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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모든 것이 액션의 발목을 잡는다, 애스커 체험기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의 액션은 매력적. 허나 그 외 모든 것이 이 매력을 깎는다

김승현(다미롱) 2015-09-04 14:27:47
다미롱 (김승현 기자) [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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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액션의 발목을 잡는다, 애스커 체험기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의 액션은 매력적. 허나 그 외 모든 것이 이 매력을 깎는다

네오위즈게임즈의 액션 MORPG <애스커>가 8월 25일 공개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애스커>는 중세 암흑시대를 연상시키는 독특한 세계관과 보스의 공격을 끊거나 맞받아 치는 공격적인 시스템을 특징으로 내세운 게임입니다. 공개 서비스 전에는 배우 황정민을 앞세워 ‘생각대로 움직이는 액션’을 강조했고요.

 

허나 약 일주일 간 체험한 <애스커>는 조금 느낌이 달랐습니다. 상대의 공격을 끊거나 맞받아 치는 액션은 여전했지만, 조작감 등 여러 요소들이 이러한 특징을 가리고 방해한다는 느낌이었죠. 미처 합을 다 맞추지 못한 군무를 보는 것만 같았습니다. /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 카운터와 공격 끊기! 능동적으로 만드는 의 재미

 

<애스커>는 네오위즈 CRS에서 개발한 TPS 시점의 액션 MORPG입니다. W·A·S·D 버튼으로 캐릭터를 조작하고 마우스를 움직여 시야를 조종하는 방식이죠. 공격 방식은 <마비노기 영웅전>처럼 마우스 좌우 버튼을 조합하는 방식이지만, 플레이 자체는 <던전앤파이터>나 <드래곤네스트>처럼 스킬의 비중이 높은 편입니다.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유저에게 끊임없이 모험을 권한다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애스커>의 핵심 시스템인 ‘탈진’과 ‘피격캔슬’이죠.

 

이 둘은 특정 조건 만족 시, 상대의 움직임을 끊어버리고 잠시 무력화 시키는 장치입니다. 상대를 지속적으로 공격해 ‘탈진 게이지’를 깎으면 적을 탈진시켜 4~5초 가량 무력화시킬 수 있고, 상대가 특정 포즈를 취할 때는 넉다운 판정 스킬로 상대의 공격 자체를 취소(피격 캔슬)시킬 수 있죠. 

 


보스가 노란색으로 빛날 때 넉다운 공격을 먹이면, 보스의 공격을 끊어버릴 수 있습니다.

 

이 시스템의 특징은 상대가 가장 위협적인 공격을 할 때를 노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상대의 가장 위협적인 공격만 끊을 수 있는 피격 캔슬은 말할 것도 없고, 지속적으로 탈진 게이지를 깎아야 하는 ‘탈진’도 상대가 공격 포즈를 취할 때 가장 효과적으로 탈진 게이지를 깎을 수 있습니다.

 

위험을 무릅쓰는 만큼 보상도 좋습니다. 먼저 주인공의 공격에 꿈쩍도 하지 않던 보스의 가장 강력한 공격을 끊거나, 이런 보스가 주저앉아 4~5초간 ‘극딜 타임’을 주는 것부터가 가장 큰 보상이죠. 또한 <애스커>에는 탈진 시 추가 공격력을 부여하는 다양한 특성이 존재합니다. 탈진과 피격 캔슬만 잘 이용하면 생존과 공격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죠. 

 

여기에 탈진이나 피격 캔슬이 일어났을 때마다 보여주는 연출은 손맛을 안겨줍니다. 탈진과 피격 캔슬에 특화된 캐릭터인 ‘소울브레이커’는 이 둘을 이끌어 냈을 때와 그렇지 못했을 때의 손맛이 전혀 다를 정도입니다.

 

탈진이나 피격 캔슬로 상대의 공격을 끊었을 때의 연출. 이것 하나 보고 소울브레이커 키웁니다.

 

상대의 공격을 맞받아 쳐 피해를 높이는 ‘카운터’도 유저에게 모험을 권합니다. 사실 카운터 시스템 자체는 이미 여러 액션 게임에서 활용되고 있는 장치입니다. 다만 <애스커>의 카운터에서 눈여겨 볼 것이 있다면 높은 효율과 눈에 띄는 연출입니다. 

 

작게는 1.5배, 많이도 2배에 불과한(?) 다른 카운터와 달리, <애스커>는 카운터 공격 효율이 최소 1.8배에서 최고 4.6배에 달합니다. 여기에 게임은 카운터 공격이 적중될 때마다 밋밋한 일반 피해 표시의 2배는 될법한 붉은 숫자를 화면에 띄웁니다. 카운터 효율도 좋고 표시도 자극적(?)이니 왠지 카운터 공격의 타격감도 더 좋아 보이더군요.

 

이에 더해 게임은 대부분의 몬스터에게 큰 공격 동작을 줘 유저에게 수시로 카운터 공격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공격이 다소 가벼운 ‘템페스트’ 캐릭터도, 마법 위주 캐릭터라 다소 손맛이 떨어지는 ‘플레어’ 캐릭터도 카운터 하나 덕에 손맛이 살더군요.

 


 

 

■ 생각과는 다른데? 뻑뻑한 조작과 급상승한 난이도의 협공

 

그런데 이상하게도 게임을 하면 할수록 탈진과 카운터가 주는 손맛을 점점 느끼기 힘들어졌습니다. 뻑뻑한 조작감, 그리고 20레벨 전후로 급상승한 난이도의 협공 탓입니다.

 

피격 캔슬이나 카운터 등 <애스커>가 주로 내세우는 특징 대부분은 유저의 즉각적인 반응을 요하는 것들입니다. 허나 이에 반해 <애스커>의 조작감은 키 입력 후 0.2~0.5초 후 캐릭터가 반응하는 등 빠릿빠릿하다고는 보기 힘듭니다. 스킬과 스킬, 일반공격과 스킬의 연결도 즉각적이지 않은 편이고요. 

 

물론 <애스커>가 묵직한 조작감을 추구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허나 이러한 조작감과 20레벨 전후로 급상승하는 난이도가 만들어 낸 시너지는 좋지 않았습니다. 

 

<애스커>는 20레벨 초반부터 유저들에게 파티 플레이를 요구합니다. 보스의 공격이 이전과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강하고 까다로워지거든요. 예를 들어 ‘마녀 사냥터’의 보스는 이전에 없던 순간이동 후 광역 공격 패턴을 가지고 있고 그 다음 보스는 몬스터를 소환해 유저를 방해합니다. 무지막지한 공격력과 빠른 속도, 여기에 유도 공격과 순간이동까지 보유해 CBT 때부터 악명 높았던 ‘캐리 아그네스’는 말할 것도 없죠.

 

CBT 때부터 악명을 떨친 ‘캐리 아그네스’

 

문제는 이러한 패턴과 <애스커>의 뻑뻑한 조작감이 만나니 이전에 신나게 할 수 있었던 탈진이나 피격 캔슬, 카운터가 극히 제한된다는 것이죠. 20레벨 초반 보스들의 특징은 순간이동이나 유도 공격, 몬스터 소환 등으로 유저가 움직일 여지를 줄인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중간 중간 보스의 강력한 공격이 쏟아지니 유저는 자연히 피격 캔슬나 카운터같은 주도적인 대응보다, 회피 위주의 소극적인 공격을 하게 됩니다. 

 

가뜩이나 뻑뻑한 조작 때문에 대응을 빠르게 하기도 쉽지 않은데 보스들은 순간이동이나 몬스터 소환, 유도 공격 등으로 유저를 괴롭힙니다. 이 시기부터 부쩍 강해진 보스의 공격력도 부담스럽습니다. 자연히 뻑뻑한 조작으로 상대 공격에 맞서기 보다는 피하는데 더 집중하게 됩니다. 게임 초반에 느꼈던 공격적인 재미는 사라지고 이전과는 전혀 다른, 그리고 단조로운 보스전이 계속 되는 셈입니다.

 

유도탄과 레이저(?)가 날아다니고, 저것이 끝나면 순간이동 공격이나 광역기가 시작된다.

 

물론 <애스커>도 무작정 난이도를 높인 것은 아닙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던전 선택 창부터 '파티 권장'이라고 써놓으며 협동을 통해 난이도를 낮추려 했죠. 하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애스커> 파티 플레이의 단점은 파티를 하더라도 던전이 무조건 더 쉬워지는 것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유저가 여럿이면 보스의 공격 대상이 수시로 바뀌어 보스 패턴을 파악하기 더 까다롭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애스커>의 던전은 파티원 수에 따라 난이도도 올라가는 방식. 이런 상황에서 보스의 패턴 또한 더더욱 알아보기 힘들어 지니 공격을 피하기도, 끊기도 힘들어집니다. 카운터나 공격 끊기라는 게임의 특징을 살리기도 힘들고, 그렇다고 난이도가 무조건 쉬워지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일부 던전은 이 때문에 파티 플레이보다 솔로 플레이가 더 쉽기도 하죠. 결국 파티 만으로는 ‘장벽을 넘을 수 없는 셈입니다.

 


 

 

■ 반복의 반복의 반복. 너무나도 갑갑한 성장

 

불행 중 다행으로 이렇게 기겁할 난이도의 던전이 계속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20레벨 중반, ‘마녀’ 던전 시리즈(?)에서 고통 받았으면 이어지는 3~4개 던전은 비교적 쉬운 패턴의 보스를 보여주는 등 나름 쉬어갈 던전이 배치되어 있죠. 뻑뻑한 조작이야 몸이 익숙해지거나(…) 캐릭터 컨트롤을 조심스럽게 한다면 나름 극복할 수 있는 요소고요.

 

오히려 개인적으로 더 힘들었던 것은 성장의 보람을 느끼기 힘든 시스템이었습니다. 사실 <애스커>의 성장 시스템 하나 하나를 떼어 놓고 보면 다른 게임과 크게 다른 점이 없습니다. 퀵슬롯을 제한해 한 전투에서 사용할 수 있는 스킬 수를 제한하는 것도, 퀘스트로 특정 던전을 계속 돌파하라고 하는 것도, 사냥터를 몇 번 돌아가며 재료를 모으고 장비를 만드는 것 모두 다른 게임에서도 볼 수 있는 요소죠.

 


 

허나 이 셋이 한 자리에 모이니 묘한 화학작용이 일어납니다. <애스커>는 한 전투에 일반 스킬을 6개까지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레벨이 올라 새 스킬을 배웠다고 하더라도 전투에 큰 변화를 주진 않죠. 대신 게임은 포인트로 각 스킬의 특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해당 스킬의 효율성을 높이거나 특화시키는 식이기에 플레이 자체를 바꿀 정도는 아니고요.

 

이런 캐릭터 성장 시스템에 20레벨 중반부터 늦어지는 레벨 업, 그리고 메인 스토리를 완료하는 데만 한 던전을 4 ~ 5번 돌파해야만 하는 퀘스트 시스템이 더해졌습니다. 성장도 느리고 성장해도 큰 변화도 없는 상황에서 같은 던전을 반드시, 여러 번 돌아야 하죠. 던전의 난이도에 상관없이 지치고 지루해 지더군요.

 


24레벨 장비를 만드려면 23레벨 이상 마법 등급 장비를 분해해 낮은 확률로 얻을 수 있는 재료가 필요합니다. 마법 등급 장비는 어디서 얻냐고요? 직접 만들거나 던전에서 먹어야죠.

 

레벨 업을 해 새 장비를 맞추려면 새로운 시련(?)이 시작됩니다. <애스커>의 아이템은 기본적으로 일반-마법-희귀-영웅 4등급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이 중 마법 등급 이상의 아이템은 기본적으로 유저가 직접 재료를 모아 제작을 해야 하죠.

 

그리고 20레벨 이상 장비는 상당히 많은 양의 재료를 필요로 합니다. 특정 던전에서만 떨어지는 특수 재료는 물론, 서브 콘텐츠인 낚시를 통해 얻을 수만 있는 재료, 마법 등급 이상의 장비를 분해했을 때 확률적으로 얻을 수 있는 재료, 던전 내 구조물을 파괴해 얻는 잡템(?)까지 말이죠. 

 

당연히 더 좋은 장비를 얻기 위해서는 기존에 지겹게 돌았던 던전을 수 차례 다시 돌아야 합니다. 그나마 27일부터 계속된 패치로 최근에는 재료 수급 확률이 올라갔지만, 그 전에는 차라리 서브 콘텐츠인 ‘낚시가 휴식으로 느껴질 정도로 고된 여정이었습니다.

 

물론 그 과정을 이겨내고(?) 얻은 장비(특히 무기)는 그에 걸맞은 성능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그 대가가 너무 크게 느껴지더군요. 레벨 업을 하면 기쁨보다 ‘어떻게 장비를 만들어야 하지라는 걱정이 들 정도로요. 레벨 업의 기쁨(?)이 이 정도였으니, 성장이 요구하는 반복 작업이 어떤 감정을 줬는지는 굳이 말할 필요가 없겠죠. 탈진이나 피격 캔슬, 카운터의 짜릿함도 반복 작업 속에서 바래더군요.

 


요리 재료 구하라고 만들었지만, 정작 요리보다 장비 재료때문에 더 많이 찾았던 낚시터. 장비 재료 얻기 위해선 반복작업이 필수지만, 그래서 반복 사냥에 비하면 양반이었습니다.

 

 

■ 최적화, 최적화가 필요하다!

 

약 일주일 간 <애스커>를 플레이하며 계속 느낀 점은 ‘최적화’에 대한 아쉬움이었습니다. 오픈 초기에 이슈가 되었던 그래픽 카드 발열 문제, 고성능 컴퓨터에서도 발생하는 끊김 현상, 튕김이나 버그 등 콘텐츠 외적인 최적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이것도 굉장히 중요한 문제입니다만,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것은 자신의 강점을 강조하고 내세우는 것에 대한 최적화였습니다.

 

처음 이야기했던 것처럼 <애스커>는 탈진과 피격 캔슬, 그리고 카운터로 대표되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의 액션을 내세웠고, 저는 그 부분에서 매력을 느꼈습니다. ‘다크 스톤’이나 ‘인간 성벽’과 같은 거대 보스의 공격을 끊고, 또 맞받아 치면서 재미를 느꼈죠.

 

보스의 공격을 맞받아 치고 끊어 버리는 재미는 좋은데….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재미는 캐릭터가 성장할수록, 게임이 심화될수록 느끼기 힘들어졌습니다. 새로 추가되거나 강화되는 요소들이 오히려 이 재미를 가렸습니다. 다른 유저들과의 협동은 오히려 캐릭터와 보스 사이의 합을 무너트리기 십상이었고, 성장은 재미 대신 반복의 지루함을 안겼습니다. 

 

던전이나 보스전 하나만 보면 여전히 공략의 재미가 있지만, 이것들이 MORPG라는 틀 안에 묶이자 반대로 재미가 줄어든 셈이죠. 일사분란하게 ‘합’을 보여주긴커녕, 급히 나오느라 동작조차 맞추지 못해 팀원 서로의 매력을 죽인 군무처럼요. <애스커> 2차 CBT에서 장족의 발전을 봤기 때문인지, 이것이 더더욱 아쉽게 느껴지더군요.

 

그나마 한 가지 다행인 것은 운영진의 빠른 대응입니다. <애스커>는 25일 공개 서비스 이후, 총 6차례의 패치를 실시했습니다. 이틀에 한 번 꼴로 패치를 한 셈이죠. 이는 그만큼 고칠 내용이 많았다는 뜻이지만, 한편으로는 그만큼 빨리 불만을 해결하고 있다는 뜻도 되죠. 종종 급한 나머지 패치가 새로운 문제를 낳아 불만을 사기도 하지만, 그 속도와 노력만은 높이 살 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부디 앞으로는 지금처럼 빠른, 그리고 지금과는 다른 차분한 대응으로 어긋난 균형을 맞춰나가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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