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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토르칼럼]GSL 불참 사태가 남긴 것

e스포츠 공동 비전 선포식 의미를 잊지 말자

한국 e스포츠가 다시 한 번 큰 몸살을 앓았다.

 

한국e스포츠협회(이하 KeSPA)의 GSL 불참 통보가 시작이었다. 불과 4개월 전 열렸던 ‘스타크래프트2 e스포츠 공동 비전 선포식’을 무색하게 만드는 소식이었다. 곰TV는 유감의 뜻을 나타냈고, 급기야 e스포츠 연맹(이하 연맹)은 온게임넷 스타리그 출전 유보를 선언했다.

 

크로스매치를 시작으로 온게임넷 스타리그, WCS, WCG로 이어지면서 협회 vs 연맹의 구도를 즐기던 e스포츠 팬들의 상심은 컸다. 중계권 파동, 승부조작, 지적재산권 분쟁 등의 아픔을 겪었던 팬들의 입장에서는 e스포츠 시장에서 화해와 흥행 무드가 조성되던 와중에 발생한 일이라 충격이 컸다.

 

연맹의 스타리그 출전 유보 성명서 발표에 KeSPA는 GSL 시즌5 참가 약속으로 해결을 시도했지만 여론은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 많았고, 연맹도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결국 KeSPA는 GSL 시즌4에 출전하기로 결정하고 연맹에 출전 선수 명단을 제출하면서 상황이 타결됐다.

 

이번 사태는 블리자드, 곰TV, 연맹, KeSPA, 온게임넷 등 한국 e스포츠를 이끄는 주체들에게 지난 5월 있었던 ‘스타크래프트2 e스포츠 공동 비전 선포식’(이하 비전 선포식)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도록 만들었고, 부족한 부분을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제시했다. /디스이즈게임 심현 기자


 



■ 블리자드 - 문제가 발생하면 적극적으로 개입해 중재하라

 

리그 파행과 갈등 지속이라는 최악의 결과에서 벗어나 원만히 문제가 해결됐지만, 앞으로 또 다시 비슷한 형태의 갈등이 야기되고 문제가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점을 잊으면 안 된다. 그럴 경우 블리자드는 문제의 해결에 중재자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이하 스타)는 한국 e스포츠의 큰 축을 차지했던 게임이었고, <스타크래프트 2>(이하 스타2) 역시 전작의 역할을 이어받을 가능성이 높다. <리그 오브 레전드>를 필두로 한국 e스포츠 시장에서 주도권을 차지하려는 다른 게임들의 도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블리자드가 자사 게임의 위치를 지키고 한국 e스포츠의 유지와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주체들의 화합과 균형적인 발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따라서, 블리자드는 <스타2>가 게임으로 오랫동안 사랑받고 e스포츠로 많은 팬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받기 위해서라도 갈등이 빚어지거나 문제가 발생했을 때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할 필요성이 있다.

 

 

■ 한국e스포츠협회 - 더 이상 팬들을 실망시키지 말야야 한다

 

KeSPA는 이번 사태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 과거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여러 가지 결정으로 e스포츠 팬들을 실망시켰음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결정으로 문제의 원인을 제공했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있어서도 과거와 비교해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자신들의 입장만 고수한 채 일방적인 이해와 양보를 강요했다. 이번 일로 팬들 사이에서는 다시 한 번 KeSPA에 대한 불신이 확산됐고, <스타>와 <스타2>로 갈라졌던 일부 팬들이 하나로 합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했다는 조롱을 받기도 했다.

 

그동안 KeSPA 소속 게임단의 선수들이 “GSL에서도 뛰면서 실력을 빨리 키우고 싶다”는 의견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GSL 불참이라는 선택을 한 KeSPA 전략위원회의 결정은 좀처럼 수긍하기 어렵다. 자신들의 목적 달성과 이익 유지를 위한 도구로 선수들을 활용한다는 비난을 받을 빌미를 스스로 제공했다.

 

팬들의 외면을 받는 스포츠는 더 이상 생명력을 가질 수 없다. KeSPA는 이제라도 팬들이 생각하는 e스포츠를 만들기 위한 노력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 ‘e스포츠 활성화와 이를 통한 건전한 게임문화를 조성하고 회원의 권익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자신들이 직접 명시한 KeSPA 설립목적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지난 5월 열린 ‘스타크래프트2 e스포츠 공동 비전 선포식’ 당시 모습.

 

 

■ 온게임넷 - 이번 사태와 일부 의혹에 대한 입장 밝히라

 

이번 사태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을 뻔한 곳이 바로 온게임넷이다. 온게임넷은 이번 사태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거나 직접적으로 개입한 사실이 알려지진 않았다. 하지만 취재를 통해 확인된 일부 내용들은 팬들에게 의혹을 남겼다.

 

먼저 온게임넷은 GSL 불참을 결정한 KeSPA 전략위원회에 위원으로 참가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전략위원회에서 온게임넷이 GSL 불참 의견을 나타냈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만일 이런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팬들은 온게임넷에게 가장 큰 배신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 2월 MBC게임의 음악 채널 전환으로 온게임넷은 국내 유일의 e스포츠 전문 케이블 채널이 됐다. 팬들이 온게임넷에 거는 기대는 절대적이다. 사태의 원만한 해결로 스타리그 파행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면했지만, 온게임넷은 이번 사태 및 팬들과 일부의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할 필요가 남아 있다.

 

 

 

■ 곰TV - 최고의 스타2 리그 이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라

 

곰TV는 이번 사태로 국내 최초로 공식 라이선스를 획득해 진행한 <스타2> 리그인 GSL과 GSTL의 기반이 흔들릴 수도 있는 위기를 맞았지만, 연맹의 효과적인 대응으로 KeSPA의 참가를 이끌어내며 GSL 참가 선수의 폭을 넓혔다.

 

팬들의 변함없는 지지를 확인한 것도 이번 사태로 곰TV가 얻은 큰 수확이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여전히 GSL을 현존 최고의 <스타2> 리그로 인정했고, GSL에서 KeSPA 소속 선수들이 활약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기대를 밝혔다.

 

앞으로 곰TV는 KeSPA 소속 선수들은 물론 기존의 선수들이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최고의 무대를 제공해야 한다. 아울러 e스포츠 팬들의 기대와 요청에 계속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 e스포츠 연맹 - 보다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운영방안을 검토하라

 

연맹은 이번 KeSPA의 GSL 불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자신들의 존재를 각인시켰다. 지난 5월 열린 비전 선포식에서는 주인공으로 참석하지 못했지만, GSL 불참 사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팬들은 물론 e스포츠 관계자들에게 자신들의 목소리를 확실하게 전했다.

 

특히 성명서에서 연맹 소속 선수 대표의 이름을 먼저 드러내면서 선수와 연맹이 수직적 관계가 아닌 수평적 관계라는 사실을 표방하면서 팬들의 지지를 받았다.

 

한편으로 팬들은 연맹이 KeSPA와의 경쟁력에서 뒤처질 수도 있다는 걱정을 나타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연맹은 KeSPA 소속 게임단의 시스템과 달리 자신들의 게임단 운영 시스템이 갖는 장점을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성이 생겼고, 보다 안정적인 게임단 운영을 위한 대책이 과제로 주어졌다.

 

연맹은 지금보다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운영을 위한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KeSPA처럼 한 기업이 회장사를 맡아 자본을 투입해 연맹의 발전을 도모하고 효과적으로 조직을 관리하고 이끌 수 있는 방법도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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