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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개발한 PC 버전 포기하고 모바일 RPG로, 붉은보석2 인터뷰

모바일로 새출발하는 <붉은보석2> 개발진 인터뷰

김승현(다미롱) 2015-08-26 12:44:26

엘엔케이로직코리아의 <붉은보석2>가 PC MMORPG 버전의 개발을 접고 모바일 RPG로 다시 탄생하는 중이다. <붉은보석2>는 본래 지난 9년 간 PC MMORPG로 개발 중이었던 작품. 즉, 10년 가까이 작업한 내용을 일부 그래픽 리소스만 남긴 채 처음부터 새로 만드는 셈이다.

 

처음 이 이야기를 알았을 때는 9년 개발을 포기한다는 과감한 결정에 놀랐고, 그러한 고민 끝에 선택한 것이 모바일 RPG라는 조금 흔한(?) 답이라는 것에 다시 한 번 놀랐다. 과연 엘엔케이로직코리아는 어떤 마음으로, 그리고 어떤 가능성을 보고 <붉은보석2 모바일>을 개발하게 된 것일까? 엘엔케이로직코리아의 남택원 대표와 김종옥 개발 이사를 만나 그간의 고민과 결단에 대해 들어봤다. /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왼쪽부터 엘엔케이로직코리아 남택원 대표, 김종옥 개발 이사

 

 

■ MMORPG 버전이 아깝지 않냐고요? 더 일찍 놓지 못해 아쉬울 뿐이죠

 

"어찌보면 <붉은보석> 시리즈의 숙명(?) 같습니다. 사실 <붉은보석>도 원래 패키지 데모까지 만들었다가 MMORPG가 된 작품이거든요."

 

9년 간의 개발이 아쉽지 않느냐는 질문에 남택원 대표는 시원섭섭한 얼굴로 답했다. 사실 남택원 대표에게 <붉은보석2>는 대표 개인의 애정 못지 않게 시장에 대한 고민이 컸던 타이틀이었다. 게임이 본격적으로 개발을 시작한 것은 2007년. 한참 온라인 게임 시장이 무르익었던 시기였다. 엘엔케이로직코리아도 이에 맞춰 간판 타이틀인 <붉은보석2>의 개발을 시작했다. 회사의 역량이 집중된 타이틀이었다.

 

하지만 개발이 절반 정도 진행되었을 무렵, 시장이 바뀌기 시작했다. PC 온라인 시장은 점점 저물기 시작했고 <거울전쟁-롤과 앤의 모험> 이후 한동안 쳐다보지도 않았던 모바일게임 시장이 스마트폰을 타고 급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고민은 길었지만 당장은 온라인에 더 주력했다. <붉은보석2>도 금방 완성될 것 같았고, 비슷한 시기 개발을 시작했던 <거울전쟁-신성부활>도 오픈이 코 앞이었다.

 

<붉은보석2> 온라인 버전 스크린샷

 

모바일게임의 성장은 예상 이상이었다. 반면 두 번째 온라인게임인 <거울전쟁-신성부활>의 성적은 좋지 않았다. 다시 고민이 시작됐다. 이미 <붉은보석2>에만 쏟아 부은 시간이 5년 이상. 지스타도 예정되어 있었고 (당시로서는) CBT도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았다. 조금 더 고민을 뒤로 미뤘다. 모바일은 가볍게 고려만 하라고 시키곤 개발에 집중했다. CBT는 2년 뒤에 실시할 수 있었다. 드디어 내려놓을 결심이 섰다.

 

"기대 이상으로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셨지만, 저희가 판단하기엔 다른 대작과 싸워 버틸 수 있는 작품은 아니었어요. 들인 자원을 아까워할 문제가 아니었죠. 조금 전 기대 이상이라고 얘기 했었죠? 어쩌면 예전부터 이런 상황을 알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사람 마음이 이렇게 수치를 보아야만 돌려지더라고요." 남택원 대표의 아쉬움 가득한 회상이다.

 

<붉은보석2> 온라인 버전의 1차 CBT 이미지

 

결심을 굳히고 나니 그동안 보이지 않던 것이 눈에 들어왔다. 나름 대처한다고 생각했던 모바일게임 개발은 사실상 제대로 준비된 것이 없었다.

 

그래도 한가지 다행인 것은 개발진의 낙천적인 태도였다. 9년 간 타겟팅 MMORPG를 만들어서 그럴까? <붉은보석2> 개발진은 그간 작업한 것 대다수를 내려놓고 새로운 게임을 만든다는 것 자체에 의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종욱 개발 이사의 말을 빌리면 '시장 주류, 개발자에게 가장 매력적인 플랫폼에서 게임을 만들 수 있다는 반가움'이었다.

 

"물론 생소한(?) 플랫폼이라는 두려움도 있죠. 하지만 플랫폼이라는 것은 결국 콘텐츠를 담는 그릇입니다. 콘텐츠를 만들어 본 사람에게는 오히려 이것을 이 그릇에 맞춰 어떻게 만들까, 그리고 만든 콘텐츠를 어떻게 담을까에 대한 고민이 즐거울 따름이죠."

 


 

 

■ 터치로 자이언트 스윙! <붉은보석2 모바일>, 쉽고 간편한 액션을 추구한다

 

차이나조이 2015에서 공개된 <붉은보석2 모바일> 홍보 영상

 

개발진이 <붉은보석2 모바일>에서 가장 신경쓴 것은 액션이었다. <붉은보석2> 온라인 버전은 타겟팅 MMORPG라는 틀 때문에 시대의 변화에도 액션성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지 못한 작품이었다. 하지만 게임이 모바일 RPG라는 빠른 템포의 장르로 재탄생하는 만큼 이러한 아쉬움을 털어버릴 수 있었다.

 

하지만 모바일 액션 RPG는 이미 시장에 차고 넘치게 있는 상황. <붉은보석2 모바일>이 시중의 다른 게임과 다른 것은 무엇일까? 김종옥 개발이사는 터치 기반의 쉽고 간편한 액션을 특징으로 꼽았다. 사실 PC 온라인게임을 즐겼던 이들에게 모바일게임의 가상패드는 불편하고 힘든 조작체계다.

 

<붉은보석2 모바일>은 이것을 터치 방식의 조작으로 해결하려 한다. 유저가 화면을 클릭하면 캐릭터가 그쪽으로 이동하고, 전투 시에는 더블 터치로 회피하거나 타이밍에 맞춰 화면을 눌러 적을 잡아 던지는 방식이다. PC 쿼터뷰 MMORPG에서 주로 쓰이는 마우스 클릭 이동 방식에 액션성을 가미한 느낌이다. 

 

<붉은보석2 모바일>의 전투 이미지. (모바일 버전 이미지는 모두 개발 중인 버전을 촬영한 것입니다)

 

가상패드에 비해 편의성 자체는 높지만, 액션의 자유도라는 측면에서는 우려를 살 수도 있는 방식이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 남택원 대표는 액션의 집중을 이야기했다. 

 

"PC나 콘솔과 달리 스마트폰은 피로도 때문에 장시간 조작이 힘든 기기입니다. 그래서 불필요한 액션은 다 놓았했습니다. 어떤 유저도 단순 이동이나 공격에서 액션의 재미를 느끼지 않죠. 액션의 재미는 일상적인 움직임이 아닌, 유저의 판단과 컨트롤이 상황을 바꿨을 때 옵니다. 그래서 일상적인 부분은 AI와 터치에 맞기고, 회피나 잡기, 스킬 등 꼭 필요한 부분만 유저가 직접 조작하게끔 바꿨습니다."

 

물론 이러한 방식이 가능하려면 전투 중 유저가 체험할 수 있는 '결정적인' 장면이 많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터치 기반의 간단한 조작은 곧 단조로움으로 이어지기 쉽다. 때문에 <붉은보석2 모바일>은 '무쌍' 형 액션을 추구했다. 전투마다 최소 십 단위의 적을 등장시켜 유저가 수시로 개입하게끔 만들고, 유저가 조작한 광역기, 혹은 자이언트 스윙 등 특수 액션을 통해 적을 일소하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이 목표다.

 

게임은 이를 위해 주인공 캐릭터의 전투 스킬 또한 광역기 위주로 편성함은 물론, 자이언트 스윙 등 복수 공격이 용이한 특수스킬, 일정 시간 동안 강력한 존재로 변해 적을 휩쓰는 '변신' 시스템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변신 후 광역기를 사용하는 모습

 

 

■ <붉은보석2 모바일>, 모바일 속에서도 '세계를 즐기는' 재미를 선사하겠다

 

이전 작품과 완전히 달라진 액션성과 달리, 스토리 중심의 진행은 <붉은보석2 모바일>에서도 여전할 예정이다. 남택원 대표는 이를 이야기하며 "모바일 RPG에서도 세계를 즐기게끔 만들고 싶다"라고 설명했다.

 

"사실 모바일 RPG에서 스토리는 곁다리잖아요. 우리는 RPG 본연의 매력이 미지의 세계를 여행하고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붉은보석2 모바일>에서도 이야기와 세계 묘사에 특별히 신경썼어요. 일단 모바일 특성 상 볼륨이 줄긴 했지만, 그래도 메인 스토리 분량만 온라인 버전의 1/3이나 됩니다. 이외에도 캐릭터 별로 NPC 반응이 달라진다거나 배경의 날씨가 달라지는 등 세계 묘사도 더 꼼꼼해졌고요."

 


 

<붉은보석2 모바일>의 이야기는 온라인 MMORPG 버전과 같은 시대, 같은 공간의 이야기를 다룬다. 주제 자체는 이전 버전처럼 '붉은보석이라는 절대적인 힘을 추구하는 인간'이라는 무거운 소제다. 

 

단, 온라인 버전이 이 주제를 고전 판타지 소설처럼 서사적인 흐름으로 전달했다면, <붉은보석2 모바일>은 요즘 추세에 맞춰 캐릭터의 행동에 초점을 맞춘 후 주제를 암시할 계획이다. 이전 작품의 스토리텔링이 고전 판타지에 가까웠다면, 모바일버전은 라이트노벨과 같은 스토리텔링을 추구하는 셈이다.

 

이처럼 캐릭터에 초점에 맞춰진 만큼, 어떤 주인공으로 플레이를 하느냐에 따라 NPC들의 반응이 달라지고, 어떤 경우에는 어떤 동료 캐릭터와 함께 하느냐에 따라 이야기가 조금씩 달라지기도 할 예정이다. 온라인 버전에서는 텍스트 볼륨 때문에 시도하지 못했지만, 모바일에서 텍스트 볼륨이 줄어든 덕분에(?) 시도할 수 있었던 변화다.

 


 

"아직 모바일게임으로 세계를 즐기게 한다는 것이 시기상조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어떤 캐릭터를 선택했느냐에 따라 조금씩 이야기가 달라지고, 스테이지도 단순히 방과 방의 연결이 아닌 정말 하나의 거대한 지역을 탐험하는 듯 연출하는 것은 지금도 가능합니다. 그리고 이런 것이 모이면 언젠가 모바일 RPG에서도 PC MMORPG처럼 탐험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 엘엔케이로직코리아 김종옥 이사의 꿈이다.

 

<붉은보석2 모바일>이 개발에 돌입한 지 벌써 1년. 엘엔케이로직코리아는 올해 겨울, 양대 OS 출시를 목표로 게임을 다듬고 있다.

 

 

 여성 전사 캐릭터의 변신 전(왼쪽)과 후(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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