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전4 2차 CBT에 대한 궁금증들 잡담

기사를 쭉 읽고 이런 의문들이 머릿속에 떠오르네요. 

(1) 조작은 얼마나 개선되는가

일단 개별 유닛 조작을 alt 1/2/3/4로 하지 않고 클릭으로 선택해 한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으로 보입니다. RTS식 조작이 되니 제법 직관적인 조작을 할 수 있겠죠. 스타크래프트 정도라도 해본 유저라면 잘 적응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일부 스킬을 쿨타임 끝나는대로 자동으로 시전하게 바꾸겠다는 것도 괜찮고요. 솔직히 1차 CBT는 완전 손가락 깨부수는 게임이었는지라.... 스킬 키를 계속 연타하느라 정말 죽을 맛이었는데 거기선 해방되겠네요. 

다만 아직 의문인 점은.... 쿼터뷰가 아닌 백뷰 시점에 과연 RTS 조작이 얼마만큼 어울리냐는 문제겠죠. 시야가 가려지는 문제가 없는 쿼터뷰와 달리, 백뷰는 적의 위치와 캐릭터의 원근 표현에 따라 얼마든지 시야가 가려질 수 있거든요. 

시야가 가려진다는 건 그만큼 조작이 힘들어진다는 뜻인데.. 이 문제에 대한 답을 어떻게 내놓을지 궁금하네요. 

(2) 그놈의 조형은 좀 개선했냐 

요즘 느끼는 건데, 그래픽은 광원과 텍스쳐 질감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닌 거 같아요. 캐릭터의 조형- 생김새가 잘 생기면 텍스쳐 질이 나빠도 그래픽이 좋아보이고 어설프게 생겼으면 텍스쳐와 광원이 쩔어도 그래픽이 나빠 보이거든요. 

안타깝게도 1차 CBT 때 창세기전 4의 조형은 절망적인 수준이었습니다. 남캐는 부리부리한 눈매를 가진 열혈청년 얼굴상이 대부분이고(이루스처럼 아예 묘사방식을 달리 적용한 게 아니라면) 여캐는 눈깔괴물 미소녀 얼굴상이 대부분입니다. 지적인 이미지를 보여야 하는 클라우제비츠도, 여유와 자신감이 넘쳐보이고 관록 있어 보여야 하는 메디치도 크게 다를 바가 없어요. 

이게 그냥 신작이었으면 넘어갔을텐데.... 창세기전 4는 창세기전 시리즈의 캐릭터와 추억을 제공하는 게임이란 말이죠. 그렇기 때문에 올드팬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그 캐릭터에 어울리는 생김새를 갖추도록 모델링을 해야 하는데, 이게 전혀 안 돼 있어요. 아이언맨 액션 피규어를 주문했더니 비율도 엉망이고 색은 핑크빛에 누리끼리한 색으로 대충 칠해져 있는데다 관절은 30도밖에 안 꺾이는 수준이나 다름 없다고요. 

근데 제가 게임 개발에는 문외한이긴 해도, 텍스쳐와 광원을 고치는 것보다는 조형을 뜯어고치는 게 더 힘들어 보이거든요. 그걸 얼마나 고쳤을런지 잘 모르겠네요. 

(2) 스토리는 좀 알아먹게 쓰긴 했을까 

1차 CBT 때 공개된 걸 봐선 올드팬 중에서도 골수팬이나 좀 알아먹겠다 싶을 정도로 스토리가 조잡합니다. 그 캐릭터를 기억하고 있지 않은 이상 왜 얘네들이 이렇게 행동하고 생각하는지 감이 안 잡힌다는 수준?

더군다나 세계관 설명으로 대부분의 텍스트를 떼워버렸죠. 진짜 툭하면 '내가 설명하지. 그건 말이야~' 뭐 이런 전개가 튀어나옵니다. 굉장히 딱딱해요. 아직도 세계관을 줄줄 꿰고 있는 저조차도 하품 나오는데 창세기전을 모른 채 접하는 유저들은 오죽할까요. 

(3) 스토리의 방향은 주인공 중심인가, 과거 영웅들 중심인가

싱글 RPG는 주인공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야 플레이어가 몰입감을 느끼고 대리만족을 느끼니까요. 

근데 온라인 게임은 좀 복잡합니다. 마영전 에피소드 1이 처음에는 주인공을 유저로 삼았다가 나중에 카단과 티이로 바꿨듯이, 주인공을 NPC로 설정하는 경우가 있어요. 아무래도 NPC를 주인공으로 내세우면 미리 설정해둔 캐릭터성과 배경 스토리로 독특한 이야기를 스기 편하니까요. 

물론 파판14처럼 우직하게 유저를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게임도 있지만. 호구 취급해서 문제지

뭐 어느 쪽이든 장단점은 있기 때문에 창세기전4가 뭘 선택하냐는 건 문제가 안 됩니다. 문제는 둘 다 선택하려다 어정쩡해져서 망하는 사태. -_- 주인공을 유저로 내세우는 거 같더니 알고 보니 NPC가 주인공이더라 주인공은 그냥 허드렛일꾼이더라 이런 거요. 

불행히도 창세기전 4는 두 방향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듯합니다. 메인 컨텐츠는 과거의 영웅들이잖아요. 심지어 영웅들의 스토리를 서브 퀘스트 형식으로 풀어나가는 노력도 들이는데....

근데 소맥은 주인공에게 무게를 실으려 하는 거 같단 말이죠. 액트 1 스토리에서 주인공이 시라노가 이뤄야 할 공적(이루스 처치)을 가로채거든요. 시라노는 그냥 스쳐가는 행인 A 그리고 천지파열무 셔틀 취급이었죠. 

아무리 봐도 액트 1 이야기를 더 붙여야 할 상황인데 2차 CBT 때는 이올린 이야기를 하겠다고 하니.... 솔직히 의중을 모르겠습니다. 영웅을 내세우려 할지, 유저가 컨트롤하는 주인공을 내세우려 할지. 둘 중 한 가지만 해야 스토리 보기 편한데. 둘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면 정말 스토리 보기 괴로워집니다 하아.; 

(5) 그래서 레전드급 영웅 영입하는데에 얼마를 지불해야 하나

아마 2차 CBT 돼서도 밝혀지지 않을 거 같은데, 이게 가장 큰 고비죠. '시라노를 얻으려면 가챠를 굴려야 합니다 데헷'이라든지 '200시간어치 노가다를 해야 합니다' 이런 식으로 나오면, 아무리 조작감을 개선해도 플레이어들이 지쳐 나가떨어질테니까요. 

OBT 때에나 밝혀지겠지만 과연 글쎄.... 개인적으로는 전 SD건담 유저로서 소맥을 별로 신용 안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결론. 

이 게임 리뷰는 내 손으로 집도한다. 죽이든 살리든. 

외주 요청과 상관없이 체험기 쓸 겁니다. 다른 일이 생기지 않는 한. TIG나 루리웹에 올리게 되겠죠. 

근데 요즘 TIG는 유저 게임 후기를 메인에 올려주지 않아서 흥이 덜 나서 문제.... 무엇보다 이미지 올리는 게 루리웹보다 훨씬 빡세서 -_- 

그리고 난 이올린 다시 만나고 싶지 않은데 라시드 전하 내놓으라고

아 근데 테스터 당첨 안 되면 말짱 꽝이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