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일요일, ‘온게임넷 <하스스톤> 한중 마스터즈’ 경기가 펼쳐진 용산 아이파크몰 e스포츠 스타디움에는 멀리 미국에서 찾아온 손님이 결승전을 관람했다. 그 사람은 바로 하스스톤을 총괄 디렉팅 중인 해밀턴 추 기획 부문 부사장이다.
인터뷰 중 ‘부사장보다는 <하스스톤> 총괄 디렉터로 소개해달라’고 요청한 만큼 남다른 애정을 과시한 해밀턴 추를 28일 블리자드 코리아 본사에서 만나 얼마 전 새롭게 선보인 <하스스톤> 모험 모드 콘텐츠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낙스라마스의 저주 영웅 모드는 의도적으로 어렵게 개발
최근 업데이트된 새로운 모험 모드 콘텐츠인 ‘낙스라마스의 저주’는 노멀 모드와 하드 모드로 난이도가 나뉘어있다. 두 모드 모두 AI와 싸워 이겨야 하는 것으로 하드 모드는 기존 AI 모드와 비교해 월등히 어려워진 난도를 자랑하며 유저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해밀턴 추는 "낙스라마스의 저주 영웅 모드는 의도적으로 어려움을 느끼도록 만들었다. 노멀 모드와는 다르게 여러 시행착오를 겪은 후, 보스들을 공략할 수 있게 했다. 첫 번째 지구 다음에 등장할 보스들도 난이도는 비슷할 것이다. 꽤 어렵다고 느끼겠으나 처치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다."고 했다.
아직 거미 지구만 공개된 모험 모드의 이후 난이도는 실제 던전과는 달리 큰 차이가 없을 예정이다. 거미지구와 마찬가지로 일반 난이도는 모든 유저가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지만 영웅 모드는 어려움을 느낄 것이라고 밝혔다.
낙스라마스, WOW 레이드 팀 플레이어들과 논의하며 개발
예전부터 실제 플레이어들의 의견을 자주 반영했던 블리자드는 이번 모험 모드를 개발하면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레이드 팀과 ‘낙스라마스의 저주’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낙스라마스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오리지널과 리치왕의 분노 때 두 번 등장한만큼 플레이어뿐만 아니라 블리자드 직원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매우 많은 던전이다. 그렇기에 <하스스톤>만의 매력을 가미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전했다.
신규 콘텐츠 모험 모드 ‘낙스라마스의 저주’는 블리자드사의 인기 MMORPG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레이드 던전 ‘낙스라마스’를 모티브로 제작된 만큼 던전 내 보스들의 특징을 살려 개발을 했다는 해밀턴 추는 "실제 던전을 경험해 본 유저들은 ‘이런 점을 잘 구현했구나’라고 느낄 수 있도록 했고, 모르는 유저들도 인상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노력했다. 플레이어들이 다양한 보스를 처치할 수 있는 덱을 구상하며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플레이어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하길 바랐다.
‘죽음의 요새 낙스라마스’에서 착안한 죽음의 메아리
모험 모드 낙스라마스의 보스들이 사용하는 카드 중 ‘죽음의 메아리’라는 특수 효과가 화제가 되고 있는 것에 대해 낙스라마스의 메인 테마와 모티브를 설명했다.
먼저 죽음의 메아리를 메인 테마로 선택한 이유는 낙스라마스가 죽음의 요새라는 것이고, 이러한 이유와 맞물려 죽음을 모티브로 떠올렸기 때문. 또한, ‘가장 잠재력이 많은 능력은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죽음의 메아리가 잠재적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여 주된 모티브로 삼았다고 한다.
이번 모험 모드 업데이트로 등장한 신규 카드 중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네루비안의 알’은 현재 광역 대미지 카드의 카운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앞으로 등장할 신규 카드에 대해 궁금해하자 "신규 카드를 추가할 때 항상 고려할 것은 밸런스뿐만 아니라 그 카드를 직접 플레이할 플레이어들이 즐거움을 느낄 것인가다. 누구나 <하스스톤>을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해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새 카드를 디자인 할 때 역시 여러 방면으로 생각하고 고민하고 있다."며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다.
▲ 낙스라마스 거미지구에서 중심이 되는 특수 효과, 죽음의 메아리.
켈투자드 특유의 개성을 담아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즐겨봤던 플레이어라면 낙스라마스의 최종 보스 켈투자드를 떠올릴 것이다. 앞으로 등장할 <하스스톤>의 켈투자드를 기대하는 플레이어에게 "구체적인 힌트나 팁을 드리기는 어렵지만 난이도가 굉장히 어렵다고 느낄 것이다. 캐릭터 자체와 그를 상대하면서 듣게 될 음성 등으로 켈투자드 특유의 개성과 <하스스톤>의 특징을 잘 담아냈다."고 말한 해밀턴 추는 어렵긴하지만 창의적으로 덱을 꾸려 도전한다면 얼마든지 도전할 수 있을 거라는 말을 이어갔다.
개발팀에서는 최대한 <하스스톤> 다울 수 있는 고유의 특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하스스톤>이 카드게임을 PC로 옮긴 게임인만큼 그 장점을 살려 최대한 표현할 것이다.
추가 콘텐츠 보다는 기존 콘텐츠 안정화가 먼저
개발팀은 현재 카드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이며 플레이어들이 어떤 덱을 사용할지 짐작하는 바는 있지만, 워낙 창의적인 플레이어들이 많아 예상을 벗어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번 모험모드도 신규 카드 중 약 10 여장밖에 공개되지 않았는데 벌써 덱 메타가 많이 바뀌고 있어 앞으로 얼마나 바뀔지 예상이 되지 않는다는 말도 전했다.
낙스라마스뿐만 아니라 이후 다른 던전 콘텐츠 등장 여부에 대해 "항상 커뮤니티의 의견을 경청하고 있으며 특정 기능이나 콘텐츠를 개발하는데 유저들의 의견을 고려하고 있지만 현재로써는 낙스라마스를 안정적으로 출시 및 관리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다음 모험모드로 어떤 콘텐츠가 등장할지에 대해서는 조금 더 생각 해봐야 할 것 같다. 실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내에는 수많은 던전들이 존재하고, 그 세계관이 무한에 가까우므로 추가될 수 있는 내용은 무궁무진하다."는 조심스러운 의견을 내비쳤다.
게임 내 밸런스는 최상위 플레이어뿐만 아니라 모두를 고려해야 한다
현재 <하스스톤>에서 가장 약한 직업으로 손꼽히는 사제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대책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직업 간 밸런스를 맞추는 것은 개발자 입장에서 아주 중요한 일이지만 더 심도있게 봐야 할 것은 최상층 승률만이 아니라 초보, 중수 들의 승률을 모두 고려해 보았을 때다. 모든 플레이어층을 다 살펴봤을 때 사제가 그렇게 승률이 낮은 직업은 아니기에 아직 사제에 대해 대대적인 변화를 줄 계획은 없다."고 했다.
개발팀은 신규 유저를 비롯한 라이트 유저들까지 감안해 게임을 개발할 예정이고 이 개발 철학은 <하스스톤>이 지속되는 한 함께 계속될 것임을 강조했다.
하스스톤 아이폰 버전, 안드로이드 버전 공개는 올 해 안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스스톤>은 올해 4월 아이패드 버전을 공개하면서 큰 화제가 됐다. 아쉽게도 아직은 PC와 아이패드에서만 즐길 수 있는데 지난 인터뷰에서도 밝혔듯 앞으로 호환 플렛폼을 늘려 갈 것이라 했던 아이폰 버전과 안드로이드 버전의 진행 상황이 궁금했다.
해밀턴 추는 "플랫폼에 구애받지 않고 <하스스톤>을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안드로이드와 아이폰 버전은 올해 말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하스스톤> 자체가 PC와 아이패드용으로 개발 됐지만, 해당 플랫폼에서 하스스톤을 플레이하던 느낌을 안드로이드, 아이폰 등에서 같게 느낄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는 의견과 함께 "아이폰이라는 작은 화면에 <하스스톤>의 모든 것을 다 넣는 것은 힘든 일이었다. 구체적인 기능을 언급하긴 어렵지만, 아이폰에서 현재 <하스스톤>이 주는 모든 느낌을 담을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고 했다.
<하스스톤>은 게임 안에서 느낄 수 있는 매력 중 하나로 손꼽은 것은 바로 함께 플레이하는 것. 얼마 전 진행 된 ‘와글와글 하스스톤’ 같은 경우 낯선 상대와 얼굴을 마주 보고 대전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주요 콘셉트였다. 또한, 대학가에서도 많은 대회들이 진행되고 있어 지속해서 오프라인 관련 계획들을 추진할 것을 강조했다.
▲ 내년엔 아이패드가 아닌 폰에서도 즐길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한국이라는 나라는 블리자드에게 매우 특별한 나라
지난 주말인 27일, 한중 마스터즈 경기를 직접 관람한 해밀턴 추는 "대회 퀄리티, 진행 무엇하나 빠질 게 없는 수준급이었다. 세트장도 무척 멋졌다. 대회를 멋지게 준비해준 ‘온게임넷’ 방송국에도 감사드린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현장까지 찾아와 대회를 관람한 유저들의 반응이었다. 그들의 반응이 열정적이라 보는 내내 놀라웠고 뿌듯했다. 대회가 4:1로 끝나는 바람에 많은 경기를 볼 수 없어서 그 점이 가장 아쉬웠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하스스톤>의 e스포츠 가능성에 대해 블리자드 측에서도 매우 중요하게 생각 중이며, 관련 프로그램들을 보강, 개발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해외에서 온라인 대회가 많은 <하스스톤>은 리플레이, 관전 모드 등의 기능이 없어 리그 진행이 어렵다는 의견이 있었는데 이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 스트리밍으로 <하스스톤>을 방송하는 것을 고맙게 생각한다. <하스스톤> 대회에 많은 사람들이 참가해 매우 감사하다. <하스스톤> 관련 e스포츠가 다양해지고 있는 만큼 관전모드, 리플레이 기능은 개발팀이 우선순위를 높게 선정, 작업 중에 있다."고 답했다.
▲ 앞으로도 <하스스톤> 관련 e스포츠에 대해 관심가질 것임을 말했다.
특히 실시간 관전 모드에 대해서는 단순히 대회뿐만 아니라 일반 유저들도 언제든지 자신의 친구가 벌이는 게임을 관전하는 것도 또 다른 재미일 것으로 생각하고 있어 <하스스톤>에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한국은 e스포츠를 향한 관심이 크고 수준도 높아 블리자드 내에서도 한국 대회와 유저들에게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한 해밀턴 추 부사장은 "블리자드는 <스타크래프트>부터 지금까지 다양하고 긴 게임 역사를 가진 한국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또한 한국에 와서 대회를 관람하며 열정적인 한국 선수들과 게이머들을 만나볼 수 있어 아주 좋았다. <하스스톤>을 많은 분들이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신 열정적인 여러분과, 커뮤니티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