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TCG를 좋아하는지라 소걸 이후로 제오닉스가 꼴아박는(?) 모습이 언제나 안타깝고 동시에 한심하다고 생각해왔습니다.
주력인 TCG를 내버려두고 쓸데없이 유행이 한물간 게임만 대충 비스므리하게 만들어서 내는데다 듣도보도못한 괴한 회사에 소걸 이미지를 넘겨버려서 나온 짭바하 소걸S까지... 실망이 안생길 수가 없었죠.
그래서 인터넷을 보다 간만에 본 반가운 시타의 얼굴과 처음 들어보는 게임의 이름에 처음엔 '아... 얘들 또...'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뭐, 그래도 최근 모바일 게임 중에 딱히 할만한게 없기도 하고 해서 속는 셈치고 설치해서 해봤습니다.
그리고 느낀 점은... 의외로 할만하다는 것.
사실 게임 자체는 크게 새로울 것 없는 턴제 RPG입니다. 하지만 제오가 여태 징허게 삽을 퍼대면서 나름 모바일 노하우를 쌓은건지 나름 아기자기한 그래픽과 어우러지니 퍽 괜찮더군요.
시스템은 크게 새로울것 없지만, 그래도 기본에 충실한 상황에서 전략이라는걸 짤 수 있도록 캐릭터의 위치를 바꿀 수 있는 부분과 스킬의 딜레이를 통해 적의 허점을 찔러 적은 마나 소모로 충분한 딜을 넣는 부분등 마냥 생각없이 하는 게임이 아니라는 것도 좋았습니다.
또한 적당히 무난한 던전은 오토를 통해 빠르게 진행함으로써 rpg게임에서 생길수밖에 없는 노가다의 단조로움을 줄인 부분도 만족.
사냥터의 난이도도 미묘하게 적당한 수준이라 현레벨에 적절하게 사냥할만한 곳은 머리를 쓰고 친구 캐릭터를 동원해가며 싸워줘야 하는 부분도 꽤 있었고.
그리고 캐쉬를 강요하지 않는 부분도 좋았습니다. 루O웹이라던지 하는곳에 이 게임에 달린 댓글을 보면 솔찍히 해보지도않고, 혹은 조금밖에 안해보고 달린글이 대부분인데 이 게임할때 젬(=캐쉬) 사실 별로 필요없습니다. 장비는 솔찍히 사냥해서 얻는쪽이 훨빠르고 펫또한 3성이상 펫은 사냥으로 먹는게 더 쉬우니까요. 실지로 젬을 쓸곳은 캐릭터 구매와 스킨정도. 골드도 하다보면 충분히 쓸정도는 들어오고...
다만... 음, 그래도 역시 아쉬운 점이 군데군데 보이는건 어쩔수없더군요.
아쉬운 점을 좀 지적해보자면 일단
1.스킨이 너무 비싸고 거기에 비해 메리트가 너무 없다
(제일 비싼 스킨은 무려 1500젬(=15000원)에 기본가가 500젬(=5000원)이나 하면서 인게임에서 볼수있는 일러스트조차 별도로 없음) 게임에 영향을 주는 능력치 능가같은건 바라지도않으니 최소한 스킨값에 걸맞는 일러스트와 대사정도는 있었으면 좋았을텐데요.
2. 레벨이 올라갈수록 레벨업 속도가 너무 느리다.
정확히는 레벨이 올라갈수록 필요경험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데 몹이 주는 경험치는 그 레벨에 비해 턱도없이 짠편. 그덕에 대략 30정도만 넘어가도 레벨업을 위해서는 동렙의 사냥터는 40~50바퀴, 동렙 이상이라해도 30~40바퀴는 돌아야합니다.
3. 무슨생각으로 만들었는지모르는 패키지.
특히 10만원짜리 패키지는 과욕으로밖에 안보인다. 1~5만정도면 몰라도 이건 무슨...
정도가 있겠군요.
그래도 이런 부분만 제외하면 나름 할만한 모바일 rpg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