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 ID/PW 찾기
인증

대한민국 게임 평론의 단편성과 저널리즘의 부재에 대한 아쉬움

/webzine/community/tboard/?n=229255&board=36 주소복사

새해가 밝았네요

 

 

꽤 전에 PC GAMER라는 꽤 큰 외국 웹진에서 재밌는 글을 읽었습니다.

 

Sex and Bioware라는 자극적인 이름의 글이었죠.

 

링크: //www.pcgamer.com/sex-and-bioware/

 

 

자극적인 이름과는 다르게 글은 꽤나 깊이있고 인상깊은 내용을 다루고 있었습니다.

 

 



바이오웨어라는 회사는 한두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발더스게이트, 드래곤에이지매스이펙트 등의 개발사로 RPG 명가로 유명한 회사입니다.

 

 

 

이 회사는 예전부터 게임 안에 섹스를 직/간접적으로 넣어왔습니다.

 

드래곤에이지와 매스이펙트에서는 주인공인 플레이어가 원하는 동료와 연인관계가 될 수 있고, 관계가 깊어지면 섹스가 가능합니다.

 

 


 

(대표적으로 여자 쉐퍼드랑 리아라라던가 리아라라던가) 

 

 

이번 드래곤 에이지 신작인 드래곤 에이지 인쿼지션에는 이 시스템을 더욱 발전시켰는데요,

 

이제는 각 npc가 자신의 성적 취향을 가지며 그에 따라 플레이어의 캐릭터가 남자/여자인가에 따라서 연인관계와 섹스가능여부가


결정되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기존에는 주인공 성별 관계없이 대부분 다 꼬셔서 섹스가 가능했거든요.

 

 

기사는 이런 시스템이 단순히 게임을 팔기위한 눈요기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섹스와 캐릭터의 성관념 역시 게임의 일부이며

 

이런 부분도 신경써서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케이스라며 바이오웨어의 이런 노력들을 짚어주며 찬사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서구권 게임 잡지들에서 올라오는 글들을 보면, 제작되는 게임들이나 업계에서 성비 불균형의 해소, 게임내의 섹스 가능여부, 

 

동성애의 묘사, 인종차별 더 나아가 게임의 방향성 등에 적극적으로 찬성/반대하는 글들을 볼 수 있습니다.

 

 

 


 

(게임의 스토리와 엔딩 그리고 시스템에 대한 논쟁 등으로 2012년을 뜨겁게 달궜던 바이오쇼크 인피니트)

 

 

 

예를 들어 바이오쇼크 인피니트의 시대묘사 속에서의 선악구도, GTA의 세밀한 자유도와 범죄의 허가여부, 

 

드래곤에이지 인쿼지션의 연인관계 묘사 등을 심도있게 다루며 옳고, 그름과 장단점을 세부적이고 전문적으로 논합니다.

 

이런 부분은 글을 쓰는 기자들이 철학을 가지고 만든 게임을 작품으로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철학이 반영된 부분을 짚어주고 분석하고 이야기하는게 가치있고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그리고 그 작품에 대해 기자들 스스로 가지고 있는 확고한 의견과 신념을 기준으로 논평하는 것입니다.

 

사실 이건 상당히 위험합니다. 옳고 그름이란 언제나 상대적인 경우가 많고, 그 게임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엄청난 독설과 비판을 받고 심하면 웹진 구독자들이 떠나가는 사태를 맞이할 수도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글들이 보이는 것은, 그 게임의 어느 부분에 대한 분석과 판단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여기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이죠.

 

 

 

게임에 대한 일종의 미술이나 음악과 같은 평론/저널리즘이 자리잡아가고 있는 듯한 모습입니다.

 

 

 

 


 

(음악계의 이분 처럼... 게임계에도 그런 분들이 나오길 바래봅니다)

 

 

 

반면 한국의 게임 언론들은 어떨까요? 한국도 역시 수많은 게임들에서 지고 있는데 반해 

 

그런 것을을 매체에서 공론화시키거나 전문적으로 분석해 다루려는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유저 블로그에서 그런것을 다룬 글들을 자주 찾아볼 수 있죠)

 

그냥 망겜이냐 아니냐, 성공할 것이다 아니다. 어려운 게임산업, 작은 시장규모에 대한 한탄, 

 

연말 기사에도 전부 어느 게임이 흥했네, 매출 그래프와 다운로드 수만 나열된 기사들이 대부분이더군요.

 

게임의 예술성이나 기술적 진보, 개발자가 만들어낸 세계관이나 스토리에 대해 확실한 기준/신념을 가지고 

 

옳다 그르다를 논하는 글은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단순히 한국이 게임을 못만들어서 그런 것일까요? 

 

한국 개발사들이 서구권만큼 예술적이고 철학적이며 기술적으로 혁신적인 게임을 만들지 않아서 평가할 거리가 없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국도 그 유저들과 개발자들의 취향과 게임의 방향성이 분명히 강하게 존재하고 있습니다. 

 

게임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그래픽적인 부분이나 시스템적인 부분에서 한국게임틱한게 있다고 감이 오실 겁니다.

 

그리고 설령 부족하다면 부족한대로 비평이라는 것은 얼마든기 가능할 겁니다.

 

 

 


 

간단하게 예를들어 최근에는 검은 사막이 얼마나 새로운 시도들로 진정한 의미의 정통RPG를 부활시켰는가?

 

대화하고 부딪히고, 마치 스카이림이나 드래곤 에이지의 세계와도 같은 판타지 속의 롤 플레잉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했는가,

 

(다른 무늬만 정통rpg라고 우겨대던 게임들이 못하던)와 같은 게임내적 변화의 시도들에 대해서는 잘 다루려고 하지 않습니다.

 

(전체적인 리뷰에서 짤막하게 언급하는 모습은 보입니다만, 이런 것을 떼어내서 심도있게 다루고 가치를 부여하려는 글은...

 

 

마비노기, 블레이든 앤 소울과 같은 과거의 대단한 게임들에 대해서도 그런 논의를 다룬 글은 찾아보기 힙듭니다.

 

(과금시스템과 패치분석, 유저증가/감소 원인에 대한 분석글은 정말 많이 보이고는 합니다만)

 

마비노기의 게임 시스템을 세계관 내에 스며들게 녹여내기 위한 노력이라거나(던전이나 스킬, 과금까지도)

 

블소가 얼마나 게임내 의상과 건물에서 한국적인 디자인이 얼마나 잘 반영되어 있는가라던가(지금까지의 서양배경의 게임과는 다르게)

 

 

어떤 분들은 이런 게임들에 대해 망겜이다 완성도가 낮아서, 재미가 없어서 그럴 가치가 없다고 이야기 하실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게임의 성공여부, 전체적인 완성도, 말초적인 재미 외에도 게임에서 좋은 부분은 분명하게 이야기하고 짚고 넘어가고 

 

게임 업계가 그것을 하나의 유산으로 이어받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게임 자체에 대한 분석과 비평, 저널리즘이 아직 완전히 자리잡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최근에는 인터넷 방송 붐과 함께 동영상 매체를 활용한 쉽고 빠른 형태로만 변하려는 분위기만 있어서 아쉽습니다.

 

(물론 이건 전세계 언론들에서 일어나는 현상이고 당연히 따라가야 하는 현상이지만). 

 

 

사실 생각해보면 경제적 손익과 순위매기기를 원하고 즐기는 사회 분위기나 구조가 가장 큰 원인일 겁니다.

 

그런것을 사회가 원하니, 자선업체가 아닌 언론 매체들도 당연히 사람들이 원하는 걸 만드는 것이고요.

 

단순히 언론이, 기자가 어리석어서 그런건 절대 아니지요. 하지만 그래도 아쉬운건 어쩔수가 없습니다.

 

게임을 사랑하고, 게임을 예술이라고 생각하는 유저로서 게임에 대해 진지하게 다루는 좋은 글을 읽는건

 

그것만으로도 게임을 하는 것만큼 즐거운 일이거든요. 그리고 그건 분명 게임 개발자들에게도 큰 역할을 하리라 믿습니다.

 

 

 

 


(저널리즘의 핵심은 무엇보다 주관이겠지요, 그리고 그 신념을 부딪힐 만한 가치가 있는 것들에 대해 글을 쓰는것)

 

 

 

우리 사회에서 게임에 대한 인식, 그리고 평판은 매우 낮습니다. 그리고 그런 사실을 관계자들은 슬퍼하며 입이 아프도록 말합니다.

 

하지만 그런 인식의 대척점에 있는 전문 매체들과 기자들이 한편에서는 게임을 예술로 보지 않고 있는건 아닐까요?

 

그들부터가 게임을 하나의 상품, 쾌락을 위한 소모품으로 보기 때문에 게임을 다루는 언론의 글은 돈과 쾌락만을 이야기합니다.

 

오늘 나온 게임 속의 어떤 부분이 예술적이고 대단한지, 어떤 부분이 철학이 없고 취향도 없이 단순한지 이야기하지 않으니


사회도 게임을 바라볼 수 있는 틀이 그렇게 한정되는 것이죠.

 

 

 

현대 미술이 예술이라고 인정받는 과정과 비슷한 것 아닐까 하고 저는 생각합니다.

 

죽은 소를 반으로 갈라놓은 모습이 예술작품이라고 인정 받는 이유는 그 갈린 소에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 가치를 부여하고 의미를 생각하는 미술 평론가, 그리고 대중이 존재하기 때문이겠죠.

 

 

그렇다면 게임 역시 그것을 이끄는 언론들이 먼져 예술이라는 인식을 하고 그에 걸맞는 취급을 하는 것이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찬가지로 게임이 예술이 되기 위해서는 게임이 왜 예술이고 어느 부분이 예술적인지 짚어주고 지적하며 토론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올해 양의 해에는 한국 게임에 대한 좀 더 많은 세심하고 깊이있는 글들을 많이 볼 수 있기를 바라며...^^

 

 

 

P.S 1

 

물론 그렇다고 외국은 뭐 엄청 대단하게 게임 비평을 하느냐 하면 그런건 아니고 거기도 게임 팔리는걸 훨씬 중요하게 다루는데다

 

수준미달의 비평글들도 잔뜩 올라오고는 합니다. 가뜩이나 외국은 매체가 워낙에 많으니까 대충 블로그 연재하는듯한 기자들도 있고. 

 

우리나라도 게임에 대한 저널리즘이 잘 존재하고 있지만 그 비율이나 깊이가 살짝 차이가 나는거 같다 하는 글입니다.

 

 

P.S 2

 

굳이 게임 언론을 비판하는 글을 이곳에 쓰는 이유는 한국에서 그나마 가장 심도있고 개발자적인 글이 많이 올라온다고 생각해서 

 

좋아하던 디스이즈게임이었는데 이곳에서도 연말 특집기사가 전부 시장결산, 판매량 비교 글들인게 아쉬워서 몇줄 적어봤습니다.

 

 

 

28 0
Lv. 14 53%
Lv. 1 35%
포인트
6530
T-Coin
252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 

신입 게임기획자, 모든 장르의 게임을 사랑합니다.

 

베스트 댓글
에러 BEST 11.12.19 10:39 삭제 공감5
[비밀글] 누구누구님께 삭제된 글입니다 블라인드된 게시물입니다 [내용 보기] 댓글을 로딩중이거나 로딩에 실패하였습니다.
댓글달기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제목 작성자 등록일 조회 공감
공지 신규 게시판에서 쿨/배드의 사용방법이 변경됐습니다. [22] 비니06-1328592453
- 나 혼자만 레벨업 게임 대항전 스케일이.. [이미지] [1] 한글의위대함15:23840
- 메이플 월드 개발자 150억 예상수익 ㅎㄷㄷ.. [이미지] [1] 골드피넛15:111120
- 테일즈위버 바람 미니게임 ㅋㅋ [이미지] [1] 거친아이11:221260
- 붕괴 스타레일 1주년 업데이트 및 어벤츄린 출시! [이미지] 아테리04-232380
- 서머너즈 워 10주년이라고 소환서를 ㄷㄷ [이미지] [2] Downtown204-233370
- 나 혼자만 레벨업 ARISE 공식 대회 근황보면 [이미지] 딸기찹쌀떡04-233480
- 캣판타지 오픈 기원 [이미지] [2] ILTAL04-233060
- 50만 사전예약 기대작 전략 RPG 별의 전쟁 정식 출시 [이미지] 무라사키04-223200
- 나혼렙 게임 연출도 잘 뽑았음 [이미지] [1] 한글의위대함04-223080
- 구글플레이 할인이벤트 있어요 [이미지] 거친아이04-223420
- 바람의나라 환골탈태 업뎃 했대서 [이미지] 딸기찹쌀떡04-198470
- 라살라스 업뎃 예정 야호 신난다 [이미지] 낡고지친놔04-196930
- 어둠의실력자가되고싶어서 반주년인데 [이미지] [1] 둑배귀04-196990
- 나혼렙 어라이즈 인플루언서들 진심인 듯 [이미지] 한글의위대함04-195560
- 삼켜라 드래곤 업데이트 소식입니다! [이미지] 아테리04-187880
- 차승원 배우와 함께하는 레이븐2 5월 말 커밍순! [이미지] ssunmh04-184010
- 테일즈위버 테마파크 이제 얼마안남았네요 [이미지] [2] 망고에이드04-184050
- AFK 새로운여정 2차 CBT 찍먹하고 있습니다. [이미지] [1] 골드피넛04-183080
- 붕괴 스타레일 부어치킨 콜라보 이벤트! [이미지] 아테리04-1750920
- 아스달 연대기 게임 영상 뜬거 보니까 [이미지] 딸기찹쌀떡04-174430
- 나혼렙 게임 헌터대항전 풍형의 맛을 보여주자 [이미지] [2] 한글의위대함04-173650
- WPL 포커칩토너먼트 하는중 [이미지] [1] 둑배귀04-174190
- 아스달연대기 200만 돌파래요 ㄷㄷ [이미지] [1] 아침잠04-165750
-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네네치킨 콜라보 이벤트 [이미지] 한글의위대함04-155670
- 레이븐2 쇼케이스 얼마안남은... [이미지] [2] 아침잠04-155570
최신목록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