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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인상은 아름다웠다. 거신전기 체험기

때깔은 고운데 내용물은 건조한 액션 RPG

이준영(앨런스미시) 2015-08-27 13:30:19
앨런스미시 (이준영 기자) [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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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인상은 아름다웠다. 거신전기 체험기

때깔은 고운데 내용물은 건조한 액션 RPG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의 신작 <거신전기>는 ‘감성적 동화 풍의 비주얼’을 특징으로 내세우는 모바일 RPG다. ‘거신’이라는 요소가 감성적인 동화 풍을 만났으니, <완다와 거상>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만큼 스토리텔링에 중점을 둔 액션게임이라고 예측했다.

 

<거신전기>의 첫인상은 스토리텔링이 뛰어나다는 느낌은 받기 힘들었다. 그래픽이나 색감이 화사한 것은 사실이지만, 오히려 화려한 '액션'이 기억에 남는다. 안타깝지만 <거신전기>는 감성의 탈을 쓴 하드코어 액션게임이었다. 지난 10일부터 8일간 진행된 <거신전기>의 CBT를 체험해봤다. /디스이즈게임 필진 앨런스미시  


 

■ ​처음 만나는 '거신'은 '괴수'의 모습이었다. 


​<거신전기>에서 처음 만나는 '거신'은 너구리를 닮은 동물형 거신이다. '거신'이라는 이미지에는 딱히 어울리진 않지만, '감성'을 자극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귀여운게 더 유리하다고 본 모양이다. 거신도 귀엽고, 등장하는 보스들도 하나같이 귀엽게 생겼다.  

 

​화면으로 보면 꽤 크다. 등에 탄 사람도 크다. 


​늙은 아기 사자

 

이왕 첫인상을 귀여운 괴수로 남겼기에 계속해서 귀여운 괴수가 나올거라 예상했지만, 또 그렇지도 않았다​. '거신'이라는 이미지에 걸맞는 거신을 두 번째 챕터에서 받았기 때문이다. 각 챕터를 끝내면 새로운 거신을 받을 수 있는데, 두 번째 이후로는 골렘이나 기사형의 거신을 준다.

 

이런 거신은 '초월'을 통해 등급을 올리고, '친밀'을 통해서 숨겨진 스킬을 개발해 얼마든지 성장시킬 수 있다.  또 '거신대전' 이란 콘텐츠로 성장시킨 거신들을 싸우게 해볼 수 있다. 확실히 '친밀'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거신'을 동반자로 삼으려는 시도가 엿보인다. 

 

​흉터도 생기고 점점 늙어간다.​ ​여기서 좀 감성적
  

​ 뛰어난 컨트롤로 즐겨도 된다. 하지만 자동전투로 즐기는게 더 편하다.

 

<거신전기>는 초반 튜토리얼격인 1챕터가 끝나면 몬스터들의 체력과 공격력이 상당히 강해진다. 보스의 패턴이나 몬스터들의 패턴은 크게 변하지 않으나, 대미지가 강력해지는 방식으로 난이도를 조정했다. 컨트롤에 익숙해지지 않으면 상당히 어렵게 느껴진다.

 

또, 스킬을 사용하면서 타이밍에 맞게 공격 버튼을 누르면 '파이널 힛' 시스템이 발동되어 추가 효과가 발동된다. 이 파이널 힛 시스템은 스킬의 타격모션에 맞춰 버튼을 누르는게 아니라, 타격과 이펙트 사이의 기묘한 엇박자에 맞춰 버튼을 눌러야 해서 10번 시도하면 4~5번 성공할 정도로 타이밍을 맞추기 어렵다. 구르기도 무적이긴 하지만 쿨타임이 5초나 된다. 컨트롤이 좋지 않다면 당연히 스테이지를 깨기 힘들고, 장비가 좋지 않더라도 컨트롤이 좋다면 충분히 어려운 난이도도 깰 수 있다.

 

​컨트롤에 신경 쓴다면 충분히 깰 수 있다. ​타격감도, 피격감도 좋다.

 

<거신전기>는 캐릭터의 움직임도 빠르고, 타격감과 피격감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이런 빠르고 호쾌한 액션성을 느끼기 좋은 콘텐츠도 있다. '보스전'과 '투기장'이다. 보스전은 재물을 바쳐 보스를 소환하는 콘텐츠로, 딜량에 따라 보상을 얻을 수 있다. 투기장은 실시간 PVP로 다른 유저와 대결을 하는 콘텐츠다.

 

특히 '투기장'은 꽤 원활하게 다른 유저와 PVP를 즐길 수 있는데, 실시간으로 렉 없이 싸울 수 있었다. 유저의 체력이 약해서 거신을 소환하기 전에 죽긴 하지만, 거신도 소환할 수 있다. 다만 투기장은 레벨차이가 날수록 불리하기 때문에 꾸준히 레벨업을 해야한다.

 

레벨차이가 나면 순식간에 썰려버린다.​ ​패치좀.

 

허나 아쉬운 건 <거신전기>의 오토 시스템인 '반복시작'이다. ‘반복시작’기능은 행동력이 모두 소모될 때까지 무한하게 스테이지를 도는 기능인데, 레벨업을 하거나 아이템창이 가득차면 멈추게 된다. 

 

컨트롤이 뛰어나도 스테이지 하나 하나 집중하면서 플레이하긴 힘들다. 스테이지가 막히면 그냥 오토를 돌려버리고, 그렇게 얻은 아이템으로 스테이지를 클리어 해 버리는게 속 편하다. 심지어 결투장마저도 레벨차이가 나면 이길 수가 없으니, 결국은 오토를 사용하게 되고 나중에는 액션성을 느끼기 힘들었다. 

 

자동전투는 이제 모바일 RPG에서 당연한 시스템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자동전투 위주로 플레이하는데 <거신전기>가 내세운 사운드나 그래픽을 감상할 이유가 생길 것 같지는 않다. 여느 모바일게임 처럼 켜놓고 내 캐릭터가 자동전투를 잘 하고 있나 확인만 할 테니 말이다.  

 

​때깔은 고운데 내용물은 건조한 액션 RPG <거신전기>

 

빠른 이속과 모션, 호쾌한 타격감까지 액션성만 두고 보면 <거신전기>는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오히려 근래 플레이했던 모바일게임 중 가장 좋은 인상을 받았다. 다만, 캐치프라이즈로 내세운 ‘감성’은 물음표가 남는다. 

게임에서 감성을 동하게 하는 요소는 다양하다. 아름다운 그래픽, 사운드 그리고 감정적인 교감을 느낄 수 스토리나 연출까지. <거신전기>의 첫 인상은 고운 피아노 선율과 화사한 색감에서 합격점이었다. 문제는 그게 전부라는 점이다. 

그래픽과 사운드는 곧 익숙해지기 마련이다. 게임에 꾸준히 감정적으로 몰입하기 위해서는 탄탄한 스토리와 이를 받쳐주는 연출과 시스템이 필요하다. <거신전기>에서는 이러한 요소가 모두 부족했다. 

<거신전기>의 연출은 단순히 정지된 사진에 텍스트를 읊어주는 정도에 불과하다. 동반자일 것 같던 거신은 더 좋은 거신이 나오면 쉽게 버린다. 즉, 장비와 다를 바 없다. 결국 꾸준히 감정이 동할만한 부분이 없다. 개인적으로 귀여운 캐릭터가 속옷을 노출하는 등 섹스어필을 하려는 시도는 다소 불쾌하기까지 했다. 

정식 론칭에서 감성을 강조하기 위해 어떤 장치가 추가될지 모르지만, 적어도 감성을 특징으로 잡았다면 스토리와 연출은 조금 더 보강이 필요해 보인다. 


굳이 전투 중 속옷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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