 되었건, 운영이 개판이건, 무엇이 아쉽건 간에 “<러브 라이브>를 소재로 하는 거의 유일한 모바일 게임” 이라는 점에서 <러브 라이브>를 좋아하는 팬들(이른바 ‘럽폭도’ ‘러브 라이버’) 한테는 의미가 깊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까 <러브 라이브>를 좋아하는 팬들이라면 ‘애정으로 얼마든지 커버 가능’ 한 작품이라고 할까? 

어찌 되었든 굉장히 캐주얼한 게임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지간히 리듬 게임을 못하는 유저가 아니라면 ‘러브 라이브’ 5글자만 믿고 입문해도 전혀 문제가 없다. 또 실력보다 카드가 중요하다는 점은, 다시 말해 거울을 보며 “니코니코니~”를 따라 해 본 경험이 있는 30대 이상의 아저씨 팬들 조차 ‘어른의 힘’(aka Cash)을 통해 얼마든지 실력만 믿고 설치는 젊은 세대들과 경쟁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에 장점이 될 수도 있다. (미리 말하는 데 “그런 아저씨 팬 없어!” 라는 반론은 받지 않겠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스쿠페스>는 <러브 라이브>에 등장하는 특유의 밝고 경쾌한 보컬 곡들을 즐길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게임이라는 점에서 팬들에게는 확실히 의미를 가진다. 


게임 도중 일정 조건을 만족하면 위와 같은 강렬한(?) 컷씬이 뜨면서 스킬이 발동한다. <러브 라이브>를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진정한 팬은 방해가 되도 컷인은 본다”라고 외친다.


뮤즈 멤버들이 등장하는 스토리를 감상하는 것도 팬들에게는 확실히 즐거운 요소다. 좀 짧은 게 아쉽지만 풀보이스 지원이니 참자.


쿨타임 됐다! 서비스사(개발사)를 까자! 


앞에서도 말했지만 <스쿠페스>는 지난 2013년 일본에서 먼저 서비스 시작한 것을 약 1년 만에 국내에서 ‘한글화’ 해서 시작하는 작품이다. 그렇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일본 버전과의 비교는 피할 수가 없는데, 결론부터 말해 현재 이 게임의 한국 서비스는 일본 버전에 비해 아쉬운 점이 굉장히 참 대단히 많은 편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게임 출시 이후 보름이 넘도록 ‘이벤트’ 개최와 관련된 그 어떠한 소식도 들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스쿠페스>는 사실 게임 내 메인 콘텐츠도 콘텐츠지만, 그보다는 일정 기간 진행되는 ‘이벤트’에 대한 의존도가 굉장히 높은 게임이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정기적으로 다수의 이벤트가 계속 진행되면서 유저들의 관심과 흥미(+과금욕)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현재 한국에서는 이벤트 시행은커녕 앞으로 어떤 이벤트가 진행될 것인지 단 한 줄의 공지나 예고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공식 카페는 있다. 하지만 말 그대로 ‘공식 카페는 있다’ 수준이다. 확실히 서비스사는 공식 까페라고 했지 이를 통해 운영한다고는 하지 않았다. 가뜩이나 <스쿠페스>는 25 레벨 이후의 레벨업 구간이 고된 게임으로 손꼽힌다. 

더군다나 한국 버전은 36 레벨 이후의 콘텐츠가 하나도 오픈하지 않은 상태인데, 이런 식으로 이벤트가 계속 이루어지지 않으면 서비스 시작일부터 달려온 유저들은 지쳐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한국에서 이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은 사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일본판으로 갈아탈 수 있는’ 유저들이라는 것이다. 서비스사의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참고로 이런 문제는 국내 서비스사인 NHN엔터테인먼트가 아닌, 계약상 한국 서비스에 대한 전권을 쥐고 있는 일본의 개발사가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국내 유저들은 그런 사정 일일이 배려해주는 착한 유저들이 아니다. 


한글 번역 상태를 봐도 오역이나 ‘러브 라이버’들의 성에 차지 않는 번역이 수두룩하다. ‘스피리추얼 파워’를 ‘영능력’으로 번역하질 않나…


실제로 한글판을 ‘튜토리얼’ 삼아 게임에 대해 배우고, 일본버전으로 넘어가는 유저들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런 사태를 막으려면 보다 적극적인 국내 운영이 필요할 수 밖에 없다.


결론: 러브 라이브를 좋아하는 팬들을 위한 게임


여러 이야기를 했지만, 결론적으로 <스쿠페스>는 <러브 라이브>라는 콘텐츠에 관심이 많은 유저나 팬을 위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팬 게임’ 으로서의 기본은 확실히 해내는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러브 라이브>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 유저나 <유비트> 난이도 10짜리 곡을 라면 먹으면서 발로 클리어 가능한 진성 리듬 게이머라면 성에 차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유저라면 기회가 되면 <러브 라이브> 애니메이션을 감상해보도록 하자. 

그 이후에는 그냥 본능에 몸을 맡기면 될 것이다. (참고로 애니메이션은 국내에 정식 수입되어있기 때문에 얼마든지 합법적으로 감상할 수 있다. 불법이나 비정상적인 경로로 감상한 사람들은 대부분 대머리가 되었다는 정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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