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독왕 (김경현 기자) [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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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G 칼럼]굿바이! 목동 곰TV 스튜디오

5년 동안의 목동 곰TV 스튜디오를 추억하며



약 5년 동안의 목동 곰TV 스튜디오 시대가 막을 내렸다. 3월 6일 2013 GSL 시즌2 승격강등전 E조 경기를 마지막으로 목동 곰TV 스튜디오에서는 더 이상 경기가 열리지 않는다. 3월 19일 오픈 예정인 강남 곰TV 스튜디오에서 새 시대가 열릴 예정이지만 5년 동안 정들었던 서울영상고등학교와 막상 이별하게 되니 아쉬운 마음도 든다. 

목동 곰TV 스튜디오는 2008년 3월 개관했다. 서울특별시 양천구 신정동에 위치한 서울영상고등학교 2층에 자리 잡은 이 곳에서는 수많은 대회가 진행됐다. 파란만장한 e스포츠 역사 속에서 설움의 시기도 겪었고 <스타크래프트2:자유의날개>와 함께 곰TV가 도약할 수 있었던 기쁨의 시기도 겪은 장소다. 팬들로부터 찾아가기 힘들고, 주변 편의 시설도 부족하다는 비판도 받았지만 5년이라는 시간은 한국 e스포츠 역사에 큰 의미를 남겼다고 생각한다.

시작은 미미했지만 끝은 창대하다는 말이 꽤 어울리는 목동 곰TV 스튜디오다. 곰TV가 처음으로 주최한 리그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 비운의 리그 <곰TV 클래식>이다. MBC게임 스타리그(MSL)를 네 시즌 동안 후원하면서 e스포츠 업계에 진출한 곰TV가 의욕적으로 런칭한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 리그였다. 전 시즌 우승자가 다음 시즌에 출전하지 않는 등 협회의 비협조적인 자세로 인해 세 시즌 만에 폐지의 길을 걸었던 대회이기도 했다.

기자는 이 때부터 목동 곰TV 스튜디오에 출입하기 시작했다. 당시 이곳의 모습을 어렴풋이 떠올려보면 경기 부스가 2개 있었고, 2층부터 1층으로 내려오는 형태의 주황색 접이식 관중석이 마련되어 있었다. 그리고 이 때 곰TV 클래식은 256강을 도입해 일부 경기를 비방송으로 진행됐으며, 비방송 경기는 서울영상고등학교 3층에 마련된 경기장에서 진행이 됐던 것으로 기억한다.

곰TV 클래식이 시즌3를 마지막으로 사라지면서 목동 곰TV 스튜디오는 기억 속에서 사라져갔다. <워크래프트3>,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대회가 간간히 진행되기는 했지만 팬들의 관심 영역에 목동 곰TV 스튜디오는 없었다.

그러던 목동 곰TV 스튜디오는 <스타크래프트2:자유의날개> 발매와 함께 전성기를 맞이하게 됐다. 2010년 5월 27일 블리자드와 e스포츠 방송에 대한 독점 계약을 맺은 곰TV는 2010년 9월부터 GSL의 첫 시즌인 TG삼보-인텔 스타크래프트2 오픈 시즌1을 개최했다. 그리고 GSL은 약 2년 6개월 동안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며 전세계를 대표하는 <스타크래프트2> 리그로 자리를 잡았다. 

곰TV 클래식 시즌3 이후 약 2년 만에 다시 찾은 목동 곰TV 스튜디오는 많이 달라져 있었다. 접이식 관중석이 사라져 있었고 경기 부스도 2개에서 4개로 늘어나 있었다. 접이식 관중석이 사라진 덕분에 스튜디오의 내부 공간이 훨씬 넓어졌고, 전세계 최초로 4개의 부스를 도입한 덕분에 GSL의 경기 진행 속도는 매우 빨랐다. 용산 e스포츠 상설 경기장이나 문래동 MBC게임 히어로센터와 달리 안내 데스크가 마련되어 있었고, 관중들은 간단한 음료나 경품 같은 팬서비스도 받을 수 있었다. 허전했던 벽면은 팬들의 치어풀로 장식되기 시작했고, GSL 우승자가 다수 배출된 이후에는 명예의 전당도 생겼다.

불편한 교통편, 열악한 입지 조건, 부족한 편의 시설이라는 비판은 여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동 곰TV 스튜디오는 GSL과 함께 차근차근 성장했다. 2010 소니에릭슨 스타크래프트2 오픈 시즌2 때는 ‘황제’ 임요환, ‘천재’ 이윤열의 등장 덕분에 개관 이후 최다 관중이 몰리기도 했으며, GSTL 결승전 역시 인산인해를 이뤘다. 

가장 인상적인 점은 목동 곰TV 스튜디오가 외국 팬들의 메카로 자리를 잡았다는 사실이다. 블리즈컨과 같은 해외 대회 취재를 가야만 해외 팬들을 만나볼 수 있었던 기자들에게 목동 곰TV 스튜디오를 찾는 해외 팬들의 모습은 상당히 신선하게 다가왔다. 국내 팬들보다 해외 팬들이 많았던 적도 있었으며, 한국 관광을 온 외국인들이 꼭 들르는 장소이기도 했다. GSL이 글로벌 리그로 정착했다는 사실을 굳이 해외에 나가지 않아도 목동 곰TV 스튜디오에서 느낄 수 있었다.

이제 곰TV 스튜디오는 목동을 떠나 강남에 자리를 잡게 된다. 목동 곰TV 스튜디오의 약점이었던 교통편, 편의시설 등의 문제가 해결됐고, 약 200개의 좌석을 마련할 수 있을 정도로 규모도 커졌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e스포츠 경기장으로 우뚝 설 것이라는 장밋빛 미래를 기대하게 한다. 

새 스튜디오에 대한 기대감 만큼 정들었던 목동 곰TV 스튜디오와의 이별이 아쉬운 사람들도 있다. 곰TV 클래식 당시 해설위원으로 활동해 GSL 심판관을 거쳐 이스포츠 연맹의 사무국장으로 일하고 있는 이준호 국장은 “오랫동안 살았던 집을 떠나 이사를 가는 것처럼 아쉬운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개관 초창기 때부터 그 어떤 기자보다 목동 곰TV 스튜디오를 많이 찾았던 기자 역시 아쉬운 마음이 든다. 하지만 5년 동안 목동에서 거둔 성과와 노하우들은 이제 강남으로 옮겨져 새로운 발전을 위한 자양분이 될 것이다. 

다소 민망하기는 하지만 마지막 경기를 치른 목동 곰TV 스튜디오에게 인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2010년 9월부터 12월까지 기자가 고정 패널로 출연했던 '스타2나잇'이라는 프로그램, 그 때 느꼈던 생방송의 떨림과 색다른 경험도 문득 떠오른다.

“시작과 마지막의 순간을 함께 할 수 있게 되어서 다행이야. 그 동안 고생 많았고, 너와 함께했던 수많은 명승부들을 잊지 않을 테니 잘 지내고 있어. 굿바이! 목동 곰TV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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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러 BEST 11.12.19 10:39 삭제 공감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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