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스페이스3 우주는 구했지만 프렌차이즈는 죽다.
이 글은 글쓴이의 개인적 플레이 경험에 기반한
주관적 의견/두꺼운 콩깎지/불평불만/산산조각난 팬보이의 마음이 들어가있습니다.
주의해주세요.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있습니다.
바이오하자드5 출시후 '나의 바하찡은 이렇지 않아!'를 외치던 서바이벌 호러 게이머들 앞에
제트 추진기를 타고 혜성처럼 등장한 데드스페이스 시리즈의 등장은 엄청났습니다.
밀폐된 우주선 안.
사방에서 조여오는 괴생물체 네크로모프의 위협.
정신을 쏙 빼버리는 환각증세 디멘시아.
그의 엔지니어 슈트와 애장품인 플라즈마 커터는 게임계의 영원히 남을 캐릭터가 되었고
'서바이벌 호러란 바로 이런거지!' 를 몸소 보여준것이 바로 데드스페이스 프랜차이즈입니다.
성공적인 1.2편의 이후 시리즈의 대단원이 될 3편의 등장은 시리즈 팬에게 있어서는 궁극의 타이틀이었고 그래야만 했습니다.
후.... 하지만 모든것이 퇴보해버린 이번 3편을 그 누가 구제할 수 있겠습니까...
자 그러면 메트로 라스트라이트에 이은 겜야의 리뷰 오늘은 데드스페이스3 입니다.
어금니 꽉 깨물어라 데페3!
1. 진공상태 우주만큼이나 공허한 레벨디자인과 플레이 네러티브.
네 제가 지난3편의 리뷰 내내 레벨디자인 이야기를 빼놓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플레이 경험의 핵심이니까요.
전작을 해보시고 데페3을 해보신분들은 아마 게임 시작후 1~2시간 안에 콩깎지가 벗겨졌을겁니다.
자, 잠시 심호홉을 하고 전작의 순간들을 기억해볼까요?
모노레일 트램을 타다 열차가 탈선해서 거꾸로 대롱대롱 메달리고, 온갖 괴상한 보스몹들과 짧고 굵은 대면도 했었고, 눈알 찌르는 기계때문에 몇분이고 조절해가며 가슴이 뛰기도. 각종 살인기계들을 피하고 고장난 전력을 복구하기위해 우주 밖으로 나가기도 했으며 중간중간에 주인공을 괴롭히는 죽은 여자친구 니콜의 환상까지 시달리면서 게임 하는 내내 긴장의 끈을 놓을수가 없었습니다.
그럼 데페3은요?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됐는지,플레이하면서 강렬하게 남은 순간들이 세 손가락 안에 들 정도에요. 전작에 비하면 터무니 없을 정도입니다.
-게임내에 최종보스보다 훨씬 멋지고 몰입됐던 행성궤도 진입씬.
긴박한 브금과 함깨 셔틀이 천천히 부서지면서 낙오되고 사망하는 팀원들...
절망적인 상황에서 비치는 아이작의 얼굴을 보면.... 크....
전작의 게임 사이사이에 들어가있었던 돌발 이벤트들은 죄다 사라지고 남은것은 재탕한 적들과 10m 마다 있는 문짝들이죠.
이미 많이 상대해봐서 식상한 적들이라 전투의 재미는 죽었고. 로딩을 속이기 위해 존재하는 그놈의 엘레베이터와 문은 어찌나 많은지 이게 게임의 맥을 끓는 수준은 바하6의 컷씬과 어깨동무 할 정도로 처절한 수준입니다.
플레이 네러티브는 어때요? 전작의 그 많고 많았던 퍼즐요소들은 자취를 감췄고.
주인공을 괴롭히던 환각도 사라졌고. 탄약이 떨어졌을때를 위한 키네시스로 온갖 작살이나 공구함같은 오브젝트를 처박으면서 적을 잡는 재미도 본작에서는 뭐 하나 주워다 던질게 단 하나도 없어져서 게임은 더욱 허전하고 공허해졌습니다.
또한 적들의 멧집은 더욱 단단해지고 초반을 벗어나지 않았음에도 적들은 죄다 스테로이드를 맞았는지
플레이어를 발견한 즉시 전력질주로 달려와 공격해대고,
전작의 핵심이였던 사지절단을 해도 적이 약해지기는 커녕, 더 강해지는 이뭐병같은 상황까지 아주 가지가지 해댑니다.
후... 제가 너무 흥분한 것 처럼 보이지만 이게 데페3의 실체인걸 어떻합니까....
2. 한심할 정도로 평면적인 등장인물의 개성
자 이번엔 스토리와 연계한 캐릭터들 이야기를 해봅시다.
우리의 주인공 아이작은 일련의 사건들로 여자친구를 잃고 방황하고 있을때
그 앞에 나타난 당찬여자 엘리는 그에게 있어 삶을 이어갈 단 하나의 이유였습니다.
2편의 사건들 이후 아이작과 엘리의 관계는 소원해졌고,
그 엘리의 틈을 차지한건 바로 아이작에 대한 열등감으로 똘똘뭉친 노턴입니다.
그녀를 찾기 위해 자살임무를 참여한 아이작과 노턴 사이에 놓인 엘리는 어장관리 하고 앉아있구요.
네. 지금 러브러브 시트콤찍고 있습니다.
왜 이런 노턴같은 캐릭터가 튀어나왔는지도 의문이고
데드스페이스 같이 한없이 절망적이고 진지한 분위기와는 완전 반대입니다.
악당인 제이콥도 게임속에서 한창 매력발산 할 때에 되도않는 소리만 중얼중얼 늘어놓고있으니 악당에 대한 흥미도 적어졌고요.
추가로 아이작의 탐사대인 조연들도 게임내내 하는것 없이 플레이어에게 심부름이나 시키고 있으니
등장인물에 대한 흥미는 바닥까지 내려감은 당연한 현상이죠.
-적어도 이렇게 아이작이 등장인물들에게 진심으로 신경을 쓰던 순간들이 더 많이.
더 골고루 배치 되었어야 한다.
-엘리한테 뭐라고 말하지??? (하아......)
3.새로운 자원 시스템으로 인한 치졸한 플레이타임 질질 끌기
제가 다잉라이트때도 언급했던 늘어지는 플레이 타임 이야기입니다.
데페3 에서는 장비를 사거나 구하기 위해서는 상점이나 돈이 아니라 작은 탐사로봇을 배치해서 나오는 고철들로 탄약과 무기. 회복아이템을 모두 제작해야합니다.
이게 문제가 되는것은 플레이어가 신경써야할 자원과 수치가 더 늘어났다는 것이고,
이는 플레이동안 잠깐 가던 길에서 벗어나 탐사로봇을 배치할 스팟을 찾아다녀야합니다.
단지 추가 자원을 획득하기 위해서 가던길에서 벗어나는 방식은 저의 전 리뷰인 메트로에서도 있었지만,
여기서는 이러한 추가자원을 찾는게 흥미가 하나도 없거든요.
가는길에 적이나 만나서 얻어맞기나 하고 탄약만 소비하게 되거든요.
게다가 돈에 정신나간 EA친구들은 이런 자원을 아예 돈 주고 사게 만들어놨으니 저의 어이는 바닥까지 떨어졌습니다.
-다행이 이런 정책에 정면으로 빠큐를 날려줄 신의 프로그램 치트오메틱이 있다!
데드스페이스같은 게임에서도 이런 요소를 넣었어야 했을까요??
4. "테러를 제압해라!" 하면서 내놓은 코옵플레이. 하지만....
데페3로 넘어오면서 생긴 모드가 바로 코옵모드입니다. 발매전부터 엄청나게 광고를 해댔고,
많은사람들이 기대하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속내는 그저 아이작 옆에 군바리 캐릭터 카버 하나 붙여줬을 뿐.
게임플레이동안 그와 무언가를 만들어 내지도, 해낸것도 없습니다.
(가끔씩 컷씬에 나와서 한두마디 던지는 정도가 대부분)
네 게임 후반에가면 카버의 비중이 올라가고 아예 전용 미션까지 만들었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이루지는 못하고 그저 같은맵 재탕하기였고 특별한것은 없습니다.
코옵플레이어와 협동할 목표나 행동같은것도 없으니
코옵플레이의 유일한 장점인 친구와 함깨한다는 것 뿐. 그 이상은 없었습니다.
데드스페이스 하면 바로 호러 요소를 빼놓을 수 없죠. 1편과 2편에서는
그럼 3편은요? 하아.....
또 전편에 비해서 약해진 타격감은 어때요?
푸슝푸슝 우렁찬 남자의 공구였던 플라즈마 커터는 땍땍 거리는 조악한 기집애 장난감이 됐고
소총류 무기도 손맛도 부족하고 쭈룩쭈룩쭈룩 하는 총성이 무기 쓰는 맛 참 안나게 만듭니다.
순간 데페가 아니라 콜옵인줄 알았습니다..
자 그러면 위의 모든 단점을 싹 모아서 이야기해보면,
이렇게 되니 비록 엔딩은 봤지만 저에게
그나마 게임의 엔딩은 좋았고, 몇몇 장면들이 빛을 바라기도 했으며, dlc추가 미션에서도 아직 데드스페스의 가능성을 보았지만,
아아 요즘들어서 프랜차이즈 게임들이 죽어나가는게 너무 안타깝습니다. 걸출한 프랜차이즈가 이렇게 종말을 맞는건 게이머와 팬들에게 있어서는 슬픈 일입니다.
퍼플리셔의 압박으로 게임의 여러부분이 잘리거나 미완성 상태로 출시되고 되도 않는 과금정책이 게임을 망쳐버리는게요.
저도 데드스페이스가 이번의 실패를 딛고 새로운 시도를 계속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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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러 BEST 11.12.19 10:39 삭제 공감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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