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음.... 장르 소설은 적응이 안 되네요 잡담
호기심으로 조금씩 보고 있는데 적응이 잘 안 됩니다. 물론 취향에 맞는 것도 있긴 한데 그건 정말 구하기 힘들고....-_-; 대부분은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쓰나' '사람들이 재밌어 하는 소설은 대체 어떤 이야기일까'라는 호기심을 채우는 용도로 읽지 정말 재미있어서 읽는 건 적습니다.
뭐 그 이유의 90%는 개인 취향 탓입니다만....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다음과 같아요
(1) 주인공이 강해지는 과정만 주구장창 반복되는 게 단조로워보인다
레벨업하는 재미로 MMORPG를 수십시간씩 하는 게이머이니 주인공이 강해지는 이야기를 안 좋아할 리가 있겠습니까. 다만 너무 많이 반복되니 감흥도 떨어지고, 위기 상황에서의 긴장감도 떨어지고 해서 실증이 나게 되더군요
(2) 별로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주인공이 먼닭이라서, 혹은 포퐁성장 중이라서, 뭐 이런 이유도 있지만... 장면 연출에 공을 덜 들인 탓이 가장 크달까요. 보고 머릿속으로 장면을 그려보면 너무 밋밋한 장면들만 떠올라서. -_-
(3) 응원할 맛이 안 나는 주인공이 은근 많다
'나는 호구 안 잡히고 잘 먹고 떵떵거리며 살 거야!'라는 열망을 반영해서인지, 머리 잘 돌아가고 약삭빠른 주인공들이 제법 많이 등장합니다. 뭐 이건 좋아요. 항상 착하고 자기 욕구를 죽이며 살며 뭐든 양보하는 주인공은 확실히 답답한 감이 있으니까.
근데 이 주인공들이 하는 짓이 딱히 좋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척 봐도 작가가 호구 역할하라고 만들어둔 조연/악역 털어먹으며 배를 채우는 모습이 거슬려서인지, 독자에게 대리만족을 안겨주겠답시고 하렘질/돈지랄/갑질하는 꼴이 졸부스럽게 보여서인지.... 도무지 응원할 맛이 안 나더군요. 그래서인지 주인공 이야기에 관심을 끝까지 가질 수가 없었어요.
뭐.... 주인공이 무조건 응원할 맛이 나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법칙은 없긴 해요. 데스노트의 야가미 라이토나, 뒤마가 쓴 고전 '삼총사'의 달타냥이나(원작을 보면 이만한 인성 쓰레기도 드물다 싶은 생각이 듭니다)... 근데 데스노트는 '이 쉥키가 어떻게 죽는지 꼭 보고 싶다'는 집념으로, 삼총사는 그저 웃겨서(...) 끝까지 볼만하거든요. 몰입감도 상당하고.
반면 장르 소설은 응원할 맛도 안 나는 인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와중에 몰입감이 강하지도 않아요. '결국 이 쉥키 잘 먹고 잘 살겠지, 지가 갑질하는 건 똑똑한 거고 남이 갑질하면 나쁜놈이다 하며' 그 생각만 든달까요 -_-
(4) 가끔 편당 결제 매출 올리려고 장난질치는 작가가 있다
요즘 인터넷 소설은 한 편 당 100원씩 내고 보는 시스템이라 그런지... 매출을 늘리기 위해 고의적으로 편수를 늘리는 경우가 종종 있더군요. 가령 스포츠물을 예로 들자면 주인공의 활약을 칭찬하는 기사와 댓글 반응을 써서 분량을 늘린다든지 (....) 물론 저것도 주인공을 부각하기 위해 꼭 필요한 장치인 건 맞는데요. 저걸 쓸데없이 반복하는 사람도 있다는 게 문제죠. -_-
근데 참 씁쓸한 건.... 제가 저런 이유로 싫어하는 것 중 레알 상업적으로 폭망한 것도 있고 중도에 독자들이 엄청 이탈한 작품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잘 나간 작품도 결코 적지 않다는 거죠. -_-)r 통계만 보고 말하자면 제 취향은 마이너 중에서도 엄청난 마이너고, 제가 싫어하는 요소는 장르 소설을 읽는 사람들이 아주 좋아하는 흥행 요소라고 해도 좋을 정도?
...그런 이유로 이런 생각이 듭니다. '내가 장르 소설 써서 인기 얻긴 힘들겠다'라고. -_-
덧. 더 씁쓸한 건 제 취향에 부응해주는 만화/웹툰은 많다는 것입니다. 독자 반응 살펴보면 저와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이 제법 보이고요. 적당히 긴장감 있고 멋진 장면 많고 주인공이 제법 고생하는 그런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 말입니다.
...이럴 줄 알았음 글보다 그림 그리는 법을 배울 걸 그랬어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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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러 BEST 11.12.19 10:39 삭제 공감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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