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총수의 선의는 의심하지 않으나 이번 주장은 문제가 있습니다.
우선 현재 화제인 세월호 고의침몰설에 대한 반박부터 나열하겠습니다.
1. 지그재그로 운행해 고의로 배의 복원력을 떨어트렸다.
이것은 김지영 감독이 계속 주장해 온 부분인데, 가장 먼저 생존자들의 증언 중 배가 '이상하게' 좌우로 심하게 왔다갔다 했다는 증언이 없었습니다. 7천톤이나 되는 대형 선박의 복원력을 고의로 떨어트리려고 이상 운행을 했다면 생존자 전원은 아니어도 상당수가 느꼈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런 증언은 전혀 없었으며, 일전에 김지영 감독이 주장했던 것과 달리 AIS 기록도 '은폐'되지 않았습니다.
이 부분에 대하여 세월호 관련 법정기록을 모아 재구성한 책 '세월호를 기록하다' 의 저자이신 오준호님이 블로그에 올린 포스트 링크를 첨부하고, 내용 일부 인용합니다.
//blog.naver.com/interojh/220400682538
===================================================================================================
배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인들은, '지그재그'라고 하면 무슨 어마어마한 행위를 저지른 것 같이 느낀다. 파파이스는 이런 인식을 유도한다. 그들은 마치 바다 위에 자로 잰 직선이 있고, 정상적인 배는 그 선을 한 치도 벗어나지 않고 가야하는 것처럼 말한다.
하지만 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선박은 마찰력이 육지보다 훨씬 낮은 물 위로, 조류와 바람과 파도의 영향을 받으며 운항한다.
차량 조종과 달리 후미 방향타 하나로만 조종해야 한다. 심지어 중앙성과 표지판도 없이, 자이로스코프(나침반)와 레이더에만 의존한다. 한 마디로 선박의 '직선 운항' 따윈 존재할 수 없다. 배는 원래 '지그재그'를 한다. 목표하는 항로를 기준으로 말이다.
차를 몰고 직선도로를 달릴 때에도, 우리는 핸들을 끊임없이 미세조종해줘야 한다. 제 아무리 뛰어난 드라이버라 해도, 그의 차가 달린 궤적을 이으면 결코 직선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하물며 배는 더 심하다. 뱃머리의 방향(heading, 선수방위)을 가령 '150도'에 맞춰도 151도, 150도, 149도, 150도의 요동은 불가피하다.
배가 이러하므로, 파파이스는 도대체 "운항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하는 정도의 지그재그란 무엇인가?"부터 정의를 해야 한다. 그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세월호의 침로(cog, 선박의 무게중심. 헤딩과 cog는 비슷하게 가지만 다소 다른 값을 나타낸다)가 목표 침로에서 2도, 3도 벗어나는 게 뭐가 문제인지, 왜 정상 운항 범위를 벗어난 것처럼 말하는지 근거를 밝혀야 한다. 안타깝게도 지금까지 그런 말은 못 들었다. "봐라, 지그재그로 움직였다!"는 말만 반복될뿐.
====================================================================================================
적어도 그 지그재그가 승객이 느끼지도 못할 미세한 동요가 아니라, 파파이스가 주장하듯 수백 톤 화물의 원심력을 키워 배를 쓰러뜨릴 정도의 큰 동요라면, 그런 커다란 동요를 사고 이전부터 느꼈다는 승객들의 증언이 있어야 한다. 그렇게 가공할 지그재그가 있었다면 승객들은 하다 못해 심한 멀미라도 했어야 하지 않을까?
승객들의 증언은, 다들 경황 중에 사고를 당해 구체성과 신빙성이 조금씩 떨어지고 편차도 있지만, 내가 법정에서 듣고 또 자료로 본 바, 대다수는 사고 지점까지 배는 "별다른 이상을 못 느끼다가, 갑자기 왼쪽으로 기울었다"고 진술했다.
실내뿐만이 아니라, 갑판에 나가 사진을 찍거나 담배를 피던 사람들의 증언도 비슷하다. 학생, 일반인, 화물기사, 선원들이 비슷하다.
====================================================================================================
그런데 세월호의 위에 원을 보자. 상선인 두우패밀리호다. 이 배의 빨간 항적은, 어랏, 세월호가 지그재그라면 이 배는 아예 춤을 춘다. 두우패밀리도 고의적 지그재그 운항을 하고 있는 것일까?
화면 윗부분은 역시 상선인 삼영호인데, 재현하는 영상에 이 배도 세월호보다 훨씬 요동치며 간다.
또 김지영 감독은 3등항해사 박한결의 진술 "135도로 가다가 140도로 변침했고, 다시 145도로 변침하던 중에 사고가 났다"(윗 그림)가 거짓이라며, 초기 수사에 형사가 "128도-->136도-->131도-->138도-->135도--138도-->134도"(위 그림)의 항적자료를 갖고 박한결을 추궁했다고 한다. '140도'는 어디에도 없는 거짓말이란 것이다.
(이 기록은 링크에서 확인해 주십시오.)
빨간 표시한 코스값을 보면, 김지영 감독이 주장한 세월호의 '실제 항적'(128도->136도->131도->138도->135도-138도->134도)이 해수부 AIS 기록에도 그대로 나와있음을 알 수 있다. 무엇이 조작되었다는 것일까? 다만'138도'만 찾을 수가 없는데, 138도에 가장 가까운 137도를 대입해도 큰 차이는 없다. (사실 '138도'란 숫자가 어디에서 왔는지 우린 알 길이 없다)
아무튼, 김지영 감독이 "사라졌다"고 하는 AIS기록은 해수부 AIS기록에 그대로 남아있다. "지그재그를 숨기려고 AIS를 조작했다"고 말할 근거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초기 수사에서 박한결과 형사의 주장은 왜 서로 부딪쳤을까?
박한결은 선수방위(헤딩hdg)를 기준으로 140도를 주장했고, 형사는 대지침로(코스cog)를 기준으로 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여하튼 AIS 자료는 둘의 주장 모두를 포함한다.
선수방위가 140도를 2분 정도 유지한 것도 맞고, 대지침로가 변동한 것도 사실이다. 저러한 변동은 조류가 있는 바다에서 정상적 운항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 (파파이스 영상처럼 '점프하듯' 변동한 게 아니라 서서히 변동했다)
====================================================================================================
여기에 더해 클리앙에서도 해양대학을 나왔으며 현직 1등 항해사라고 주장하는 분(단, 이 분의 신원은 '인증' 되지 않았습니다)이 비슷한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아래 클리앙 링크는 한번 더 인용하겠습니다.
//m.clien.net/cs3/board?sharer=1&bo_style=view&bo_table=park&wr_id=43800093
====================================================================================================
"타선의 항적을 저장하면 본선자료를 저장하는 것보다는 오차가 들어가겠죠?
저런 울퉁불퉁한 항적자료는 저도 꽤 자주 접합니다. 이상한게 아니에요."
====================================================================================================
2. 앵커를 사용했는가 / 사용해서 전복시킬 수 있는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닻줄(앵커 체인)은 회전하는 구동부인 윈드라스에 걸려있습니다. 그리고 움직이도록 설계된 부분은 필연적으로 내구성이 높을 수 없습니다.
만약 체인이 너무 튼튼한데다 힘이 놀라울 만큼 가지런하게 걸려 각 연결고리가 버티는 상황이 일어날 수 있고, 세월호를 운행한 사람이 그것을 정확하게 해 낼 만한 능력이 있다고 쳐도 배가 파도에 떠내려가지 않을 정도만 버티게 설계된 구동부는 20노트(시속35km/h) 로 움직이고 있는 7 천 톤의 배를 제동할 수 없습니다. 배가 멈추기 이전에 윈드라스가 파손되었어야 합니다.
여기에 더하여, 파파이스의 주장대로 '앵커가 내려져 있었다' 는 증거는 불충분합니다.
위와 같은 클리앙의 링크에서 인용합니다.
//m.clien.net/cs3/board?sharer=1&bo_style=view&bo_table=park&wr_id=43800093
====================================================================================================
7천톤짜리 배가 확 꺽이려면 얼마만큼의 힘이 들어가겠습니까 그 힘은 앵커 체인에는 안 미치겠습니까
(중략)
- 포인트
- 10843
- T-Coin
- 1499
- 에러 BEST 11.12.19 10:39 삭제 공감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