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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조금 느려도, 너무 노력하지 않아도 괜찮아 '리틀베리숲 이야기'

한 편의 동화를 보는 듯한 어드벤쳐 게임 '리틀베리숲 이야기'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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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너부) 2018-08-09 15:21:52

우리는 소위 '별 것 아닌' 무언가에서 치유받을 때가 있다.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주말이면 늘어져라 늦잠을 자거나 혹은 그저 아무 생각 없이 멍하니 누워 있는다는 등. 

 

별 것 아닌 사소한 것들이 우리를 치유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3월 출시한 모바일 어드벤처 게임 <리틀베리숲 이야기>가 호평 받았던 이유를 들여다본다면 그 이유도 알 수 있을 것이다. /디스이즈게임 김지현 기자 

 


 

개발사: ​리틀베리게임즈

플랫폼: iOS / 안드로이드 OS

가격: 1,100원 (구글플레이 스토어 기준)

다운로드: 구글플레이 스토어 / 앱스토어 ​(클릭 시 마켓으로 이동)

 

 

감자를 캐고 당근을 뽑아 요리하자, 잔잔한 동화풍 스토리

<리틀베리숲 이야기>의 스토리는 한 편의 동화처럼 진행된다. 주인공인 어린 남매는 농사를 짓는 삼촌의 일손을 돕기 위해 작은 숲속 마을로 향한다. 남매와 삼촌은 마을 이웃과 인사를 나누고 숲을 둘러보던 중 정체불명의 돌을 발견한다.

 

돌은 남매가 이웃에게 친절을 베풀면 빛을 내고, 빛이 날 때마다 새로운 동물 이웃이 마을에 찾아온다. 이를 알게 된 남매와 삼촌은 숲의 활기를 찾기 위해 적극적으로 이웃들을 돕게 된다.

 

이렇듯 스토리도 한 편의 동화 같지만, 게임 내 등장 인물들간의 대화나 연출 또한 동화 같다.  읽기 쉬운 단어와 문장이 사용된 것은 물론, '오독오독', '낄낄' 같은 의성어에도 '토끼가 당근을 먹고 있어요.' 같은 아기자기한 설명이 붙는다. 하나의 큰 이야기가 끝나면 인물과 말풍선을 더해 지난 이야기를 짧게 요약해주기도 한다.

 


 

게임 진행 방식은 단순하다. 농장에서 수확한 재료를 있는 그대로, 혹은 요리해 이웃에게 전달하면 스토리가 진행된다. 재료는 캐릭터를 움직여 날아오는 감자를 받거나, 땅에서 자라난 당근을 뽑는 등 간단한 미니 게임으로 획득할 수 있다. 숲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필요한 아이템을 찾아야 하는 미션도 종종 등장한다.

 

만든 요리는 이웃에게 전달하지 않고 직접 먹을 수도 있다. 요리는 인물들의 '상태'에 영향을 끼친다. 상태는 '나빠요', '좋아요', '신나요'로 나뉘며 캐릭터 상태가 좋을수록 요리나 농작물을 추가 획득할 수 있다. 또한 퀘스트 수락에 필요한 '숲 에너지'기 자동으로 모이는 확률도 높아진다.

 

느긋하게 플레이했을 때 엔딩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5시간. 길지도 짧지도 않은 시간이지만, 인앱 결제 없이 1,100원에 판매되는 점을 고려한다면 오히려 알찬 분량이라 볼 수 있다. 

 


 

 

느려도 괜찮아, 노력을 강요하지 않는 느긋함의 미학
<리틀베리숲 이야기>에는 전반적으로 '느긋함'이 깔려있다. 재료를 모으는 미니게임부터 캐릭터들의 대화, 이동, 퀘스트를 수락하고 진행하는 것 모두 느리다. 소위 말하는 주류 모바일 게임들과 확연하게 차별되는 부분이다. 

스토리와 게임 특징만 봤을 때 <리틀베리숲 이야기>는 성인보다는 '어린아이에 초점을 맞춘 게임'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 게임은 아이가 아닌 성인 유저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끌었다.

모바일 양대 마켓을 더해 약 1,000개의 리뷰가 달렸으며 그중 대부분이 '아이용 게임인 줄 알았는데 재밌게 플레이했다.'는 의견이다. 게다가 출시 초반에는 앱스토어 유료 게임 1위, 구글플레이 스토어 유료 게임 4위라는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구글플레이 스토어에 올라온 리뷰 중 일부

<리틀베리숲 이야기>가 성인 유저들의 좋은 평가를 받은 이유는 우리가 사소한 것에서 마음을 치유하는 것과 같은 이치인 것 같다. 지나친 노력을 '강요'하지 않는 점, 그리고 적은 노력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작은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

일반 모바일 게임은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기 위한 '실력과 성장', 유저 간의 치열한 '경쟁' 등을 강요한다. 이는 분명 게임의 재미 요소 중 하나지만 재미를 느끼기까지 유저는 일정 수준의 '노력'을 들여야 한다. 노력이 들어가는 과정에서 유저는 일종의 부담감을 느끼며, 이를 견디지 못하는 사람은 스트레스를 받고 게임을 이탈한다.

반대로 <리틀베리숲 이야기>는 유저가 부담을 느낄 만큼의 노력을 요구하지 않는다. 재료 수급을 위한 미니게임도 아주 간단하지만 지루하지 않을 수준이며, 퀘스트마다 필요한 요리 수도 적다. 여기에 스토리 진행에 사용되는 '숲 에너지'도 주어지는 스토리만 꾸준히 진행하면 전혀 부족함이 없다.

또한 1,100원으로 저렴한데, 게임 구매를 제외하고 '추가 결제'도 요구하지 않는다.  

 

주어지는 퀘스트만 꼬박꼬박해도 숲 에너지가 부족할 일은 없다

 

 

심심한 맛의 이 게임이 주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물론 화려한 3D 그래픽과 뚜렷한 서사를 추구하는 이들에게 <리틀베리숲 이야기>는 다소 심심한 작품이 될 수 있다. 화려한 그래픽이나 손맛 좋은 액션도 없으며, 반전이 거듭되는 영화 같은 전개나 아이디어가 번뜩이는 참신한 소재도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소박함과 잔잔함의 연속인 이 작품은 많은 성인 유저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줬다. 그저 재료를 모아 요리하고 이웃과 나누는 것만으로도 마을을 활기차게 만드는 것. 그리고 어떠한 노력도 강요하지 않는 것. 이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소위 말하는 '소확행'​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수려한 동화풍 작화와 밝은 음악, 따뜻한 스토리로 가득 찬 <리틀베리숲 이야기>.​ 치열한 경쟁과 노력 강요로 가득한 현실에 지쳤다면 느릿하게 흘러가는 이 동화 같은 숲에서 조금 쉬어가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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