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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NDC 16] "1인 개발자로 살아남는 법? 피드백을 받아들여라!"

<던전999> 1인 개발자 '문틈' 지국환 에반젤리스트가 말하는 피드백의 중요성

정혁진(홀리스79) 2016-04-27 03:09:16
유니티의 지국환 에반젤리스트는 낮에는 유니티, 밤에는 '문틈(Moontm)'이라는 1인 개발사 대표로서 두 얼굴의 모습(?)을 갖고 있다. 게임에 빠져서, 디자이너를 그만두고 내린 선택이다. 작년 <던전999>가 널리 알려지기는 했지만(정말일지 모르지만, 넥슨 김정주 대표로 생각되는 이가 게임 평가를 남길 정도), 이러한 결과에 힘입어 최근 <카툰999>라는 후속작도 내놨다. 반응이 꽤 괜찮다.

지국환 에반젤리스트는 NDC 16 강연을 통해 1인 개발자에 있어 피드백이 매우 중요함을 강조했다. 타인의 의견. 혼자 개발을 하면서 듣기 어려운 만큼 중요함은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지만, '내가 만드는 게임이라 굳이 피드백이 필요한가'는 생각에 놓치는 이들이 많다는 설명이다.

그는 어떻게 피드백을 구분하고 받아들였는지, 주요 사항은 무엇인지 설명했다. TIG를 통해서도 익숙한 카툰 작가 '원사운드'가 참여한 <카툰999>는 어떻게 피드백을 흡수했을까? 강연을 통해 과정을 알아보자. / 디스이즈게임 정혁진 기자

 



<던전999>, <카툰999> 등을 개발한 1인 개발자 '문틈' 지국환.

 

 

보통 1인 개발을 하다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내 게임인데 왜 남들 얘기를 듣지?" 하지만 조심해야 한다. <던전999> 이전에 많은 게임을 내놨지만 모두 망했다. 타인의 얘기를 듣지 않아서다. 이유가 있긴 하다. 욕도 먹고 멘탈이 무너질까봐, 또는 '이것은 대작이기 때문에 숨겨놨다가 깜짝 공개해야지!'라는 생각, 그리고 개발속도가 느려질 것 같아서다.

물론 혼자 하는 게임이라면 상관없지만, 어차피 다른 이들에 팔고 재미를 선사하기 위해서라면, 남들도 내 의도를 이해하는지 최소한의 체크는 필요하지 않을까? 그런 경험을 한 이후 지금까지 게임을 개발하면서 수시로 피드백을 받고 있다.

피드백을 받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준비가 필요하다. 타인이 어느 정도 제대로 된 판단을 할 수 있을 정도의 형태는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즉 좋은 대답을 위해서는 좋은 질문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 최소한의 디자인 콘셉트가 느껴지도록,

- 적어도 5분 이상 할만한 무언가와 목표가 있도록,

- 기본적인 플레이 루프가 갖춰지도록,

- 간단한 수익모델을 붙여두도록,

정도의 완성도는 필요하다. 여담이지만 가족 중에는 아내가 꽤 좋은 피드백을 줬다. 격식없이 나를 생각해주다 보니 정확한 '돌직구'를 날린다. 결혼한 분이라면 참고해도 좋겠다.


자, 그렇다면 피드백을 주는 유형과 그들의 패턴을 정리해봤다. 당신은 어디에 해당하는지 한 번 골라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피드백을 받는 사람 중 50% 정도가 잠수함 타입이다. 베타 타입은 받았는데 말이 꽤 짧았다. 반대로 해보라고 줬더니 기획서를 쓰는 사람도 있다. 개발자분들이 많다.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 비판적인 사람도 있고 반대로 아주 긍정적인 사람도 있다. 좋지만 착각을 심어주기도 하니 경계할 필요가 있다. 그밖에 사소한 것까지 모두 분석해 알려주는 이가 있는가 하면 특정 분야 전문 지식을 가진 이른바 '스페셜포스' 집단도 있다.

물론 어느 한 가지만이 아닌 유형이 섞인 사람도 있더라. 알아두어야 할 것은 다양한 사람에게 물어보는 것은 분명 큰 장점이다. 생각지도 않았던 사람에게 좋은 팁을 얻을 수도 있다. 이제는 타입별 대처 경험을 알아보자.

<잠수함타입> 게임은 하지만 아무 말이 없는 것은 어떻게 피드백을 줘야 할 지 잘 모르는 경우도 많더라. 꽤 꼼꼼하게 묻거나 아예 게임 내 설문지 링크를 심어두는 방법도 좋더라. 하나하나 질문을 받아 정리해보자.


<열혈개발자> 업계인 유형이 많다. 귀찮지만 게임 서비스에 도움되는 의견들이 많다. 이분들이 넣으라고 한 것은 출시 후 많이 넣게 될 만큼 중요했다. 다만 개인 취향인 경우도 있으므로 이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담으로 원화에 참여한 원사운드는 시간 단위로 피드백을 주기도 했다. 게임 내 이벤트의 경우 원래는 '광견병의 습격' 등 생뚱맞은 것들 위주였다. 그러자 원사운드가 "만화를 만들면서 광견병에 걸릴 확률이 얼마나 걸려?"라는 피드백을 줬고 이에 비현실적인 이벤트를 모두 삭제하고 현실적인 것들로 대체했다.

위에서 말한 아내에게 얻은 의견으로는, 처음 게임에서 '좋아요'는 명성이었다. 이를 보여주니 명성이 뭐냐고 묻더라. 게임을 하는 이들은 익숙할 텐데. 그러자 '차라리 좋아요에 익숙하고 좋아하니 좋아요로 넣는 것이 어때?'라는 의견을 주었고 이를 반영했다. 반응은 대단했다!

다른 이들의 의견이 들어가서 넣은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을 수 있지만, 꼭 고수할 필요는 없을듯하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받아들여 좋은 게임을 만든다는 의미로 해석하면 좋겠다. <카툰999>도 의견이 없었더라면 결과는 꽤 암울했을 것 같다.



<물어뜯기류>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 '물어뜯기류'는 거침이 없지만 실제 유저와 가깝다. 과격한 반응은 개선의 여지를 두는 것이 좋다. 지금은 화면을 터치하면 의욕이 오르며 원고 생산율이 오르지만, 초기 버전에는 의욕이 줄어서 다 떨어지면 광고가 나와 클릭해서 이를 구매, 채우는 형식으로 개발됐다. 굉장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신랄한 악성 댓글들이 나오더라. 그래서 현재 모습으로 대체했다. 나쁜 말을 하는 사람도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초긍정> 의지가 돼주기는 하지만 절대적으로 믿지는 않는 것이 좋다. 평가자를 믿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나의 게임은 완벽하지 않고 더 개선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좋은 것을 더 강조하는 것도 도움되겠다. '만화책 이름 결정' 같은 경우는 베타 테스트 때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완벽주의자> 1인 개발자이다 보니 게임이 완벽하기는 정말 어렵다. 어떤 이는 새벽에도 피드백을 끊임없이 주는 경우도 있다. 귀찮기도 하겠지만, 완성도 면에서 이런 사람이 없으면 힘들어진다. 사소한 것들도 알려주니 프로그램 등을 통해 제보를 정리하는 것도 좋겠다.


마지막으로 <스페셜포스>. 게임을 그래픽 디자이너한테 보여줬는데 배경이 있으면 좋겠다 해서 어울리는 모습을 넣었더니 게임 밀도가 올라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클리커 게임을 출시한 기획자로부터 내가 터치를 하면 얼마나 오르는지 DPS를 표시하면 좋겠다는 반응을 주셔서 이를 반영하기도 했고 모션그래픽디자이너에게는 골드 획득의 이펙트 강화도 전달받았다. 그밖에 엔X소프트에 있는 BM 설계자로부터는 기본적인 캐시 아이템 설계를, 모바일게임 GM으로부터는 유저와 소통에 대해서도 도움을 받았다.

 

 


 

그밖에 UI나 UX, 게임 진행속도 등은 내가 개발하다 보니 템포나 분위기 등을 잘 모르는 경우가 있다. 밸런스도 마찬가지. 이것들도 피드백을 통해 수정하기 정말 좋은 요소다.

하지만 유저도 수명이 있듯이 베타테스터도 수명이 있다. 정상적으로 줄 수 있는 피드백의 시간이 있다. 그러다 보니 기존 사람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이들을 찾아 계속 새로운 피드백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결론을 말하자면, 피드백을 받기 전과 후는 정말 다르다. 중요성을 인식하자. 할리우드 영화계에서는 영화 시나리오를 쓰는 사람조차 초고도 타인에 보여주고 고치곤 한다. 게임도 마찬가지. 처음 나온 것도 타인의 피드백을 두려워하지 말고 과감하게 많이 받자. 

 



마지막으로, 지국환 에반젤리스트가 남긴,
NDC 16 강연자들에게 알려준 인게임 아이템 코드! (누구나 입력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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