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에 (권정훈 기자) [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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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2 인터뷰 #1] 더 넓고 새로운 세계를 구현한다

마비노기 영웅전 미술팀 4인방을 만나다

게임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수많은 인력이 움직입니다. 큼직하게 나눠봐도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기획하는 파트가 있고, 플레이어들이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도록 구현하는 파트가 있죠.


바다를 무대로 더 다양하고 신선한 콘셉트의 스토리와 전투를 선보일 예정인 <마비노기 영웅전> 시즌 2. 그 새로운 콘셉트를 눈에 보이는 형태로 만드는 것이 바로 미술팀입니다. 최근 개발자 노트를 통해 공개된 배경과 몬스터 원화를 포함해 더 확장된 <영웅전>의 세계를 만드는 데에 열심인 미술팀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실리에  


 

 

왼쪽부터 김형우 원화가, 박성섭 미술팀장, 김진형 원화가, 문상호 배경 아트 담당.

 



먼저 간단한 소개를 부탁합니다.


 

박성섭 미술팀장: 반갑습니다. <마비노기 영웅전>의 아트 디렉터를 맡고 있습니다. 시즌 1에서는 글라스 기브넨의 모델링을 담당하기도 했죠.


김형우 원화가: 주로 캐릭터 콘셉트를 디자인하고 있고 에피소드 9부터 <영웅전>에 투입됐습니다. 무기 원화와 디자인, 에피소드 10의 지그린트 콘셉트 원화를 담당했어요.


김진형 원화가: 에피소드 7부터 투입돼서 에피소드 9, 10, 그리고 드래곤 업데이트의 장비 아이템을 디자인 했습니다. 글라스 기브넨의 원화도 그렸네요. 시즌 2에서도 캐릭터 장비와 초승달 섬 콘셉트 디자인, 리자드맨 몬스터 원화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형제들이여, 카록 디자인도 제가 했습니다(웃음).


문상호 배경 아트 담당: 시즌1 후반부에 <영웅전>에 투입돼서 월드 콘셉트를 맡고 있습니다. NDC 2012에서 발표했던 월드 맵과 각 스테이지마다 필요한 오브젝트를 디자인하고 있어요.




<영웅전>은 MO라는 장르 특성과 관련해서 작업에 신경쓸 부분이 많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어떤가요?


 

 

 

 박성섭: 일반적으로 MMORPG는 특별한 보스 몬스터가 아닌 이상, 몬스터의 모션이나 기술이 한정적입니다. MORPG인 <영웅전>에서는 그보다 더 디테일하고 화려한 액션을 보여줘야 하죠. 


보스 몬스터를 하나 디자인할 때도 ‘부위 파괴’라는 시스템을 충분히 고려해서 진행해야 합니다. 전투 콘셉트에 맞춰서 몬스터의 형태나 크기, 종류 등 밀접하게 관련된 부분도 신경을 써야 하고요. 


모델을 제작할 때도 몬스터가 멋있고 화려하면 물론 눈이 즐겁지만, 시간은 저희를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업데이트 일정에 맞추려면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가능한 시간을 덜 쓰면서도 몬스터의 특징은 잘 살릴 수 있도록 작업을 하고 있죠.



확실히 <영웅전>은 뭐든 ‘부서진다’는 점이 특이하죠. 배경, 장비, 심지어 몬스터도 부서지니까요. 이 부분을 작업하기 까다롭겠어요.


 

박성섭: <영웅전>에서 부서진다는 요소는 확실히 중요한 특징 중 하나라서 원화 단계부터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캐릭터 장비 아이템도 원형 외에 ‘파괴형’이라는 원화가 따로 준비돼 있습니다. 눈에 잘 띄지 않을 수 있는 배경도 마찬가지고요. 


몬스터는 부위 파괴 전과 후의 움직임이나 임팩트의 차이도 있기 때문에 굉장히 세심한 작업을 해야 합니다. 다른 파트와도 많이 이야기를 나누는 부분이죠. 


시즌 2에서도 아주 거대한 것이 부서질 예정이니 기대해주세요(웃음).



 

▲ 이것보다 더 큰 것이 부서지는 걸까?




지금은 시즌 2에 등장할 몬스터 만들기가 한창일 텐데, 작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김진형: 몬스터를 제작할 때는 기획팀과 아이디어를 상의하면서 어떤 세계를 만들지 공유합니다. 원화가는 공유된 내용을 눈에 보이는 이미지로 제작을 하고, 그 이미지를 실제 게임에 구현하는 파트의 요청에 맞춰 다시 수정하고 가공하죠.


그 와중에 우여곡절도 많아요. 시즌 2 보스 몬스터 중에 라키오라라는 몬스터가 있습니다. 굉장히 심사숙고한 끝에 머리가 세 개인 뱀 형태로 최초 콘셉트를 잡았어요. 원화를 한창 그리던 와중에 출시된 다른 게임에 비슷한 몬스터가 있는 거예요. 그땐 정말 ‘멘붕했죠’(웃음).

 

급하게 콘셉트를 수정해서 머리가 하나인 거대 몬스터가 나왔습니다. 머리가 하나로 바뀌면서 그냥 뱀과 다른 특징이 필요하지 않을까 고민하다가 실제 뱀이 비늘을 벗는 ‘탈피’에 주목했습니다. 

 

실제로 게임에서 보스 몬스터가 위기에 처하면 비늘을 벗으면서 완전체로 변신을 하죠. 변신 전과 후의 모습이 확실히 차이를 보이도록 신경을 썼습니다.

 

 

▲ 뱀 형태의 거대 몬스터 라키오라.

 

 

 

 김형우: 개발자 노트에서도 공개했떤 ‘배의 무덤’이라는 맵은 해안에 배가 모여 있고 으스스한 곳입니다. 출현하는 몬스터도 해안에 나올 법한 것들이죠. 어떤 몬스터가 어울릴까 고민을 하다가 먹을 것에서 많이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게장을 먹다가 ‘이 녀석이야!’라고 영감을 얻어서 ‘거대 게’ 형태의 몬스터가 나왔어요. 이미 많이 알려진 크라켄은 문어 형태의 보스 몬스터죠. 


그냥 문어가 아니라 좀 몬스터스러운 다리를 그리고 싶었는데, 쭈꾸미를 먹으러 갔다가 숟가락을 드는 순간 ‘다리는 이렇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 쭈꾸미 이야기를 들어서인지 맛있어 보이는 몬스터, 크라켄.


 

▲ 거대한 다리로 배를 휘감기도 한다?

 

▲ 배의 무덤은 아율른처럼 으스스한 분위기.

  

 


 



 

▲ 배의 무덤 원화. 으스스한 분위기를 잘 표현했다.


▲ 언제 유령이 튀어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다.

 



굉장히 맛있어 보이는 아이디어들이네요. 시즌 2에서 바다를 무대로 한 이유가 있습니까?


 

 

 

박성섭: 아무래도 육지라는 무대는 확장에 제약이 있습니다. 무대를 바다로 옮기면서 확장성에 주목했습니다. 섬과 섬 사이에 있는 바다라는 공간에서 여러 가지 도전을 해볼 수 있거든요. 


시즌 2에서 보여드릴 신선하고 다양한 콘셉트에 맞는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상호: 바다 자체는 실제 바다와 큰 차이 없이 평범합니다. 하지만 섬의 구조나 맵은 시즌 1과 많이 달라졌고 자유도도 높을 거예요. 수영이나 수중 전투 등 여러 가지 아이디어도 내부에서 고려하고 있고, 바다라는 배경을 이용한 전투도 있어서 기대해도 좋을 것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수중 전투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 해안에서 바닷속까지 전투가 이어질까?

 

 

 

 


 


<영웅전> 시즌 2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무엇일까요?


 

박성섭: 시즌 2는 배경 자체를 시즌 1과 차별화하고 싶었습니다. 맵뿐 아니라 등장 몬스터나 생명체들의 생태계도 고려하면서 콘셉트를 잡고 있죠. 시즌 1보다 더 치밀하고 조직적인 배경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김진형: 예를 들자면 이런 겁니다. 초승달 섬에 등장하는 트롤은 라키오라라는 몬스터와 관련이 많습니다. 그들의 문화나 양식이 라키오라라는 뱀을 형상화한 장비, 토템에서 드러나죠. 자카룸이라는 몬스터의 장비는 원시 거북이라는 몬스터의 등껍질을 이용해서 만든 것입니다. 이렇게 몬스터 사이에도 약육강식의 법칙이 작용하고 있어요.


또 원시 말벌이라는 몬스터가 등장하는데, 원시 트롤이 이 말벌들을 길들여서 데리고 다니기도 합니다. 이렇게 몬스터 사이의 유기적인 관계를 적절하게 배치해서 게임 자체가 풍성해 보일 수 있도록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이런 요소들을 찾아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되지 않을까요?


 

▲ 강한 몬스터가 약한 몬스터를 사냥한 재료로 장비를 만든다?

 


박성섭: 기술적으로는 시즌 1에 없던 비주얼 이펙트도 추가했습니다. 최근 게임에서는 이미 많이 볼 수 있는 선 샤프트(햇살 효과)를 비롯해서 여러 세세한 효과들이 들어갔죠. 유심히 보면 기술적인 발전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김형우: 게임이 하루 아침에 뚝딱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연구와 노력, 그리고 좌절을 겪으면서 그만큼 좋은 퀄리티로 만들려고 했으니 기대해주세요.




Bonus! 미술팀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박성섭: 미술팀에 속한 직군만 해도 캐릭터 모델러, 캐릭터·몬스터·배경 콘셉트 아티스트, 애니메이터, 미디어 아티스트, 이펙터, 레벨 디자이너 등 굉장히 다양합니다. 이중 구체적으로 하나를 정해서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학벌이나 나이보다는 오로지 실력과 포트폴리오를 중요하게 여기니 좋은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이 좋죠. 일단 전제 조건은 게임을 좋아해야 합니다. 돈을 위해서라면 다른 직업을 권하고 싶고, 게임을 사랑하고 시간을 투자할 각오가 있다면 도전의 기회가 언제든지 있을 거예요.

김진형: 원화가는 단순히 그림을 그리는 것도 좋아하지만, 게임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어떻게 저런 그림을 그리는 거지?’라고 궁금해 하면서 오게 됩니다. 게임에 대한 관심이 확실히 중요하죠. 어릴 때부터 학창 시절을 지내면서 접했던 콘텐츠들이 큰 도움이 됩니다.

억지로 공부하려고 배우는 것보다 어릴 때부터 좋아해서 차곡차곡 쌓아온 것들이 나중에 폭발하듯이 작업물로 나오거든요.

김형우: 자기가 디자인한 캐릭터가 인쇄물이 아니라 게임에 등장해서 실제로 플레이하고 움직일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큰 보람을 느끼죠.

문상호: 게임을 많이 하고 관심을 가져야 아이디어를 많이 얻습니다. 가능한 게임을 많이 해보세요. 나중엔 하고 싶어도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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