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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비도 없는 지경에 이르러 흰템조차 주워 상점에 팔던 그시절,
단고는 이런 비참한 생활을 더이상 버텨낼 자신이 없어 비장한 결심을 하고야 말았다.
눈 질끈 감고 지인에게서 700만을 빌린 것이다.
돈을 빌린 길로 경매장 문을 열고 들어선 단고는 망설임 없이
[불세출의 굉장한 판금 팔받이] 도면을 사고, 남은 돈을 털어 찬연한 정수를 사들였다.
그러나 개당 제작비 약 8만 7천골드가 없어 전전긍긍하던 와중, 단고에게 빛과 같은 귀인이 등장했다.
바로 옆자리의 심트롤이었다.
그는 반신반의하는 태도로 단고에게 90만 골드를 투자했다.
"내 딱히 그대의 장사수완을 신용하는 것은 아니나, 사정이 하도 딱해 돈을 빌려줄 테니
이것을 제작 밑천 삼아 수익을 내보시게"
단고는 그날로 사냥을 전폐하고 대장간과 경매장만을 오고가기 바빴다.
괜찮다 싶은 물건은 조금이라도 이윤을 남겨 팔아 재산을 축적했다.
행여 값어치가 다소 낮은 제작품이 나오더라도, 그는 실망하지 않고 박리다매 식으로 팔아치웠다.
시간이 흘러, 약 300여 개의 손목을 만들어 팔아 치우던 단고에게 어느날 큰 변화가 생겼다.
많은 물품을 면밀히 관찰하던 눈에 차크라가 흐르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수 없이 많은 대장장이의 제작품을 매서운 눈으로 관찰해오던 그는 드디어 눈을 떴다.
경매장 일족의 극소수만 물려받는다는 일족 계승의 비전,
어떤 옵션이든 그 성능과 가치를 간파하여 정확한 가격을 보는 눈인 '감정안' (鑑定眼)을 개안한 것이다.
큰 가치가 없어 보이는 제작품을 만들더라도 그 숨은 가치를 찾아내 월등히 비싼 가격에 팔아낸 단고는,
처음 돈을 빌린 지 약 3일만에 수천 만 골드를 벌어들이기에 이르렀다.
빌린 돈을 모두 깨끗하게 갚은 단고는 엄청난 양의 골드를 싸들고 투자자 심트롤 앞에 섰다.
심트롤은 단고의 가방에 든 수천만의 금화를 보고 바지 중심부가 축축히 젖는 것을 느꼈다.
투자자의 위엄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일순간 부끄러운 듯한 미소가 얼굴에 스쳐가더니
나지막한 목소리로 단고에게 속삭였다.
"다..단고형 저 용돈 좀 주세요"
단고는 애초 투자수익으로 약속했던 300만은 물론, 성공한 자의 여유와 패기를 발산하며
심트롤에게 700만 골드를 건네줬다.
단고의 자애로움에 감복해 연신 머리를 조아리던 심트롤을 뒤로 한 단고는,
아직도 남은 골드가 수천 단위에 이르는 것을 확인하자 비로소 전직을 결심했다.
"내 지금까지 실력파 야만용사를 자부하며 아슬아슬한 전투를 이어 왔으나,
이제 넘치는 부를 바탕으로 하여 말뚝딜 바저씨로 다시 태어나리라"
그는 가격의 높고 낮음을 개의치 않고 바저씨용 말뚝딜 세팅을 구비하기 시작했다.
즉시구매가가 없는 아이템은 전혀 거들떠보지도 않고 폭풍같은 호갱식 쇼핑을 한 것이다.
적정 세팅을 마치고 불지옥 아리앗 산에 들어선 그는 어떤 괴물이든 개의치 않고 파.괴.하며 심장부 깊은 곳으로 진군했다. 채 20분이 지나기도 전에 지역의 지배자인 '죄악의 군주 아즈모단'과 조우한 단고는 서로의 패기를 교환하기도 전에, 불과 15초만에 거칠게 아즈모단의 다리를 찢고 아이템을 주워담는 수준에 이르렀다.
단고는 오늘도 인자한 모습으로 대장간 한 켠에 걸터앉아 지나가는 행인들을 보며 미소를 짓는다.
"여러분도 제작 하세요. 두 번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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