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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과 법] 유저와 게임 서비스 제공자는 약관을 통해 계약을 체결합니다

땡땡땡 2015-09-30 11:5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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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과 법] 유저와 게임 서비스 제공자는 약관을 통해 계약을 체결합니다

안녕하세요 게임과 법 칼럼의 OOO입니다.

 

지난 연재에는 채널링 계약과 더불어 댓글에 답변을 드리는 AS(애프터서비스) 성격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제가 Cost Per – 로 시작하는 광고 모델 중 CPK에 대해 검색을 해 보고 주변에 문의하여 보아도 잘 모르겠다는 말씀을 드렸는데, 댓글을 통해 ‘Cost Per Kakao’라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실무에 대해 이번에는 제가 한 수 배운 것 같은데, 감사드립니다.

 

게임업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워낙 빠르게 변하고 새로운 용어들이 생겨나다 보니 저처럼 전문가를 자처하는 사람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앞으로도 제가 게임과 관련한 업계의 현실을 잘 모른다는 느낌이 들면 댓글을 통한 기탄 없는 지적 부탁 드리겠습니다. 지난 연재를 다시 살펴보면서 이번 연재를 준비하다 보니 추석 연휴를 앞두고 모바일게임 TV 광고가 부쩍 늘어난 것이 눈에 뜨입니다. 

 

  

이제 퍼블리셔와 이용자 사이의 관계를 살펴보겠습니다. 

 

요즘에야 퍼블리셔를 통하지 않고 게임이 이용자에게 서비스되는 경우는 드뭅니다만, 여전히 개발사가 직접 게임을 서비스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번 연재에서도 두 경우를 모두 설명할 수 있게 퍼블리셔와 개발사를 포괄하여 ‘게임 서비스 제공자’라고 부르도록 하겠습니다.

 

게임 이용자의 지위에서 우리는 게임 서비스 제공자의 회원으로 가입하고(채널링이나 다른 인증 수단을 통하는 경우 회원 가입은 다른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게임 서비스 제공자가 제공하는 모바일게임이나 온라인게임을 즐깁니다. 패키지 게임의 경우에는 게임샵이나 인터넷 쇼핑몰에서 게임을 구입하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제 관점에서 ‘상품인 게임’과 ‘서비스인 게임’으로 게임을 나누어 본다면 ‘상품인 게임’을 이용자가 구입할 때에는 일반적인 민사상 매매계약을 통해 매매의 대상이 되는 게임 – 주로 패키지 게임 – 을 구매하는 것으로 게임을 둘러싼 법률관계는 대부분 완료가 됩니다. 이 경우에는 게임 콘텐츠를 담고 있는 DVD나 기타 저장매체에 대한 소유권을 이전 받는 대가로 대금을 지급하는 매매계약이 이루어지는 것이죠. 서점에서 책을 사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사실 물품의 소유권을 대금을 지급하고 넘겨받는 형태의 매매계약은 거래계에서는 워낙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입니다. 게임 소매점에서 일반 소비자가 물품을 구입하면서 매매 거래를 위해 계약서를 작성하는 일은 드물죠.

 

이런 경우에는 민법에서 전형계약 중 매매에 대한 조항(민법 제563조 ~ 제595조)이 적용될 수 있다고 보셔야 합니다. 민법상 매매계약에 대한 내용은 그간 빈번하게 거래가 이루어지면서 굳어져 온 매매에 대한 일반적인 관행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또 매매의 대상이 된 물건에 하자가 있을 때의 권리관계 등에 대하여 규율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게임샵이나 인터넷 쇼핑몰에서 패키지 게임을 구입했는데 그 게임이 실행이 되지 않거나 하는 경우의 문제에 대해서는 민법의 내용 외에도 소비자 관계를 다루는 몇몇의 특별법(소비자기본법,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규율됩니다. 그 거래의 대상이 게임(다만 이 내용은 패키지 게임에 대한 논의라는 점을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이라고 하여 특별히 다른 이슈가 발생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지난3월 <DOA5: 라스트라운드> PC버전은 타이틀 핵심이었던 야와라카(부드러움) 엔진을 비롯해 도전과제, 컨트롤러 진동 등 일부 사양이 제외돼 환불 소동이 있었다. 

 

어렵게 들리는 것 같지만, 쉽게 말하면 게임샵에서 게임을 샀는데 실행이 되지 않으면 구입한 곳에 가서 실행이 되는 물건으로 교환을 받는 것이 일반적인 해결책인데, 이런 현상이 비단 게임에만 국한되어 발생하는 일은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전자제품을 사는 경우에도 그 제품이 애초부터 고장이 나 있었으면 판매처에 가서 바꾸어 달라고 할 수 있는 것이겠죠.

 

사실 민법의 매매계약에 대한 내용도 법의 형식에 따른 문장으로 기록돼 있어 읽기 어려울 뿐, 그 내용을 이해하고 살펴 보면, TIG 독자 여러분께서 알고 계시는 매매거래의 ‘상식’과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그러나 재미있게도 민법의 매매계약에 대한 조항들에 대해서는 수도 없이 많은 논문과 학설대립이 있을 정도로 그 해석에 대한 이견이 있긴 합니다).

 

이상과 같이, 상품으로서의 게임을 구입할 때에 발생하는 법적인 권리관계는 게임과 관련해서만 문제가 되는 특이한 케이스는 아니므로, 앞으로 본 칼럼에서 이 부분을 다루지는 않을 것입니다. 앞으로 제가 설명하고자 하는 것은 ‘서비스로서의 게임’을 공급하는 퍼블리셔 혹은 개발사와 이용자 사이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한 법적인 관점에서의 논의입니다. 

 

  

게임 서비스 제공자와 이용자의 관계는 계약관계입니다. 그런데 계약관계란 계약을 체결하는 당사자들 사이에서 의사의 합치를 통해 이루어지는 당사자 사이의 권리의무관계를 말합니다. 계약을 위해서는 ‘청약’과 ‘승낙’이라는 두 의사표시가 있어야 하는데, 계약 조건을 제시하는 ‘청약’이 있을 때 이에 대해 수정을 요구하거나 이의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의사표시를 하면 ‘승낙’이 되고 승낙을 하면 청약한 내용대로의 계약이 성립합니다.

 

잠깐, 여러분이 언제 게임 서비스 제공자와 계약을 체결하였는지 기억하고 계시는지요? 혹시 게임을 하기 위해 게임 서비스 제공자와 계약서를 작성하고 도장을 찍은 기억이 있는지요? 아마 대부분의 경우 게임회사와 여러분이 계약서를 쓰고 도장을 찍어서 계약을 체결한 기억 같은 건 없을 겁니다. 그러면 대체 우리는 언제 게임회사와 계약을 체결하는 것일까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여러분이 온라인게임 혹은 모바일게임을 즐기기 위해 처음에 하는 일들을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온라인게임이라면 게임 서비스 제공자의 회원으로 가입하고 나서 게임 클라이언트를 다운로드 받아 실행할 것입니다. 모바일게임이라면 앱스토어나 구글플레이 등의 플랫폼에서 게임을 다운로드하고 실행했을 거고요. 

 

  

여러분은 위 과정 어딘가에서 게임 서비스 제공자가 제시하는 ‘약관’을 보았을 것이고, 게임을 하기 위해 ‘동의’ 버튼을 눌렀거나, ‘동의’라고 쓰여진 곳에 체크표시를 하고 ‘계속’ 버튼을 클릭했을 겁니다. 게임 서비스 제공자와 이용자는 이 때 계약을 체결하게 되는데, 약관의 내용이 게임 서비스 제공자와 이용자 사이에서 체결되는 계약의 내용을 구성하게 됩니다.

 

즉, 게임 서비스 제공자가 제시한 약관은 계약체결을 위한 ‘청약’이 되고, 여러분이 이에 동의하기로 하면, ‘승낙’이 이루어져 계약이 체결되는 것이죠. 따라서 TIG 독자 여러분께서 게임을 이용하시다가 문제가 발생했을 때, 내가 게임 서비스 제공자가 체결한 계약의 내용이 무엇이었는지를 알고 싶으면 약관을 찾아서 읽어보시면 됩니다.

 

본래 약관이란 다량의 거래가 발생하는 현대 산업사회에서 하나의 회사가 다수의 거래처 혹은 개인과 같은 내용의 계약을 여러 번 체결하게 될 때, 이 업무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동일한 계약 내용을 하나의 문서화된 서식(form)으로 정리한 다음, 계약을 체결할 때 이 서식을 상대방에게 제시하고 확인하게 한 후 계약 상대방의 서명과 날인을 받아 다량의 계약을 빠르고 편리하게 체결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습니다.

 

위와 같은 약관의 장점은 하나의 게임 서비스 제공자가 수 없이 많은 게임 이용자와 법률관계를 가져야 하는 게임 서비스에 있어서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이죠. 때문에 게임 서비스 이용자는 이용자와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약관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약관은 이용자 입장에서는 계약을 체결함에도 불구하고 그 내용의 수정을 요구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게임 서비스 제공자와 같이 약관을 제시한 측에서 일방적으로 이용자들에게 불리한 내용을 집어넣고, 이용자에게 게임의 사용을 위해 동의를 강요한다면 이용자 입장에서는 울며 겨자먹기로 불리한 계약을 체결해야 하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따라서 약관은 이용자들이 갖는 권리와 의무의 내용을 충분히 알 수 있게 서술되어야 하고, 법에 따라 이용자에게 불리한 조건을 강요하여서는 안 되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이런 내용들은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에 기술돼 있는데요, 약관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이용자들은 약관규제법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를 통해 약관 심사를 청구할 수 있고, 게임 서비스 제공자들도 약관의 내용에 대해 불공정한 것이 아니라는 의견을 진술할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게임 서비스 제공자들의 약관을 살펴보면, 법에 어긋나는 내용은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왜냐하면, 온라인게임 서비스가 이미 20년이 넘었고, 그 과정에서 이미 감독기관의 심사를 여러 차례 받으며 문제가 될 만한 내용들은 대부분 정리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런 약관에 대해서도 게임 빨리 해야 하니 급하다고 넘기실 것이 아니라, 대략 어떤 내용이 있는지는 한 번쯤 살펴보신다면 생각보다 많은 내용이 기술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바로 그 내용이 여러분과 게임 서비스 제공자들이 체결한 계약의 내용이니깐요.

 

이번 연재에서는 게임 서비스 제공자와 이용자 사이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한 개론으로 둘 사이에서 계약이 어떻게 성립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었습니다. 다음 연재들에서는 이 계약의 세부적인 내용들을 조금씩 살펴보면서 쟁점이 될 만한 사항들을 설명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본 칼럼은 필자 개인의 의견으로 TIG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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