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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FPS 초보자도 부담 없는 근미래 전투, ‘아이언사이트’ 체험기

근거리 난전과 정보전 위주의 독특한 FPS, 드론을 많이 못 쓰는 것이 옥의 티

김승현(다미롱) 2016-12-06 16:34:55
다미롱 (김승현 기자) [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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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PS 초보자도 부담 없는 근미래 전투, ‘아이언사이트’ 체험기

근거리 난전과 정보전 위주의 독특한 FPS, 드론을 많이 못 쓰는 것이 옥의 티

한국에서 신작 FPS 게임이 살아남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한국 FPS 게임 시장은 <서든어택>이 10년 가까이 독차지하고 있었다. 이 <서든어택>의 힘이 빠진다 싶더니 이제는 블리자드의 <오버워치>라는 역대급 신인이 등장해 왕좌를 차지했다.

 

이 험난한 시장에 지난 29일, 한 FPS 게임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드론 등의 미래병기를 무기로 내세운 <아이언사이트>가 그 주인공이다. 과연 <아이언사이트>의 무기는 이 험난한 시장에서 먹힐 수 있을까? 게임의 프리(pre) OBT를 즐기고 느낀 점을 정리했다. 


 


 

 

# 초보자에게도 친절한 ‘밀림’같은 전장, 지근거리 ‘난전’

 

<아이언사이트>를 즐기며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FPS 게임치고는(?) 초보자도 큰 어려움 없이 플레이 할 수 있는 게임성이었다. 게임의 ‘밀림’같은 전장이 만든 결과물이다.

 

게임 속 전장에는 뻥 뚫린 곳이 거의 없다. 실내는 구불구불한 복도와 계단, 책상, 상자 등으로 가득 차있고, 실외 또한 건물이나 드럼통, 무너진 벽, 언덕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엄폐물 구성 또한 어떤 것은 허리 높이라서 캐릭터가 ‘앉았을 때’ 몸의 대부분을 가릴 수 있고, 어떤 것은 무릎 높이라서 ‘포복’을 해야만 전신을 가릴 수 있는 등 입체적이다. 상하좌우 없이 구불구불한 전장이다.

 


 

<아이언사이트>는 여기에 게임 중에 맵 가운데에 배가 정박해 없던 길이 생긴다거나, 갑자기 사일로에서 미사일이 발사돼 전장이 연기로 가려지는 등 수시로 전장이 변하게끔 만들었다. 이 빽빽하고 변덕스러운 전장이 연출한 그림은 간단했다. 교전거리가 극도로 짧아졌다.

 

전장이 구불구불하고 캐릭터 또한 달리고 앉고 기어갈 수 있다 보니 적을 미리 포착하기 힘들었다. 그리고 이것은 자연히 FPS 초보자도 고수들에게 비빌만한(?) 전투를 만들었다. 전투 대부분이 갑자기 코 앞에서 적이 나타나 방아쇠를 당기는 지근거리 난전이다. <아이언사이트>는 여기에 ‘정조준’하지 않으면 탄착군이 흩어지는 서구권 FPS 게임의 요소를 적용했다. 

 


 

전투 대부분이 ‘샷빨’ 영향 적은 한 끗 싸움이 되는 셈이다. 덕분에 FPS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도 다른 FPS 게임보다 활발히 팀에 기여할 수 있었다. 설사 적에게 죽는다고 하더라도 대부분 한 끗 차이로, 가까이 있는 적에게 죽기 때문에 콩알만하게 보이는 저격수나 중거리 이상의 적에게 비명횡사 하는 것보다 좌절감이 적었다.

 

<아이언사이트>는 여기에 체력이 떨어져도 시간이 지나면 100% 회복되는 시스템, 빠른 부활 시간(폭파전 제외), 달리기 기능 등으로 게임의 템포와 유저들의 공격성을 극도로 끌어올렸다. 또한 경기 외적으로는 무기 레벨업(무기를 많이 쓸수록 새로운 부착물을 해금하는 시스템)​ 시스템 등을 통해 다른 FPS보다 성장 욕구를 효과적으로 자극했다. 덕분에 FPS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도 게임을 큰 좌절감 없이 즐길 수 있었다.

 

게임을 많이 할수록 새로운 부착물, 새로운 드론이 해금된다.

 

 

# 피지컬보다는 ‘두뇌’가 중요한 전장

 

물론 이런 지근거리 난전은 게임을 많이 할수록 단조로운 양상을 만드는 요소기도 하다. <아이언사이트>는 이런 약점은 ‘정보전’과 ‘심리전’을 통해 풀어가려 한다.

 

<아이언사이트>는 미니맵에 ‘총성’이 표시되는 서구권 FPS 시스템을 사용했다.  유저는 이를 이용해 게임의 꼬불꼬불한 전장에도 불구하고 상대가 어디쯤 있을지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은 전투 대부분이 갑자기, 적과 가까운 거리에서 벌어지는 게임에서 큰 역할을 한다. 적을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임은 여기에 추가로 다양한 심리전 요소를 더했다. 유저는 (총성이 미니맵에 표시된다는 것을 이용해) 엉뚱한 곳에서 총을 쏴 적을 유인할 수도 있고, 반대로 투척 나이프나 석궁 등 냉병기를 사용해 자신의 종적을 감출 수도 있다.

 

총성이​ 미니맵에 붉은색 원으로 표시된다.

 

일부 장비와 드론은 아예 이런 정보전, 심리전에 특화돼 있다. 예를 들어 ‘미끼 수류탄’은 유저가 던지면 스스로 기어 다니며 소음을 만드는 교란용 장비다. 적의 미니맵에는 사람(?) 하나가 이동하며 지속적으로 총성을 뿌리는 것처럼 표시되는 셈이다. 이외에도 ‘UAV 리콘’이라는 드론은 잠시 동안 일정 주기로 전장의 적들을 미니맵에 보여주고, ‘UAV 재머’란 드론은 아예 적들의 미니맵을 일정 시간 동안 먹통으로 만들어 정보전의 여지를 주지 않는다.

 

유저는 이런 장치들을 이용해 적을 동선을 예측해 길목을 막을 수도 있고, 반대로 적에게 허위 정보를 줘 상대의 뒤를 칠 수도 있다. 근거리 전투 위주의 진행 때문에 단조로워지기 쉬운 게임을 정보전•심리전을 통해 깊이를 보강한 셈이다.

 


 

 

# 주무기가 아니라 필살기? 플레이메이커 ‘드론’

 

<아이언사이트>가 특징으로 내세운 ‘드론’은 게임에 전략성을 더했다. 게임에는 앞서 이야기한 정보전 용도의 ‘전술 드론’ 외에도, 자폭 로봇이나 무인 전투기 같은 각양각색의 ‘공격 드론’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 드론들은 하나같이 사용하기는 까다롭지만, 제대로 사용하면 적에게 특정 행동을 강요하거나 그 자체만으로 전세를 뒤엎는 등 강력한 모습을 보여준다.

 

기관총 달린 무인전투기 ‘헬버드’나 유저가 조종하는 유도미사일 ‘블레이드 드론’이 대표적. 이 두 드론은 상대가 실외에 있다면 최소 2~3킬은 보장할 수 있는 강력한 장비다. 때문에 유저들은 이 드론이 나타났다는 경고 메시지만 보면 건물 안으로 피하기 바쁘다. 즉, 이 두 드론만 띄운다면 적을 실내로 몰아넣을 수 있다는 의미다.

 

블레이드 드론을 사용한 모습

 

실제로 점령전(고지를 차지해 승점을 벌어야 하는 모드) 중 이런 일이 있었다. 아군 셋이 야외 고지를 점령해 승점 대부분을 모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갑자기 경고음과 함께 적의 ‘헬버드’가 상공에 나타났다. 헬버드의 기관포가 거점을 두들겼고, 거점을 점령하고 있던 아군은 기관포에 맞아 죽거나 거점에서 벗어나 허겁지겁 건물 안으로 피신했다. 

 

그리고 그 때, 아군의 진형이 흩어진 것을 노린 상대팀의 총공세가 시작됐다. 헬버드가 사라지고 뒤늦게 뭉쳤지만, 이미 자리잡은 적을 이길 순 없었다. 진형이 무너진 아군은 그대로 적에게 거점을 헌납했고, 우리는 드라마틱한 패배의 주인공이 됐다.

 

이런 그림은 헬버드나 블레이드 드론 같은 중량급 공격 드론에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최하급 공격용 드론인 ‘크롤러’(벽을 탈 수 있는 자폭 로봇)도 잘만 활용하면 고지를 지키려고 옹기종기 모여있는 적을 한 번에 쓸어버릴 수 있고, 적을 미니맵에 표시해주는 ‘UAV 리콘’ 같은 전술 드론도 목숨이 하나뿐인 폭파전 모드에서는 어마어마한 위력을 발휘한다.

 

미니맵을 먹통으로 만드는 UAV 재머

 

이렇게 드론의 영향력이 강하다 보니 나중에는 드론을 가지고 서로 심리전을 걸기도 했다. 실제로 어떤 판에서는 폭파전 중 아군이 UAV 리콘을 띄우자, 적이 미니맵을 먹통으로 만드는 UAV 재머를 띄워 드론을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어떤 점령전에서는 반대로 적이 UAV 리콘을 띄운 것을 EMP 재머(드론에게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는 보조무장)로 격추하자, 거점에 메탈리퍼(강력한 화력과 맷집을 가진 무인 전투 로봇)가 때로 몰려와 아군을 박살냈다. EMP에 약한 메탈리퍼를 보호하기 위해 점령전에선 쓰임새가 많지 않은 UAV 리콘을 미끼로 한 것이었다.

 


 

 

# 시스템 간 엇박자가 일어날 정도로 빠른 템포

 

아쉬운 것이 있다면 이런 게임의 특성을 일부 모드에서만, 혹은 일부 유저들만 누릴 수 있는 것이었다. 게임의 빠른 템포와 이에 따라가지 못하는 다른 시스템 간의 엇박자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드론을 소환할 수 있는 ‘배틀 포인트’였다. <아이언사이트>는 드론이 연출하는 다양한 전황과 드론 간의 먹고 먹히는 상성 관계가 핵심인 게임이다. 하지만 이 ‘드론’을 사용하기 위해 필요한 ‘배틀포인트’가 게임의 템포에 비해 너무 느리게 모였다. 어지간히 KDA(Kill, Death, Assist)가 좋지 않는 한, 대부분의 유저들은 드론 한 세트를 다 쓰기도 힘들었다.

 

이렇게 드론 소환이 힘들다 보니 ‘하수’들은 이걸로 연출할 수 있는 다양한 전황도, 드론을 통한 심리전도 체감하기 힘들었다. 기껏해야 남이 소환한 헬버드나 메탈리퍼 같은 고급 드론을 보며 아쉬움만 달랠 뿐이다. 

 


 

이는 정보전 요소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일단 드론 소환 자체가 쉽지 않다 보니 드론을 통한 정보전•심리전 요소가 제한됐다. 또한 유저들 또한 쉽게 빠르게 즐길 수 있는 섬멸전(팀 데스매치)를 주로 하다 보니 신경쓸 것이 많은 정보전 요소가 쉽게 묻혔다. 

 

<아이언사이트>의 빠른 템포, 그리고 이에 따라가지 못하는 시스템 때문에 유저 대부분이 게임의 재미를 온전히 느끼지 못하는 셈이다. 실제로 이 단점들은 라운드 당 목숨이 하나라 신중히 플레이 해야 하는 ‘폭파전’, 부활 시간이 길고 거점이라는 확실한 목표가 있는 ‘점령전’에서는 느끼기 힘들었다. 게임의 템포와 시스템들의 속도를 조율하던지, 이벤트 등으로 유저에게 다른 모드의 재미를 알리는 등의 노력이 필요할 때다.

 


 

종합하면, <아이언사이트>는 입체적인 전장이 만드는 난전과 그런 전장 때문에 더 비중있는 정보전, 그리고 드론으로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전황이 매력적인 FPS였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지근거리 난전과 무기 레벨업 덕에 FPS 초보자도 큰 좌절감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었다.

 

물론 완벽한 게임은 아니다. 특징으로 내세운 드론 요소는 게임의 빠른 템포 속에서 제대로 느끼기 힘들었고, 이 때문에 다른 재미 또한 온전히 느끼기 힘들었다. 하지만 이런 단점 대부분은 기반 시스템의 문제라기 보단 숫자와 밸런스 문제 문제기에 추후 패치 등을 통해 나아질 수 있을 것이리라 믿는다. 20일부터 시작되는 정식 서비스에서는 보다 완벽해진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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