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게임업체 넷이즈, 샨다가 스마트폰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우리나라로 치면 ‘넥슨폰’, ‘엔씨폰’이 출시되는 셈이다. 텐센트 역시 여러 스마트폰 제조사와 협력해 QQ서비스 상품을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게임업체들은 갤럭시나 아이폰 같이 값비싼 스마트폰을 구매할 수 없는 소비자를 타겟으로 저가 스마트폰을 판매해 ‘애플식 생태계’ 구축을 꿈꾸고 있다. /디스이즈게임 해외팀 정현기 기자
■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쾌속성장
올해 1분기 중국의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22%로 미국에 7% 앞섰다. 최근 선진국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이 둔화되는 반면, 중국은 고속성장하는 중이다. 중국 스마트폰 사용자는 전체 휴대폰 사용 인구 10억 명의 1/6에 불과해 성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중국의 휴대폰 제조업체 화웨이(华为)와 중싱(中兴)이 출시한 1,000 위안대(약 18만 원)의 저가 스마트폰 수요가 급증하면서 품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작년 8월부터 중국 3G 사용자가 매달 200만 명씩 늘어나자 현지 통신사들은 앞다퉈 스마트폰을 추가로 주문하고 있다.

중국에서 가장 잘나가는 저가형 스마트폰 화웨이(모델명: C8812)와 중싱(모델명: N880E).
수요가 급증하자 중국 IT시장을 선도하는 검색사이트 바이두(百度), 오픈마켓 알리바바(阿里巴巴), 보안업체 치후360(奇虎360), SNS업체 시나(新浪) 등은 자사의 서비스를 탑재한 저가형 스마트폰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 중국 게임업체들의 잇단 스마트폰 출시
중국 게입업체 중에는 샨다가 가장 먼저 스마트폰 출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6일 샨다는 스마트폰 ‘Bambook’을 공개했고 6월 29일부터 사전예약을 받고 있다. ‘Bambook’은 STE-U8500 듀얼코어 CPU에 1GB RAM, 안드로이드 OS를 장착했다.
‘Bambook’에는 샨다의 새로운 모바일게임 10여 개와 자회사 ‘샨다문학’의 e북 콘텐츠등이 함께 탑재된다. 가격은 8GB 모델이 1,299 위안(약 23만 원), 16GB 모델이 1,499 위한(약 27만 원)으로 책정됐다. 샨다는 올해 안에 단일 모바일게임 플랫폼을 출시한다는 계획도 발표한 바 있다.

예약판매를 시작한 샨다의 스마트폰 ‘Bambook’.
중국 게임업체 2위 넷이즈의 띵레이(丁蕾) 대표는 “스마트폰을 출시함으로써 얻게 되는 기회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차별화된 소프트웨어가 탑재된 단말기 출시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게임매체들은 “넷이즈 스마트폰은 아직 제조업체명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1,000 위안대(약 18만 원)의 저가 스마트폰이 출시될 것이다”고 보도했다.

인터넷에는 넷이즈의 스마트폰으로 추정되는 사진도 나돌고 있다.
지난달 다수의 중국 매체들 사이에서는 “텐센트도 ‘QPhone’이라는 명칭의 스마트폰을 준비하고 있다. 휴대폰 제조업체와 정식 협력 계약을 체결했고 곧 출시된다”는 루머가 퍼지기도 했다.
이에 텐센트의 마화텅(马化腾) 대표는 지난 16일 중국 SNS 웨이보를 통해 “우리가 스마트폰을 직접 개발하진 않겠다. 많은 제조사와 협력하는 건 언제든 환영한다”고 스마트폰 출시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에 중국 매체들은 “텐센트가 많은 제조사들과 협력해 자신들의 상품을 끼워넣는 전략을 선택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텐센트 마화텅 대표.
■ 애플을 지향하는 중국 게임업체들
이들의 최종 목표는 비슷하다. 애플과 같은 모바일 생태계를 만들고 싶어한다는 점이다.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통해 음악, 영화, 전자책, 애플리케이션 등을 유통한다. 또한, 전화, 인터넷, 음악, 영화 등 모든 콘텐츠와 기능을 애플 제품 안에서 파생시키려 하고 있다.
게임업체들이 애플과 다른 점은 스마트폰을 판매해 이윤을 남기지 않으려고 한다는 점이다. 이들은 직접 제조업에 뛰어들지 않고 전문 제조업체와 협력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대신 플랫폼을 최적화하고 서비스와 콘텐츠를 제공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는 중이다. 또한 구매자에게 고정된 플랫폼 환경을 제공해 매출을 발생시키려 하고 있다.
중국 애플리케이션 시장은 이른바 ‘3자’(제조사, 통신사, 퍼블리셔 중 퍼블리셔를 의미) 모바일게임 플랫폼이 활성화돼 있다. 그래서 샨다는 중국 시장에 자신들의 애플리케이션 마켓을 만들어 스마트폰 이용자의 모든 것을 독점하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다.
산술적으로 계산해 보면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의 10%만 차지해도 3,000만 대의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다. 이는 우리나라 스마트폰 시장 하나를 게임회사가 독점하는 것과 같은 수치다.
한편, 중국 게임업체의 스마트폰 출시에 대해 현지 여론은 좋지 않은 편이다. 중국 매체들은 이들이 방대한 사용자를 기반으로 폐쇄적 생태계를 구축하려 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중국 게임업체들의 스마트폰 시장 진출이 어떠한 영향력을 끼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