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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어느 공산국가의 첫 인디게임

제재와 고립 속에서도 게임은 즐길 수 있고,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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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현(하노) 2017-01-16 10:36:20
하노 (김규현 기자) [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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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어느 공산국가의 첫 인디게임

제재와 고립 속에서도 게임은 즐길 수 있고, 만들어진다.

인간이 게임을 즐기는 것과 만드는 것에는 국경이 없다. 심지어 고립되거나 단절된 환경에서도 사람들은 게임을 즐겨왔다. 그 재미를 위해, 게임 개발에 지극히 어려운 자국사정을 극복하는 사람들이 여기 있다. / 디스이즈게임 김규현 기자


 

 

 

어린 신이 꿈 속에서 멸망하는 세계를 목격한다.

조물주의 실종이 멸망의 원인이었다.

세상을 구하려면 어린 신이 조물주를 찾아 대화해야 한다.

하지만 수많은 피조물과 적을 조우하면서

어린 신은 자신이 속한 세계의 비밀을 하나하나 알아가는데

 

손수 그린 애니메이션, 독특한 스토리와 전투 시스템을 가진 2D 플래포머 어드벤처 게임

Savior (구원자)

 

아직 개발 중인 이 게임이 주목을 받은 이유는 어느 나라 최초의 인디게임이기 때문이다.

쿠바

 

지구 상 남은 4개의 공산주의 국가 가운데 초기 공산주의 경제체제 대부분을 지금까지 유지한 나라이자,

쿠바 혁명과 미사일 위기 이후 미국 등 서방의 경제 제제와

일당 독재체제를 한꺼번에 수십 년 째 받고 있었던 나라이다.

 

그 결과 열악하고 세계 표준에 뒤떨어진 쿠바의 IT 환경

 

경제제제로 구식 하드웨어를 써야 하고 인터넷은 접근성과 모두 제한적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존재한 쿠바게임은 모두 국립기관에서 만들어진 것들이며

그들 대부분은 재미보다 문화, 역사, 국가 정체성에 맞춰져 있었다.

 

하지만 국경과 이념이 재미있는 게임을 찾는 쿠바인들을 꺾지 못했다.

외산 게임 해적판과 낡은 콘솔이 몰래 거래되고, 온라인 게임이 안 되면 인트라넷을 동원했다.

 

그중 한 사람인 Savior의 개발자, 호수에 파글리에리는 운 좋은 청년이었다.

어려서부터 콘솔을 접할 수 있었던 그는 쿠바의 어려운 현실 속에서 감히게임 개발을 꿈꾸며 살아왔다.

그의 동료 후안 아멘테로스와 함께 게임 형태의 미술 작품을 창작하는 동안,

그들에게 기회가 왔다.

 

쿠바에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파글리에리와 아멘테로스는 꿈을 이루기 위해 쿠바의 첫 게임 개발사를 차리고

곧바로 고난의 길로 들었다.

 

두 나라 정치가들의 선언만으로는 쿠바의 낙후된 게임 개발환경이 바뀌지 않았다.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위해 그린 수십장의 캐릭터를 구식 코딩 작업으로 바꾸는 것도 고역이지만

인터넷을 이용하려면 도시에 흩어진 공공 와이파이 존에서 제한된 접속과 느린 전송 속도를 참아야 했다.

무엇보다도 쿠바의 근본적인 경제체제에서는 그들의 게임이 지원받기가 쉽지 않았다.

 

2016, 분투하던 두 개발자는 미국 내 쿠바인 창업 지원 단체를 찾아갔고

 

이건 그냥 세련된 마리오 게임이 아니다. -마일즈 스펜서 (재단 공동 설립자; 출처: NPR)

 

개발자들의 1년 반의 성과물을 확인한 재단은 크라우드 펀딩을 제안한다.

Savior의 개발환경 개선을 위한 크라우드 펀딩은

6일 만에 초과 달성한다.

 

파글리에리의 꿈은 Savior가 쿠바의 첫 인디게임이 되는 것에만 있지 않다.

하나는 낙후된 쿠바에서도 훌륭한 게임을 만들 수 있다는 것과

다른 하나는 게임 개발을 꿈꾸는 쿠바인들에게 모범사례가 되어 주는 것이다.

 

Savior는 올해 3월 데모가 나오며, 추가 크라우드 펀딩 후 2018년에 완전 판이 출시될 예정이다.

그리고 전 세계에는 스팀에서 유료로, 쿠바 내에서는 무료로 유통될 계획이다.

(쿠바인의 게임 개발 환경 조성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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