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밤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런던 올림픽이 반환점을 돌아 결승점을 향하고 있습니다. 열대야 속에서 우리나라 대표선수들의 선전을 지켜보는 긴장감과 재미가 쏠쏠하죠.
이 올림픽 만큼 게임으로 만들기 좋은 소재도 없습니다. 개막 직전에 소개한 것처럼, 이번 런던 올림픽에 맞춰 나온 공식 게임들도 있고요. ☞ 기사보기 
그렇다면 역대 올림픽 게임은 어떤 것들이 있었을까요? 생각난 김에 기억에 남는 올림픽 게임을 모아 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남혁우 기자
■ 올림픽 게임의 바이블 <하이퍼 올림픽>
나이가 조금 있는 게이머들이 올림픽하면 바로 떠올릴 만한 게임입니다.
100m 달리기, 110m 허들, 창 던지기 등으로 이뤄진 이 게임은 고도의 컨트롤이 필요없습니다. 그저 버튼을 얼마나 열심히 누르는가에 따라 승패가 갈립니다. 실력보다 체력과 지구력이 우선이고, 버튼 연타와 45도 각도의 미학을 보여주는 게임이죠. 단시간에 모든 체력을 쏟아내는 만큼 ‘게임계의 100m 달리기’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하이퍼 올림픽>은 버튼을 누른 횟수에 따라 정직하게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의 경쟁에서 빛을 발하는 게임입니다. 100m 달리기와 110m 허들처럼 타이밍보다 속도를 겨루는 게임은 상대와 나란히 달리면서 실시간으로 승패가 보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이기기 위한 고도의 집중력만 있다면 거의 모든 종목에서 상대를 압도할 수 있습니다.
<하이퍼 올림픽>은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용의자 백광호가 경찰에 잡히기 직전에 오락실 구석에서 버튼 위에 올려 놓은 줄톱을 튕기던 게임이기도 합니다. 이외에도 버튼 긁기, 와이퍼 긁기, 양손 타법 등 방방곡곡의 오락실마다 독특한 꼼수가 난무했었죠.
최근에 네이버 소셜게임에 <코나미 스포츠>(http://apps.naver.com/app/34961)라는 명칭으로 서비스를 시작했으니 추억이 떠오르신 다면 해보는 것도 좋겠네요. 키보드를 연타하다 벌어지는 일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


■ 목숨을 건 초인들의 올림픽 <뉴먼 애슬레틱스>
‘왠지 초콜릿을 좋아하는 아빠가 대책 없이 활기찬 엄마랑 강제로 달리기 시합을 시킬 것 같은’ 여자 캐릭터 샤론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게임입니다.
초인들의 승부라는 콘셉트로 만들어진 이 게임은 경기 내용이 심상치 않습니다. 어뢰 요격하기, 미사일 던지기, 달려오는 열차 밀어내기 등 일반인이라면 목숨이 수십 개가 아니라 지구의 모든 사람을 상대로 해도 가능할 리 없는 도전으로 가득 차 있거든요.
<하이퍼 올림픽>과 마찬가지로 이 게임도 3개 버튼의 연타만으로 승부합니다. 그만큼 순간적인 체력을 요구하는 게임이죠. 혹시 게임을 통해 유저를 초인으로 만들려는 음모가 숨어 있는 걸까요.
당시에 <뉴먼 애슬래틱스>는 제법 인기가 있었는지 후속작인 <마하 브레이커즈>도 발매됐습니다. 전작과 다른 7명의 초인이 등장해 다양한 경기에 참가하는데요, 재미있는 점은 전작의 주인공인 샤론이 최종 보스로 나온다는 사실입니다.

■ 쉽고 깜찍한 올림픽 <뿌요림픽>
아르르를 좋아하는 마왕 사탄이 코치와 선수 사이에 싹트는 사랑을 노리고 올림픽을 개최했다는 컴파일의 ‘<마도 이야기>스러운’ 전개로 시작하는 <뿌요림픽>입니다.
<뿌요림픽>에는 원작 RPG <마도 이야기>보다 퍼즐 <뿌요뿌요>로 인기를 끈 아르르, 세죠 등 컴파일의 인기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다른 올림픽 게임과 달리 <뿌요림픽>은 버튼 연타보다 타이밍과 퍼즐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달리기도 최적의 타이밍에 버튼을 눌러서 가속하는 방식이고, 공중에서 떨어지는 뿌요 받기나 같은 색 블록을 모아서 없애야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뿌요 없애기 등 상대적으로 체력 소모가 덜한 것이 장점(?)이죠.
게다가 경기에서 우승하거나 특별히 잘한 종목에 대해서는 상장을 주고 이를 프린터해서 보관할 수 있게 만드는 등 컴파일 특유의 센스가 돋보입니다.

■ 아기들의 인정사정없는 올림픽 <컴온 베이비>
분유 광고를 둘러싼 본격 영유아 올림픽 <컴온 베이비>입니다.
분유에서 환경 호르몬이 검출되면서 사회적으로 모유 열풍이 불기 시작하자 대형 분유회사들이 환경호르몬이 없는 새로운 분유를 만들고, 이를 광고할 아기 모델을 찾기 위해 대회를 개최합니다. <컴온 베이비>의 배경 이야기입니다.
분유 광고모델을 꿈꾸는 아기들은 서로 뺨을 때리고, 거대한 코뿔소를 날리고, 전기줄로 줄넘기를 하는 등 몸을 사리지 않습니다. 타이밍 포착과 버튼 연타만 잘하면 되는 규칙과 아기자기한 캐릭터로 한때 오락실에서 여성들에게 어필했던 게임이기도 하죠. 당시에 오락실에 가면 <컴온 베이비> 버튼을 눌러대는 소리가 <철권>이나 각종 리듬액션 게임의 소리를 능가할 정도였죠.

■ 원시인의 올림픽 <BC 스토리>
올림픽은 기원전(BC) 776년부터 기원후 393년까지 그리스에서 열린 올림피아 제전경기가 기원이라고 합니다. 이후 프랑스의 귀족 피에르 쿠베르탱 남작에 의해 1986년 근대올림픽이 시작됐죠.
그보다도 더 전인 석기시대의 원시인들이 올림픽을 열었다면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이런 엉뚱한 상상으로 만들어진 게임이 바로 <BC스토리>입니다.
세미콤이라는 국내 개발사가 만든 이 게임은 석기시대라는 배경 설정에 맞춰 경기 방식도 독특합니다. 100m 장애물 경기에서는 허들 대신 불구덩이를 뛰어넘고, 익룡이 떨어트리는 거대한 바위를 받아서 다시 집어던져야 하죠.
<BC 스토리>는 2000년 초반까지만 해도 오락실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죠. 개인적으로 좋아했습니다만, 버튼 연타에 익숙하지 않아서 거의 이겨 본 적은 없네요.

■ 걷는다는 건 위대하다 <QWOP>
정확히 올림픽은 아니지만 운동이라고 하면 생각나는 게임이 있습니다. 바로 <QWOP>입니다.
게임명이 굉장히 특이한데요, Q, W, O, P 4개의 키로 캐릭터를 움직여 장애물 달리기를 완주해야 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죠.
단순한 키 조작과 달리 게임은 만만하지 않습니다. 키를 움직일 때마다 몸의 균형이 마구 바뀌기 때문에 앞으로는 가지는 않고 공중에서 회전하거나, 온몸으로 기어다니거나, 오히려 뒤로 날아가기도 하죠.
순수하게 인간이 달리는 행동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게임으로 설명해 주면서 걷는다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 일인지 깨닫게 해주죠. 최근에는 해외에서 누군가가 이것을 코스프레한 영상으로 다시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이게… 그러니까 말처럼 쉽지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