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 ID/PW 찾기
시몬 (임상훈 기자) [쪽지]
/special/page/event/ion/2008/nboard/79/?n=8335 주소복사

러시아 시장 1위는 ‘리니지2 사설 서버’

Innova그룹 부사장 Ilya 인터뷰

러시아 온라인게임 시장은 국내에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RF온라인>의 선전 정도가 가장 알려진 사실이자, 유일하게 알려진 사실 정도 되겠네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껏 나온 기사를 찾아봐도 몇몇 게임의 수출계약이나 이벤트와 관련된 보도자료성 빼곤 나오지 않더군요.

 

그래서 Ilya Verigin 부사장(Innova Group)과의 만남은 좋은 공부였습니다. Innova는 바로 <RF 온라인>을 서비스하고 있는, 러시아에서 가장 잘 나가는 온라인게임 퍼블리셔입니다. 시애틀에서 만나, 바로 인터뷰에 들어갔죠. 기자의 지식이 얕아, 깊이 있는 이야기는 못 나눴지만, 러시아 시장을 어렴풋이나마 읽는데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시애틀(미국)=TIG 특별 취재팀


 

 

TIG> 한국 게이머들은 러시아 게임시장에 대해 잘 모른다. 간단한 브리핑을 부탁한다.

 

새롭게 발달하고 있는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매년 100%씩 성장해 잠재력은 크다. 몇 년 전만해도 네트워크 게임인 <디아블로>를 제외하고는 온라인에서 하는 게임이 발달하지 않았다. 초고속통신망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 웹게임(브라우저게임)은 예전부터 꽤 인기가 있었다. 지금은 웹게임에서 온라인게임으로 이동하고 있는 추세다. 정식으로 처음 흥행에 성공한 게임이 2006년 나온 <RF온라인>이다. <에버퀘스트> <라그나로크> <RF 온라인>보다 먼저 서비스되고 있었지만, 퍼블리셔가 경험이 없어서 실패한 것 같다.

 

Innova 그룹은 <RF 온라인>을 서비스하기 1년 전인 2005년 설립됐습니다. 러시아에는 그 무렵 기존 패키지 게임 퍼블리셔들이 온라인게임을 서비스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Innova 그룹은 기존 퍼블리셔들을 제치고 단박에 성공해버렸죠. 온라인게임만을 전문으로 설립된 최초의 퍼블리셔이기 때문일까요. ‘도 좋았겠지만, ‘전문성도 무시할 수 없겠죠.

 

 CCR은 <RF 온라인>의 3월 러시아 매출액이 6억 2,000만원이라고 발표했습니다.

 

 

TIG> 러시아에서 인기 있는 온라인게임은 어떤 것들인가?

 

사실 가장 인기 있는 것은 <리니지2>. 2004년부터 유명해지기 시작했는데, 조그만 커뮤니티끼리 따로 사설 서버를 만들어서 플레이를 시작했다. 사설 서버를 만든 사람들이 아데나를 판매해서 수익을 거두는 모델이다. 정식 서비스를 하고 있지 않지만, 시장 1위다.

 

그 뒤를 <RF온라인>(동접 1 3,000 수준)이 잇고 있다. <리니지2> <RF온라인>이 러시아 시장을 크게 성장시켰다고 볼 수 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3등 정도 되는 것 같다. 1, 2등을 보면 알겠지만, 러시아에서는 ‘Free to Play’(부분유료)스탠더드’(표준)가 됐다.

 

항간에 떠도는 러시아 마피아의 <리니지2> 사설서버 운영에 대한 풍문에 대해선 사실이 아니라고 답하더군요. 일부 서버에 관련된 사람들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서버를 운영하거나 하는 일은 없다고 합니다. 사실이라면 근거를 물었겠지만, 사실이 아니라는데 근거를 요구할 수는 없는 일이죠. ^^;;

 

 

TIG> 사설 서버는 골치 아플 것 같다. (bot, 오토) 문제도 있을 테고.

 

<WOW><RF온라인>도 사설 서버가 있다.  하지만 질이 꽤 낮은 편이다. <WOW>는 java 에뮬레이터고, <RF온라인>는 꽤 오래된 영문 버전을 훔친 것이어서, 패치도 안 됐고 상태도 끔찍하다. <RF온라인> 사설 서버는 법적인 대응을 해서 몇 개 닫게 만들기도 했다. 봇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게임 접속을 금지시키는 등의 조치를 취한다. 우리가 직접 개발한 봇을 가려내는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TIG> Innova의 타이틀들은 무엇이 있는가. 그리고 다른 퍼블리셔의 상황은?

 

<RF온라인>과 같은 회사 게임인 <포트리스2>가 지난 달 오픈베타를 시작했다. <R2>의 테스트가 지난 달 초 끝났고, 올해 초 <에이스 온라인>과 계약했다.

 

Innova와 경쟁하기 위해서인지 다른 4개 퍼블리셔가 지난 해 말 연합을 맺었다.

 

Nival 온라인, Nikita 온라인, Time Zero, IT Territory가 합병한 것은 아니고, 한 사람의 대주주가 네 회사의 지분을 산 것으로 알고 있다. 서비스는 각자 따로 한다.

 

네 회사의 연합이 흥미로워 자료를 찾아보니, 지난 해 12 5일 네 회사가 Astrum Online Entertainment라는 일종의 지주회사 아래로 모였더군요.

 

러시아에서 온라인게임이 계속 발전할 것으로 기대하며, 러시아 업체끼리의 경쟁에 기력을 쓰지 말고, 인프라를 공유해 외국 퍼블리셔에 대한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모양새였습니다. 제법 덩치가 되는 회사들이 이렇게 뭉치는 게 좀 신기합니다. 

 

 

TIG> 캐주얼 게임 상황은 어떤가?

 

캐주얼 게임은 좀 애매하다. 처음 우리가 관심을 보였을 때는 미래가 불확실했지만, 현재는 굉장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시장이다. 아직까지 MMORPG가 대세고, <카운터 스트라이크> FPS 중에는 인기를 얻고 있다.

 

 

TIG> 러시아 유저들의 성향이 아직은 하드코어 쪽인 것 같다. 그래픽을 중시하는 것 같기도 하고.

 

러시아 시장에서는 하드코어 게이머를 대상으로 최고 수준의 그래픽을 선사해야 한다. 러시아 게이머들은 현대적인, 세련된 감각과 터치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좋은 질의 그래픽을 원한다.

 

러시아에는 인터넷 카페 같은 것이 별로 없다. 95% 이상이 집에서 플레이 된다. 러시아 게이머들은 북미보다는 훨씬 경쟁적인 것 같지만, 한국보다는 덜 경쟁적인 것 같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있다. 러시아에는 아마 가장 많은 수의 하드코어 여자 게이머가 있을 것이다. 만화를 통해서 게임과 연결돼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Verigin 부사장은 기존 게임들과 달리 <RF 온라인>이 Free To Play 방식을 취한 것이 러시아 시장 성공에 무척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TIG> 러시아 유저들은 한국 게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선입견이 없다고는 하지 않겠다. 한국 게임은 레벨 그라인딩(일명 노가다’)이 많고 깊이가 북미 게임보다 떨어진다는 선입견이 있다. 물론 온라인게임을 많이 접해보지 못해 하는 얘기지만 그런 얘기가 있는 이유는 분명히 있을 것이다.

 

 

TIG> 한국 게임이나 게임 회사에 대한 불만 같은 것은 없는지.

 

없다. 물론 작은 부분에서 고쳐야 할 부분들은 있다. 그건 당연한 것이다. 한국 게임 회사들과 일하는 것은 항상 좋은 기회고, 좋은 관계를 계속 유지해 나가려 노력하고 있다.  러시아 회사들과 의외로 비슷한 점도 많아서 같이 일하기 편한 점도 많다.

 

제가 개인적으로 Verigin를 처음 만난 것은 6개월 전 있었던 한 스탠딩 파티에서였습니다. 역시 러시아 사람들은 풍류를 알더군요. ^^;;

 

 

TIG> 러시아는 기초과학이나 테크놀로지가 뛰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 회사가 개발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고. 어떻게 생각하는가.

 

가능한 이야기다. 실제 많은 회사들이 러시아에 R&D 센터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도 한국의 게임회사와 처음부터 함께 게임을 만들 생각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