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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키 (이승운 기자) [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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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뮤지컬로 만들면? 묵화마녀 진서연 관람기

11월 13일,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블레이드 & 소울> 2015 월드 챔피언십 준결승전에서 축하 무대로 뮤지컬 <묵화마녀 진서연> 공연이 열렸습니다. 앞서 많은 기사를 통해 알려진 것처럼 <블레이드 & 소울>의 핵심 인물 '진서연'을 주제로 한 뮤지컬이죠.

 

앞서 보도된 기사를 통해 이번 뮤지컬이 '미디어파사드' 무대로 진행됐다는 것은 익히 알려졌을 겁니다. 그런데 정확히 어떤 연출인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죠. 무대 전체에 프로젝터와 조명으로 각종 효과를 줘서 별다른 배경소품 없이도 화려한 무대를 만들 수 있는 기술입니다. 간단하게 아래 사진을 보시죠.

 

▲ 넓은 무대 전체를 뒤덮은 그래픽 배경. 다양한 배경이 실시간으로 움직입니다.

 

게임 내 3D 배경을 활용해서 만든 만큼, 공연 내내 배경이 역동적으로 움직여 눈이 심심하지 않았습니다. 단적인 예로 무일봉 에피소드(게임의 튜토리얼 파트)에서는 배경의 무일봉이 이곳저곳으로 앵글이 바뀌고, 목각인형을 상대로 수련하는 장면에선 배우가 서있는 자리의 바로 옆에 움직이는 목각인형의 영상이 비쳐졌죠.

 

무대 전체를 뒤덮은 배경 외에 배우들이 날아다니는 와이어 액션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블레이드 & 소울>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인 '경공'을 연출하기 위해서인데요. 처음엔 어색하지 않을까 했지만 막상 무대에서 배우가 날아오르는 모습을 보니 감탄과 박수가 쏟아지더군요. 웅장한 사운드, 화려한 배경, 조연들의 댄스가 어우러지니 어색함은 사라지고 '멋진 경공'만 남았습니다. 사진으로 그 움직임을 모두 전할 수 없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네요.

 

▲ 공연장 특성상 사진 화질이 깔끔하지 않지만, 현장에서는 위화감 없이 느껴졌습니다.

 

▲ 이런 식으로 전투의 이펙트 표현도 프로젝터를 통해 화려하게 연출됐습니다.

 

▲ 와이어 액션 역시 과도하지 않은 선에서 '멋'을 지키는 식으로 사용됐습니다.

 

공연 장르가 뮤지컬인 만큼 음악, 포괄적으로는 음향 효과 전체가 수준급이었습니다. 단순히 사운드가 웅장한 거야 장소가 장소인 만큼(영화의 전당) 당연한 것이겠지만, <블레이드 & 소울>의 인게임 BGM을 각색한 보컬곡이나 상황에 따른 곡 선정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핫둘셋 탁기 탁기 탁기 탁기"라는 가사로 화제가 된 랩 역시 막상 공연에서 보니 웃기기보단 멋지고 흥겹더군요.

 

인상깊었던 부분은 음악&댄스 배틀 파트를 장식한 곡입니다. <블레이드 & 소울> O.S.T의 락 사운드에 사물놀이, 탭댄스를 가미한 곡인데요. 막내(블소 주인공)와 진서연의 최종 결전을 사물놀이와 탭댄스의 퍼포먼스 배틀로 풀어낸 만큼 신나는 사운드가 장면 내내 이어졌습니다. 큰 무대 특유의 웅장한 사운드로 락/사물놀이/탭댄스가 융합된 곡을 들으니 정말로 새로운 느낌이었죠.

 

▲ 강렬한 비트의 락 사운드에 사물놀이/탭댄스가 겹쳐지니 느낌이 달랐습니다.

 

뮤지컬 <묵화마녀 진서연>의 스토리는 진서연을 중심으로 과거, 현재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진서연이 탁기에 오염된 계기인 고도시 천명제 사건, 비월봉에서의 비극, 무일봉 습격, 강류시 천명제까지의 이야기가 차례로 연출됐습니다.

 

복잡하게 꼬인 <블레이드 & 소울>의 스토리를 1시간이라는 짧은 공연 시간 내에 표현해야 하다보니 이야기의 진행 자체는 다소 급전개되는 분위기였습니다. 만약 <블레이드 & 소울>의 스토리를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급변하는 스토리를 이해하기 어려웠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적어도 2015 월드 챔피언십 관람을 위해 찾아온, <블레이드 & 소울>을 즐겨온 유저들을 대상으로 한다면 '최고의 팬 서비스 무대'였다고 생각합니다. 게임에 등장하는 다양한 이벤트 씬과 명대사가 화려한 뮤지컬 무대라는 형태로 재현됐거든요. 고도시에 등장한 천하사절, 무일봉을 습격한 진서연 등의 장면은 유명한 대사가 많아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했습니다.

 

▲ "하나밖에 남지 않은 제자다. 살리고 싶다면 귀천검을 내놓으실까?"

 

▲ "마족들아, 어떠냐! 이 익산운님의 실력이!"

 

비주얼 연출과 사운드, 배우들의 연기, 팬 서비스에 충실한 스토리까지. 뮤지컬 <묵화마녀 진서연>에 대해 필자가 개인적인 평가를 내린다면, "돈을 내고 볼만한 공연"이었습니다. 물론 필자가 <블레이드 & 소울>의 팬이라는 점도 점수에 한 몫 했습니다. 바로 위에서 언급했듯이 <블레이드 & 소울> 유저가 아니면 이해하기 어려운 스토리였으니까요.

 

13일 부산 영화의 전당에는 계속 비가 내렸지만, 비를 맞고 있다는 것이 전혀 신경쓰이지 않을 정도로 만족감이 높은 무대였습니다. 빗속에서도 끝까지 열연을 펼쳐준 출연진에게 다시 한 번 박수를 보내며, 향후로도 이렇게 퀄리티 높은 공연이 다시 열릴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 이제와서 말하는 거지만, 공연 내내 비가 와서 참 기분이 복잡미묘했습니다.

우비를 뒤집어써서 덥긴 했는데, 오히려 부슬비가 내리는 것이 무대의 분위기를 살려줬거든요.

 

▲ 그리고 막내와 진서연의 최종 결전을 가장 띄워준 것은 바로 전용준 캐스터의 깜짝 등장!

<블레이드 & 소울> e스포츠 해설진 3명이 등장하자 객석은 흥분의 도가니가 됐죠.

 

▲ 공연 내내 폭발적인 가창력을 선보인 진서연 역할의 리사(Lisa).

진정 최고의 캐스팅이었다 단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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